
마치 월든을 읽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산문을 요즘 좀 덜 읽으려고 했는데 (읽어야할게 많아서요) 문장 몇개 읽어보고 안 데리고 올 재간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좋았습니다.
사실 큰 내용은 없습니다. 딱히 감동을 주려는 의도도 없는듯 했습니다.
그저 베를린에 있는 베를린 서가의 주인이라는 자의 집에 머물면서 잔잔히 생활을 묘사하는 글. 이 글은 그렇게 나에게 힐링이 되어 주었습니다.
베를린 서가의 주인이...누굴까 궁금했지만 그 궁금증을 안고 읽는 느낌이 좋아 궁금해하지 않으려합니다.
그런 장치가 이 글의 묘연함을 증폭시키는 듯해서 그건 그것대로 좋았습니다.
읽고있지만 읽는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책.
그저 그 풍경을 마음에 담고 있는다는 느낌.
이것만으로도 난 이책을 읽는 이유가 충분했어요.
거센 스토리에 몰입할 필요도 없고 머리에 남기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거.
그저 흘러가듯 그렇게 글과 함께 흐르는 풍경들을 느끼기만 하면 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인듯 싶었어요.
이 책은 어딘가를 산책하고 싶을 때, 숲길을 호젓이 걷고 싶을 때, 숲속 오두막집에서 책을 읽고 싶은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읽으면 그 언저리 어딘가에 내가 서있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 그러나 나는 비밀의 문 안쪽을 향해 스쳐지나가는 시선을 선호한다. 그런 순간의 언어적 확장을 선호한다. 우리에게 뭔가를 불러일으키고, 긴 하루의 서막을 알리지만, 비밀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 시선.'
전 이런 모호한 문장을 좋아해요. 사유를 하게끔 해주기 때문이죠.
이렇게 천천히 음미하면서 봐야겠어요. ㅎ

ㅎㅎ '서가'라고 하시니 더 그렇게 생각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난번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에서 말씀 하신 그런 느낌을 느꼈습니다.
저희는 남편과 제가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이번주에는 캠핑에 도전을 해 봤는데요,
아이가 넘 가고 싶어해서 처음으로 시도 했는데, 정말 너무너무 감동이었습니다.
자연에 어우러져 야외에서 음식하는 것이 꼭 소꿉놀이를 하는 느낌이 들었고,
새소리 듣고 나무 그늘 있는 데서 먹는 아침이며, 별보고 불멍 하는 시간,
개울에서 올챙이 잡고, 다슬기 잡는 시간,
정말이지 이 자연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책만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아마 그런 시간에 꽤 어울릴 것 같은 책이네요,,!
이번에는 아이 친구들 기존에 계속 캠핑을 하시던 집들 모임에 함께 간거라서 부모님들과의 시간,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 등등 함께 책은 거의 못 읽게 되었지만
꼭 조만간 다시 가서 그렇게 누려 보고 싶네요.. ㅎㅎ
[월든]은 제가 읽어 보지 못했지만, 아마 그런 감정을 느끼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듣기만 해도 행복하네요.. ㅎㅎㅎ
자연이 주는 기쁨에 계속 빠져 들고 있는 요즘 입니다.!
마치 월든을 읽고 있는 느낌의 책이라니...
궁금해집니다.
편안하게 안산자락길 산책할때 끼고가서
메타세쿼이아길 쉼터에서
펼쳐놓고 읽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그렇게 한번 해봐야겠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