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8. 당신이 옳다 - 정혜신
연휴가 시작되는 한주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회사에 잡다한 행사가 많아 열심히 활동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주도 연휴없이 근무를 해야 하지만 맑은 하늘을 (회사에 창은 큼)감상하며 마음적 여유를 가져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까 합니다.
노래를 들을 때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 지금처럼 책을 읽을 때도 각자에게 유독 잘 들리고, 공감되어지는 부분이 다른 것처럼 '당신이 옳다' 뒷부분의 내용은 앞서 읽었던 것 보다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부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딸이 데려온 신랑감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엄마와 대립을 하게 된 모녀관계가 예로 나옵니다.
결혼을 감행했을 때 엄마가 받을 충격과 그로 인해 자신이 느낄 죄책감을 걱정하여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
얼핏 효녀처럼 비춰질 수 있지만, 이것은 엄마와 자신과의 경계에 대한 인식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들이 지닌 경계를 인식해야만 모두가 각각 위엄있는 개별적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
사위가 마음에 든다, 안든다는 엄마가 의사표현을 할수 있지만, 거기까지가 엄마의 몫이요, 결혼의 결정은 엄마의 권리가 될수 없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간에는 이런 경계가 더 희미해질수 밖에 없고, 그 경계선을 찾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당연히 감내해야 할 감정과 과제들이 있다는 것, 상대방의 존중해 주어야 할 경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각자의 경계를 지키는 것이 서로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로서 내가 지켜야 할 선은 어디까지인지, 아이들이 견뎌내야 할 감정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을 지 고민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허기진 사람이 자기가 먹어야 할 밥을 배부른 옆 사람에게 억지로 먹이는 격이다'
콤플렉스를 다룬 부분에서는 수영을 콤플렉스로 가지고 있는 부모가 자녀에게 다른 그 어떤 것보다 '수영'에 있어서는 심할 정도로 강하게 가르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강도가 같진 않지만)저도 수영을 못하기도 하고,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 생각하기에 꼭 배워야 할 운동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더욱 와 닿는 부분이었습니다.
우리 삶에는 수영과 같은 다양한 것들이 콤플렉스로 남아 그것과 관련된 것은 타인에 대해 공감하는 것을 힘들게 한다고 말합니다.
'타인을 공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공감까지 가는 길 굽이굽이 마다 자신을 만나야 하는 숙제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나의 가치관이나 신념이 얼마나 올바른지가 중요하다고 여겼다면, 그 속에서 진짜 나의 감정과 느낌을 스스로 알아봐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는 것임을, 사랑하는 누군가를 공감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성찰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이 순찰을 돌던 중 쿵하는 소리를 듣고, 뛰어가보니 아는 남자가 화단에 떨어져 있었다.
경비원: 아저씨, 어디계세요?
아내: 그이는 안방에 있는데요.
남편이 시멘트 바닥에 누워 피를 흘리고 있는 그 순간에 아내는 남편이 안방에 있다고 믿고 있었다'
공감이란 한 존재의 개별성에 깊게 다가가는 일, 상대방의 마음이나 느낌까지 서로 공유하고 함께 나누는 일이며, 서로의 개별성까지 닿지 않으면서 함께 사는 부부는 서로의 기능적 역할에 충실한 관계이기 쉽다고 합니다.
'모름지기 가장이란, 엄마란, 자식이란, 며느리란 이러이러해야한다' 라는 틀에 충실한 삶.
'공감'이라는 단어를 참 쉽게 생각했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책을 읽을수록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공감'은 우리 삶에 중요하지만 습득하려면 많이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사람을 알아간다고 생각했던게 수박 겉핥기 식이었다는 것과 저 또한 보여지는 기능적 역할에만 충실한 삶을 살아 온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살한 누군가를 보며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닌데..'라고 말하는 모든 상황이 진정 상대를 공감하지 못했으니 그가 어떤 마음이며, 감정이었는지 당연히 몰랐기에 나올 수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계몽과 훈계는 '나는 모든 걸 알고 있고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일반적이 언어이기 때문에 그 본질이 폭력이라고 말합니다. 부모와 자식간에는 훈육이라는 것을 빼 놓을 수 없기 때문에, 부모의 당연한 도리라 생각되기에, 자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하기에, 어쩌면 자식이 성장 할수록 충조평판을 빼고 공감이라는 것을 하는 것이 더욱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보내는 SOS도 알아채지 못하는 어리석은 부모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이 됩니다.
'자식들은 부모에게 자기 마음을 하나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가 눈감고 코끼리 만지듯 헤매고 있을 뿐이다'
딸: 엄마 내가 만약 사람을 죽였으면 엄마는 어떻게 할 거야?
엄마: (간단명료하게 답함)사람을 죽였으면 감옥 가야지
"그 말이 그렇게 슬프진 않았어요. 그 후로 엄마에게 기대를 접고 살았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어요. 그때 저한테 필요한 건 그냥 위로였어요. 그 위로가 온전히 나를 위한 거라면 저는 그것으로 충분했을 거예요."
요즘 촉법소년으로 사건들이 화제가 많이 되기도 하고,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밖에 없는 문제이기에 고민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만약 범죄를 저지른다면 저는 그에 합당한 벌을 받게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교육을 시켰습니다. 위의 예처럼 자녀가 직접 저에게 물어본 것은 아니였지만, 저의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의 마음이 걱정이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는 다는 건 어린 아이들도 당연히 알고 있을테니, 부모로서 '처벌'에 관한 것을 이야기 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돌보아야 하는 것은 마음이 아닐까.
'관성적인 도덕 강박은 사람 마음에 대한 깊고 입체적인 이해를 방해한다'
저에게 하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아이가 잘못될까 노심초사 예의범절과 공정, 공평, 정의 등 도덕적인 측면을 많이 강조하는 훈육이 당연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뭐든 적당한게 좋다고 이러한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강박도 사람의 마음을 치명적으로 다치게 하는 경우가 될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책을 읽고 깨달은 바가 참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상대방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의 성찰이 먼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상황에서 모든 사람을 공감하고 마음을 나눌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사랑하는 가족들의 마음만이라도 어루만져줄수 있다면, 지금 제 역량으로는 그것또한 큰 욕심이요,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마무리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