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이번 주는 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요즘은 평일에는 책을 많이 못 읽고, 주말에 중간중간 책을 읽고 후기를 쓰게 됩니다.
토요일 반, 일요일 반을 읽는 상황인데, 토요일까지 읽은 후기를 그날 밤에 쓸까 하다가, 늦더라도 완독을 하고 후기를 쓰고 싶다 보니 미뤄집니다.
이번 주는 제가 읽기로 정한 나쓰메 소세키의 마지막 소설 [마음]을 완독 했습니다.
이 책은 처음 차례가 세 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선생님과 유서
저는 왜인지 이 목차만 보고서도 이 책을 완독하고 나면 제가 울고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읽었습니다.
물론 제가 상상했던 스토리나 그런 류의 감정은 아니지만,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긴 이후 저의 마음은 공허하고 쓸쓸하고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에서 계속 등장하는 형과의 재산문제나 아주 냉랭한 형제와의 관계가 반복되어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었던, 부유한 가정에서의 형제간의 응어리가 있었던 걸까? 하는 아주 순간의 작가 삶의 일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있기도 했었지만, 이 소설만큼은 그런 부수적인 이야기를 쓰고 싶진 않습니다.
그런 것을 말하기에는 이 소설이 주는 메시지가 너무 묵직하고 깨달음이 큽니다.
저는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많이 읽진 못했지만, 왜 사람들이 이 책을 높이 평가하는지는 알 것 같습니다.
우연히 그의 소설을 [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 순으로 읽게 되었는데, 그 소설들에 대해서 사전 지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조사도 하지 않았지만 이 순서로 읽게 된 것이 저에게는 참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제가 [마음]을 먼저 읽고 다른 소설들을 접했다면, 나머지 두 소설에 대한 감흥이 역치에 미치지 않아 읽고 나서도 아쉬운 마음이 컸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먼저 읽었다면, 아마도 이런 좋은 작품을 남겼던 소세키의 나머지 책들을 읽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맨 처음 그의 특유의 정의를 사랑하는 마음, 솔직함과 재치가 묻어나는 [도련님]를 읽었을 때는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이지만 유독 일본의 또 다른 작가 다자이 오사무와 비슷하다는 느낌이었고, 그보다는 다자이 오사무의 능력이 한 수 위인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재미가 있지만.. 이 정도 작가가 같은 시대의 조선의 천재라 불렸던 이광수와 비교되고 나아가 그보다 높이 평가된다는 것은 각자의 생각이겠지만 무언가 씁쓸하고 아쉬웠습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와서는 그의 지식과 내공의 깊이를 알게 되고, 재치와 통찰에 감동받았던 다자이 오사무의 능력을 제가 알 길은 없지만, 그보다는 공부와 고민은 더 했으면 더 했지 부족하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인정하긴 싫지만.. 이 정도라면, 이광수보다 못할 리도 없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에서는 인간의 보잘것없는 심리를 너무 잘 드러내며, 비루한 인간, 치욕스러운 인간, 비열한 인간, 비겁한 인간, 이기적인 인간. 그런 것에 상처받고, 또 어느 순간 그러한 모습이 자기 자신에게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참을 수 없는 자기혐오는 인간에 대한 혐오로 번지는 과정을 개인의 고백 편지로 잘 전해 줍니다. 땅에 꺼질듯한 염세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마음]에 와서야 나쓰메 소세키가 다자이 오사무 보다도 이광수 보다도 한 수 위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관적인 평이지만, 저는 여전히 이런 평을 하는 제가 씁쓸합니다.
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더라도, 개인적인 정서로는 이광수가 더 좋습니다.
어쩌면 제가 이광수의 책을 읽은 지 너무 오래돼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그의 소설을 더 많이, 그리고 유정과 무정도 한 번씩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이광수의 책은 [무정[, [유정], [흙] 이렇게 읽었습니다.
굉장히 수준 높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토리는 너무 간단한 내용입니다. '나'라는 화자가 고등학교 시절, 바닷가에서 어느 노 신사에게 끌려 그를 따라다니며 그의 경험과 사상을 궁금해하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분을 처음부터 '선생님'으로 칭했는데, '나'는 항상 선생님께서 왜 자신이 원하는 대로 그의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지에 대해서 아쉬움과 불만이 있었고, 급기야는 선생님께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더라도, 자신은 궁금하다며 화를 내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해줄 법도 한데, 자신이 궁금해하는 내용들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그런 것들이 선생님의 삶에서 어떻게 다져지게 되었는지.. 말하기 싫어하는 사람에게 말해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하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는 '나'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 선생님은 자신은 사람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해주지 않는 이유를 말하지만, 결국 편지로 그동안 못했던 모든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마음]의 스토리는 정말 간략하게 정리가 가능하지만, 이 소설만큼은 스포 없이 봐야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 생략합니다. 그냥 일독을 먼저 권하게 되는 책입니다.
나쓰메 소세키가 죽기 2년 전 집필했던 소설인 만큼 그가 얼마나 삶에 대해, 인간에 대해 깨달음을 얻었을 시기에 썼을지 느껴졌습니다. (물론 병사했지만요,,)
스포가 되지 않을 말 중에, 인간 내면을 잘 표현한 것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과거에 그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의 머리 위에 발을 올려놓고 싶게 만든다. 나는 미래에 모욕당하지 않기 위해서 현재의 존경을 거부하고 싶다. 지금보다 더 외로운 미래의 나를 감당하며 사느니 외로운 현재의 나를 감당하고 싶은 거다."
다들 이런 말에 고개를 끄덕일만한 경험을 가지고 계실지요..?
저도 생각나는 것이 있지만, 또 막상 전하기는 힘듭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쓰메 소세키가 [마음]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헤르만 헤세가 [데미안]으로 전해주려고 했던 고민만큼 깊게 느껴집니다. 그들이 얼마나 사람에 대해, 세상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괴로워했는지 감히 알 것 같다고 말하고 싶네요.
이렇게 심각하고 공손한 문체에서도 진솔하여 어쩔 수 없이 잠시 미소 지어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아무리 봐도 일본인들은 항상 상냥한 이면에 이런 팩폭의 욕구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토리는 전하지 않고, 책만 극찬하는 후기를 썼네요.
이 책만큼은 스포 없이 봐야 더 갈구하며 술술 읽힐 것 같기 때문입니다.
입추가 지나고 이렇게 아침저녁, 새벽으로 시원해지니.. 절기에 대한 위대함을 새삼 느낍니다.
그 시절 누가 이런 것을 이렇게 과학적으로 만들었을까요,,!
어느 시대에나 천재는 계속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SNS를 하지 않다가 최근에 마라톤 연습 하게 되면서 몇 번 게시물을 공유했는데, 그 덕에 이전 회사 분들이 전화도 주시고, 다들 하나같이 부상 조심하라고 당부하시는 말씀에 진심이 느껴져서 감사했습니다.
저도 시작하는 입장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부상'이기 때문에 최대한 제 몸상태를 잘 체크해 가며 무리 없이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회원님들도 다가오는 광복절 한 주 잘 보내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제가 이글을 놓쳤었네요.ㅜㅜ
글은 읽으며 이책은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제는 큰아이가 제 책장을 보면서 읽을책을 골라달라고 하더라구요. 좀 가벼운 책으로요..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가벼운 책을 고를수가 없었어요. 에세이 몇권 빼고는 제 소설은 모두 묵직함을 동반한것들이었어요.
그래서 그나마 단편이 낫겠다고 단편을 골라주었습니다.
제가 이런 묵직함을 좋아하는구나 깨달았습니다. 단순한 흥미의 책은 더이상 제 흥미를 끌지 못하는구나를 알게 되었죠.
그래서 마음이라는 책은 구입해서 읽어야겠다 생각했어요.
"과거에 그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의 머리 위에 발을 올려놓고 싶게 만든다. 나는 미래에 모욕당하지 않기 위해서 현재의 존경을 거부하고 싶다. 지금보다 더 외로운 미래의 나를 감당하며 사느니 외로운 현재의 나를 감당하고 싶은 거다."
이부분의 해석을 치악산님 댓글에 너무 잘 써주셔서 잘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는 처음 사람을 사귀는 과정에서 내게 칭찬을 많이 해주는 분들에게는 관심이 가지 않습니다.
제가 그만큼의 칭찬을 받을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 칭찬이 과하게 느껴지고 그 과함 안에는 나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는 생각이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런 사람들은 제 곁에 남지 않게됨을 봅니다. 그러나 오래도록 나를 보아온 사람이 한번 툭 던지는 칭찬에는 마음이 흔들리곤 합니다. ㅎ
그들이 그말을 한 순간에는 모두가 진심이 아닌건 아니지만 제가 너무 쉽게 상대를 평가하는 행위를 안좋아하나 봅니다.
그안에 가벼움이 느껴져서요. 그래서 칭찬을 너무 하는 사람은 가까이 가지 않게 되는것 같습니다.
관계는 참 어렵지만 내가 집착하지만 않으면 어렵지 않습니다.(물론 저도 잘 되진 않지만 예전에 비하면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다가오고 떠나가는 것에 집착을 하지 않으면 마음의 조급함이 없어지고 평안하기 때문입니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을 마음을 만드는 일이 남은 생에서 제가 할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건 사람을 사귀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라 군중속에서도 외롭다는 마음을 느끼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책을 읽으면 그런 마음을 작가에게서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위의 말들을 읽으며 그런 순간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너무 좋았습니다. ㅎ
좋은 책 알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노트북님^^
안녕하세요 노트북님.
후기 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마음'이라는 책을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후기글이네요!
[마음]에서는 인간의 보잘것없는 심리를 너무 잘 드러내며, 비루한 인간, 치욕스러운 인간, 비열한 인간, 비겁한 인간, 이기적인 인간. 그런 것에 상처받고, 또 어느 순간 그러한 모습이 자기 자신에게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참을 수 없는 자기혐오는 인간에 대한 혐오로 번지는 과정을 개인의 고백 편지로 잘 전해 줍니다.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얼마나 관찰하고, 고민하고 생각했을지요.
과거에 그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의 머리 위에 발을 올려놓고 싶게 만든다. 나는 미래에 모욕당하지 않기 위해서 현재의 존경을 거부하고 싶다. 지금보다 더 외로운 미래의 나를 감당하며 사느니 외로운 현재의 나를 감당하고 싶은 거다.
이 문장만 봐도 마음이란 책은 한 문장 한 문장이 묵직하게 다가오고 쉽게 읽혀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듭니다.. 저번에 [고양이로소이다] 책에서도 대여섯 문장씩 한꺼번에 읽어넘겨버리는 독자들에게 일침을 날리는 말이 기억이 문득 나네요!
그래도 어렵지 않고 잘 읽히는 책이라고 하니 한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시원해지면서 마라톤의 계절인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지네요.
노트북님의 풀코스 도전 응원합니다! 부상없이 즐겁고 재미있게 연습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후기 글 감사합니다.
편안한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노트북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저는 오히려 이광수 작가님의 책이 너무나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무정이라는 책은 민음사 책 둘러보다가 본 것 같기도 한데, 이번에 장바구니에 넣어봐야겠습니다.
이제 아침에는 살짝 차가운 기운도 있어서 러닝하시기에는 도움이 되겠네요.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안녕하세요 노트북님^^
노트북님이 이렇게 극찬을 하시니 좀더 앞당겨 마음을 읽어 봐야 겠습니다.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아주 증폭이 되었습니다.
노트북님이 어떤 마음이실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되기도 합니다.
저도 아주 간혹 그런 책을 만날때가 있거든요
"과거에 그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의 머리 위에 발을 올려놓고 싶게 만든다. 나는 미래에 모욕당하지 않기 위해서 현재의 존경을 거부하고 싶다. 지금보다 더 외로운 미래의 나를 감당하며 사느니 외로운 현재의 나를 감당하고 싶은 거다."
그리고 저는 이 문장이 먹먹하게 느껴 질까요 어떤 상처를 받으면 이런 마음을 먹게 되는 걸까 궁금해 집니다.
더위가 슬슬 가시고 있어 마라톤 연습하기 좋은 계절이 다가 오고 있네요
저도 노트북님이 부상 없이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후기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님,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후기를 읽으면서 책의 내용을 미리보기 할 수 있는 것이 좋았고,
개인적 욕심으로는 얕게 나마 정보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기회가 없어서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마구 솟게 하는 후기글이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책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정말 어려웠는데 그보다 한수위라니...😲
'참을 수 없는 자기혐오는 인간에 대한 혐오로 번지는 과정'
이 구절만 봐도 너무 어려운 책일 것만 같은데 너무 궁금합니다😁
먼저 읽으시고 순서도 제시해 주시니 땡 잡았다는 생각도 들면서,
와 이런 식의 홍보(?)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는 구나 싶었습니다.
일석삼조가 아닙니까^^
주관적인 평이라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고 들어가는 노트북님의 모습이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기준이나 판단 능력을 증명하는 것 같아 멋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