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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5월 24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토지 11권 후반에는
기화 이야기가 나옵니다.
기화가 기생이 되고 아편까지 하면서 딸 양현에게
엄마의 역할도 못하고 오히려 딸의 앞길에 폐만
끼칠것이라 생각하여 떠나려고 합니다.
서희는 이런 기화를 붙잡고 싶은 심정으로
"아무리 몹쓸 계집이라도 자식한테는 어미가
있어야 하느니라. 자네는 그걸 잘 알 터인데 어째
그러느냐"
하고 말하며 기화가 마음을 잡고
딸을 키우며 잘 살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기화는 이미 몸도 마음도 모두
피폐한 상태인가 봅니다.
예전에 기화의 도움으로 선생까지 된 석이도
이런 기화의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설득하고 타이르고 갖은 노력을 하려 하지만,
이 모습을 알고 오해를 한 석이아내 을례가
집을 나가버립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을 간 을례는 자식을
잘 돌보지도 않아서 딸 남희가 사타리에 종기로
열이나고 아픕니다.
석이네가 며느리를 데러러 갔다가 아픈 손녀를
보고 병원에 델고 갑니다.
외과의사 박효영은 어린 딸의 상처를 보고
아이가 이렇게 아플때 까지 냅둔 부모를
원망하며 석이네에게 매일 병원에 와서
손녀의 상처를 치료받으라 합니다.
토지에서 용이와 석이는 결혼을 잘못한
케이스로 대표되는것 같습니다.
용이도 악독한 임이네 때문에 자신도
아들 홍이도 힘든 삶을 살았는데,
석이 또한 질투 많고 무례한 을례 때문에
시어머니와 아이들까지 모두 힘겹게 삽니다.
용이도 석이도 모두 정말 착한 사람들인데,
참으로 마음 아프게 인생을 사는것 같습니다.
임이네는 죽어서 이제는 더이상 문제는 없겠는데,
석이는 을례와 그냥 헤어지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석이엄마는 아이들을 봐서 엄마가 있어야 한다
하며 석이에게 을례를 델고 오라고 하지만,
사람의 성품이 바뀔것도 아니고
계속 이렇게 부부간에 힘들게 살봐에는
헤어지고 아이들도 석이가 키우는것이
나을것 같네요.
길상이 감옥에 갖히게 되고 서희가
면회를 갑니다.
아빠의 구속에 놀랄 아들 환국에게
서희는 기죽지 말라고 타이르며
"그래 넌 아버님 아들이구 내 아들이다.
그러나 무모하게 칼을 뽑으면 안 되느니라.
개죽음은 우리의 손실이고 그들의 이득이
된다. 마음 편히 갖고 명년 진학을 생각해야겠지?
너의 입에서 공부는 해서 뭘하겠느냐 그런
말이 안 나오길 바란다.
안 하는 것은 쉽고 하는 것이 어려워.
사내는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타이릅니다.
근데 서희가 아들에게 한 당부의 말중
마지막 말 사내는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
라는 말이 이번에 아들이 휴가 나와서 제게 한 말
같습니다.
아들이 자대배치 받고 바로 출항하는 바람에
집에 연락도 한번 못하고 일주일을
나갔다가 신병 위로 휴가를 받아서
이번주 목요일에 집에 왔다가 금요일 낮에
갔습니다.
이번에는 군대생활중 가장 힘든 신병시절로
일주일간 생활한 것을 얘기 해 주면서
"군 생활은 편한 길을 가려고 하면 더
힘들어지고, 고생을 각오하면 좀더 편해지는
것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이번 신병 일주일간 정말 군기가 바짝들어서
많이 힘들었던것 같더라고요.
이번 휴가기간 이틀동안에 저도 아들도 몇번은
울었던것 같습니다.
저는 집 현관에 아들이 들어서자마자
눈물이 났고 (일주일간 연락두절 상태로
있어서 걱정이 많았었거든요.),
아들은 저녁 먹을때 제가 평소에 보던
군인부모카페 글을 보여주니 눈물을
흘리고(부모마음을 확인 해서였나 봅니다),
다음날 아침에 아침식사를 준비해두고
기다리는데 화장실 들어간 아들이 계속
안나오다가 나오더니 눈이 빨갛게 해서
식탁에 안자마자 또 눈물을 흘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오늘 군에 다시 들어가야 해서 우는거냐고
제가 물으니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길래,
집에 와서 보니 그동안 너무 좋은 환경에서
살았구나 싶어 우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고생하면 철 든 다더니, 아들이 일주일간
정말 힘들었나봅니다.
그리고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이런 환경을
제공해준 부모도 모두 고마웠나봐요.
그래서 제가
"엄마 아빠도 좋은 부모님 덕분에
이렇게 살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인데,
너도 그렇게 감사한 마음으로 살면 된다"
고 말해 주었습니다.
아들이 이번에 보직이 갑판병인데,
일주일 신병기간 동안 일을 열심히 배우려고
메모장과 필기도구를 휴대하며 적고 익히는데,
갑자기 상관이 지시를 하면서 이거 받아 적을 수
있는 사람을 물었나봐요.
그래서 저희 아들이 제가 메모장과 필기도구가
있어서 적겠다고 했나봐요.
이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보급관 대위가
저희 아들 이름을 부르면서 보급병으로
오라고 권유했나봐요.
열심히 군생활을 익히려는 저희 아들이
이뻐보였는지...
갑판병보다 보급병이 훨씬 좋은 자리인가
보더라고요.
갑판병은 인원이 많은데, 보급병은 이렇게 큰배에
한명 뿐이라 합니다.
좋은 자리 권해 주셔서 아들도 해 보겠다고 했고
오늘 보직이 바뀌었다고 카톡을 전해 주네요.
어느 자리에서든 열심히 하는 자세로 임하니까
더 고생 안하고 좋은 자리에서 군생활을 하게
되는것 같아,
아들이 고생을 각오하면 좀 더 편해지는것
같다고 말한것 같습니다.
이렇게 책 후기에 개인적인 아들의 휴가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책 후반에 양소림의 혼담이야기
(환국과 예비외과의사 허정윤 둘을 놓고 어디로
혼담이 정해질까?)와
가난한 의사 지망생 허정윤과 이를 경제적으로
돕는 숙희와 박의원이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숙희와 허정윤의 관계는 연인이 될지
아님 그냥 외조만 열심히 하고 버림 받는
비련의 여인 될지?
왠지 안타까운 결말이 될것 같은 예감입니다.
이시절 이런 일들이 많았을테니까요.
누군가 전문직이 되기까지 주변인의 희생이
따라야 하는데, 이것은 비단 이 시절만
그랬던것은 아니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현재에도 일어나는 일이겠지요.
이상 11권 후기를 마칩니다.
5월 마지막 한주도 장미꽃 향 가득한
나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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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5월 18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토지 10권이후 11권에는 독립운동이야기가
전개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작가님은 역시 예상한대로 쓰시지 않습니다.
딸기님께서도 예전 11권 후기에서 말씀하셨지만,
토지는 그 시대의 평민들의 삶을 그린 소설이
맞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소설이 아닌
그 역사들 안에서 사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의
고뇌와 그들의 애환을 다루고,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십니다.
큰 역사적 사건과 인물은 잠깐 언급만 될 뿐이네요.
개인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해주는것
같아서 저는 작가님이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더 잘 표현해 주셔서 좋습니다.
그리고 소설을 읽는 동안은 그 시대로 잠시 돌아가서 나도 그들 중 한명이 되는 듯 합니다.
11권에서 가장 큰 이야기는 환의 죽음입니다.
환이 인생은 제대로 살지 못한 한 많은 인생
같습니다.
농민들이 중심이 된 동학운동의 원동력도
사라지고 그 중심 인물들도 많이 죽고난 후
이제는 어떤 활동들을 어떻게 이어가야할지
막막한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같은 민족이지만, 내 나라 독립을 위해
앞장 서는 사람이 있고, 이들을 밀고해서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이들이 있고...
인간의 다양한 군상들을 보며
그 쓸쓸함과 외로움을 홀로 간직하다가
구속되고 감옥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살아 남는것이 이득이 될 때가 있고,
죽음으로써 바깥에서 활동하는
독립운동가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음을
알게 된 때문에 그가 죽음을 택했나봅니다.
서희 아들 환국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환국은 생인손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진주지방의 지주 양씨 집안의
딸 양소림을 마주칩니다.
얼굴도 곱상하고 집안도 좋고 학교도 서울서
다니는 소림을 평소 좋게 보아왔었지요.
그런데 우연히 그런 예쁜 소림에게서
손등의 큰 혹을 발견하고 소름 끼쳐하면서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낍니다.
사람에게서 기대하는 아름다움이 무너질때
자신은 그 사람을 피하고 싶어하니...
그러나 환국의 경쟁자였고 지금은 절친이 된
순철은 같은 상황에서 양소림을 불쌍하다고
생각합니다.
순철의 말에 환국은 자신이 순철만큼 마음이
넓지 않은가? 하는 자책을 합니다.
누구나 아름다움을 보면 좋아하고
추함을 보면 외면하고 싶지만,
그 대상이 나에게 어떤 의미의 사람인가에
따라서 추함을 연민의 대상으로 삼아
보듬을수 있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환국이 이런 과정을 거쳐서 진정한 사랑이
뭔지 눈 떨수 있길 바래봅니다.
그리고 환국이 순철과 장래 희망을 얘기하면서
순철은 법공부를 하며 환국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환국은 예상과 달리 미술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어이없는 환국의 대답에 순철이 어떻게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을수 있냐고 합니다.
업이란 내가 살아가는 실질적 힘이 되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마인드를 순철이 한것 같은데...
환국의 순수한 장래희망을 어떻게 생각해야하나?
저도 잠시 생각해 봅니다.
공부 잘 하는 모범생 아들이 갑자기 자기가
즐겨하는 예체능으로 진로를 잡겠다고 한다면?
저는 그것을 응원해 주지 못할것 같거든요.
저희 아들은 어린시절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꾸더군요.
아들이 잘 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좋아해서요.
체력도 좋고 재능과 열정이 많다면야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제가 진로를 그쪽으로 해보자는
말은 못하고 축구관련 다른 일을 해 볼 수도
있다고 다른 방향을 자꾸 권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운동 선수나 다른 예체능쪽 분야를 업으로
삼고 계신 분들을 보면 그 길을 가기까지 얼마나
힘든 상황이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서
그들을 존경하게 되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음을 알고도
도전하는 거니까요.
갑자기 어제 본 뮤지컬 배우들도 생각나네요.
무명배우 시절을 배고파 하며 보내고
꿈을 향해 버티고 있을텐데요.
환국이 앞으로 어떤 진로를 택할지?
서희는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 집니다.
이번주는 여기까지 후기 적겠습니다.
다음주도 좋은 날씨에 즐거운 시간들
많이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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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5월 03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10권 중반부에는 홍이의 결혼이야기가 나옵니다.
홍이는 김훈장의 외손녀 보연과 결혼합니다.
이 결혼은 용이도 바라던 바였지요.
용이가 병들어 죽게 되면
아들 홍이가 마음으로나마 의지처가
처가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홍이 친모 임이네로 인해 마음 둘곳없이
방황할 아들이 그래도 어느정도 인간적인 도리를
하며 살 수 있게 바로 잡아 줄 처가의 장모가
힘이 되어줄거라 생각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홍이도 이 결혼을 순순히 받아들입니다.
보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은 오히려 장이에게 있었으나
장이와의 혼사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그냥 현실에 맞는 순리를 받아들입니다.
헌병대에 끌려가서 갖은 고초를 겪고 난 후라
더 그런 결정을 하기 쉬웠나 봅니다.
'별난 것도 없고 별나게 살아서도 안 될 것이며
두드러지게 보여도 안 될 것이다.
세상은 살아가기 힘든 곳이지만 쉽게 살 수
없는 곳도 아닐 것이다.
뜨겁게 살 수 없다 하여 차갑게 살아야 한다는
법도 없는 것이다.
사랑할 수 없다고 미움으로 살아도 아니 될 것이다.'
토지 10권중에 저는 이 문장들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깨닫고, 순리에 맞게 받아들이고,
순간에 충실하며 중도를 교훈 삼아서
살라는 말씀 같습니다.
10권 후반에 서희와 길상의 큰아들
환국이 이야기가 나옵니다.
환국은 아버지 길상을 많이 닮고 총명한데,
상급학교 진학에 순철과 경쟁이 붙습니다.
순철은 자신보다 성적이 뛰어난 환국에게
질투를 느끼며 환국의 아버지 길상이 종이라고
놀려댑니다. 아무리 성격이 유순한 환국이라도
아버지를 욕하는 친구를 가만 둘 수는 없어서
손지검을 합니다.
나중에 순철엄마가 다친 아들을 보고
화가 나서 서희를 찾아와 따지는데,
자초지종을 들은 서희가 환국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줍니다.
환국이 아버님은 종이 아니며,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분이라고 순철과 순철어머님께
말합니다.
이렇게 차분하게 아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역시 부모를 그대로 닮은 환국이가 저도
자랑스럽습니다.
여기서 서희가 길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남편의 독립운동을 마음으로는 지지하고
있고 자신도 그 방향으로 앞으로 살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라를 위해 몸 바쳤다는 말이
씨가 되어서 혹시나 길상의 신변에 위협이
닥칠까 마음으로는 많이 걱정을 합니다.
우리는 마음속에 간직한 생각이 말로
튀어나올때 그것이 현실이 될까봐 걱정을
하고는 합니다. 왜냐하면 말이란 것이
나혼자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누군가 듣게
되고 그 말에 신경써다 보면 그런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기생 기화가 상현의 딸을 낳았습니다.
상현은 이 소식을 산호주라는 기화의 지인으로
부터 듣고 충격을 받습니다.
기화도 상현도 서로 원하는 상대는 아니지만
한때 마음 둘곳 없는 외로움을 달래는
상대로 서로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생각치도 않은 딸이 태어나서
상현은 책임질 수도 없는 처지에
자신에게 닥친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만 합니다.
이 소설에서 저는 상현이 참 별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강지처가 있음에도
처음에는 서희에게 또 다음에는 기화에게
또 명희에게 .
여러 여인들의 마음을 빼앗는 존재가
되지만 어느 여인도 자신의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지도 못하고 책임감도 없으며,
배움은 짧지 않아서 고민은 많고,
조국의 현실에 비관적인 마음으로
독립운동가들을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딱 행동하지 못하는 비겁한 지성인입니다.
주변 훌륭한 인물들(아버지를 포함)에게는
열등감만 있는것 같아서 제 마음에는
싫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 시대에 이러한 지성인들이
많았겠지요.
그래서 행동으로 조국의 독립을 지켜온
독립군들이 더욱더 훌륭해 보입니다.
토지 10권이 되고 보니 초기 인물들이
이제는 늙고 병들어 그들의 2세들이
활약하기 시작합니다.
독립운동에 2세들은 어떤 역할들을
하게 되고 그들을 이끌 인물들은 누구일지
기대됩니다.
그리고 서희는 독립운동에 어떤역할을
할지도요.
그리고 딸기님과 노트북님 후기와 댓글로
접해 본 인물 오가타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중후반에 물산장려운동 이야기가 나오는데
식민지 시대에 경제적 자립을 위한
운동인데, 이것을 바라보는 지식인들의
의견들이 사뭇 다른것 같아서 이것도
재미있습니다.
결국 역사는 그 시대 안에서는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니까 많은 토론과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수 있습니다.
그러나 큰 줄기는 변함없이 조국을 위하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 이끌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한달 후면 대선이 치러집니다.
이때에도 나라를 진정 제대로 이끌 대통령이
당선 될수 있게 국민들이 표로서 나타낼겁니다.
과연 국민들의 마음이 어떨지 사뭇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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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4월 27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요즘 책읽기 진도가 빨리 나가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토지 한권을 2주에 읽겠다 했는데, 그게 잘
안되고 한주씩 더 읽게 되네요.
이번주 토지10권을 다 끝내지 못하고 후기
남깁니다.
이번책에서는 야무네 딸 푸건의 이야기가
가장 가슴 아프게 남습니다.
몇달 전 딸기님께서도 10권 후기에 같은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도 딸기님과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어려운 살림에 시집 보낸 딸이 잘 살지
못하고 병이 나서 시집 뒷방에 홀로 방치된 채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지요.
야무네는 병든 딸을 데려와서 병간호 해줄만한
형편이 안되는데, 친정 엄마로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차비를 간신히 마련해서
떡이라도 만들어 딸을 보러 사돈댁에 갑니다.
아픈 딸도 속상한데 결혼시킨 것을 후회하는
사돈의 말에 깊은 상처를 받게 됩니다.
딸을 데려갈 형편이 안되더라도 데려가려 했지만,
가난한 친정에 짐이 될것을 걱정한 딸이 한사코
안간다고 합니다.
나중에는 사위까지 알 수 없는 병에 걸리자
사돈댁에서는 딸을 데려가라고 연락합니다.
그때는 정말 이것저것 따질것 없이 딸을 데려옵니다.
못먹기는 마찬가지인데 친정에서 그래도
엄마가 해주는 보리피죽이라도 맘편히 먹고
푸건은 조금이나마 건강이 나아집니다.
엄마의 힘은 이런것이네요.
친정엄마가 있다는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
다시 느낍니다.
그리고 홍이의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홍이는 출신은 상인이지만 그 당시에
배움에 있어서는 다른사람들 보다 나은편이었지요.
그리고 아버지 용이를 닮아 인물도 성품도
괜찮은 편인데, 이런 홍이를 베필로 마음에 두고
있는 이가 있었습니다.
김훈장의 딸 점아기가 홍이를 사위로
생각해보는데, 이때 출신이 다르지만
서희도 종 길상과 결혼한것을 생각하며
이제는 출신보다는 사람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생기기 시작하는듯 보입니다.
이렇게 서서히 사회가 바뀌어 가는구나
싶습니다.
처음이 어렵지 이런 사례들이 생겨나면,
서로 눈치도 덜보고 신분의 벽이 점점
허물어지겠다 싶습니다.
힘든 결혼을 한 서희의 결단력이 더
돋보이는 부분인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책 후기였습니다.
이번주에 저는 건강검진을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대장내시경을 신청했는데,
약 먹는것을 실패해서 결국 대장내시경을
받지 못했습니다.
약을 검진일 전날밤에 먹고 장을 모두
비워야 하는데, 저는 세번의 약먹는 타이밍중
두번에 걸쳐서 모두 토하는 바람에
장을 비우는것을 실패했네요.
정말 저녁부터 새벽까지 갖은 고생은 다하고
검사도 못 받아서 속상하지만,
내 몸이 이런 약에 이런 반응을 하니까
다음에 대장내시경약은 좀더 이른 시간부터
천천히 먹고 몸의 반응을 보면서 약을
먹어야겠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누구나 같은 복용법을 적용할 것이 아니라
사람의 체질에 따라 위에서 장으로 약이
전달 되는 시간이 다르니까 내 몸을 잘
알아야 합니다.
예전 10년전 쯤 생애 처음 대장내시경 할때도
토하고 생쇼를 해 가며 검사했었는데...
그러나 이런 고생은 병이 난것 보다는
나은 것이니까 내 몸에 대해 잘 알았다는것
만으로도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생각합니다.
운동도 마찬가지 인것 같습니다.
남들이 다 좋다고 따라 할것이 아니라
내 나이에 맞게 내 몸의 반응을 잘 살펴보고
해야 합니다.
저는 요즘 헬스장 운동 전후 스트레칭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무릎 치료를 받으면서
깨닫게 되어서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운동하려고 합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젊을때 가능했던
운동들을 하고 난후 몸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병으로 가끔 남습니다.
그러니까 운동직후 그때그때 몸의 근육들을
잘 풀어주는 스트레칭이 운동 만큼이나
중요해 집니다.
이런 시행착오들을 거치면서
내게 맞는것을 하나씩 찾아가네요.ㅎ
새순이 돋아 나무들이 많이 화려해진 봄날에
건강하고 행복한 한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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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4월 21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주말에 아들이 휴가 나와서 정신이
온통 아들한테 가 있었네요.
일요일에 아들 보내고 어제까지 마음이
허전했는데...
이제 마음 제자리로 돌리고 글을 적어봅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군에 간 아들이
5주간의 훈련이 끝나고 수료식을 했습니다.
수료식은 진해 해군교육사령부에서
오전 10시에 시작하고 입장시간이 8시 30분이라서
첫 기차를 타고 부푼마음 안고 갔습니다.
저는 아들군대 보내고 난후부터
네이버에 군인아들부모 카페에 가입에서
매일 군대소식과 선배맘들의 경험들을
읽는 것이 제 일과가 되었습니다.
근데 카페에서 수료식에 간다고
꽃다발을 준비한다느니 해군 그림과 응원글
적힌 토퍼를 준비한다느니...
제가 미처 알지못한 준비물들을 준비하시는
엄마들이 계셨어요.
'에구... 아무것도 모르고 빈손으로 갈뻔했네.'
그래서 저는 토퍼가 뭔지 찾아보고 인터넷으로
주문도 가능하다는걸 알았습니다.
근데 종이에 귀여운 해군 그림과 응원문구를
코팅하여 포장지에 싸서 파는것인데 가격이
2만원 정도 하는겁니다. 제가 생각할때
가격이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제가 직접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응원문구는 컴퓨터로 적어서 프린트하고
그림도 적당히 그려넣으면 되겠지 하는데,
집 컴퓨터가 오래되어서 화면이 안나오지 뭡니까?
그래서 남편한테 도움을 청하니까
남편은 번거롭게 그런걸 준비하냐며 핀잔을
줍니다. 물론 아들 보는게 목적이긴 하지만
다른 아들들 다 꽃다발에 토퍼넣고 사진 찍는데
우리아들만 빈손이면 저는 그것도 싫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제가 직접 글자도 그림도 다 그려보자 생각하고
토퍼를 만들었습니다. 다이소에 코팅지 사서
코팅까지 하니 그를듯 합니다.
이건 남편 몰래 만들었는데, 꽃이 문제입니다.
서울서 사들고 가면 뭐라 할것 같아서
해교사 입구에 가서 다들 꽃들고 오면
분위기 봐서 나도 하나 사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동네 아는 동생이 있는데, 그 친구도 작년에
아들을 육군을 보냈어요. 그 친구를 만나서
이런 얘기를 했더니, 먼저 군에 보낸 선배맘이라
"언니~, 육군도 수료식에 꽃다발 다 들어요.
중요한 날인데 꽃 준비해 가세요."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남편이 뭐라 하든지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해야겠다 하고 진해 해교사 입구에 도착해서
꽃파는 좌판대에서 꽃을 첫 개시로 샀습니다.
그러고 주위에 둘러보니 모두 손에 손다발과
응원문구 적힌 토퍼들을 들고 왔더군요.
그제서야 남편도 잘 샀다고 합니다.
작은 해프닝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다 하는거
혼자 안하는것도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입장을 하고 있는데, 멀리서 아들들이
큰소리로 구호 외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 중에 우리아들 목소리도 있겠구나.
이 순간에는 모두 떨리는 마음이었습니다.
큰 연병장에 들어서니
아들이 입장할때 서있을 장소를
미리 표로 그려놓았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아들 있을 자리를
확인하고 최대한 가까운 자리에 앉았습니다.
저희 옆에는 대구에서 오신 부모님이 앉으셨는데,
저희는 바로 서로의 아들 얘기며 그간의 소식들을
마치 잘 아는 이웃마냥 대화를 나누었는데,
동병상련이라고 서로의 마음을 이렇게 잘 알아
줄 수가 없더군요.
아마 아들들도 훈련소에서 서로 같은 처지라
훈련병들 끼리 서로 의지하며 친해졌을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옆자리 부모님과 수다 떠는 사이에
더디어 수료식이 시작합니다.
수많은 까까머리 아들들이 힘차게 손을 흔들며
군악대의 북소리에 맞추어서 입장을 합니다.
그 모습이 늠름하면서도 품안에 자식들이라
기특하기도 하고 나름 군기 바짝든 모습이
귀엽기도 합니다.
가끔 중간에 손이 안맞는 친구도 보였는데,
그마저도 부모 눈에는 다 귀엽습니다.
해군은 수료식때 정모(해군모자)를 부모님이
직접 씌워주는 의식이 있습니다.
아들이 손에 모자를 들고 서 있더군요.
천여명의 아들들 중에 우리 아들을 찾아갑니다.
미리 자리도 알아두었으니 모두 수많은 아들들
중에 내 아들은 바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들 가까이로 걸어가는데, 아들이 멀리서
정면을 보고 손장갑을 낀채 눈물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그모습을 옆에서 보는데, 저도 막 눈물이...ㅠ
나더군요. 그동안 전화로 잘 지내고 있다해서
저는 그렇게 까지 울거라 생각 못했거든요.
우리 아들이 엄마 아빠가 많이 보고 싶었구나
생각하니, 말로 표현하지 않는 아들만의
감성이 따로 있었습니다. 엄마가 미처 아들의
이런 예민한 감성까지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었네요. 이렇게 상봉하고 토퍼꽃다발을 안기고
사진찍고 하면서 수료식은 종료되고,
짐 챙겨서 집으로 향합니다.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기념사진도
몇방 더 찍고 기차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아들은 훈련소에서의 에피소드들을 얘기해
줍니다.
다양한 아들들이 생소한 곳에서 난생 처음
겪는 군생활속에서 이런일 저런일 웃긴일들도
많고 속상한 일도 많고 합니다.
아들은 그안에서 나름 재미있게 지낸듯
하더군요. 조교나 부사관들의 성대모사까지
해 가며 얘기해 주니 오는길에는 웃음 빵터지는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집에 와서는 맘대로 물마시고 맘대로 화장실
갈 수 있어서 좋다는 말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단체로 훈련받으니 화장실 가는것도 일일이
보고 하고 가야해서 물도 많이 못마셨다 합니다.
이렇게 한 사람의 군인이 탄생하면서
이 나라를 지키고 있네요.
그리고 이 속에서도 하나의 사회라서
자신의 신분(대학생인지 아님 고딩졸업후 직업인인지 등등)에 따른 차별이 있는것 같다는 말을
합니다. 좋은 신분이면 자신을 증명하지 않아도
대우 해 주는 분위기이고, 변변치 못한 신분이면
자신이 알아서 잘 해야만 인정을 받는 분위기 같다는 말을 하는데, 모든게 동일해 보이는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을 수 있구나를 알았습니다. 아들은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것을 몸소
체험 했겠구나 싶습니다.
토지에서 출신 신분의 차이로 생기는 비애가
오늘날에는 학력과 직업 부모의 능력 등등으로
평가 받는 현실이 있습니다.
아들은 해군 세라복이 맘에 드나봅니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으로 나가는데도
사복을 안 입고 불편한 세라복에 반짝이 구두를
그대로 신고 식당을 갑니다. 에궁~~
저녁은 맛난 딤섬이 먹고싶다 해서 딤섬집에
갔는데, 저는 아들 군복이 흔한게 아니어서
신경쓰이는데, 아들은 이걸 좋아하다니...
"참 특이한 녀석이야" 라고 남편과 얘기했네요.
이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째 아들은
저녁에 고딩친구들을 만납니다.
고딩친구들은 지금 대학생 또는 공익신분의
군인들이라...
대학생 친구들은 다들 중간고사로 마음이
분주한가 봅니다.
다음에는 시험기간 피해서 휴가 나와야겠다고
합니다.
한명의 사회인이 되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이 여기 또 있네요.
군인도 대학생도 사회인도 부모도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한번 사는 인생 잘 살아야겠다는
숙명같기도 하고...
조금 안스럽다는 생각도 잠시 듭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다시 진해 해교사로
복귀하는 아들을 보내고 잠시 허전한 마음
달래며 이곳에 글을 올립니다.
다음주는 책읽고 후기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장황한 근황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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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4월 12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홍이가 임이네때문에 힘들어서 석이한테
찾아갑니다.
누구에게라도 위안을 얻고 싶은 심정인가봅니다.
짐승보다 못한 친모때문에 너무나 괴로운 홍이.
홍이의 심적 고통을 석이도 이해합니다.
누구보다 사랑을 주고 세상살이에 힘들때
격려해 줘야하는 자리인 엄마라는 존재가
홍이는 세상에서 가장 악독하고 미운 존재이니
그 마음이 얼마나 스산할까요.
월선이 살았을 적에는 월선을 엄마로 삼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는데,
이제 월선이 없으니 홍이의 방황은 끝없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홍이를 보며 석이는 가난해도 심성좋은
엄마가 있어 큰복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임이네 같은 엄마도
월선 같은 엄마도 존재합니다.
어떤 성품의 엄마를 두었느냐에 따라
자식의 인생은 너무나 달라지는데요.
홍이가 부모의 굴레를 벗어나서
자신의 인생을 잘 찾아가길 바랄뿐입니다.
서희는 조준구에게 5천원을 주고 평사리
옛 최참판댁 집을 샀는데, 그 집에 가보지
않습니다. 평사리는 서희에게는 좋은 추억의
고향이 아니었지요. 친모는 서희가 다섯살때
집을 나갔고, 친부는 딸에게 사랑을 주지 않았고,
겨우 할머니만 의지하고 살았으나 할머니 조차도
자기 엄마와 도망간 남자가 할머니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에 놀란 나머지 평사리 집은 더 이상
가고싶지 않은 고향이었습니다.
그래서 서희는 그 집에 용이가 가서 지내게 합니다.
용이에게는 평사리가 젊은 시절을 상기시키는
젊음의 고향 처럼 푸근한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강청댁 월선 임이네 세 여인과
얽히고 설키며 지내온 세월들이 돌아봐지면서
자신의 마지막을 보낼 안식처 처럼 느낍니다.
홍이에게 자신이 죽은후 월선의 무덤을
용정에서 이곳으로 옮겨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오래 살지 못할 자신의 앞날을
예견이라도 하듯이요.
고향이란 단어가 누구에게나 같은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고향을 떠올리면
어린시절 부모 형제 이웃간의 정을
느끼는 곳으로 생각하는 이도 있고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곳으로
끔찍한 곳으로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고향이 전자에 속해서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작년에 제가 지금 사는곳으로 이사오기전에
살았던 곳을 가봤습니다.
그곳에서 저의 20대와 30대를 보낸곳이어서
부모님과의 추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소지요.
그리고 결혼하고 아들이 초딩을 다니기 전까지
살았어서 아들과 부모님과 함께 했던
장소들을 가보면서 옛추억에 잠시
잠겨봤었습니다.
내가 살았었던 장소는 그냥 장소로서가 아닌
인생의 한페이지를 함께한 의미가 있기에
살다가 마음이 허전할때면 소싯적 살던곳을 방문해 보는것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살아온 길을 다시 돌아보고
그곳 추억을 상기시키는 일은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마음을 다잡게 하는 역할도 해 주는것
같습니다.
지금 내가 사는곳도 먼훗날에 좋은 추억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좋은 시간들 많이
만들어야겠구나 생각하며 돌아왔습니다.
9권 후반에는 한복이 독립자금을 전달하러
용정에 갑니다. 한복이 살면서 고향을 벗어나
이렇게 먼곳까지 가본것은 처음입니다.
한복도 홍이처럼 부모의 죄를 자신이 떠 안고
사는 처지입니다.
살인죄를 지은 아버지로 인해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큰 짐을 자신의 인생이라 생각하고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늘 떳떳하지 못한 마음을
갖고 삽니다.
그러다가 용정오는 길에 여러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에는 갖가지 사람들이
갖가지 의미를 품고 살아가고 있다는것을
알게 됩니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순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용정에서 공노인을 만나 부담스럽게 들고온
독립자금을 무사히 전달 하고,
길상도 만나게 됩니다.
길상은 한복에게 이런말을 해 줍니다.
'너의 가난과 너에 대한 핍박을 너의 아버지
너의 형 탓으로 돌리는 것은 네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 네가 없다는 것은 죽은거다. 아니면
풀잎으로 사는 거다. 너는 너 자신을 살아야
하는 게야.
너의 자손을 위해서도, 너의 아버지의 망령을
평생 짊어지고 다니다가 너의 자손에게 물려줄
작정이냐 말이야'
이 말을 해 주며 부모의 굴레를 벗어나서
네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해
줍니다.
이 말이 한복에게는 큰 용기를 주는 말일듯
싶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아버지와 형의 십자가를 지고 사는 한복을
그 십자가는 네가 질것이 아니라고 말 해 주는듯
했습니다.
그리고 한복의 아버지나 형 같이 누구 한 사람의
인생뿐만 아니라 수천만의 사람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런 사람들을 없애는 일에
한몫을 하는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크게는 독립운동이 그런 의미를 지닌다고
말합니다. 한복이 길상과 그 주위 독립
운동가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변화가 생길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한복이 용정에 온 목적은 독립자금 전달이지만
겉으로는 형을 만나러 온것 처럼 가장해야했기에
결국 형을 만나게 됩니다.
피는 물보다는 진한듯
형 거복이도 동생 한복이가 하나밖에
없는 핏줄이라 서로에 대한 정이
남보다는 다른듯 합니다.
'잔인무도한 악인이 선량하고 정직한 아우를
껴안고서 눈물을 흘린다.'
이들의 상봉이후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10권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이상 9권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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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4월 06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2주마다 토지 한권 완독하여 후기를 쓰고자
했었는데, 요즘은 제 머리속에 여러 잡념들이
많아서 진득하게 책읽기 하기가 잘 안되네요.
그래도 중반까지 읽었으니 후기 짧게라도
올리겠습니다.
9권에는 서희가 간도에서 돌아와서 조준구에게
복수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렇게도 벼르던 조준구는 너무나
하찮은 인간쓰레기가 되어 있어서 서희가
앙심을 품고 복수할 상대로는 어이없을 지경입니다. 서희의 옛 집을 조준구는 서희에게 5천원을
받고 집문서를 내어줍니다.
그 과정이 원래의 서희집을 서희가 찾는 것이니
굳이 돈을 후하게 쳐줄 필요도 없지만,
궁색한 조준구는 어떻게 해서라도 자기가 살아갈
밑천이라도 받고 싶어서 서희가 내민 5천원을
비굴하게라도 받아갑니다.
토지에 인간쓰레기를 담당하는 몇몇인물이
있는데 조준구 외에 임이네가 또 있습니다.
용이가 아파서 쓰러졌을때 관수가 용이
몸보신으로 먹이라고 올골계를 가져와서
홍이가 아버지 먹이겠다고 오지솥에 고는데,
이것을 본 임이네가 몰래 고아둔 국물을
자기 마시겠다고 덜어내고 맹물을 다시 부어둡니다. 이것을 본 홍이가 화가나서
오지솥을 부엌바닥에 냅다 던집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인간쓰레기들의 모습입니다.
관수는 백정의 사위라 하여 상인에게 까지
천대를 당합니다.
임이네 조차도 '백정 주제에 오골계를 어디서
구했나' 라고 빈정대기도 하고,
주막에서 일반 상인들과 양반들이 술을 마시는데
백정이 함께 마셨다고 천대와 구박을 당합니다.
관수가 원래 신분이 백정 천민이 아닌데도
백정 딸에게 장가들어서 사위가 된것 만으로도
이렇게 괄시를 받는 세상에서 어찌 관수같은
의기 충천한 인물이 동학운동과 독립운동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사회적인 차별로 이렇게 한 인간이 인간이 아닌
짐승 취급을 당하니 모두가 평등한 세상에서
살고자 하는 이념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는것
같습니다.
웃기게도 양반이 상인이나 천민들을 괄시하듯
상인은 그 아래 천민들을 양반 못지 않게 천대시
했다고 합니다.
양반들에게 차별 받는 설움을 아는데도
차별 받은 만큼 자기 아래 신분인 사람들을
이렇게 모질게 차별하다니...
인간은 원래가 받은 만큼 돌려주는 습성이
있는걸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관수는 한복을 찾아가서 형 거복이야기를 하며
독립군이 쓸 군자금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거복을 방패삼기에서
한복이가 최적의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독립운동가로서의 관수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인간쓰레기 거복은 또 어떻게 나타날지?
앞으로 남은 부분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상 이책 중반까지 후기였습니다.
요즘 날씨가 포근해져서 여기저기 봄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어제는 남편과 부천 원미산 진달래를
보러갔습니다.
진달래 축제를 할만큼 많은 진달래 꽃들이
만발했고 또 그 만큼 많은 인파가 꽃을 보러
나왔더군요.
얕은 산자락에 핀 진달래 꽃들이 장관이었습니다.
이 꽃들을 보고 있자니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우리 국민들의 모습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송이씩 보면 귀하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
수수하고 평범하지만 모여있으니 큰 장관을
이루며 아름답고 이 강산을 이끌어가는 힘이
있는 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토지에 나오는 평민들 모습도 생각나고,
지난 겨울 비상계엄 이후 곳곳에서 탄핵찬성
집회에 나온 시민들의 모습도 생각났습니다.
작은 힘이 모여 큰 뜻을 이루고 국가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저희 아들은 훈련소에서 훈련 3주차가
지났는데, 앞으로의 보직이 정해졌다고
전화왔네요.
갑판병.
해군으로서는 가장 많은 인원일 수 있는
배타고 배에 관한 잡다한 일을 하는
보직인가 봅니다.
3지망까지 써 내는 보직중 아들은 갑판병을
1지망으로 썼는데, 1지망이 되어서 좋아하네요.
해군으로 왔으면 배는 타야겠나 봅니다.
엄마는 배타는것도 걱정스럽지만
어쨌든 원하는 보직이 되었다니 축하해 주었습니다. 보직이 정해지면 어디로 자대배치가 될지가
이제 남은 과제인데, 아마 자대는 배가 되겠네요.
동해, 서해, 남해 세군데 바다중 한군데가
정해지고, 또 그 한군데에 큰배 작은배 중에
정해 지겠지요.
주말마다 건강하고 밝게 전화주는 아들이
고맙고 대견합니다.
동료 훈련병들과 잘 지내고 식사도 아주 만족해
해서 안심입니다.
이번주는 벚꽃이 만발할듯 합니다.
이번주도 벚꽃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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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3월 23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8권 중반 이후에는 월선의 죽음이 나옵니다.
월선이 죽음이 임박하자 홍이는 애가 탑니다.
아버지 용이가 벌목을 하러 가서 오지않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월선의 임종을 아버지가 지켜주었으면
했던거지요.
친엄마 임이네보다 더 큰 모정을 준 월선의
이른 죽음이 안타깝습니다.
월선은 가까스로 용이가 올때까지 버티다가
용이를 보고 죽음을 받아들였습니다.
사람이 죽음을 조정할 수는 없겠지만,
용이가 빨리 월선에게 가지 않은 까닭이
조금이라도 자기를 기다리며 살아있어 달라는
뜻이 있었을까? 저 혼자서 짐작해 봅니다.
월선이 죽으면서 홍이를 위해 쓰달라고
길상에게 돈을 맡깁니다.
용이에게 돈을 보내고 싶었으나 용이가
받지 않을것을 알기에 이웃 믿음직한
길상에게 맡긴겁니다.
월선이 죽은후 이 돈을 용이에게
전해주려 했는데, 이 이야기를 옂듣던
임이네가 자기 아들한테 준돈이니
자신이 받아도 된다고 우기며 그 돈을
가로채려고 했습니다.
이런 추하고 더러운 임이네 모습을 보고
용이는 이 돈을 받고 자신과 홍이를
떠나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잘못된 인연을 여기까지로 끝내고 싶었던
거지요. 그러나 임이네는 떠나지 않겠다고
해서 결국 용이는 월선이 홍이에게 남긴
돈을 독립운동에 쓸 수 있게 합니다.
홍이가 직접 쓰는것은 아니었지만
국가를 위해 쓴다면 결국 홍이를 위한 길일 수
있고 월선이 남긴 돈이 좀 더 값지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월선이 남긴 재산에
눈독을 들이는 임이네를 더이상 두고 보지
못한 용이는 월선의 집도 힘든 이웃들이 쓸수
있게 하여 임이네의 욕심을 단칼에 막아버립니다.
모든 사람들이 임이네를 보고 이세상에서 가장
악한 사람이라 생각할 정도로 임이네는 자식보다
돈이 먼저인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인물이 소설에만 있는것은 아니겠지요. 부모 자식 간에 돈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이 부지기 수로 있으니까요.
돈이란 참으로 이상하다 생각됩니다.
없어서는 안될 것이지만 또 많다고 다
좋은것도 아닌것이 재산을 남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부모의 자식들이 재산을 많이 남긴
부모의 자식들 보다 더 잘 지내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재산이나 돈의 탐욕은 천륜도 가끔 저버리니...
안타깝습니다.
환이와 길상의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공노인의 집에 환이가 찾아오고
공노인은 길상을 불러들입니다.
두사람은 최참판댁의 머슴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두사람의 대면자리에서 길상은
환이가 김개주와 윤씨부인 사이의 아들이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됩니다.
길상은 환이의 웃음이 자신의 아들 윤국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환이도 양반과 상놈 사이의 자식이고
윤국도 양반가문 서희와 상놈인 길상의
사이에서 난 자식이지요.
그리고 윤국의 외조모와
환의 엄마가 같은 사람 즉 윤씨부인이니
닮았다면 피로서 엮인 사이이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길상은 환이가 최참판댁을 망하게 한 최초의
인물이라 생각되어 처음에는 거부감을 느끼지만,
출생에서 부터 비운으로 태어난 환이의 인생에
자신도 공감이 가고 다소 닮음을 느끼며
연민의 정이 드는것 같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부모가 떳떳하지 않을때
오는 자괴감이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환이는 부모가 불륜으로 맺어져서 나온 자식이니
세상에 내 놓고 말할 수 없는 자신의 존재가
늘 한탄스러웠을것 같습니다.
길상도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는 자신이
늘 뭔가 빠진 사람인듯 했고요.
온전한 부모 아래서 사랑으로 자라는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이 두사람을 보면서
느끼게 됩니다.
8권 끝부분에는 서희가 더디어
간도에서의 삶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떠납니다.
길상은 함께 가지 않고요.
고향에서 반겨줄 이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자신의 옛집을 되찾고
조준구와 홍씨부인에게 원수를 되갚고자
떠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아들들이
뿌리내리고 살도록 하는것이 자신의
임무인것 처럼요.
나고 자란 고향은 사람은 떠났어도
그 장소 하나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것
같습니다. 물론 그곳에 자신의 조상들이
묻혀있기도 하고요.
떠날때 간도에서 함께 했던 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는 모습을 보니,
요즘 우리네가 이사할 때는 이런 모습은
없을것 같네요.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
떠남을 아쉬워 하는 사람이 몇 안될것 같거든요.
저희가 어린시절 살았던 동네를
떠날때는 그래도 동네사람들의 아쉬움을
많이 받으면서 떠나서 이웃사촌이 이런것이구나
알았는데, 세월이 변하고 사람들의 생각도
많이 변해서 예전 모습을 찾기는 어려운듯 합니다.
책 후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최근 저의 근황을 전해드립니다.
지난주 월요일에 아들이 군에 입대하고
첫 주말이 되어서 아들이 어제 첫전화를
해 주었습니다.
감기로 고생하지는 않은지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아들 목소리도 밝고 감기도 이제 나았다고
합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ㅎ
훈련소 생활이 함께 입소한 동기들도 좋고
교관들도 크게 꾸중하지 않고
자신만 잘 하면 되는것 같다고 합니다.
밥도 넘 맛있다 하고요.
이렇게 조금씩 적응하고 성장하는 아들이
너무 뿌듯하게 느껴지네요.
요즘은 네이버 카페에 군대 보낸 부모들 카페가
있어서 군대소식도 함께 공유하고 좋습니다.
혼자 고민하던 것을 온라인상으로 함께 공유하며
서로 얼굴은 몰라도 정신적으로 의지가 많이 됩니다.
사람은 힘든것을 함께 나누면
힘듦이 좀 나아지는것 같습니다.
이곳 독서모임 공간도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함께 공감하며
힘들때 의지가 되는것 처럼요.
앞으로 저는 주말마다 군대보낸 아들의 전화
즉 '통신보약'을 받으며 생활을 할것 같습니다.
(카페에서 아들의 군전화를 통신보약이라고
부르더군요.)
날씨가 확연한 봄날이네요.
담주도 활기찬 날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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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3월 15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토지 8권에서는 결혼한 길상의 고뇌가
엿보입니다.
서희는 어느듯 환국과 윤국 두아이를 낳고
유모 젖이 아닌 자신의 젖을 직접 먹이며
세상에서 유일한 자기의 피붙이를 아끼며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돌아갈 고향에서
예전 자신의 땅을 되찾고자 하는 바램으로
간도에서는 친일노릇까지 해 가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지의 부인을 보는 길상은
고국에 돌아갈 이유도 갚아야 할 원수도
없이 마냥 마음의 방황만을 합니다.
주위에 독립운동가들을 보면서도
자신은 왜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안생길까
이런 생각 마저도 하게 됩니다.
길상의 성장과정은 부모도 없이 홀로
외로이 자랐고 그 극진한 사랑을 받지못했기에
다른 이들이(서희같은 이) 갖고 있는
당찬 삶의 의지를 가지지 못하고 마음의
공허함만을 항상 확인합니다.
지금은 아내도 자식도 있는 가장이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 뻥뚤린 자괴감이 해소되지
않고 계속 지속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이시점에 생각나는 의문입니다.
톨스토이는 사랑으로서 살아간다고 했지요.
그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길상은 사랑하는 아내도 아들도 있는데...
사람이 처음 태어나서 받는 부모로 부터
받는 사랑이 이렇게 한 인간의 인생 전반에
걸쳐서 큰 영향을 주는 사랑인것입니다.
부모가 큰 사랑을 주지 않고 살았어도
부모 없이 크는것 보다는 부모가 있는것이
마음속 부모상을 그리며 살아갈 수 있기에...
제 역할을 잘 하든 못하든 부모는 존재로서도
큰 역할을 하는듯 합니다.
저는 부모 역할을 못하고 자식을 힘들게만
하는 부모라면 차라리 없는게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 본적도 있었는데,
사실은 미운정도 정이라고, 없는것 보다는
나은 것이구나 깨닫게 되네요.
월선이 암으로 얼마 못살게 되어
홍이가 무척 슬퍼합니다.
오히려 친엄마인 임이네 보다 더 큰
모정을 주는 월선이 홍이에게는 진정한
엄마라고 생각됩니다.
엄마라는 자리는 자식을 낳은정 보다
기른 정이 더 큰것이라고 느끼게 해 줍니다.
임이네와 월선.
두 인물을 볼때 사람은 타고나는
성정에 따라서 사는것 같습니다.
엄마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갈리는듯 합니다.
얼마전에 네플릭스에서 본 영화
'칠드런스 트레인'이 생각납니다.
이 영화는 1940년대 후반
세계 2차 대전이 끝날 무렵
가난하고 궁핍한 이탈리아 나폴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가난과 굶주림에 어린아이들을
북부 위탁 가정으로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주인공의 엄마는 북부 위탁가정의
엄마보다 엄마로서의 역할을 훨씬 못합니다.
모진 현실이 어렵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런 현실 보다는 마음의 사랑을 전하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아이는 두 가지 형태의 모성애를 보고
많은 감정의 혼란을 겪습니다.
월선이 꼭 위탁 가정의 엄마 같고
임이네가 이 영화의 친 엄마 같다고 느껴집니다.
물론 이 영화의 친 엄마가 임이네 보다는 훨씬
더 모정이 많긴 하지만요.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실제 이런 부모들도 많았을거 같습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책을 집중해서
읽기가 어려워서
이번 8권은 다 읽지 못하고
반정도 읽고 후기를 씁니다.
남은 분량은 다음에 읽으면
천천히 후기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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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3월 02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7권에서는 기생이 된 기화(봉순)가 혜관스님을 따라 간도에 가서 서희를 만나게 됩니다.
어린시절 추억을 자매처럼 간직하고 있던
두사람의 만남은 현실에서의 간극 차이로
처음에는 서로 어색해 합니다.
그리고 서희는 기화가 사모하는 길상과 혼인을
한 상태이고요.
서희는 확고부동한 권위의식을 지키려 하고,
반면 내면에서는 권위의식의 뿌리를 쓸어버리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공동의 기억이란 순수한 것이다. 특히 어린 날의
그 공동의 기억 때문에 형제 자매 부모 자식이라는
의식의 유대가 지속되는지도 모를 일이라면,
이들이 비록 혈육이 아니요 신분의 도랑이
깊다 하여도, 서희가 남다른 아집의 여자라 하여도
이들의 해우가 슬프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어린시절의 공동의 기억.
이것을 나눌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내 뿌리가 든든해지는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도 일상은 이웃과 나누지만,
형제 자매와 만나면 주로 어렸을때 이야기들을
나누며 추억하고 다시 그때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친구도 어렸을때 친구는 늙어서 만나도
옛시절로 다시 돌아간듯 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고요.
길상이 서희와 부부가 되었네요.
그런데 길상에게는 이 결혼이 고독한
결혼이라고 합니다.
'한 사나이로서 날갯죽지가 부러졌다.
사랑하면서, 살을 저미듯 짙은 애정이면서,
그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았던 애기씨,
최서희가 지금 길상에게는 쓸쓸한 아내다.'
길상이 분명 서희를 사랑하지만,
신분의 격차를 늘 품에 안고 살수 밖에 없는
현실세계에서 벽을 느끼는 부부가 되었다는
것이겠지요.
서희나 길상은 제가 생각하기에 서로
사랑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부부로
연을 맺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봅니다.
지금은 신분이 그 당시만큼 큰 작용이 없지만,
만약 집안이 서로 많이 차이가 나는 결혼을
했다면 이들은 남들이 보는 선입관념들을
다 무시하고 서로 당당하게 결혼을 잘 유지할 수
있을까?
저는 세월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요즘도 어려움이 있을것이라 생각됩니다.
재벌가에 결혼한 연애인들을 볼때도
잘 사는 부부도 있으나 재벌가의 권세에
적응 못하고 이혼하는 사례들도 많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결혼은 사랑만 갖고 하기에는
너무 큰 사건인것 같습니다.
서로 비등하게 사는 사람들이 행복한
결혼을 유지할 확률이 많은것은
사실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들이 미래에 결혼할때
차이가 나지 않게 서로 상대에게 자격지심
없는 결혼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 듭니다.
강포수와 두메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강포수가 두메의 교육을 생각하는 마음이
애절합니다.
우리나라의 발전은 이런 교육관이 만든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과도한 교육으로 아이들이 힘들지만...
그 당시에는 먹고 살기도 힘들지만,
아이들을 교육해야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
부모를 둔 자식은 행운아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저의 친정엄마 생각도 또 간절히
나고요.
저희들 교육을 위해 주말부부를 자처해
가며 저희들 뒷바라지 해 주신 엄마가
계셨기에 오늘 날에 저희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늘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우러나옵니다. 나 라면 엄마처럼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좀 더 오래 사시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일
뿐입니다.
후반에 공노인이 조준구를 찾아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부가 나라도 국민도 지킬수 있다고
생각한 공노인의 생각에 많이 공감이 가고
같은 민족끼리 서로 부를 쌓아 나갈 수 있게
돕는것이 나라를 좀더 굳건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조준구의 재산을 날렵하게 빼돌릴 수
있는 자질을 공노인이 보여주는듯 해서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까 기대가 됩니다.
이상 7권 후기였습니다.
3월 첫주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모두 새로움이 싹트는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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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2월 16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길상과 서희의 결혼 이야기를 의논하기 위해
이동진과 김훈장이 나누는 이야기를
길상이 듣고 신분의 벽을 느낍니다.
서희는 길상과 결혼을 원하는데,
김훈장도 이동진도 결혼을 반기지는 못하고
김훈장은 '신발이란 발에 맞아야 한다'는 말로
대놓고 반대합니다.
길상도 서희와 결혼을 원하던 시점은 아니었으나
자신이 한낯 길가 나무나 돌 같은 의미없는 사람으로 전락된듯 하여 깊은 회의감에 빠지고
밤새 술을 마신후 월선에게 찾아갑니다.
무당의 딸인 월선과 누구의 자식인지도 모를
자신의 처지가 비슷하여 동병상련의 마음에서
발길이 그곳을 향합니다.
길상과 월선의 아픔에는 닮은점이 있었네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무서운 심연을 본 충격이
가슴 바닥에 울렁거리고 그 충격은 실상은
두려움이라 깨닫게 되고, 그 두려움의 정체는
미움도 사랑도 없는 '비정' 그것이라 느낍니다.
이세상에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은
'정' 이란것을 알게 해 줍니다.
이 소설에서 내내 흐르고 있는 기조가
바로 서민들과 여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에는
서로간의 '정'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도 누군가의 따뜻한 정을 느끼는 순간에
행복을 느끼고 삶의 의미도 생기니까요.
요즘은 신분으로 인한 설움은 별로 없지만
보이지 않는 학력차이나 재력차이로
누군가는 차별이나 소외감을 느낄때가
있습니다. 내가 가진 어떤 권력이나 힘으로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본시 사람은 태아나면서 부터
모두 존귀한 존재란 생각을 하고
편견과 차이를 두지 말고 살아야 하는데...
소설을 통해 이런 문제점들을 다시한번
새겨봅니다.
길상이 옥이네와 결혼할것 처럼 말하고 다녀서
서희가 옥이네를 보러 회령에 갑니다.
그곳에서 길상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봅니다.
자신은 이곳 간도까지 와서 왜놈과 싸우는
조선인들을 곁에서 얘기로 듣지만...
자신은 한낱 서희곁을 지켜야하나,
아니면 연민이 느껴지는 옥이네 한테 가야하나,
아니면 이도 저도 다뿌리치고 그 어디라도
떠나야 하나?
자신의 현재 처지가 그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떠내기같은 심정이 됩니다.
길상이 옥이네를 보여주지 않자 여관집 안주인에게 수소문해서 결국 서희는 옥이네를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옥이네를 본 순간 길상이 옥이네에게 느끼는 심정을 알게 됩니다.
그것은 '연민'이었습니다.
서희가 질투를 낼 성질의 여인이 아니었지요.
이렇게 서희는 길상의 마음을 알게되고
혼자 돌아오는 길에 서희는 이세상에 혼자인듯한
외로움을 느낍니다.
서희도 길상도.
신분의 격차로 인한 거리감이
서로를 향한 마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분차이 이상의 마음의 거리를 느끼게 합니다.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젊고 창창한 청춘 남녀가 맘놓고
서로 사랑할 수 없는 이 신분제도가...
이어지는 3편에서는 기생 기화가 된
봉순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상현이 봉순을 찾아가서 간도 소식을 전해줍니다.
봉순이 어린 시절 함께했던 길상과 서희를
추억하며 그리워하고 애달파합니다.
사람의 정에 약한 봉순은 누구라도
자신이 줄 수 있는것이 있으면 도와주는
정 많은 여인인데, 이 풍진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한없이 약하고 남에게 이용만 당할수 밖에
없는것이 슬픕니다.
봉순을 보면서 월선이 자꾸 생각나네요.
두 여인이 닮은 점이 많은것 같습니다.
자기것을 챙기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부터 생각하는 심성도 그렇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기다리며 애타하는 마음도 그렇고요.
현실에서는 이런 심성을 가진 사람이
힘든 인생을 살 수 밖에 없구나 느껴지면서
오히려 서희처럼 강한 면을 가져야 할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타고난 심성을 갈아끼울 수도 없으니
봉순과 월선을 보면 안타깝기만 합니다.
6권 남은 부분들은 앞으로 펼쳐질
독립운동가들의 서막이 있을듯하게
윤도집과 혜관스님 석이 이야기가
잠시 비쳐집니다.
앞으로 석이가 어떤 인물로 성장할지
기대가 되는 대목입니다.
중간에 용운스님 이야기도 잠시 나오는데
만해 한용운 선생을 말하는것 같고,
천도교 교주 손병희 선생의 이야기도
잠시 나와서 실제 역사적 인물을 소설에서
접하니 그들이 또 궁금해 지네요.
이번에는 그 분들에 대해 알아보지 못하고
후기를 쓰게 되었는데, 다음에라도 그분들을
공부하게 되면 후기에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6권 후기를 마칩니다.
조금씩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니
야외 활동을 해도 될듯 합니다.
다음주도 활기찬 한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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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2월 01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토지 5권에는 간도로 이주하고 낯선땅에서
살아가는 조선인들의 삶이 그려집니다.
내 나라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어서 떠나온
이들의 힘든 삶이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작은 희망을 품고 고생을 달게 하는 이도 있고,
또 누구는 밀정이 되어 같은 조선인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이도 있고,
남의 땅에서라도 같은 조선인끼리는 서로
돕고 살아야겠다는 신념을 가진이도 있고,
서희는 고향에 가서 복수를 하겠다고 꿈꾸며
할머니가 숨겨주신 초기자본으로 부를
축척하며 자존심을 꼿꼿이 내세우고
강인하게 현실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5권에서 저는 '교육'과 '정'
이 두가지 키워드에 관심이 갑니다.
'교육'은 아무리 나라가 없어져도 그 나라를
되찾을 인재가 있다면 언젠가 다시
나라는 되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낯선땅에서도 학교를 짓고 어린 학생들을
올바르게 지도하고자 했던 노력들이 있었다는
것이 오늘날 우리나라가 없어지지 않고
독립운동가를 길러낼 수 있었고,
나라를 되찾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같은 교육을 받았어도
나라를 위하는 이가 있는 반면
개인의 이득만을 생각하는 이도 있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회의론자도 있지만,
결국에는 행동하는 지성인과
그 지성인을 믿고 돕고 따르는 선량한 백성이
있었기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정'은
서희가 아무리 가진것이 많아도
계속 베풀기만을 바라는 이들에게 반감이
드는 이유는 자기도 누군가에게는 보살핌을
받고 '정'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자신은 어려운 이웃을
돌보지 않으면 욕을 먹는 처지이고 보니,
조금은 속상했었나 봅니다.
그러나 서희는 할머니 윤씨부인처럼
속깊은 정을 표현할 수 있는 성숙함이
아직은 없는듯 합니다.
정을 나누기보다는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나봅니다.
첫정을 상현에게 받고 싶었으나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여 그 속상함을 의남매를 맺어
길상과 혼인을 성사시켜 달라는 부탁으로
하는걸 보니 말입니다.
그리고 길상도 서희에게는 순수한 정을
주기에 너무나 큰 산이라고 생각하여
옥이네에게서 느끼는 정을 주지는 못합니다.
사람이 서로 순수하게 정을 주고 받으려면
어떤 조건들이 맞아 떨어져야만 하는걸까?
의문이 드는 시점입니다.
나보다는 조금 연민이 느껴지는 이에게
정을 줄 확률이 높은건가?
나 보다 처지가 나은 이를 보면 어쩌면
조금은 위축되고 나의 작고 순수한 마음이
잘 전달되기 힘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소설을 읽으며 듭니다.
또 다른 한편에는
이 5권 말미에 길상이 윤씨 부인과
최치수에게서 느끼는 정이 나옵니다.
그들은 길상보다는 현실적인 부는 나을지언정
그들의 인간적 슬픔에서는
그들도 깊은 슬픔을 알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아량이 있었기에
그들에게서 만은
순수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윤씨 부인과 서희의 어떤점이 다른걸까?
아직 서희는 어려서 타인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마음이 없어서일까?
좀더 나이가 들고 서희도 이세상의
슬픔을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내 슬픔과 타인의 슬픔을 함께 이해하는 날이
온다면 윤씨부인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서희의 성장과정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까 주목되는 시점입니다.
(길상은 윤씨 부인에게서 정을 느꼈으나
아들 최치수는 모정을 느낄수 없었던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요?
'선택적 정' 인가 아니면 '상황에 따른 정' 인가?
인간의 이해하기 힘든 깊은 내면을 접근하게
하는것 같습니다.)
토지를 읽다보면 드는 생각은
작가가 글을 너무나 서정적으로 쓰셔서
읽으면 읽을수록 박경리 작가의 글에
매료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스토리가 주는 힘도 있지만,
저는 문장들이 너무 아름다운것 같습니다.
천천히 읽어도,
연속적으로 읽지 않아 스토리가 끊겨도,
결코 지겹지 않고 문장들에 이끌려서
제가 토지를 읽으며 질리지 않고
계속 읽게 해 주는것 같습니다.
읽을수록 더 깊이가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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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1월 17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토지 4권에는 일본의 을사늑약과
민영환의 자결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민영환이 궁금해져서
'TVN 벌거벗은 한국사 7회'를 봤습니다.
여기에 민영환의 이야기가 나오기때문입니다.
소설 이야기는 딸기님과 노트북님이
이미 하셨기에 저는 소설보다는
소설속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해 주는
'벌거벗은 한국사'를 본 소감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일본의 만행 명성황후 시해사건 (을미사변)후
경복궁에 있는 고종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아관파천한 고종이 외교특사로
민영환외 조선사절단 5인을 러시아에 도움을
청하려고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에
참여차 모스크바에 보냈습니다.
그당시 모스크바까지 가는 여정은
40일~50일이 소요되는 일정입니다.
지금처럼 비행기로 하루만에 갈 수 없었지요.
어렵게 도착한 그곳 모스크바에서는 강대국들의
외교의 장이 펼쳐집니다.
그곳에서 힘없는 약소국 조선의 민영환은
몇달간 각고의 노력끝에 러시아의 도움 문서를
받아내고 14명의 군사교관을 파병받아
궁궐호위병을 육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결과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을 나와
덕수궁으로 환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 이전에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 또한
그들만의 외교를 같은장소에서 열심히 합니다.
러시아와의 모스크바의정서를 비밀리에 맺어
조선을 반반씩 나누려고 했었습니다.
(6.25 전쟁때도 미국과 소련이
우리나라를 반반씩 통치했듯이
이미 그 이전부터 조선을 반씩 가지려 했던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강대국들의 외교에는 철저한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절대원칙'이 있습니다.
위로는 러시아와 아래로는 일본 열강 사이에서
조선은 적절히 힘을 키우면서 외교를
해야했으나 그렇지 못했지요.
민영환이 모스크바의정서를 뒤바꾸는
러시아의 공식 도움 문서를 받아서
귀국합니다.
이렇게 나라와 국왕을 생각하는 치열한
노력을 아끼지 않은 외교관이자 국방부 장관격인
민영환이 자결하면서 까지 을사조약을 막으려
했었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김훈장은
도저히 가만히 있을수 없었던것이지요.
조준구라도 찾아가서 그의 힘이라도 빌려보려
했지만,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조준구에게는
어림없는 이야기들인것이죠.
일제가 통치하려던 시절의 외교이야기들을
보면서 저는 요즘의 한국의 외교가
너무 걱정스러워졌습니다.
힘없던 그시절에도 이러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그런 위인들이 있어서 우리 국가가
존재할 수 있었는데,
요즘의 우리 나라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에서
미국 트럼프와 일본 중국 사이에서
외교를 어떻게 할지? 넘 걱정스럽습니다.
이 중요한 시점에 비상계엄과 내란으로
자국 정치인들끼리 서로 싸우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력과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으니...
요즘 시국에 민영환 같은 인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정치인이 어딘가에 있는데
시절을 못만난걸까? 아니면 옛 선조들 처럼
위대한 인물은 없는걸까? 여러 생각이 듭니다.
토지를 읽으며 김훈장과 조준구의 대화에서
이런 역사적 사실들이 언급되면서
한국사 프로그램도 함께 보니 훨씬 이해도
잘되고 좋은것 같습니다.
딸기님이 토지를 읽으면서 역사 공부에도
관심이 간다고 하셨는데, 저 또한 소설속
역사적 사실들이 나오면 이제는 학창시절
시험공부하듯이 역사를 보는것이 아닌
현재를 견주어 과거를 돌아보게 되니
훨씬 마음에 와닿습니다.
남편에게도 토지와 벌거벗은 한국사
이야기를 하니 남편은 또 저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해 줍니다.
(남편은 책을 많이 읽어서 여러가지
아는것이 많은것 같더라고요.)
일제시대 앞잡이 했던 인물들과
독립운동가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현재로 이어져 왔으며 그들의 후손들은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그 역사인식들이 오늘날 각종 교과서와
외교에 어떤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까지
이야기가 전개되네요.
토지 소설을 읽으면서 남편과 이런 대화까지
나누게 될지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지요.
토지소설이 여러 역할을 해 주고있습니다.
자결한 민영환를 기리기 위해 고종이
시호를 내리는데 그 시호가 '충정'이고
지금의 충정로가 민영환의 시호를 따서
만든 지명이라고 합니다.
토지 4권을 통해 민영환을 좀더 잘 알게되어서
넘 기쁩니다.
민영환을 알게 되고서 또 궁금해지는 인물이
있습니다.
매국노의 대명사 이완용입니다.
'벌거벗은 한국사 22회'가 이완용의 이야기
입니다.
내친김에 이완용편도 봤습니다.
이완용은 고종이 총애한 엘리트였고
친미파였다네요.
이랬던 이완용이 러일전쟁으로 일본이
승리하고 일본의 세력이 커지자
고종을 배신하고 나라를 일본에 갖다바치는
주동자가 됩니다.
누구보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 권력과
재물 그리고 자신의 안위만을 챙기는 사람이
되면서 부터는 겉잡을 수 없는 일들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살아 생전에는 부귀를 누렸을지언정 역사는 그의 죄값을 단단히 치러게 해야겠습니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트북님도 4권 후기에 교육의 중요성을
말씀 하셨지만 이런 올바른 역사교육이 있어야
미래의 이완용이 재생산 되지 않겠지?
생각해봅니다.
얼마전에 본 영화 '하얼빈'에서 안중근이 한
역할이 얼마나 큰 일이었는지 다시 또 깨닫습니다.
이완용은 이토 히로부미에 충성을 갖다 바치는데,
안중근은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지요.
나라를 살린것도 우리 국민이요
나라를 죽인것도 우리 국민입니다.
외세의 세력은 우리 국민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것 같습니다.
요즘에도 아무리 똑똑하고 잘난
정치인과 법관련자 들이 있어도
그들이 자신의 이익만 챙길 위험인물이 되지않도록
국민이 두눈 부럽뜨고 그들을 감시하는 한
우리 나라는 잘못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섭니다.
비록 험한 길을 택하고 돌아갈수는 있어도
지금의 온전한 나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의 저력이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토지 소설을 읽으면서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될줄 미처 예상치 못했는데요.
그래서 토지가 위대한 문학작품이란
생각도 듭니다.
평사리에서의 삶을 접고 간도로 향한
마을 일행들의 앞으로 전개될 많은 이야기들이
기대되면서 암울한 일제강점기의 역사에
조금씩 더 다가가 보는 느낌으로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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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1월 04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3권에서는 너무 마음 아픈 이야기들이
많이 전개되네요.
마을에 괴정이 돌아 마을 사람들과
최참판댁 윤씨 부인과 그댁의 중요한 하인들이
많이 죽어서 어린 서희와 길상 수동 봉순이가
똘똘 뭉쳐서 조준구와 홍씨부인에 맞서서
살아가는것이 넘 안타까웠습니다.
그 과정에 서희가 자신의 엄마를 험담하는
삼수와 홍씨부인을 혼내는 장면은 정말
통쾌했습니다.
괴정이 휩쓸고 간 이듬해에는 흉년이 들어
마을사람들이 굶어 죽게 되었을때
윤씨부인이 살았다면 곡식을 풀어
굶어 죽음을 면하게 도와주었을텐데,
잔꾀만 많은 조준구의 계략으로
조준구에게 도움이 될만한 사람들에게만
곡식을 주고 나머지는 한톨도 주지 않아
마을사람들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니 지금의 우리나라 정치현실이
잠시 떠오릅니다.
국민들을 갈라치기하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국민들을 선동하는 정치인들을
보는듯 했습니다.
어디서나 자신의 이익에 눈먼자들은
항상 있는가 봅니다.
함안댁 둘째 한복이가 마을로 왔을때
마을사람들의 인심의 변화를 보는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살인자의 아들이라고
멀리하는 마음이 들다가 두만네가 먼저
어리고 불쌍한 한복이를 살갑게 대하니까
점차 사람들도 한복이를 조금씩 친절하게
대하는 태도를 보고 '선한 영향력'이란
이런것인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누군가의 선한 마음을 보면 주변사람들도
비슷한 마음을 가지게 하나봅니다.
한복이 돈을 모아 엄마 산소에 비석 세우겠다는
마음을 먹는데, 어린 한복이지만 함안댁이
아주 잘키운듯 합니다.
그런데 같은 부모 아래에서 나고 컸지만
형 거복이와는 너무나 다른 형제네요.
나쁜짓만 하는 거복이라도 한복이는
아버지 평산 보다는 거복에게 더 혈육의
정이 있는가 봅니다.
아버지 평산은 지나다가 만난다 해도 아는채
하고 싶지도 않을 만큼 역겹다고 하고,
형 거복은 만난다면 붙잡고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니까요.
어리고 착하고 순수한 한복이를 보는것도
마음 아팠습니다.
마을을 떠나 힘들게 살다가 돌아온
임이네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마음의 변화도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타지에서 거지꼴로 온 임이네를
애처러워 하다가 윤씨부인이
너그럽게 대하며 도움을 주면서 부터
행색이 나아지게 되니 마을사람들은 임이네를
미워하거나 질투의 감정까지 느끼게 됩니다.
누구나 자신보다 못한 처지에 있을때는
연민의 마음이 들지만, 자신보다 나아지고
또 겸손도 없고 예의 없어 보이는 태도를
보이면 바로 좋게 보이지 않고 미움이 싹틉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형편이 좋든 안좋든
무례한 태도는 누구의 마음도 살 수가 없네요.
윤씨 부인이 서희를 데리고 최참판댁 농토를
둘러 보러 떠나는 장면이 있었는데,
오늘날 대기업 회장이 자녀를 데리고 경영수업을
하러 그룹사들을 방문하면 저런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많은 땅을 소작농들을 거느리고 탈없이
경영하려면 윤씨 부인처럼 촉도 빠르고
사람을 보는 안목도 있어야할듯 싶습니다.
어린 서희도 할머니 윤씨부인의 이런 당찬 모습을
보고 커서 앞으로 힘겨운 삶을 잘 헤쳐나갈거란
기대가 됩니다.
용이도 무척 안타깝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월선이였는데,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사랑없는 강청댁과 정없이 결혼하여
의무감에서 무의미한 결혼생활을 하고
또 마음에도 없이
그냥 잠시 욕정을 참지 못하고 임이네에게
임신을 시켜서 임이네까지 거두고 사는
모습이 힘겨워 보였습니다.
용이도 월선이도 그냥 서로 마음이 향하는대로
살았으면 좋았을텐데...
무당의 딸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자신의 인생을 마음대로 살지 못한
두사람의 사랑이 마음 아픕니다.
3권은 읽는 내내 마음 아파하면서
읽었네요.
다음에 이어지는 4권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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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2월 21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먼저 읽으신 분들은 토지 6권 후기를 쓰시는데
저는 이제야 2권 완독하고 후기를 올립니다.
다른분 진도와는 다르지만, 저는 그냥 제 일상을
보내며 제가 편하게 읽고 싶을때 읽고
후기를 쓰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늦은 후기지만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토지가 긴 책이라서 처음에는 부담이 될수
있겠다 생각되었는데, 읽다 보니 조금씩
스며들게 되네요.^^
윤씨부인이 두아들 최치수와 환이를 대하는 태도가 엄마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어느 편에도 기울 수 없는 양켠 먼 거리에 두 아들은 존재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둘의 존재가 윤씨 부인에게는 버거운 존재로 인식되었을것 같지만...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 입니다. 배다른 자식이더라도 자식인데
말입니다. 체면과 체통을 중히 여기는 도도한
양반가여서 자신의 허물을 덮고 싶은 마음이 앞섰기 때문일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윤씨부인이 두아들을 대했던 태도가 계속 마음 속에 머무르면서 일상에서도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윤씨부인의 죄책감에서 두아들 모두에게
어미로서의 정을 주지못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모정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모정이 그리웠을 두 아들을 생각하니 안타깝습니다.
며칠전 국립중앙박물관의 비엔나 분리파예술가들
작품 전시회에서 에곤쉴레가 떠오릅니다.
모정을 받지 못한 예술가의 작품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표현된 작품들을 보며
같은 사물도 마음에 따라서 달리 보이고
표현되는구나 느꼈습니다.
그의 젊은 모습의 사진은 멋진데
그의 자화상 그림은 겉모습에 내면이 중첩되어
아프고 날카롭습니다.
치수도 구천도 그런 마음을 갖고 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결국 치수는 구천을 죽이고 싶어서 사냥을 빌미삼아 지리산 구석구석을 찾아 나섭니다.
치수는 구천의 출생의 비밀은 모른채 말입니다.
자신의 아내와 눈맞아 도망간 사람이 원수
같았겠지요.
'18장.초록은 동색' 에서 같이 따라간 하인 수동이
구천이 잡히기 직전에 도망갈수 있게 도와줍니나.
수동의 구천에 대한 병적일 만큼의 연민과 숭배가
또다시 상전의 배신을 안하리라 장담 못하는 것을
치수도 알고 초록은 동색이라 느낍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을 보면 우리는 동병상련을
느끼듯이 말입니다.
귀녀와 평산의 음모.
그리고 그 음모에 가담한 칠성.
최치수의 아이를 가졌다 속이고
최참판댁 재산이라도 누려보려는
그들의 음모는 결국 무산되고
최치수만 평산에게 살해당합니다.
윤씨 부인은 아들이 아이를 가질수 없는
몸인것을 알아서 귀녀와 평산 칠성의
음모를 알고 관가에 신고 합니다.
이들이 붙잡히고 결국 살인죄로 평산은
죽음을 맞게 되는데...
평산의 아내 함안댁이 너무나 불쌍합니다.
평생 남편 잘못 만나 고생하고서
결국 살인자의 아내로 사느니 죽음을
택하고 자살하는 함안댁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두 아들을 남겨두고 자살을 하네요.
함안댁과 임이네의 상반된 모습이
너무 대조되어 보였습니다.
칠성이 살인을 직접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한몫 챙겨보려 한 나쁜 마음에서
가담한거는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야 했을텐데...
억울하다고만 하니 마을사람들도
동정의 마음조차 없어지고 말았지요.
2권 마지막 함안댁 무덤 장면은 눈물이 나고
슬프네요.
함안댁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자랄까?
걱정되면서 3권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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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2월 08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이번주 저는 다낭 여행을 다녀왔어요.
월요일 출발해서 금요일 도착했지요.
근데 화요일 밤에 네이버 뉴스에서 비상계엄령
뉴스를 봤어요.
너무 놀랐지요.
전쟁 나는건가?
근데 대통령의 일방적인 계엄령이었고,
그날 밤 내내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며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제일 걱정인것은 아들의 군입대 문제였어요.
12월 3일 3시까지 입대 지원 마감이더군요.
아들은 내년 3월에 입대하려고
육군 의무병, 공군, 해군
세군데를 모두 지원한 상태입니다.
곧 1차 발표가 나고 화상 면접보면
최종 확정되어서 3월에 입대하는겁니다.
이런 시국에 군대 가도 되나?
걱정되어서 저는 취소방법을 급하게 찾아봤어요.
최종 발표가 나면 어렵지만,
1차발표후에는 취소가 가능한가 봅니다.
그래서 급히 아들한테 톡해서 취소가능하면
취소하자고 했습니다.
아들도 비상계엄이 뭔지 모르니까
'비상계엄이 뭐야' 묻는 겁니다.
'서울의 봄' 영화 봤잖아.
거기서도 비상계엄상태였어.
군대 민간인들 다 위험한 국가 혼란상태에
내리는거야.
5.18을 책으로 영화로만 접해본 저도
무서웠지만, 아들은 그 마저도 더 모르지요.
얼마전 읽었던 '소년이 온다' 한강 소설도
떠오르더군요.
우리나라가 이지경이 되니
싱가폴 사는 언니도 톡으로 걱정이 한가득입니다.
주위에 군대보낸 엄마들 엄청 걱정하고 있다고...
다행히 비상계엄은 신속히 국회에서 움직여
조기종료 되었지만, 그 원인인 대통령탄핵이
되지 않고 있어서 언제 어떤일이 생길지
너무 불안합니다.
아들에게 군대 미뤄보자고 설득했는데,
아들은 이미 마음먹고 군대가려 했기에
번복하기 싫은가 봅니다.
군대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학교다니고
싶다는데...
이런 작은 바람도 마음 졸이며 군대를 보내야 하는
엄마 심정이 너무 안좋습니다.
어제는 싱가폴언니가 영상을 보내줬습니다.
군대보낸 아버지가 군에 있는 아들과
통화한거라고요.
언니는 그거 듣고 눈물 난다고 하는데,
저도 그 아들 음성이 꼭 철없는 우리 아들같아
눈물이 납니다.
up
https://youtube.com/shorts/4QS1iWZEVU8?si=rwkpooBhF5fJ55up
빨른시일에 불안한 시국이 안정될수 있길 바랍니다.
법과 질서는 국민만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자들이 더 지켜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을시는 국민이 권력을 주지 않는다는것을 알도록 해야겠습니다.
어제 오늘 내내 뉴스보면서
답답한 마음에 몇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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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1월 30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박경리 작가의 대하 소설 '토지'를 읽게 될줄
몰랐는데, 노트북님과 딸기님의 후기를 보며
자연스럽게 책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혼자서는 이렇게 긴 소설을 도전하지 못할것
같아서, 이번기회에 나도 한번 읽어보자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저는 한주에 한권을 읽지는 못할것 같고,
2주에 한권 읽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소설은 처음엔 사투리 적응이 쉽지 않았는데,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구수한 사투리에
스며드는듯 했습니다.
1권에는 전체적으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들간에 많은 사연이 숨어 있는듯이
암시를 하고 있기도 하고요.
특히 구천과 별당아씨의 이야기는 궁금증만
증폭된 상황입니다.
소설의 배경지 경남 하동 평사리에
최참판댁과 그에 소속된 노비들
그리고 마을 작인들과 향반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에서 작은 시골마을이
연상됩니다.
제가 가장 인상깊은던 것은
이시절이라 그런지 아니면 시골이라 그런지
식사때가 되었을때 이웃이 찾아오면
꼭 식사를 하도록 권하는 모습에서
훈훈한 인심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최참판댁에는 손이 귀한데,
그 많은 재산을 모두 남자들이 아닌
부인들이 일구었다는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재산을 일구는 과정이 흉작이 들었을때
주민들에게 쌀을 내어주는 대신 전답을
가져가는 방식이 좀 비겁하고 몰인정한
방식이기는 했으나, 돈없는 양반보다는
재력있는 양반가를 일구고 살아가려는
여인들의 의지가 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용이와 월선의 이야기는 이루어 질수 없는
첫사랑의 애틋함이 엿보였습니다.
아무리 무당의 딸이더라도
서로 좋아하는 사이를 갈라 놓은
월선엄마가 이해가 안가기도 했습니다.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하게된
월선도 용이도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결혼생활을 하지 못하고
힘들게 살게 되었고, 결국 피해자는
강청댁 같이 남편이 있어도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사는 상대 배우자들도 피해자가
되고 마니까요.
서희엄마 별당아씨의 이야기는
앞으로 나오겠지만, 1권에서는
자식(서희)이 있는데도 다른 남자를 따라
나섰다는 것이 이해가 안갔습니다.
앞으로 이야기에 제가 이해할만한
사연이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그리고 윤씨부인이 아들 최치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지도 의심이
됩니다. 아들이 바라는 어머니로서의
따뜻한 사랑으로 잘 대해주지 못한것
같거든요.
1권은 이처럼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들을
많이 내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내용들이 많으니까
기대하면서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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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1월 15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한강의 채식주의자 책 안에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세편의 연속된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채식주의자는 주인공 영혜의 남편시점에서,
몽고반점은 영혜의 형부시점,
그리고 나무불꽃은 영혜의 언니 인혜 시점에서
전개되는 소설입니다.
주인공 영혜의 시점이 없는 소설이다 보니
주변인들을 통해 영혜를 유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편 몽고반점에서 영혜의 형부와
영혜가 온몸에 꽃을 그리고 비디오 아트를
촬영합니다.
그 뒤 이야기가 나무불꽃에 연결 되는데요.
그 비디오 영상을 언니 인혜가 발견하고
영혜는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되고,
인혜 남편은 정신은 이상없었지만
인혜랑 헤어지게 됩니다.
이 스토리가 보통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상황입니다.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처제와 형부의 불륜인가?
불륜으로 보기도 힘듭니다.
영혜는 형부와 어떤 정신적 교감도 없기때문입니다.
형부는 예술을 하는 사람인데,
이정도는 예술로서 허용이 된다는건가?
그러나 이런 예술이 타인에게 어떤 영감을
줄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영혜는 육식을 거부하는 채식주의자 인데
다른 사람의 말은 잘 듣지 않으면서
왜 형부의 꽃 페인팅한 육체를 통한
비디오아트 촬영은 허용했을까?
그리고 마지막에는 형부와 성교까지
담긴 영상을 만드는것 까지 하게 됩니다.
이게 예술이라고?
나중에 언니 인혜에게 이 영상을 들키고,
결국 119로 두사람은 실려갑니다.
저로서는 이 소설이 잘 이해가 안가지만
인혜만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인혜는 영혜랑 같은 부모아래에서
성장합니다.
가부장적이고 가끔 폭력적인 아버지 아래에서
3형제는 맞고 큽니다.
아들은 아버지께 맞은 스트레스를 동네 친구들을
패는걸로 풀고, 언니 인혜는 어머니를 도우며
아버지 술국도 가끔 끓여 주어서 아버지가
인혜한테는 덜 폭력적인데, 눈치도 없고
살갑지도 않은 둘째딸 영혜는 아버지의 매를
고스란히 맞으며 어디 풀지도 못하고 큽니다.
아마 어린시절의 이러한 가정환경이 영혜의
정신세계를 힘들게 한것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인혜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현실에 잘 적응하며
헌신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여동생 영혜가 입원한 정신병원에 가서
돌봐주고 있습니다.
다른 가족들은 모두 외면하고 마는데도요.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이렇게 생각합니다.
p230
시간이 훌쩍 흐른 뒤에야 그녀는 그때의 영혜를
이해했다. 아버지의 손찌검은 유독 영혜를 향한 것이었다. 영호야 맞은 만큼 동네 아이들을 패주고 다니는 녀석이었으니 괴로움이 덜했을 것이고, 그녀 자신은 지친 어머니 대신 술국을 끓여주는 맏딸이었으니 아버지도 알게 모르게 그녀에게만은 조심스러워했다. 온순하나 고지식해 아버지의 비위를 맞추지 못하던 영혜는 어떤 저항도 하지 않았고, 다만 그 모든 것을 뼛속까지 받아들였을 것이다. 이제 그녀는 안다. 그때 맏딸로서 실천했던 자신의 성실함은 조숙함이 아니라 비겁함이었다는 것을. 다만 생존의 한 방식이었을 뿐임을.
주인공 영혜는 이런 폭력적인 가정의 희생자였던겁니다.
그리고 인혜도 마찬가지이고요.
가해자는 아버지인데도 인혜는 본인도 저항하지 못하며 방관만 했다 생각하면서 영혜를 구해주지 못한것을 자신의 잘못으로 뉘우치기도 합니다.
결국 영혜는 정신병원에서 육식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을 거부하고 몸이 말라가서 죽음을
맞고자 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그 어떤 해로움도 끼치지 않는
나무가 되고 싶어합니다.
단지 물과 햇빛만 있으면 살수 있고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이로움만 주는 나무와 자신을 동일시 합니다.
사람은 이렇게 살면 결국 죽을수 밖에 없는데...
이런 동생을 보면서 인혜는 자신이 이런상황을
바꾸고 싶지만 바꿀수가 없습니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선택을
바꾸었으면 상황이 달랐을까 스스로 자책하며
인혜도 세상살이에 점점 지쳐갑니다.
그러나 인혜는 영혜처럼 나락으로 떨어질수가
없습니다.
아들 지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책임지고 사랑해야하는 아들이 있기에 인혜는
모든 힘든 현실을 견디고 성실히 하루하루
버티어갑니다.
결국 이소설은 가정폭력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같은 환경에 노출 되었더라도 개인의
위치나 성향에 따라 극복의 한계가 다르다는것도
제시합니다.
많은 TV프로그램들 중에서 오은영박사님이
진행하시는 부부관계나 자녀문제관련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그 뿌리에는 언제나 어린시절 부모로 부터 겪은 상처들이 발단이 되어서
결혼후 문제를 일으키거나 자녀양육 방식에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저도 커오는 과정에서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서
겪은 부모님에 대한 약간의 불만들이 있었고,
이 불만을 표출하기 보다는 내가 좀 더 잘 해야하는
위치라는걸 스스로 깨닫고 잘 하려고 애써면서
살아온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 주장보다는 주위를 살피는 성향이
내 안에 자리 잡았고,
자책하는 경향도 많아지고(인혜처럼),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다다랐을때
다른사람의 의견을 먼저 묻게 되고
살아가며 주체적인 삶을 못살고 있구나
느낄때도 많습니다.
이런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내 가치관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는 생각에
독서로 도움을 받고 있는것 같습니다.
같은 부모 아래에서 컸어도 위치가 다르다 보니
형제간에도 다들 다른 성향으로 클수밖에 없는
거지요.
그러나 이런 상황은 어느 가정에서나 흔히 있지만,
가정폭력만은 예외인듯 합니다.
육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한 아이들이
나중에 어떤 결말로 나타날지 그것은 아무도
모르기에 부모로서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는 사회적인 폭력도 암시되어
있습니다.
채식주의자 라는 특이한 상황을 설정했지만,
그 외에도 특이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없는 사회환경임을 느낄수
있습니다.
모든것이 다 갖추어져야만 행복하고
그중 하나라도 빠지면 불행하다는
안나카레니나 법칙(행복한 가정은 모두 엊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 이유가 다르다)을 총균쇠에서도 언급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모든 조건이 만족할 수가 있을까요? 한두가지 부족하더라도 내가 가진것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작은 행복을 자주 느끼며 살아가는것이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인데 더 낫게 사는게
아닐까 생각하며...
후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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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1월 10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채식주의자'는 지난번 제가 읽고 후기를 적었던
'몽고반점'의 앞편 이야기입니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세편이 주인공 영혜를 둘러싼 연속된
이야기였습니다.
아직 뒤편 '나무불꽃'은 읽지 못했습니다.
다음주에 읽고 나머지 후기를 쓰고
오늘은 일단 '채식주의자'를 쓰겠습니다.
채식주의자를 읽으며 제가 과연 주인공 영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작가의 시선에서 이해해 보려고
합니다.
한강 작가는 왜 일반적이지 않아 보이는
영혜라는 인물을 설정하여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이런 관점에서 생각하니
영혜라는 인물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영혜는 어느날 무서운 꿈을 꿉니다.
피가 가득한 고깃덩어리들 속에서 헤메다가
자신이 온몸에 핏투성이가 되고 본인이
먹었는것 같기도 한 핏덩어리 고기들을
꿈에서 봅니다.
그리고 그날 부터 영혜는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또 다른 꿈은 영혜가 어릴적 자신의 다리를
물은 개를 아버지가 오토바이에 묶어서
끌고 다니다가 핏투성이가 되어 죽게하고
그 개고기를 온가족이 나누어 먹습니다.
영혜도 먹었고요.
어린시절 강렬했던 충격 때문에 꿈을 꾼것인지
모르지만, 그 꿈 이후로 영혜는 육식을 거부하는
일명 채식주의자가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을 옭아매는 듯한 브레지어도
안하고, 남편과의 잠자리도 거부하고,
온통 그녀의 생활은 정상이 아닌듯 보입니다.
채식주의자 편은 영혜의 남편시점에서 소설이
전개됩니다.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지극히 평범한 남편은
영혜가 너무나 평범해서 편할것 같은 여자라
결혼을 합니다.
그럭저럭 평범한 결혼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아내가 변합니다.
집안의 고기를 온통 버리고 육식을 일체 하지
않고, 잠도 잘 못자서 여위어 가는 아내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영 불편합니다.
그래서 처가집 장모와 처형께 사실을 알립니다.
장모 생신날 온가족이 처형네에 모여 식사할 시점에 일이 벌어집니다.
영혜가 음식을 제대로 먹지 않자,
설득도 하고 걱정도 하고 했지만...
끝내 먹지 않는 영혜에게 성질급한 아버지가
딸의 빰을 때리고,
탕수육을 손에 쥐고 영혜 입에 우겨넣습니다.
영혜는 거부의 몸짓 끝에 칼로 자신의 손목을
긋습니다.
남편은 이런 부인이 정말 많이 불편합니다.
여기까지는 영혜를 둘러싼 온 가족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여기서 가장 충격인것은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태도입니다.
굳이 먹지 않겠다는 육식을 끝내 억지로
먹여야 했을까?
우리네 엄격하신 부모님 세대에는
자식은 무조건 부모님께 순종해야하는
유교의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지요.
그래서 딸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는
가족들은 모두 자신들의 방식으로 딸을
설득하려했고요.
영혜도 조금은 과장된 면이 있어보이지만
작가는 왜 이런 인물을 주인공으로
했을까? 생각해 보게되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우리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한것들이 정말 정상이 맞나? 라는
의문을 품게 하려고 했을까?
왜 육식을 거부하면 안된다는걸까?
건강이 걱정이 된다면 좀더 건강한 채식을
권할수도 있는것인데...
우리가 갖고있는 가족간에 걱정이 되어서
한 충고나 당부들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압박이고 폭력이 될수도 있음을 시사해 주는것
같습니다.
사람은 다양하고 여러 모습으로 살 수도 있는데,
다르다는 이유로 삐딱하게 보고,
소외시키거나 강제로 바꾸려고 한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족중 어느누구도 영혜의 입장을 이해해 보려고
했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입장에서 영혜를 바꾸려고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저는 영혜가 인간의 폭력성과
잔인함에 구역질이 나서 육식을 거부한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얼마전 불교대학에서 배운 내용중에
싯다르타가 새가 벌레를 쪼는 모습을 보고
왜 하나가 살기위해서는 하나가 죽어야 하는지?
고뇌를 하며 출가를 하게 되는 모습을 봤습니다.
인간이 살기위해 그 많은 동물들을 무차별적으로
사육하고 죽여서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 동물은?
초식동물도 풀과 식물을 먹고 살아갑니다.
자연의 생태계는 자신이 살기위해 어떤
다른 생명이 죽이고 맙니다.
여기까지 생각이 다다르니
살기위해 죽이는 과정의 연속이 되네요.
그러나 살기위해 죽이는건 최소한이
되어야지 그 이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낯선 소설로 비정상을 규정해 버리는
우리사회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정상 비정상을 규정할 수 없고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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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1월 04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1장 어린새'를 읽은후....
이 소설은 '나'가 없고 '너'가 있습니다.
주인공이 2인칭입니다.
이 글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영화가 있습니다.
'쉰들러리스트'.
유대인 학살 흑백영화인데, 모두가 흑백인데
작은 꼬마소녀가 빨간원피스를 입고 나옵니다.
꼬마소녀는 주인공이 아니지만,
주위에서 모든것을 관찰하고 있는듯 합니다.
'소년이 온다'의 '너'도 비슷한 설정같기도 했고,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영화 장면을 떠오르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너는 친구 '정대'가 가까이에서 총에 맞는 장면을
목격하고 무서워서 피합니다.
친구곁에서 친구를 보살피면 너도 친구처럼
될까봐 두렵습니다.
친구처럼 다른 사람들도 총과 무기에
무차별 공격을 당합니다.
그래서 결국 시신이 되어 나란히 보호자를
기다립니다.
너는 시신들이 보호자 곁으로 갈수 있게
도움을 주며 친구를 찾습니다.
그러나 친구도 친구누나도 모두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2장 검은 숨'을 읽은 후...
처음에 '나'가 없는줄 알고 읽다가
2장에는 '나'가 나옵니다.
'너'의 친구인 '나'는 죽은 영혼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이 죽은 영혼으로 나온다니...
기존에 보지 못했던 형식이라 새롭습니다.
5.18 광주사태로 희생된 시신들 가운데 한명인 '나'는
너무나 소박하고 평범한 소시민입니다.
이런 '나'에게 '왜?' 라고 밖에 질문할수
없는 현실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나'는 주위의 여러 시신들 사이에 층층이
끼어서 내가 아는 사람을 찾아봅니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것 같아 외롭습니다.
이렇게 외로운 죽음을 맞은 나는.
왜 죽었는지 이유를 모릅니다.
생명이 태어남에는 이유가 없지만,
죽음에는 이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당연히 모든 인간은 죽지만,
병으로든 사고로든 이유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 나는 왜?
국가가 이런 평범한 소시민을
이렇게 비참한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3장 일곱개의 빰' 을 읽은 후
3장에는 그녀가 나옵니다.
그녀의 나이는 24세.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대학을 중퇴하고
소규모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언론 규제가 심했던 전두환 정권시절.
81년부터 88년까지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낸 이 인물은 그 기간 자신이 쿠테타로
잡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언론을 통제하고
문화예술인들을 통제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저지른 일들이 알려지면
안되니까요.
3장의 그녀도 그런 시절에 겪은 일들이
개인에게 어떤 상처들을 남겼는지 보여줍니다.
그녀는 왜 이유없이 일곱뺨을 맞고
고통속에서 하루하루 맞은 뺨들을 잊어려
애써야 했을까요?
잊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걸
알아서 그랬는지...
개인의 힘은 미약했지만, 끊임없이
민주화를 외치며 대학가에서 했던
데모들이 오늘날 우리가 조금은 언론의
자유를 획득한것인지?
아니면 지금도 여전히 현 정권에게
불리한 뉴스들이나 정보매체들은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지?
그래도 이제는 여야가 분명 다른 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이것이 진정 국가와 시민을
위한것인지 일개 정치인 개인의 이득을
위한것인지...
89학번인 제가 대학시절에 봤던
그 많은 대학현장에서의 구호와
외침들이 잠시 떠오르면서
저는 데모현장 그 뒤편 어딘가에서
'지켜보는 이' 였을뿐이었네요.
'4장 쇠와 피'를 읽은 후
4장은 광주사태때 계엄군에 맞서 항거하던
대학생 시민 진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인간의 권력욕을 만족시키기 위한 희생의
댓가가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것인가?
진수는 충분히 당시 현장에서 도망갈 수
있었는데도 되돌아 왔습니다.
무엇이 그를 안전하지 않은 그곳 도청에
돌아오게 한것일까?
"p116
자신이 완전하게 깨끗하고 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진수는 보석 같은 양심의 소유자였기에
되돌아왔나 봅니다.
그리고 그해 감옥에서의 여름과 가을.
그들이 겪었던 몇달간의 학대가 그들의 인생을
어디로 몰고 갔는지.
진수와 영재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인간은 유리와 같아서 한번 금이 간 상태에서는
결코 그 전 상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희생이 뒤받침 되고서야 오늘이 있었구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역사는 과거부터 줄곧 반복됩니다.
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반복되나 봅니다.
저는 어린 아가의 순수한 눈동자를 보며
인간의 '성선설'이 맞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사회에서 살아 남으려고, 악하게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나 봅니다.
인간의 유전자 깊숙한 곳에 '성악설'이 박힌 채 태어나고...
어느 순간.
개인의 이익을 위한 그 순간에 그것이 발동되나 봅니다.
"p134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우리들은 단지 보편적인 경험을 한 것뿐입니까?
우리는 존엄하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
언제든 아무것도 아닌 것, 벌레, 짐승, 고름과 진물의 덩어리로 변할 수 있는 겁니까?
굴욕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되는 것.
그것이 역사 속에서 증명된 인간의 본질입니까?"
작가는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5장 밤의 눈동자'를 읽은 후
5장에는 광주사태 이후 20년이 지난후
그날의 증언자들을 찾아서 인터뷰를
요청하는 윤이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증언자 10명중 2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8명의 증언자중 7명은 이미 인터뷰를 허락해서 진행중이고...
나머지 한명.
마지막 한 여자의 증언을 얻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날의 기억을 다시 되새겨서
증언한다는것이 너무나 힘듭니다.
그녀가 광주사태 이후 살아온 20년의 세월도
녹녹치 않습니다.
광주사태로 수감되고 그곳에서의 며칠간 겪었던
치욕적인 성고문으로 그녀는 정상인으로
살기에는 돌이킬수 없는 상처를 안고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여공이었고, 자신들도 존엄한 인간이기에
노조에서 잠시 활동한것이 다였지만,
광주사태때 시민의 한사람으로 참여한것이
빨갱이라는 누명을 받고
누군가의 감시를 받으며 살게됩니다.
그렇게 나마 살아난것이
그날 죽어서 희생된 사람들에게는 또 미안함을 느끼며
그날의 죽음들을 늘 생각하고
악몽으로 그들을 맞대하곤 합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한 여자의 일생을
국가가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을
국가는 이제는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를 해야합니다.
지금 사과한들 그녀들의 인생이 보상될 수는 없겠지만
미래의 또 다른 그녀들이 만들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무조건 권력자가 불리한 상황이 되면
빨갱이라는 누명을 씌워 한 사람의 일생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그런일들이 반복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우리의 현대사는 이런 일들의 연속이었고,
그것을 깨치기위한 희생들로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는데,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 진다는것을
이 소설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6장 꽃핀 쪽으로' 를 읽은 후
6장에는 동호 할머니와 가족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문간방 삭월세를 사는 친구 정대와
즐겁게 살던 어린 중학생 동호.
광주 사태로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동호는
친구의 시신이라도 찾겠다고 도청에 남아 있다가
계엄군의 손에 총 맞아 죽고 맙니다.
동호를 데려 오려고 필사적으로 애썬 할머니와
작은형은 결국 동호를 못만나고,
데려올수도 없었고...
다음날 싸늘한 시신으로 동호를 대합니다.
무슨 잘못을 어린 학생이 했나요?
할머니는 또 무슨 잘못을 했길래 어리고
귀한 손주를 잃어야 했을까요?
광주시민들은 그것을 묻고 있습니다.
모두 비슷하고 슬픈 사연을 가슴에 안고서요.
그 가족들은 모두 같은 아픔을 품고서
오늘도 이곳저곳에서 겨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아픔을 남긴 군부 독재자 전두환은
결국은 사과도 없이 잘 살다가 갔습니다.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우리는 이런 일을 또 다시 겪지 않기 위해
5.18 광주를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 를 읽은 후
에필로그를 보고 이 소설 속 인물들이
작가의 고향 집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였음을 알았습니다.
작가가 서울로 이사 온 후에 광주사태가 벌어진겁니다.
그러니까 작가의 집이 조금만 더 늦게 서울로 왔더라면,
작가가 광주에 그당시에 살았더라면,
이 소설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작가 본인의 이야기일 수 도 있는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계엄군이 광주가 아닌
내가 사는 지역으로 왔었다면 내 이야기 일수도 있는거구요.
이처럼 작가는 우리 이웃의 아픔을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그리고 역사는 반복되지만,
이 속에서 우리가 번복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려줍니다.
한강 작가는 저랑 비슷한 연배에
동시대를 살아온 비슷한 정서의 사람입니다.
나와 다른점은 그녀는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나서 9살 까지 살았었고,
나는 경상도 어디쯤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1980년 5월 18일에 있었던
'광주 사태'를 저는 아무것도 모른채
자랐고, 대학을 다니면서 알게됩니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이런일을 모르고 살아올수 있었다니...
우리가 살아온 시대가 이러한 시대였고,
지금은 내가 아는것이 얼마이고
또 모른것이 얼마인지 모른채
삼삼오오 곁에 있는 누군가들과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 과거의 사실을 소설로 접해도
용납이 되는 시기여서 다행이고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개인의 감성을 섬세히 묘사한 책이
세계인의 자랑인 노벨상에 이름을 올리고,
우리는 난해한 번역없이 작가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끼며
어렵지 않게 노벨상 수상작을 읽을수 있어서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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