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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8월 10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이번주에 저는 '사람을 안다는 것' 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얼마전에 가입한 오프라인 당근 독토모임에서 내일(월요일) 토론하는  책으로 선정되어서 제가 참석하기로 했기 때문에 읽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읽던 '토지'는 다음주에 읽어야 할것 같습니다. 이 책 표지에 '서로를 깊이 알면 우리의 세계는 어떻게 넓어지는가' 라는 문구가 마음에 들고 궁금해져서 이책을 읽고 독토를 참석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일 있을 모임에서 다른 분들은 이 책을 읽고 무엇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궁금해 집니다. 제가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것은 책 제목과 목차들 제목은 너무 좋았는데, 제목에 비해서 내용은 많이 와닿는 느낌이 조금 덜한 것 같습니다. 저자가 자신의 주장을 뒤받침하기 위해 너무 많은 사례를 들고 다른 사람의 말이나 다른 사람의 저서를 너무 많이 인용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조금은 산만한 느낌이 들었고 집중이 잘 안되는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 평점은 조금 낮습니다. 제가 인간관계에 대한 책을 많이 좋아하는데,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도 있는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문구는 P76 "한사람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남에게 기꺼이 공유할 수 있으려면, 다른 사람이 이를 존중해 줄 것이 보장되어야 한다. 드러내기 어려운 나의 진실을 다른 사람이 존엄하게 바라봐 준다는 사실, 내성적인 신중함을 존중해준다는 사실을 확인한 다음에야 비로소 내밀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서는 상대가 나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존중해 줄거라는 믿음이 있을때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저 또한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할때 그런 사람에게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낼수 있습니다. 섣불리 나의 이야기를 꺼내서 평가받는 기분이 들면 괜한 이야기를 했구나 후회하는 경우도 있었던것 같습니다. P124 "어떤 것에 대해 내가 하는 말을 누군가가, 그 말의 의미를 분명하게 알아들을 때까지 귀를 기울이고 들어주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자주 만나지 못하는 매우 드문 경험이다. 우리의 목표는 이런 경험을 늘리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상대방의 말에 진심을 다해 경청해 주는 사람은 드물고 매우 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자신의 말을 쏟아놓기 바쁜 사람들이 많은것 같기도 하거든요. 이곳 독서후기 모임에 계신 분들은 상대에게 진심을 대해 글을 읽어주고 댓글을 달아주시니 속마음 이야기도 서로 잘 주고 받을 수 있는것 같습니다. P113 "좋은 대화란 대화 나누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무언가를 탐구하는 행위이다. 누군가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생각을 말한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  그 생각의 핵심을 포착해서 그것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제 기억을 토대로 관점을 제시하고, 상대방의 피드백을 기다린다. 이처럼 좋은 대화는 상대방이 예전에는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하도록 자극한다. 한사람의 일방적인 말은 '강의폭탄' 또는 '지루한 폭탄'이 된다. 이 폭탄을 던지는 사람은 자기가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강의를 한다. 전화나 만나서, 내 생각에는 하나도 관심이 없고 자기 말만 줄기차게 내뱉는 사람과는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 이글을 읽고 제가 만나는 사람중에도 '지루한 폭탄'을 투하하는 사람이 있었던것도 같고  그런 사람과는 되도록이면 만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게 관심을 가지고 제 생각도 들어줄 사람을 만나야겠고 저도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즉 대화가 잘 되는 사람이란 '티키타카' 잘 되는 사람인것입니다. 함께 무언가를 탐구하는것은 무척 즐거운 일인것 같습니다. 공동의 경험을 함께 하면 서로 윈윈하는 관계가 형성될듯 합니다. P344 "타인을 깊이 들여다보는 이야기 사례가 있습니다. 친구가 자기 딸이 2학년으로 올라간뒤 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힘들어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선생님이 그 아이에게 "너는 어떤 말을 하기 전에 생각을 깊이 하는 습관이 있어. 그건 정말 잘 하는거야" 라고 칭찬 한마디를 해주었는데, 이 한마디로 딸의 학교생활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 아이가 자기의 약점으로 인식했을 수도 있는것을 오히려 과묵함을 장점으로 인식하게 바꿔준 선생님이 타인을 제대로 잘 바라봐 주었기때문에 이런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것입니다." 아이가 말을 늦게하는 것을 보는 이에 따라 답답하다고 느낄수 있을텐데 신중하다고 표현해 주시는 선생님 덕분에 사소한 칭찬 한마디가 한 아이의 삶을 바꾸어 주었네요. 타인을 바라볼때 열린 마음으로 깊이 인내하며 관심있게 들여다 봤기 때문에 가능했던것입니다. 이 책 중반에 책 저자의 친구가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친구는 행복한 가정이 있는 두아들의 아빠이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안과 의사였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우울증에 걸릴 사람이 아닌 아주 용감하고 성격좋은 친구가 어느날 우울증이라는 병에 걸렸고, 말하고 글쓰는 직업을 가진 저자 조차도 이 친구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친구는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3년간의 우울증으로 더이상은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자살을 선택한 것입니다. 친구는 우울증 치료를 위해 유명한 의사들의 진료도 적극적으로 받았지만 소용없었다고 하네요. 저자가 친구를 잃고 깨달은것은 우울증 환자에게는 기운을 북돋는 것을 할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환자의 말을 들어주고 존중하고 사랑하는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를 포기하지 않고 버려두고 떠나지 않을것을 친구에게 보여야 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울증은 누구에게도 올 수 있는 감기 같은 병일 수 있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의 곁에 함께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큰 위안이 될 수 있고 그의 말을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사람의 관계에서 경청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또 다시 깨닫게 됩니다. 책 후기가 너무 산만한 느낌입니다. 제가 책을 읽으면서 산만해서 그런것 같네요. 산만한 후기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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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8월 03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이번주에 저는 아들이 휴가를 나와서 강원도 정선으로 가족여행을 3일 다녀왔습니다. 아들과 함께한 휴가라 무더위에도 좋았습니다. 너무 더우니까 여행동선이 맛집과 시원하고 뷰 좋은 카페를 주로 다녔습니다. 아들이 어릴때라면 워터파크라도 갔을텐데 해군 아들을 휴가에 물놀이장 데려가는건 아닌것 같아서 시원한 실내에서 맛있는거 먹고 휴식하는 여행을 했습니다. 여행중 삼척 해수욕장쪽에도 갔었는데, 그곳 카페에서 동해바다로 들어오는 해군 함정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네요. 아들이 타는 배는 저희가 본 배보다 훨씬 더 크다고 말해서 놀랬습니다. 저희가 본 배도 멀리서 봤지만 규모가 컸거든요. 그리고 여행 다녀온후  하루 쉬고 다음날 금요일에 아들은 군대에 복귀를 하였습니다. 2주간의 긴 휴가를 끝내고 복귀하려니 아들도 마음이 많이 무거웠는지, 복귀 이틀전부터 군대 들어가기 싫다고 말하는데, 안쓰러워서 혼났네요.ㅠ 처음 훈련소 갈때 만큼은 걱정은 덜 되지만, 그래도 자유가 없는 군대생활이 힘들긴 하니까 보내는 마음이 좋지는 않습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다음 휴가때 보자고 하고 서울역으로 데려다 줬네요. 이렇게 일주일을 보내다 보니 이번주 독서는 조금밖에 못 읽었는데, 조금이라도 읽은 부분 후기 남기겠습니다. 토지 13권 중반에는 조용하와 조찬하 임명빈이 한자리에 앉아서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일본문단의 이야기를 잠시 나눕니다. 여기서 임명빈이 일본문단에서 나쓰메가 아직 왕이냐고 조찬하에게 묻자 찬하는 왕이 아니라 황제라고 말합니다. '칙천거사' 사상에 이르기까지 길이 왜 그렇게 험난했는지 명빈이 찬하에게 묻습니다. '칙천거사'는 나쓰메소세키의 철학사상인가 봅니다. 하늘을 본받고 나를 버리는 사상인데, 즉 사심을 버리고 몸을 천지자연에 맡겨 사는것을 말하며 종교적 깨달음이라는 해석도 있고 나쓰메가 만년에 사용한 말이라고 합니다. 찬하는 나쓰메가 톨스토이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스웨덴 작가 스트린드베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평합니다. 나쓰메의 작품세계에서 일관된 추구는 에고이즘이었고, 에고이즘의 가시덤불을 낫 들고 들어가서 간신히 빠져나온 길이 '칙천거사'라고 찬하는 말합니다. 모리 오가이 작가도 일본인 치고는 드물게 뼈대가 크고 힘찬 작품세계, 완벽함을 아울러 가진 견고한 이상주의를 갖춘 진짜 황제라는 말도 합니다. 소설에서 이 세인물이 작가들에 대해서 평하는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박경리 작가의 견해겠지요? 그리고 스트린드베리 라는 스웨덴 작가를 언급해서 새로운 작가에 대한 궁금함도 생깁니다. 그리고 모리 오가이 라는 일본 작가도 관심이 생기고요. 이렇게 토지 소설을 통해 새로운 작가들을 알아가는 것이 새롭고 좋습니다. 다음기회에는 새롭게 알게된 작가들의 작품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이 세사람은 문단의 얘기로 시작해서 의상, 건축물, 민족성 까지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며 이야기 나눕니다. 일본 민족의 단순성은 단순함에서 오는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계속 덧붙이는 경향을 띄고 조선민족은 복잡성으로 인해 대담한 생략을 시도한다고  합니다. 생략은 근원을 찾아서 불필요한 것을 쳐내 버린다는 겁니다. 이렇게 민족성을 통해 나오는 문화예술의 경향을 이야기해주니까 요즘 제가 미술관을 다니며 봤던 겸제 정선의 산수화에서 여백의 미가 너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도 잠시 생각이 났습니다. 정선의 산수화도 생략을 통해 내가 드러내고 싶은 것을 강조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일제시대때 일본이 강국이 되고 조선이 약소국이 된 연유가 어디있는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는데, "결핍이 오늘 일본을 강국으로 만들었고 잉여상태로 하여 조선은 망했다. 정신을 두고 한 말입니다. 물질적인 얘기는 아닙니다. 개개인의 결핍은 전체를 풍요하게 하고 개개인의 풍요는 전체를 결핍으로 몰아넣고..." 조찬하가 일본여인과 결혼하여 일본에서 살면서 한국과 일본에 대해 객관적으로 느낀점을 이렇게 말합니다. 이 대화를 통해 개개인의 민족으로 볼때는 일본보다 조선이 훨씬 앞선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나라는 안정된 국가 기반(안보, 정치적인 측면)만 잘 조성된다면 이런 우수한 개인의 역량을 통해 그 어떤 나라보다 창의적이고 앞선 민족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최근 전세계에 한류문화를 이끌어 가는 현상들이 그 결과로서 나타난다고 생각됩니다. 책을 많이 못읽고 후기를 올리게 되어 죄송스런 마음이지만, 조금이지만 쉬지 않고 읽는것에 의미를 두겠습니다. 담주에는 비소식이 있는데, 비 피해 없이 무더운 여름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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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7월 27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한복이를 향한 세상인심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로 인해 살인자 자식이라는 명패를  달고 세상의 비난을 감수하며 힘겹지만 숨죽이고 기죽고 동네 사람 눈치보며 머슴처럼 살던 한복이가 아들 영호가 학생으로 상급학교 공부를 한다니까 이웃들이 시기하고 못마땅한 눈치를 줬는데, 그런 영호가 일제에 항거하는 학생운동의 주동자로 감옥에 갖히게 되자 한복을 향한 인심이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한복을 영웅의 아버지로 대우해 주는듯 싶게 동네 인심이 바뀌는 모습에 한복의 위치가 살인자 아버지로 인해 바닥을 쳤다가 독립운동가 아들로 인해 대우를 받습니다. 한복이 4개월간 용정을 다녀오며 멀리 보이는 고향땅을 보고 느끼는것이 그립고 푸근한 것이 아니라 너무 아득하고 차갑고 외로움에 치가 떨리는듯 느껴지는 심경을 작가가 묘사하셨는데, 어릴적 홀로 견뎌야 했던 이웃들의 차가운 설움이 끝없는 외로움의 원인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동네 이웃이 한복의 아들 영호가 상급학교에 진학했을때 나타내는 시기심은 어쩌면 인간 본성이 이런건가 싶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조금 잘 되었다 생각될때 그것은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고 나와 처지가 다르다 생각되는 사람이 잘 되면 시기 질투가 아닌 그냥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는 합니다. 그런데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내가 아예 쳐다도 보지 못하게 성공한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그것은 내가  이런 사람을 안다고 자랑스러워 하며 성공한 사람을 자기와 가까운 사람이라고 자랑하며 다니기 일수입니다. 참 우스운 일 같은데, 우리 마음속에는 이런 알량한 속좁은 마음들이 있습니다. 아들이 군에서 휴가를 나왔습니다. 아들의 보직이 처음에는 갑판병이었다가 운 좋게 보급병으로 변경되어서 하는 일이 갑판병에 비해서 아주 편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자대배치 받고 초반에 보직이 변경 되어서 아들의 이런 보직변경을 다른 병사들은 마냥 부러워만 했는듯 싶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들이 2주간 휴가를 나오면서 아들의 하루일과를 다른 사람이 대신 해 주어야 하는데 보급병은 한명 뿐이라서 다수인 갑판병 중에 한명이 아들의 일을 휴가기간에 대신 해 줍니다. 그런데 아들의 일을 대신해 주는 갑판병을 또 다른 갑판병들이 시기 질투하며 싫은 소리를 그 갑판병에게 한다는 겁니다. 군 조직안에서 아들 대신 몇일 간의 일 변경으로 조금 편안해진 갑판병이 시기 질투의 대상이 된다는 얘기를 들으니 웃픈 생각이 듭니다. 잠시 조금 편해질 뿐인데도, 사람은 작은 일에는 남과  비교하며 시기 질투를 하네요. (토지에서 한복의 이웃이 시기질투 하는 글을 읽으니 아들 군대에서의 작은 시기질투가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아들의 보직이 다들 부러울 정도로 편하다 해서 좋기는 하지만, 다른 힘든 병사들이 안스럽기도 하고, 힘든 사람들 생각해서 솔선 수범하며 작은일(쓰레기 치우는 그린맨, 설겆이 담당 등)도 나서서 같이 해 주려는 아들의 군생활 태도를 듣고 좀 흐뭇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13권에는 어린 학생들이 조국의 독립을 열망하며 학생운동을 하고 또 경찰서 유치장에 갖혀서 학생들이 어떤 생각들을 했는지가 나옵니다. 서희의 둘째아들 윤국도 유치장에 들어갔다가 나옵니다. 그곳에서 이치카와 형사가 조선의 현실은 힘의 논리로 지배되는 세계정세에서 약자로서 민족성과  문명에 있어서 미개한 상태이고 일본이 그런 미개국가의 발전을 앞당겨 실현시켜 주고 있다고 학생들 앞에서 우월감을 드러내며 일본의 은총에 감사할줄 알아야한다고 설교를 합니다. 이 말에 학생들은 우우-- 하며 괴성으로서 반항을 하고 또 학생중 홍수관이 반박의 말을 조선을 대표하듯이 똑똑하게 말합니다. 내 나라 독립을 위해 죽는 그날까지 독립운동을 계속 할것이라고요. 힘들게 살면서 자신의 뒷바라지를 하는 어머니 생각에 울컥한 마음도 있었지만, 당장 퇴학 같은 개인 일신상의 불이익이 생기더라도 독립이  없는 조국에서는 미래도 없을거라는 생각에서 순수하고 열정 넘치는 청년들이 일제에 항거를 합니다. 이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다른 학생들의 마음에 독립운동의 불은 지펴갔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민족성은 이런거라는걸 보여주는 대목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아무리 일제가 세뇌를 시키려 해도 어린 학생들도 이런 우수한 민족인데 어찌 누가 이런 민족을 말살할 수 있을까요? 환국은 조국의 독립운동에 적극 가담하고 싶은 윤국을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천천히 이성적으로 접근하길 바랍니다. 환국 역시도 엄마 서희처럼 간접적으로 독립운동하는 친구를 도와줍니다. 경찰에 쫒기는 친구 김제생을 숨겨주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환국은 아버지가 젊을때 종이었다는 사실 빼고는 모든것을 갖추고 사는 자신이 죄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나라도 없고 재산도 없는 많은 힘든 백성들을 볼때 자신은 그들보다 많이 누리고 사는 처지이다 보니... 이런 죄책감을 버리는 길은 모든것을 버리고 출가하는 길 밖에는 없다고 극단적인 생각도 합니다. 여기에 잠시 톨스토이에 대한 환국의 생각이 나옵니다. 톨스토이도 자신이 가진자의 입장에서 농민운동을 바라볼때 항상 앞장설 처지가 못된다는  생각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를 대신하는 글을 쓰면서 했던 행동이 환국이 볼때는 모순이 있는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합니다. 참으로 학생다운 순수함이 묻어나는 환국이구나 느껴졌습니다. 토지에서 학생들의 독립운동을 읽다보니 제가 대학다니던 시절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하며 학교 광장에서 깃발흔들고 시위에 앞장서던 학생들이 생각납니다. 저는 그 당시 그들을 바라만 보고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무서워서 피해 다녔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겁많은 순진한 학생이었고 광장에서 대모하던 분들은 용감하고 순수한 학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날 우리가 독립된 국가로  또 민주화된 국가로 살 수 있는것은 앞장서서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해 주신 분들 덕분이라는 생각을 잠시해 봅니다. 토지 13권은 중반 못되게 읽고 후기를 마칩니다. 7월 말 저희 가족은 아들이 휴가를 나와서 내일부터 2박3일 정선쪽으로 여행을 다녀올 계획입니다. 무더위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군에간 아들과 함께 여행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다른 분들은 휴가 계획이 어찌되시는지요? 찌는 더위를 다들 잘 극복하시고 즐거운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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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7월 20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조준구가 아내 홍씨가 죽고난후 아들 병수를 찾아갑니다. 조준구 부부는 토지에서 인간 말종 중에 최악의 사람들입니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들 병수를 부모로서 할 도리를 못할뿐만 아니라 타인 보다도 못하게 대했고, 생모는 아들을 우리속 동물로 취급하며 가혹하게 대했었습니다. 이런 부모 아래에서 비참하게 커면서 병수는 부모의 악업으로 얻은 재물로 자신이 연명되고 있다는 고통에 자살로 생을 마치고 싶었으나 그것마저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구차한 인생을 죽지 못해 살아왔었습니다. 그런 병수를 구원해 준 것은 바로 소목일이었습니다. 소목일이란 바로 장롱을 짜는 일인데, 병수는 장롱 짜는 일을 거의 예술 작업처럼 심혈을 기울여 짜면서 자신의 고통을 잊었나봅니다. 그의 자학은 일(예술)에서 승화되었지요 제가 미술전시를 보거나 음악회 공연을 볼때 가끔 뭔지 모를 울컥함이 생기는 시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 예술을 창조한 예술가의 인생을 알게 되고 그 인생이 예술 없이는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때 그 고통을 잊기 위해 작업한 결과가 위대한 예술로 탄생되는 것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가슴저린 감동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예술은 그런 의미가 있는것 같습니다. 고흐나 뭉크 베에토벤 등등. 이들의 작품을 대할 때 저의 감정들이 그렇습니다. 이렇듯 예술은 우리 삶이 힘들때 그것을 잠시 잊게하고 어쩌면 그 시간들을 다른곳에 집중하며 고통을 승화시키는 도구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상현이 명희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사실 여러가지 사랑이 있소. 남녀간의 사랑, 육친에 대한 사랑, 우정,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 여러가지 성질의 사랑이 있소이다. 불타는 사랑, 연민도 사랑일 것이며 때론 미움이 사랑일 수도 있을 것이요. 지금까지 내 몸속에서 우글거리던, 중요하지 않았던 것을 모조리 쫓아내고 생각한 것은 그 중요하지 않은 것에 우리가 얼마나 얽메여 살아왔던가 그 일이었소. 나를 얽어맨 그것들이 사람 사는 데 별로 중요한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내가 자유인 것을 깨달았고 정직해지는 것을 느꼈소이다.' 이렇게 길고도 긴 자기를 돌아본 편지를 명희에게 전하면서 자신이 기생 기화에게 느꼈던 것이 동정 이나 바람기나 수치가 아닌 진정한 사랑이었고, 기화가 자신의 딸을 낳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는데, 그 딸에게 자신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명희에게 편지로서 전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보내줄 소설의 원고료를 명희가 받아서 자신의 딸을 위해 써 줄것을 부탁합니다. 토지에서 저는 상현의 우유부단한 태도가 무척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의 속 마음은 이렇게 많이 복잡하고 안정된 사랑을 갈망했으나 정착하지 못하고 헤메고 있었구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사랑도 사랑의 과정 안에 있을때 이것이 사랑인가 느끼지 못할 때가 있는데, 지나고 보니 그것이 사랑이었구나 느꼈던것 같습니다. 이미 사랑하는 사람은 자살로서 죽음을 맞아 사라지고 뒤늦게 깨우친 상현이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명희도 서희도 기화도 모두 한때 상현을 마음 한켠에 두었었는데, 상현이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 매력이 이런 확신 없는 자기연민을 가진 나약하지만 보호해 주고 싶은 안타까운 그런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일종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사람이 상현인것 같습니다. 상현은 자신이 넘보지 못할 정도로 존경스러운 독립운동가 아버지 아래에서 자신의 나약함을 늘 확인하며 자기 확신도 없이 방황하기도 하고 이상과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항상 이방인의 삶 처럼 살아온것 같습니다. 그런 상현이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 앞으로 펼쳐질지 아니면 여전히 이방인으로서 살지 궁금해집니다. 폭우로 힘든 시기네요. 다들 비 피해없이 무사히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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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7월 13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지난번 읽다가 중단한 토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토지를 읽어도 될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토지 12권 중반부에 환국과 서희가 길상의 면회를 다녀오고 부산 여관에서 잠시 묵고 있었습니다. 그때 서희가 복통이 생겨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환국이 느끼는 심정이 잠시 나옵니다. 강인한 정신의 어머니 서희가 웬만히 아파서는 내색을 하지 않는데, 아파하시는 모습을 보고 환국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힘겨움이 옅보입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안계신 시간에는 자신이 어머니의 보호자로서 책임감이 있는것이지요. 그리고 서희도 두아들을 두고 아플때 마다 두 아이를 책임질 자신이 아파서는 안된다고 마음다짐을 단단히 하고 견뎌가며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마음 속으로는 서로의 버팀목이 되고 또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한 모자가 마음과 달리 서로 걱정을 덜어주려고 무덤덤한 한 척 합니다. 서희는 크게 아픈게 아닌듯 내색하고 환국도 걱정을 많이 하지 않는듯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아들과 엄마. 이 두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알면서도 내색하지 않는 것은 밑바탕에 '사랑과 책임'이 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우리 아들도 가끔 엄마 걱정할까봐 어려움이 있을 때 별거 아니라고 말하는 것 처럼요. 환국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 서야 한다. 결국엔 모두 내 곁을 떠나고 아무리 그리워도 사람은 혼자 가는 거야. 그래, 어떤 사태도 조용하게 받아들이자. 어머니는 다만 조금 체했을 뿐이다.' 이렇게 환국은 자신의 마음을 단도리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위기를 느낄때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자기 암시를 하면서 정신무장을 하게 됩니다. 어린 환국도 그렇게 자신을 무장시키고 힘든 인생을 살아갈 정신을 키워가는듯 합니다. 저도 그렇게 할 때가 있습니다. 결국에는 나 홀로 지고 가야 할 힘겨움이 있다. 이것을 인정하고 나 스스로 나를 다독일 때가 있는데, 이 구절을 보고 그런 때가 잠시 생각 났었습니다. 강인한 서희도 자신이 아플때는 많이 마음이 약해지는데... 저도 아플때가 가장 두렵고 불안하거든요.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겠지요? 고학생 의사 지망생 정윤이 자신의 학비를 대준 숙희를 배신하고 양소림과 혼담이 온갑니다. 이소식을 듣고 숙희는 배신감을 느낍니다. 힘든 정윤을 도와주면 나중에 자기와 결혼 할거라는 희망이 있었겠지만, 성공한 남자가 자신의 어려운 시절 도와준 여자와 돈 많은 갑부의 딸. 두사람 중에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어찌보면 자신을 도와준 여자가 고마워서 선택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그 여자는 자기가 빚진 여자이니 갚아야 할 것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돈 많은 갑부의 딸은 그 집에서 앞으로 해줄 것이 많을거라 기대할 수도 있을것이고요. 정윤은  이번 혼담이 있기 훨씬 이전에도 숙희랑 결혼할 생각은 아니었다고 숙희에게 말합니다. 단지 숙희의 희망사항이었던 것이지요. 누구를 도울때는 댓가를 바라고 도우면 안된다는 가르침을 주는 대목입니다. 정윤을 돕지 말고 그 돈으로 자신이 제대로 더 공부해서 성공하는 편이 더 나았을텐데... 이 시절 숙희 같은 여자들은 많았을겁니다. 그리고 정윤 같은 남자들도  많았을거고요. 사람의 본성은 자신을 위해서 사는것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희생은 결국 비극이 되기 십상입니다. 그러니 희생이 아닌 댓가 없는 도움이라면 해도 되겠지만, 댓가를 바라는 도움은 자신도 상대도 모두 힘들게 할것입니다. 정윤과 숙희에게는 서희와 환국의 "사랑과 책임"이 없습니다. 정윤과 숙희는 남남이고 서희와 환국은 모자지간이라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연한것이 당연하지 않은 관계들도 있으니까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는 사랑의 깊이 만큼 책임의 깊이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관계를 많이 만들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인 가족과 가장 친하다고 생각되는 몇명 정도는 있어야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가 있겠구나 싶습니다. 이런 사랑하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어야 나의 존재 가치가 생기는 것이고, 존재 가치가 없어지는 순간 사는것은 사는게 아닌게 되버리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 중간에 춘원 이광수에 대한 지식인들 간의 생각이 오가는 대목이 나옵니다. 저는 이광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옛날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잠시 본게 다였습니다. 그래서 네이버에 춘원 이광수를 검색해서 찾아봤습니다. 그에 대한 정보가 아주 길게 적혀 있더군요.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기 까지 그의 행적과 일대기를 읽어보았습니다. 토지 소설에서는 그가 '민족개조론'을 쓴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집니다. 문학적인 재능이 있는 그가 그의 재능을 발산할 곳을 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뒤로하고 친일을 하며 자신의 야심을 채웠다고 할 수 있다고 토지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박경리 작가의 생각일 수도 있고 여타 많은 이들의 생각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문학적인 측면에서 이광수의 업적 또한 무시할 수 없는것이 사실이기도 해서 그의 대한 평가는 상당히 비판적인 것도 있고 역사적 불운한 시기에 한 작가의 인간적인 고뇌로 어쩔 수 없었다는 옹호적인 시선도 있는듯 합니다. 그의 대표 소설 '무정'도 읽어보지 않은 제가 다른 사람들의 말로 그를 생각하기보다는 제가 직접 그의 소설도 읽어보고 다양한 면들을 살펴본 후에 제 개인적인 평가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 토지 후기에 노트북님이 이광수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 놓으셨기도 했는데, 저도 이광수에 대해 직접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광수를 검색해 보니 일본의 작가 나쓰메 소세키가 잠시 언급이 되어서 반가웠습니다. 나쓰메 소세키는 아들이 좋아하는 일본 작가이고 저도 그의 소설을 한편 읽어봤는데 좋더라고요. 이광수는 나쓰메 소세키 만큼의 인물이 못된다고 검색에서는 평가하는것 같습니다. 이번주는 토지 12권 중간까지 읽었습니다. 나머지는 다음에 읽고 후기 올리겠습니다.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고 시원한 수박도 즐기며 행복한 한주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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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7월 09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예술의 전당 오랑주리 오르세 미술관 전시가 9월 20일 ~ 11월 21에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오늘 얼리버드 티켓 50프로 할인, 내일부터는 40프로 할인 예매가 가능해서 정보드립니다. 제 지인이 알려주셔서 저도 이곳에 계신분들 중 전시에 관심있는 분들 계신것 같아서 알려드립니다. 카카오 예약하기 하면 11월 21일까지 무료취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래 링크 NOL 예약은 7일이내만 무료취소 되고요. https://mobileticket.interpark.com/goods/25009843
예술의전당 얼리버드 정보 드립니다.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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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7월 06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최근 마음의 위안이 필요해 선택한 책입니다. 이 책은 스님이 돌아가시기 2년전에 출간된 책이었습니다. 스님의 일상중 생긴 여러 생각들을 짧은 수필형식으로 쓰셔서 한두편씩 틈틈히 읽으니 마음이 너무 편안해 집니다. 제가 법정스님을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것은 아들이 고3때 제 마음이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한 때였습니다. 코로나가 시작된 시기라 누구를 만날 수도 없이 집안에서 모든 근심을 삭여야 했었는데, 그때 유튜브에 법정스님의 법문을 듣고 너무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법정스님을 좋아하게 되었고 살아계셨을때 그분의 법문을 직접 듣지 못한것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남기신 책을 읽으며 요즘도 제가 정신적으로 힘들때 마다 마음의 평안을 찾고는 합니다. 최근 아버지가 아프셔서 요양원을 거쳐 요양병원에 계시는 과정들을 보고 제가 미래에 몸이 불편해지면, 이 책을 곁에 계신 분께 하루에 한편씩 읽어달라고 하든가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이 책을 낭독하는 유튜브라도 찾아서 들어야겠다는 계획도 세우게 되네요. 처음에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아무래도 앞으로도 계속 찾아서 읽게 될것 같아 구입하였습니다. 저는 아직 제가 굳게 믿는 종교는 없지만, 어떤 종교든 마음의 위로를 받으면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지금 제 종교를 가지기 보다 제가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책을 찾아서 그것으로서 종교의 역할을 대신해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후기는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구절과 제 느낌을 간단히 적어보았습니다. P34 [건강을 되찾아 귀에 익은 음악을 다시 들을 수 있고 손수 채소를 가꿀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고맙고 고마울 따름이다. 그리고 내 몸이 성했을때 순간순간을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차올랐다. 다들 건강하기를!] 스님이 아프시고 나서 회복되신후 쓰신 글 같습니다. 건강은 잃어 본 후에야 그 소중함을 간절히 느낄수 있는것 같습니다. 숨쉬고, 물마시고, 음식먹고, 잘 소화시키고, 잘 배설하고, 잘 걷고, 잘 잘수 있는 것이 당연한것 같지만 당연하지 않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아버지를 통해 알았고 지금 내가 누리는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고, 건강한 순간에 누릴  수 있는 것들에 감사해 하고, 건강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여, 사는 동안은 건강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운동과 식습관을 건강 유지를 위한 쪽으로 하고 있고, 여가시간에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부담없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하려고 합니다. P54 [삶의 기술. 한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죽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스승의 대답. "시간 낭비하지 말라. 네가 숨이 멎어 무덤 속에 들어가거든 그때 가서 실컷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거라. 왜 지금 삶을 제쳐 두고 죽음에 신경을 쓰는가. 일어날 것은 어차피 일어나게 마련이다." 우리는 참으로 소중한 것은 배우지 못하고 어리석은 것들만 배워 왔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지금 이곳에서 깨어 있음이다. 삶의 기술이란 개개인이 자신의 삶에 대해서 깨어 있는 관심이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저는 제 머리속에 있는 과거와 미래를 걷어내고 지금 현재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지금을 너무 다른것들을 생각하며 산것이 아닌가 반성하게 되고, 지금 주어진 모든것을 더 많이 느끼고 누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P69 [미개사회의 가치의식에 대한 일화가 있는데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프리카 어느 부족의 농부에게 비료를 주었다. 비료를 밭에 뿌렸더니 전에 없던 풍작이었다. 농부들은 그 부족의 지혜로운 눈먼 추장을 찾아가 이 사실을 말했다. 추장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내년에는 밭의 절반만 농사지으라 말했다. 추장은 그들이 사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었고 필요 이상의 것을 원치 않았다. 다음은 콤롬비아 원주민 인디언들의 이야기다. 보잘것 없는 도구로 나무를 자르는 인디언들을 보고 백인들은 나무를 단번에  자를 수 있는 큰 도끼를 보내 주었다. 다음해 원주민들이 그 도끼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보려고 그 마을을 찿아갔는데, 추장이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에게 고마움을 어떻게 다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들이 이 도끼를 보내 준 다음부터 우리는 더 많은 휴식을 누릴 수 있었다." 백인들은 자신들처럼 더 많이 갖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모자랄까 봐 미리 준비해 쌓아 두는 그 마음이 곧 결핍이다. 그들은 그날그날의 삶을 즐길 줄 알았다. 필요이상의 것을 그들은 원치 않았다.] 밤에 잠이 오지 않아서 잠시 이책 이페이지를 읽으니 마음이 너무 편안해지더군요. 우리가 불안해 하거나 쫓기며 사는 이유가 바로 필요 이상의 것을 원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고, 지금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니까 안도감에서 깊은 잠을 편안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법정스님의 책은 그냥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의 평안함을 줍니다. P77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은 이렇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자신의 묘비명에 남기고 싶은 말도 많았을 텐데 그는 덧없는 인간사를 이렇듯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이다. 그 어떤 남기는 말보다도 더 진솔하고 울림이 크다. 누구나 삶의 종점에 이르면 허세를 벗어 버리고 알몸을 드러내듯 솔직해질 것이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우물쭈물하면서 세월을 헛되이 보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려 주는 묘비명이다.] 제가 이 책에서 가장 크게 웃었던 대목입니다. 버나드 쇼는 어떤 사람이었기에 묘비명에 이런 재치발랄한 글로 우리에게 큰 웃음과 교훈을 주는걸까? 또 이 묘비명을 책을 통해 알려주시는 법정스님의 깊은 뜻도 알것같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식적인 부분들이 사라지고 이렇게 솔직해질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물쭈물하지 말고 내 묘비명에는 "원없이 잘 살고 잘 놀다 갑니다." 라고 쓸 수 있길 바래봅니다. P166 [오늘 아침 뒤꼍에서 개망초를 꺾어다가 오지항아리에 꽂았더니 볼만하다. 어디서나 지천으로 피어 있기 때문에 개망초의 아름다움을 미처 몰랐는데 잘 어울리는 그릇을 만나자 꽃은  가려진 자신의 속뜰을 활짝 열어 보이고 있다.] 들꽃의 고운 자태를 감상하시는 스님의 모습이 그려지는듯 합니다. 흔한 꽃도 지나치시지 않고 예쁘게 꽃꽂이 하시는 섬세함이 그 어떤 여인의 마음보다 고와보이십니다. 저는 스님의 이런 사소한 섬세함이 제 마음을 건드리는것 같습니다. 최근 저는 3명정도 적은 인원이 함께 미술관을 가끔 다닙니다. 훌륭한 미술관에 멋진 작품들을 보고 나오면, 주위에 작은 꽃들이 눈에 들어오는 때가 있는데, 그 꽃들이 미술작품들 보다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고는  했었습니다. 인공적으로 만든 작품들 보다 자연이 더 위대한 작품임을 깨닫게 되었는데, 스님도 자신의 주위에 보이는 여러 자연들을 사랑스런 시선으로 느끼시고 그 느낌을 글로서 남겨주셔서 우리로 하여금 지천에 흔한 자연을 소홀히 넘기지 말라고 말해주시는것 같습니다. P179 [사람과 사람사이는 그리움과 아쉬움이 받쳐 주어야 신선감을 지속할 수 있다. 너무 가까이서 자주 마주치다 보면 비본질적인 요소들 때문에 그 사람의 본질(실체)을 놓치기 쉽다. 좋은 만남에는 향기로운 여운이 감돌아야 한다. 그 향기로운 여운으로 인해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 공존할 수 있다. 사람이 향기로운 여운을 지니려면 주어진 시간에 자신의 삶을 조심조심 가꾸어 나가야 한다. 그래야 만날 때마다 새로운 향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사람도 얼마쯤의 거리를 두고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 너무 가까이서 대하다 보면 자신의 주관과 부수적인 것들에 가려 그의 인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사람의 관계에 대해 말해주시는 대목입니다. 저 또한 스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사람간에 너무 가까우면 속속들이 알게되고 그것이 자신의 생각과 차이를 보이면 실망하게 됩니다. 자신의 기대와는 다르다는것이지요. 물론 다름을 인정하고 만난다지만, 막상 실제로 그 상황이 닥치면 당황하는 순간들이 있기 마련이기에 사람간에는 적당한 거리가 있는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그리움이 생길때의 만남은 언제나 향기롭다는 말씀 늘 명심하고, 제게 주어진 시간을 잘 가꾸어 만남에서 새로움을 줄 수 있도록 제 개인적인 생활을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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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6월 29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6월에는 제가 아버지가 위독하셔서 병원에 입원하시고, 또 퇴원후에는 요양병원으로 옮겨가면서 여러가지 힘든 일들이 겹쳐서 독서모임에 책후기를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가정에 어느 누구라도 아프게 되면 근심걱정이 생기고 마음의 여유가 없다보니 제 마음 챙김하기도 바빴던것 같습니다. 이제 아버지께서 연세도 있으시고 기존의 지병들도 악화되어서 더 좋아지시기는 힘들겠지만, 최대한 덜 힘들게 사시다가 편안히 생을 마감하시기를 기도하게 됩니다. 병원에 입원하여 1인실에 계실때 며칠 곁에서 간병을 하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의 노후의 병든 모습을 곁에서 지켜 보면서 저의 노후도 함께 생각하게 되었고, 저의 이런 고민들이 앞으로 우리 아들도 겪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아프고 슬펐습니다. 누구나 죽음을 피할수는 없지만, 부모의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우리 엄마 아빠는 정말 여한없이 잘 사셨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지금의 내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후회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드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읽었던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님과 제가 존경하는 법정스님은 생의 마지막에 어떠하셨을까? 궁금해지고 그분들의 지혜를 얻고자 두권의 책을 빌려와서 읽고 있습니다. ('버리고 갈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박경리', '아름다운 마무리-법정') '버리고 갈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는 박경리 선생님의 유고 시집입니다. 이 시들중에서 제가 가장 좋았던 시 두편을 올립니다. 책은 박경리 선생님이 생을 마감하시기 전에 쓰신 시집이라서 그다지 고치시지도 않고 물흐르듯 써 내셨다고 합니다.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이 구절을 늘 생각하며 내게 주어진 삶의 시간은 짧고도 아름다운 시간들임을 늘 명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였습니다. 사람의 됨됨이에 따라 인생은 천국과 지옥의 차이만큼일 수 있음을 알고 인색하기보다는 후한 사람으로 살면서 삶이 궁색하지 않고 풍요로운 마음을 갖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였습니다.
[25년 6월 4주 독서모임][완독]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박경리(평점:5)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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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6월 08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지난주 요양원에 계시던 아버지가 위독하셔서 응급실에 가셨고, 응급한 상황은 이제 진정되어 병실에 입원중이십니다. 여러가지 지병들이 겹치고 노환으로 신체기능들이 다 하여 이제는 의료기술에 의지한채 삶을 연명하십니다. 이렇게 서서히 죽음에 가까이 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마음도 많이 무겁고 아픕니다. 제 마음의 여유가 별로 없네요. 그래서 저는 잠시 저만의 동굴에서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할 듯 합니다. 책을 읽고 후기를 쓰는 시간이 즐거운 일이지만, 이것은 제가 여러 현실적 어려움이 해소되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곳에 계신 분들께 심려를 끼칠것 같아서 조심스럽지만, 이것도 삶의 한 켠의 이야기 인지라... 나중에 이 시간들이 글에 녹여 나오겠지요. 다른 분들의 글을 읽는 것은 할 수 있으니, 가끔 글 읽고 함께 공감은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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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5월 24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토지 11권 후반에는 기화 이야기가 나옵니다. 기화가 기생이 되고 아편까지 하면서 딸 양현에게 엄마의 역할도 못하고 오히려 딸의 앞길에 폐만 끼칠것이라 생각하여 떠나려고 합니다. 서희는 이런 기화를 붙잡고 싶은 심정으로 "아무리 몹쓸 계집이라도 자식한테는 어미가 있어야 하느니라. 자네는 그걸 잘 알 터인데 어째 그러느냐" 하고 말하며 기화가 마음을 잡고 딸을 키우며 잘 살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기화는 이미 몸도 마음도 모두 피폐한 상태인가 봅니다. 예전에 기화의 도움으로 선생까지 된 석이도 이런 기화의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설득하고 타이르고 갖은 노력을 하려 하지만, 이 모습을 알고 오해를 한 석이아내 을례가 집을 나가버립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을 간 을례는 자식을 잘 돌보지도 않아서 딸 남희가 사타리에 종기로 열이나고 아픕니다. 석이네가 며느리를 데러러 갔다가 아픈 손녀를 보고 병원에 델고 갑니다. 외과의사 박효영은 어린 딸의 상처를 보고 아이가 이렇게 아플때 까지 냅둔 부모를 원망하며 석이네에게 매일 병원에 와서 손녀의 상처를 치료받으라 합니다. 토지에서 용이와 석이는 결혼을 잘못한 케이스로 대표되는것 같습니다. 용이도 악독한 임이네 때문에 자신도 아들 홍이도 힘든 삶을 살았는데, 석이 또한 질투 많고 무례한 을례 때문에 시어머니와 아이들까지 모두 힘겹게 삽니다. 용이도 석이도 모두 정말 착한 사람들인데, 참으로 마음 아프게 인생을 사는것 같습니다. 임이네는 죽어서 이제는 더이상 문제는 없겠는데, 석이는 을례와 그냥 헤어지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석이엄마는 아이들을 봐서 엄마가 있어야 한다 하며  석이에게 을례를 델고 오라고 하지만, 사람의 성품이 바뀔것도 아니고 계속 이렇게 부부간에 힘들게 살봐에는 헤어지고 아이들도 석이가 키우는것이 나을것 같네요. 길상이 감옥에 갖히게 되고 서희가 면회를 갑니다. 아빠의 구속에 놀랄 아들 환국에게 서희는 기죽지 말라고 타이르며 "그래 넌 아버님 아들이구 내 아들이다. 그러나 무모하게 칼을 뽑으면 안 되느니라. 개죽음은 우리의 손실이고 그들의 이득이 된다.  마음 편히 갖고 명년 진학을 생각해야겠지? 너의 입에서 공부는 해서 뭘하겠느냐 그런 말이 안 나오길 바란다. 안 하는 것은 쉽고 하는 것이 어려워. 사내는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타이릅니다. 근데 서희가 아들에게 한 당부의 말중 마지막 말 사내는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 라는 말이 이번에 아들이 휴가 나와서 제게 한 말 같습니다. 아들이 자대배치 받고 바로 출항하는 바람에 집에 연락도 한번 못하고 일주일을 나갔다가 신병 위로 휴가를 받아서 이번주 목요일에 집에 왔다가 금요일 낮에 갔습니다. 이번에는 군대생활중 가장 힘든 신병시절로 일주일간 생활한 것을 얘기 해 주면서 "군 생활은 편한 길을 가려고 하면 더 힘들어지고, 고생을 각오하면 좀더 편해지는 것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이번 신병 일주일간 정말 군기가 바짝들어서 많이 힘들었던것 같더라고요. 이번 휴가기간 이틀동안에 저도 아들도 몇번은 울었던것 같습니다. 저는 집 현관에 아들이 들어서자마자 눈물이 났고 (일주일간 연락두절 상태로 있어서 걱정이 많았었거든요.), 아들은 저녁 먹을때 제가 평소에 보던 군인부모카페 글을 보여주니 눈물을 흘리고(부모마음을 확인 해서였나 봅니다), 다음날 아침에 아침식사를 준비해두고 기다리는데 화장실 들어간 아들이 계속 안나오다가 나오더니 눈이 빨갛게 해서 식탁에 안자마자 또 눈물을 흘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오늘 군에 다시 들어가야 해서 우는거냐고 제가 물으니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길래, 집에 와서 보니 그동안 너무 좋은 환경에서 살았구나 싶어 우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고생하면 철 든 다더니, 아들이 일주일간 정말 힘들었나봅니다. 그리고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이런 환경을 제공해준 부모도 모두 고마웠나봐요. 그래서 제가 "엄마 아빠도 좋은 부모님 덕분에 이렇게 살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인데, 너도 그렇게 감사한 마음으로 살면 된다" 고 말해 주었습니다. 아들이 이번에 보직이 갑판병인데, 일주일 신병기간 동안 일을 열심히 배우려고 메모장과 필기도구를 휴대하며 적고 익히는데, 갑자기 상관이 지시를 하면서 이거 받아 적을 수 있는 사람을 물었나봐요. 그래서 저희 아들이 제가 메모장과 필기도구가 있어서 적겠다고 했나봐요. 이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보급관 대위님이 저희 아들 이름을 부르면서 보급병으로 오라고 권유했나봐요. 열심히 군생활을 익히려는 저희 아들이 이뻐보였는지... 갑판병보다 보급병이 훨씬 좋은 자리인가 보더라고요. 갑판병은 인원이 많은데, 보급병은 이렇게 큰배에 한명 뿐이라 합니다. 좋은 자리 권해 주셔서 아들도 해 보겠다고 했고 오늘 보직이 바뀌었다고 카톡을 전해 주네요. 어느 자리에서든 열심히 하는 자세로 임하니까 더 고생 안하고 좋은 자리에서 군생활을 하게 되는것 같아, 아들이 고생을 각오하면 좀 더 편해지는것 같다고 말한것  같습니다. 이렇게 책 후기에 개인적인 아들의 휴가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책 후반에 양소림의 혼담이야기 (환국과 예비외과의사 허정윤 둘을 놓고 어디로 혼담이 정해질까?)와 가난한 의사 지망생 허정윤과 이를 경제적으로 돕는 숙희와 박의원이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숙희와 허정윤의 관계는 연인이 될지 아님 그냥 외조만 열심히 하고 버림 받는 비련의 여인 될지? 왠지 안타까운 결말이  될것 같은 예감입니다. 이시절 이런 일들이 많았을테니까요. 누군가 전문직이 되기까지 주변인의 희생이 따라야 하는데, 이것은 비단 이 시절만 그랬던것은 아니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현재에도 일어나는 일이겠지요. 이상 11권 후기를 마칩니다. 5월 마지막 한주도 장미꽃 향 가득한 나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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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5월 18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토지 10권이후 11권에는 독립운동이야기가 전개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작가님은 역시 예상한대로 쓰시지 않습니다. 딸기님께서도 예전 11권 후기에서 말씀하셨지만, 토지는 그 시대의 평민들의 삶을 그린 소설이 맞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소설이 아닌 그 역사들 안에서 사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의 고뇌와 그들의 애환을 다루고,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십니다. 큰 역사적 사건과 인물은 잠깐 언급만 될 뿐이네요. 개인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해주는것 같아서 저는 작가님이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더 잘 표현해 주셔서 좋습니다. 그리고 소설을 읽는 동안은 그 시대로 잠시 돌아가서 나도 그들 중 한명이 되는 듯 합니다. 11권에서 가장 큰 이야기는 환의 죽음입니다. 환이 인생은 제대로 살지 못한 한 많은 인생 같습니다. 농민들이 중심이 된 동학운동의 원동력도 사라지고 그 중심 인물들도 많이 죽고난 후 이제는 어떤 활동들을 어떻게 이어가야할지 막막한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같은 민족이지만, 내 나라 독립을 위해 앞장 서는 사람이 있고, 이들을 밀고해서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이들이 있고... 인간의 다양한 군상들을 보며 그 쓸쓸함과 외로움을 홀로 간직하다가 구속되고 감옥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살아 남는것이 이득이 될 때가 있고, 죽음으로써 바깥에서 활동하는 독립운동가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음을 알게 된 때문에 그가 죽음을 택했나봅니다. 서희 아들 환국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환국은 생인손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진주지방의 지주 양씨 집안의 딸 양소림을 마주칩니다. 얼굴도 곱상하고 집안도 좋고 학교도 서울서 다니는 소림을 평소 좋게 보아왔었지요. 그런데 우연히 그런 예쁜 소림에게서 손등의 큰 혹을 발견하고  소름 끼쳐하면서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낍니다. 사람에게서 기대하는 아름다움이 무너질때 자신은 그 사람을 피하고 싶어하니... 그러나 환국의 경쟁자였고 지금은 절친이 된 순철은 같은 상황에서 양소림을 불쌍하다고 생각합니다. 순철의 말에 환국은 자신이 순철만큼 마음이 넓지 않은가? 하는 자책을 합니다. 누구나 아름다움을 보면 좋아하고 추함을 보면 외면하고 싶지만, 그 대상이 나에게 어떤 의미의 사람인가에 따라서 추함을 연민의 대상으로 삼아 보듬을수 있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환국이 이런 과정을 거쳐서 진정한 사랑이 뭔지 눈 떨수 있길 바래봅니다. 그리고 환국이 순철과 장래 희망을 얘기하면서 순철은 법공부를 하며 환국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환국은 예상과 달리 미술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어이없는 환국의 대답에 순철이 어떻게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을수 있냐고 합니다. 업이란 내가 살아가는 실질적 힘이 되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마인드를 순철이 한것 같은데... 환국의 순수한 장래희망을 어떻게 생각해야하나? 저도 잠시 생각해 봅니다. 공부 잘 하는 모범생 아들이 갑자기 자기가 즐겨하는 예체능으로 진로를 잡겠다고 한다면? 저는 그것을 응원해 주지 못할것 같거든요. 저희 아들은 어린시절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꾸더군요. 아들이 잘 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좋아해서요. 체력도 좋고 재능과 열정이 많다면야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제가 진로를 그쪽으로 해보자는 말은 못하고 축구관련 다른 일을 해 볼 수도 있다고 다른 방향을 자꾸 권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운동 선수나 다른 예체능쪽 분야를 업으로 삼고 계신 분들을 보면 그 길을 가기까지 얼마나 힘든 상황이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서 그들을 존경하게 되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음을 알고도 도전하는 거니까요. 갑자기 어제 본 뮤지컬 배우들도 생각나네요. 무명배우 시절을 배고파 하며 보내고 꿈을 향해 버티고 있을텐데요. 환국이 앞으로 어떤 진로를 택할지? 서희는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 집니다. 이번주는 여기까지 후기 적겠습니다. 다음주도 좋은 날씨에 즐거운 시간들 많이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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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5월 03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10권 중반부에는 홍이의 결혼이야기가 나옵니다. 홍이는 김훈장의 외손녀 보연과 결혼합니다. 이 결혼은 용이도 바라던 바였지요. 용이가 병들어 죽게 되면 아들 홍이가 마음으로나마 의지처가 처가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홍이 친모 임이네로 인해 마음 둘곳없이 방황할 아들이 그래도 어느정도 인간적인 도리를 하며 살 수 있게 바로 잡아 줄 처가의 장모가 힘이 되어줄거라 생각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홍이도 이 결혼을 순순히 받아들입니다. 보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은 오히려 장이에게 있었으나 장이와의 혼사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그냥 현실에 맞는 순리를 받아들입니다. 헌병대에 끌려가서 갖은 고초를 겪고 난 후라 더 그런 결정을 하기 쉬웠나 봅니다. '별난 것도 없고 별나게 살아서도 안 될 것이며 두드러지게 보여도 안 될 것이다. 세상은 살아가기 힘든 곳이지만 쉽게 살 수 없는 곳도 아닐 것이다. 뜨겁게 살 수 없다 하여 차갑게 살아야 한다는 법도 없는 것이다. 사랑할 수 없다고 미움으로 살아도 아니 될 것이다.' 토지 10권중에 저는 이 문장들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깨닫고, 순리에 맞게 받아들이고, 순간에 충실하며 중도를 교훈 삼아서 살라는 말씀 같습니다. 10권 후반에 서희와 길상의 큰아들 환국이  이야기가 나옵니다. 환국은 아버지 길상을 많이 닮고 총명한데, 상급학교 진학에 순철과 경쟁이 붙습니다. 순철은 자신보다 성적이 뛰어난 환국에게 질투를 느끼며 환국의 아버지 길상이 종이라고 놀려댑니다. 아무리 성격이 유순한 환국이라도 아버지를 욕하는 친구를 가만 둘 수는 없어서 손지검을 합니다. 나중에 순철엄마가 다친 아들을 보고 화가 나서 서희를 찾아와 따지는데, 자초지종을 들은 서희가 환국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줍니다. 환국이 아버님은 종이 아니며,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분이라고 순철과 순철어머님께 말합니다. 이렇게 차분하게 아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역시 부모를 그대로 닮은 환국이가 저도 자랑스럽습니다. 여기서 서희가 길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남편의 독립운동을 마음으로는 지지하고 있고 자신도 그 방향으로 앞으로 살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라를 위해 몸 바쳤다는 말이 씨가 되어서 혹시나 길상의 신변에 위협이 닥칠까 마음으로는 많이 걱정을 합니다. 우리는 마음속에 간직한 생각이 말로 튀어나올때 그것이 현실이 될까봐 걱정을 하고는 합니다. 왜냐하면 말이란 것이 나혼자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누군가 듣게 되고 그 말에 신경써다 보면 그런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기생 기화가 상현의 딸을 낳았습니다. 상현은 이 소식을 산호주라는 기화의 지인으로 부터 듣고 충격을 받습니다. 기화도 상현도 서로 원하는 상대는 아니지만 한때 마음 둘곳 없는 외로움을 달래는 상대로 서로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생각치도 않은 딸이 태어나서 상현은 책임질 수도 없는 처지에 자신에게 닥친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만 합니다. 이 소설에서 저는 상현이 참 별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강지처가 있음에도 처음에는 서희에게 또 다음에는 기화에게 또 명희에게 . 여러 여인들의 마음을 빼앗는 존재가 되지만 어느 여인도 자신의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지도 못하고 책임감도 없으며, 배움은 짧지 않아서 고민은 많고, 조국의 현실에 비관적인 마음으로 독립운동가들을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딱 행동하지 못하는 비겁한 지성인입니다. 주변 훌륭한 인물들(아버지를 포함)에게는 열등감만 있는것 같아서 제 마음에는 싫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 시대에 이러한 지성인들이 많았겠지요. 그래서 행동으로 조국의 독립을 지켜온 독립군들이 더욱더 훌륭해 보입니다. 토지 10권이 되고 보니 초기 인물들이 이제는 늙고 병들어 그들의 2세들이 활약하기 시작합니다. 독립운동에 2세들은 어떤 역할들을 하게 되고 그들을 이끌 인물들은 누구일지 기대됩니다. 그리고 서희는 독립운동에 어떤역할을 할지도요. 그리고  딸기님과 노트북님 후기와 댓글로 접해 본 인물 오가타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중후반에 물산장려운동 이야기가 나오는데 식민지 시대에 경제적 자립을 위한 운동인데, 이것을 바라보는 지식인들의 의견들이 사뭇 다른것 같아서 이것도 재미있습니다. 결국 역사는 그 시대 안에서는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니까 많은 토론과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수 있습니다. 그러나 큰 줄기는 변함없이 조국을 위하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 이끌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한달 후면 대선이 치러집니다. 이때에도 나라를 진정 제대로 이끌 대통령이 당선 될수 있게 국민들이 표로서 나타낼겁니다. 과연 국민들의 마음이 어떨지 사뭇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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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4월 27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요즘 책읽기  진도가 빨리 나가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토지 한권을 2주에 읽겠다 했는데, 그게 잘 안되고 한주씩 더 읽게 되네요. 이번주 토지10권을 다 끝내지 못하고 후기 남깁니다. 이번책에서는 야무네 딸 푸건의 이야기가 가장 가슴 아프게 남습니다. 몇달 전 딸기님께서도 10권 후기에 같은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도 딸기님과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어려운 살림에 시집 보낸 딸이 잘 살지 못하고 병이 나서 시집 뒷방에 홀로 방치된 채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지요. 야무네는 병든 딸을 데려와서 병간호 해줄만한 형편이 안되는데, 친정 엄마로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차비를 간신히 마련해서 떡이라도 만들어 딸을 보러 사돈댁에 갑니다. 아픈 딸도 속상한데 결혼시킨 것을 후회하는 사돈의 말에 깊은 상처를 받게 됩니다. 딸을 데려갈 형편이 안되더라도 데려가려 했지만, 가난한 친정에 짐이 될것을 걱정한 딸이 한사코 안간다고 합니다. 나중에는 사위까지 알 수 없는 병에 걸리자 사돈댁에서는 딸을 데려가라고 연락합니다. 그때는 정말 이것저것 따질것 없이 딸을 데려옵니다. 못먹기는 마찬가지인데 친정에서 그래도 엄마가 해주는 보리피죽이라도 맘편히 먹고 푸건은 조금이나마 건강이 나아집니다. 엄마의 힘은 이런것이네요. 친정엄마가 있다는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 다시 느낍니다. 그리고 홍이의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홍이는 출신은 상인이지만 그 당시에 배움에 있어서는 다른사람들 보다 나은편이었지요. 그리고 아버지 용이를 닮아 인물도 성품도 괜찮은 편인데, 이런 홍이를 베필로 마음에 두고 있는 이가 있었습니다. 김훈장의 딸 점아기가 홍이를 사위로 생각해보는데, 이때 출신이 다르지만 서희도 종 길상과 결혼한것을 생각하며 이제는 출신보다는 사람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생기기 시작하는듯 보입니다. 이렇게 서서히 사회가 바뀌어 가는구나 싶습니다. 처음이 어렵지 이런 사례들이 생겨나면, 서로 눈치도 덜보고 신분의 벽이 점점 허물어지겠다 싶습니다. 힘든 결혼을 한 서희의 결단력이 더 돋보이는 부분인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책 후기였습니다. 이번주에 저는 건강검진을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대장내시경을 신청했는데, 약 먹는것을 실패해서 결국 대장내시경을 받지 못했습니다. 약을 검진일 전날밤에 먹고 장을 모두 비워야 하는데, 저는 세번의 약먹는 타이밍중 두번에 걸쳐서 모두 토하는 바람에 장을 비우는것을 실패했네요. 정말 저녁부터 새벽까지 갖은 고생은 다하고 검사도 못 받아서 속상하지만, 내 몸이 이런 약에 이런 반응을 하니까 다음에 대장내시경약은 좀더 이른 시간부터 천천히 먹고 몸의 반응을 보면서 약을 먹어야겠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누구나 같은 복용법을 적용할 것이 아니라 사람의 체질에 따라 위에서 장으로 약이 전달 되는 시간이 다르니까 내 몸을 잘 알아야 합니다. 예전 10년전 쯤 생애 처음 대장내시경 할때도 토하고 생쇼를 해 가며 검사했었는데... 그러나 이런 고생은 병이 난것 보다는 나은 것이니까 내 몸에 대해 잘 알았다는것 만으로도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생각합니다. 운동도 마찬가지 인것 같습니다. 남들이 다 좋다고 따라 할것이 아니라 내 나이에 맞게 내 몸의 반응을 잘 살펴보고 해야 합니다. 저는 요즘 헬스장 운동 전후 스트레칭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무릎 치료를 받으면서 깨닫게 되어서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운동하려고 합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젊을때 가능했던 운동들을 하고 난후 몸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병으로 가끔 남습니다. 그러니까 운동직후 그때그때 몸의 근육들을 잘 풀어주는 스트레칭이 운동 만큼이나 중요해 집니다. 이런 시행착오들을 거치면서 내게 맞는것을 하나씩 찾아가네요.ㅎ 새순이 돋아 나무들이 많이 화려해진 봄날에 건강하고 행복한 한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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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4월 21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주말에 아들이 휴가 나와서 정신이 온통 아들한테 가 있었네요. 일요일에 아들 보내고 어제까지 마음이 허전했는데... 이제 마음 제자리로 돌리고 글을 적어봅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군에 간 아들이 5주간의 훈련이 끝나고 수료식을 했습니다. 수료식은 진해 해군교육사령부에서 오전 10시에 시작하고 입장시간이 8시 30분이라서 첫 기차를 타고 부푼마음 안고 갔습니다. 저는 아들군대 보내고 난후부터 네이버에 군인아들부모 카페에 가입에서 매일 군대소식과 선배맘들의 경험들을 읽는 것이 제 일과가 되었습니다. 근데 카페에서 수료식에 간다고 꽃다발을 준비한다느니 해군 그림과 응원글 적힌 토퍼를 준비한다느니... 제가 미처 알지못한 준비물들을 준비하시는 엄마들이 계셨어요. '에구... 아무것도 모르고 빈손으로 갈뻔했네.' 그래서 저는 토퍼가 뭔지 찾아보고 인터넷으로 주문도 가능하다는걸 알았습니다. 근데 종이에 귀여운 해군 그림과 응원문구를 코팅하여 포장지에 싸서 파는것인데 가격이 2만원 정도 하는겁니다. 제가 생각할때 가격이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제가 직접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응원문구는 컴퓨터로 적어서 프린트하고 그림도 적당히 그려넣으면 되겠지 하는데, 집 컴퓨터가 오래되어서 화면이 안나오지 뭡니까? 그래서 남편한테 도움을 청하니까 남편은 번거롭게 그런걸 준비하냐며 핀잔을 줍니다. 물론 아들 보는게 목적이긴 하지만 다른 아들들 다 꽃다발에 토퍼넣고 사진 찍는데 우리아들만 빈손이면 저는 그것도 싫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제가 직접 글자도 그림도 다 그려보자 생각하고 토퍼를 만들었습니다. 다이소에 코팅지 사서 코팅까지 하니 그를듯 합니다. 이건 남편 몰래 만들었는데, 꽃이 문제입니다. 서울서 사들고 가면 뭐라 할것 같아서 해교사 입구에 가서 다들 꽃들고 오면 분위기 봐서 나도 하나 사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동네 아는 동생이 있는데, 그 친구도 작년에 아들을 육군을 보냈어요. 그 친구를 만나서 이런 얘기를 했더니, 먼저 군에 보낸 선배맘이라 "언니~, 육군도 수료식에 꽃다발 다 들어요. 중요한 날인데 꽃 준비해 가세요."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남편이 뭐라 하든지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해야겠다 하고 진해 해교사 입구에 도착해서 꽃파는 좌판대에서 꽃을 첫 개시로 샀습니다. 그러고 주위에 둘러보니 모두 손에 손다발과 응원문구 적힌 토퍼들을 들고 왔더군요. 그제서야 남편도 잘 샀다고 합니다. 작은 해프닝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다 하는거 혼자 안하는것도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입장을 하고 있는데, 멀리서 아들들이 큰소리로 구호 외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 중에 우리아들 목소리도 있겠구나. 이 순간에는 모두 떨리는 마음이었습니다. 큰 연병장에 들어서니 아들이 입장할때 서있을 장소를 미리 표로 그려놓았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아들 있을 자리를 확인하고 최대한 가까운 자리에 앉았습니다. 저희 옆에는 대구에서 오신 부모님이 앉으셨는데, 저희는 바로 서로의 아들 얘기며 그간의 소식들을 마치 잘 아는 이웃마냥 대화를 나누었는데, 동병상련이라고 서로의 마음을 이렇게 잘  알아 줄 수가 없더군요. 아마 아들들도 훈련소에서 서로 같은 처지라 훈련병들 끼리 서로 의지하며 친해졌을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옆자리 부모님과 수다 떠는 사이에 더디어 수료식이 시작합니다. 수많은 까까머리 아들들이 힘차게 손을 흔들며 군악대의 북소리에 맞추어서 입장을 합니다. 그 모습이 늠름하면서도 품안에 자식들이라 기특하기도 하고 나름 군기 바짝든 모습이 귀엽기도 합니다. 가끔 중간에 손이 안맞는 친구도 보였는데, 그마저도 부모 눈에는 다 귀엽습니다. 해군은 수료식때 정모(해군모자)를 부모님이 직접 씌워주는 의식이 있습니다. 아들이 손에 모자를 들고 서 있더군요. 천여명의 아들들 중에 우리 아들을 찾아갑니다. 미리 자리도 알아두었으니 모두 수많은 아들들 중에 내 아들은 바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들 가까이로 걸어가는데, 아들이 멀리서 정면을 보고 손장갑을 낀채 눈물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그모습을 옆에서 보는데, 저도 막 눈물이...ㅠ 나더군요. 그동안 전화로 잘 지내고 있다해서 저는 그렇게 까지 울거라 생각 못했거든요. 우리 아들이 엄마 아빠가 많이 보고 싶었구나 생각하니, 말로 표현하지 않는 아들만의 감성이 따로 있었습니다. 엄마가 미처 아들의 이런 예민한 감성까지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었네요. 이렇게 상봉하고 토퍼꽃다발을 안기고 사진찍고 하면서 수료식은 종료되고, 짐 챙겨서 집으로 향합니다.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기념사진도 몇방 더 찍고 기차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아들은 훈련소에서의 에피소드들을 얘기해 줍니다. 다양한 아들들이 생소한 곳에서 난생 처음 겪는 군생활속에서 이런일 저런일 웃긴일들도 많고 속상한 일도 많고 합니다. 아들은 그안에서 나름 재미있게 지낸듯 하더군요. 조교나 부사관들의 성대모사까지 해 가며 얘기해 주니 오는길에는 웃음 빵터지는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집에 와서는 맘대로 물마시고 맘대로 화장실 갈 수 있어서 좋다는 말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단체로 훈련받으니 화장실 가는것도 일일이 보고 하고 가야해서 물도 많이 못마셨다 합니다. 이렇게 한 사람의 군인이 탄생하면서 이 나라를 지키고 있네요. 그리고 이 속에서도 하나의 사회라서 자신의 신분(대학생인지 아님 고딩졸업후 직업인인지 등등)에 따른 차별이 있는것 같다는 말을 합니다. 좋은 신분이면 자신을 증명하지 않아도 대우 해 주는 분위기이고, 변변치 못한 신분이면 자신이 알아서 잘 해야만 인정을 받는 분위기 같다는 말을 하는데, 모든게 동일해 보이는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을 수 있구나를 알았습니다. 아들은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것을 몸소 체험 했겠구나 싶습니다. 토지에서 출신 신분의 차이로 생기는 비애가 오늘날에는 학력과 직업 부모의 능력 등등으로 평가 받는 현실이 있습니다. 아들은 해군 세라복이 맘에 드나봅니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으로 나가는데도 사복을 안 입고 불편한 세라복에 반짝이 구두를 그대로 신고 식당을 갑니다. 에궁~~ 저녁은 맛난 딤섬이 먹고싶다 해서 딤섬집에 갔는데, 저는 아들 군복이 흔한게 아니어서 신경쓰이는데, 아들은 이걸 좋아하다니... "참 특이한 녀석이야" 라고 남편과 얘기했네요. 이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째 아들은 저녁에 고딩친구들을 만납니다. 고딩친구들은 지금 대학생 또는 공익신분의 군인들이라... 대학생 친구들은 다들 중간고사로 마음이 분주한가 봅니다. 다음에는 시험기간 피해서 휴가 나와야겠다고 합니다. 한명의 사회인이 되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이 여기 또 있네요. 군인도 대학생도 사회인도 부모도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한번 사는 인생 잘 살아야겠다는 숙명같기도 하고... 조금 안스럽다는 생각도 잠시 듭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다시 진해 해교사로 복귀하는 아들을 보내고 잠시 허전한 마음 달래며 이곳에 글을 올립니다. 다음주는 책읽고 후기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장황한 근황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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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4월 12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홍이가 임이네때문에 힘들어서 석이한테 찾아갑니다. 누구에게라도 위안을 얻고 싶은 심정인가봅니다. 짐승보다 못한 친모때문에 너무나 괴로운 홍이. 홍이의 심적 고통을 석이도 이해합니다. 누구보다 사랑을 주고 세상살이에 힘들때 격려해 줘야하는 자리인 엄마라는 존재가 홍이는 세상에서 가장 악독하고 미운 존재이니 그 마음이 얼마나 스산할까요. 월선이 살았을 적에는 월선을 엄마로 삼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는데, 이제 월선이 없으니 홍이의 방황은 끝없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홍이를 보며 석이는 가난해도 심성좋은 엄마가 있어 큰복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임이네 같은 엄마도 월선 같은 엄마도 존재합니다. 어떤 성품의 엄마를 두었느냐에 따라 자식의 인생은 너무나 달라지는데요. 홍이가 부모의 굴레를 벗어나서 자신의 인생을 잘 찾아가길 바랄뿐입니다. 서희는 조준구에게 5천원을 주고 평사리 옛 최참판댁 집을 샀는데, 그 집에 가보지 않습니다. 평사리는 서희에게는 좋은 추억의 고향이 아니었지요. 친모는 서희가 다섯살때 집을 나갔고, 친부는 딸에게 사랑을 주지 않았고, 겨우 할머니만 의지하고 살았으나 할머니 조차도 자기 엄마와 도망간 남자가 할머니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에 놀란 나머지 평사리 집은 더 이상 가고싶지 않은 고향이었습니다. 그래서 서희는 그 집에 용이가 가서 지내게 합니다. 용이에게는 평사리가 젊은 시절을 상기시키는 젊음의 고향 처럼 푸근한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강청댁 월선 임이네 세 여인과 얽히고 설키며 지내온 세월들이 돌아봐지면서 자신의 마지막을 보낼 안식처 처럼 느낍니다. 홍이에게 자신이 죽은후 월선의 무덤을 용정에서 이곳으로 옮겨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오래 살지 못할 자신의 앞날을 예견이라도 하듯이요. 고향이란 단어가 누구에게나 같은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고향을 떠올리면 어린시절 부모 형제 이웃간의 정을 느끼는 곳으로 생각하는 이도 있고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곳으로 끔찍한 곳으로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고향이 전자에 속해서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작년에 제가 지금 사는곳으로 이사오기전에 살았던 곳을 가봤습니다. 그곳에서 저의 20대와 30대를 보낸곳이어서 부모님과의 추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소지요. 그리고 결혼하고 아들이 초딩을 다니기 전까지 살았어서 아들과 부모님과 함께 했던 장소들을 가보면서 옛추억에 잠시 잠겨봤었습니다. 내가 살았었던 장소는 그냥 장소로서가 아닌 인생의 한페이지를 함께한 의미가 있기에 살다가 마음이 허전할때면 소싯적 살던곳을 방문해 보는것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살아온 길을 다시 돌아보고 그곳 추억을 상기시키는 일은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마음을 다잡게 하는 역할도 해 주는것 같습니다. 지금 내가 사는곳도 먼훗날에 좋은 추억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좋은 시간들 많이 만들어야겠구나 생각하며 돌아왔습니다. 9권 후반에는 한복이 독립자금을 전달하러 용정에 갑니다. 한복이 살면서 고향을 벗어나 이렇게 먼곳까지 가본것은 처음입니다. 한복도 홍이처럼 부모의 죄를 자신이 떠 안고 사는 처지입니다. 살인죄를 지은 아버지로 인해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큰 짐을 자신의 인생이라 생각하고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늘 떳떳하지 못한 마음을 갖고 삽니다. 그러다가 용정오는 길에 여러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에는 갖가지 사람들이 갖가지 의미를 품고 살아가고 있다는것을 알게 됩니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순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용정에서 공노인을 만나 부담스럽게 들고온 독립자금을 무사히 전달 하고, 길상도 만나게 됩니다. 길상은 한복에게 이런말을 해 줍니다. '너의 가난과 너에 대한 핍박을 너의 아버지 너의 형 탓으로 돌리는 것은 네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 네가 없다는 것은 죽은거다. 아니면 풀잎으로  사는 거다. 너는 너 자신을 살아야 하는 게야. 너의 자손을 위해서도, 너의 아버지의 망령을 평생 짊어지고 다니다가 너의 자손에게 물려줄 작정이냐 말이야' 이 말을 해 주며 부모의 굴레를 벗어나서 네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해 줍니다. 이 말이 한복에게는 큰 용기를 주는 말일듯 싶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아버지와 형의 십자가를 지고 사는 한복을 그 십자가는 네가 질것이 아니라고 말 해 주는듯 했습니다. 그리고 한복의 아버지나 형 같이  누구 한 사람의 인생뿐만 아니라 수천만의 사람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런 사람들을 없애는 일에 한몫을 하는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크게는 독립운동이 그런 의미를 지닌다고 말합니다. 한복이 길상과 그 주위 독립 운동가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변화가 생길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한복이 용정에 온 목적은 독립자금 전달이지만 겉으로는 형을 만나러 온것 처럼 가장해야했기에 결국 형을 만나게 됩니다. 피는 물보다는 진한듯 형 거복이도 동생 한복이가 하나밖에 없는 핏줄이라 서로에 대한 정이 남보다는 다른듯 합니다. '잔인무도한 악인이 선량하고 정직한 아우를 껴안고서 눈물을 흘린다.' 이들의 상봉이후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10권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이상 9권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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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4월 06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2주마다 토지 한권 완독하여 후기를 쓰고자 했었는데, 요즘은 제 머리속에 여러 잡념들이 많아서 진득하게 책읽기 하기가 잘 안되네요. 그래도 중반까지 읽었으니 후기 짧게라도 올리겠습니다. 9권에는 서희가 간도에서 돌아와서 조준구에게 복수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렇게도 벼르던 조준구는 너무나 하찮은 인간쓰레기가 되어 있어서 서희가 앙심을 품고 복수할 상대로는 어이없을 지경입니다. 서희의 옛 집을 조준구는 서희에게 5천원을 받고 집문서를 내어줍니다. 그 과정이 원래의 서희집을 서희가 찾는 것이니 굳이 돈을 후하게 쳐줄 필요도 없지만, 궁색한 조준구는 어떻게 해서라도 자기가 살아갈 밑천이라도 받고 싶어서 서희가 내민 5천원을 비굴하게라도 받아갑니다. 토지에 인간쓰레기를 담당하는 몇몇인물이 있는데 조준구 외에 임이네가 또 있습니다. 용이가 아파서 쓰러졌을때 관수가 용이 몸보신으로 먹이라고 올골계를 가져와서 홍이가 아버지 먹이겠다고 오지솥에 고는데, 이것을 본 임이네가 몰래 고아둔 국물을 자기 마시겠다고 덜어내고 맹물을 다시 부어둡니다. 이것을 본 홍이가 화가나서 오지솥을 부엌바닥에 냅다 던집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인간쓰레기들의 모습입니다. 관수는 백정의 사위라 하여 상인에게 까지 천대를 당합니다. 임이네 조차도 '백정 주제에 오골계를 어디서 구했나' 라고 빈정대기도 하고, 주막에서 일반 상인들과 양반들이 술을 마시는데 백정이 함께 마셨다고 천대와 구박을 당합니다. 관수가 원래 신분이 백정 천민이 아닌데도 백정 딸에게 장가들어서 사위가 된것 만으로도 이렇게 괄시를 받는 세상에서 어찌 관수같은 의기 충천한 인물이 동학운동과 독립운동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사회적인 차별로 이렇게 한 인간이 인간이 아닌 짐승 취급을 당하니 모두가 평등한 세상에서 살고자 하는 이념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는것 같습니다. 웃기게도 양반이 상인이나 천민들을 괄시하듯 상인은 그 아래 천민들을 양반 못지 않게 천대시 했다고 합니다. 양반들에게 차별 받는 설움을 아는데도 차별 받은 만큼 자기 아래 신분인 사람들을 이렇게 모질게 차별하다니... 인간은 원래가 받은 만큼 돌려주는 습성이 있는걸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관수는 한복을 찾아가서 형 거복이야기를 하며 독립군이 쓸 군자금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거복을 방패삼기에서 한복이가 최적의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독립운동가로서의 관수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인간쓰레기 거복은 또 어떻게 나타날지? 앞으로 남은 부분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상 이책 중반까지 후기였습니다. 요즘 날씨가 포근해져서 여기저기 봄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어제는 남편과 부천 원미산 진달래를 보러갔습니다. 진달래 축제를 할만큼 많은 진달래 꽃들이 만발했고 또 그 만큼 많은 인파가 꽃을 보러 나왔더군요. 얕은 산자락에 핀 진달래 꽃들이 장관이었습니다. 이 꽃들을 보고 있자니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우리 국민들의 모습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송이씩 보면 귀하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 수수하고 평범하지만 모여있으니 큰 장관을 이루며 아름답고 이 강산을 이끌어가는 힘이 있는 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토지에 나오는 평민들 모습도 생각나고, 지난 겨울 비상계엄 이후 곳곳에서 탄핵찬성 집회에 나온 시민들의 모습도 생각났습니다. 작은 힘이 모여 큰 뜻을 이루고 국가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저희 아들은 훈련소에서 훈련 3주차가 지났는데, 앞으로의 보직이 정해졌다고 전화왔네요. 갑판병. 해군으로서는 가장 많은 인원일 수 있는 배타고 배에 관한 잡다한 일을 하는 보직인가 봅니다. 3지망까지 써 내는 보직중 아들은 갑판병을 1지망으로 썼는데, 1지망이 되어서 좋아하네요. 해군으로 왔으면 배는 타야겠나 봅니다. 엄마는 배타는것도 걱정스럽지만 어쨌든 원하는 보직이 되었다니 축하해 주었습니다. 보직이 정해지면 어디로 자대배치가 될지가 이제 남은 과제인데, 아마 자대는 배가 되겠네요. 동해, 서해, 남해 세군데 바다중 한군데가 정해지고, 또 그 한군데에 큰배 작은배 중에 정해 지겠지요. 주말마다 건강하고 밝게 전화주는 아들이 고맙고 대견합니다. 동료 훈련병들과 잘 지내고 식사도 아주 만족해 해서 안심입니다. 이번주는 벚꽃이 만발할듯 합니다. 이번주도 벚꽃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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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3월 23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8권 중반 이후에는 월선의 죽음이 나옵니다. 월선이 죽음이 임박하자 홍이는 애가 탑니다. 아버지 용이가 벌목을 하러 가서 오지않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월선의 임종을 아버지가 지켜주었으면 했던거지요. 친엄마 임이네보다 더 큰 모정을 준 월선의 이른 죽음이 안타깝습니다. 월선은 가까스로 용이가 올때까지 버티다가 용이를 보고 죽음을 받아들였습니다. 사람이 죽음을 조정할 수는 없겠지만, 용이가 빨리 월선에게 가지 않은 까닭이 조금이라도 자기를 기다리며 살아있어 달라는 뜻이 있었을까? 저 혼자서 짐작해 봅니다. 월선이 죽으면서 홍이를 위해 쓰달라고 길상에게 돈을 맡깁니다. 용이에게 돈을 보내고 싶었으나 용이가 받지 않을것을 알기에 이웃 믿음직한 길상에게 맡긴겁니다. 월선이 죽은후 이 돈을 용이에게 전해주려 했는데, 이 이야기를 옂듣던 임이네가 자기 아들한테 준돈이니 자신이 받아도 된다고 우기며 그 돈을 가로채려고 했습니다. 이런 추하고 더러운 임이네 모습을 보고 용이는 이 돈을 받고 자신과 홍이를 떠나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잘못된 인연을 여기까지로 끝내고 싶었던 거지요. 그러나 임이네는 떠나지 않겠다고 해서 결국 용이는 월선이 홍이에게 남긴 돈을 독립운동에 쓸 수 있게 합니다. 홍이가 직접 쓰는것은 아니었지만 국가를 위해 쓴다면 결국 홍이를 위한 길일 수 있고 월선이 남긴 돈이 좀 더 값지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월선이 남긴 재산에 눈독을 들이는 임이네를 더이상 두고 보지 못한 용이는 월선의 집도 힘든 이웃들이 쓸수 있게 하여 임이네의 욕심을 단칼에 막아버립니다. 모든 사람들이 임이네를 보고 이세상에서 가장 악한 사람이라 생각할 정도로 임이네는 자식보다 돈이 먼저인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인물이 소설에만 있는것은 아니겠지요. 부모 자식 간에 돈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이 부지기 수로 있으니까요. 돈이란 참으로 이상하다 생각됩니다. 없어서는 안될 것이지만 또 많다고 다 좋은것도 아닌것이 재산을 남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부모의 자식들이 재산을 많이 남긴 부모의 자식들 보다 더 잘 지내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재산이나 돈의 탐욕은 천륜도 가끔 저버리니...  안타깝습니다. 환이와 길상의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공노인의 집에 환이가 찾아오고 공노인은 길상을 불러들입니다. 두사람은 최참판댁의 머슴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두사람의 대면자리에서 길상은 환이가 김개주와 윤씨부인 사이의 아들이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됩니다. 길상은 환이의 웃음이 자신의 아들 윤국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환이도 양반과 상놈 사이의 자식이고 윤국도 양반가문 서희와 상놈인 길상의 사이에서 난 자식이지요. 그리고 윤국의 외조모와 환의 엄마가 같은 사람 즉 윤씨부인이니 닮았다면 피로서 엮인 사이이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길상은 환이가 최참판댁을 망하게 한 최초의 인물이라 생각되어 처음에는 거부감을 느끼지만, 출생에서 부터 비운으로 태어난 환이의 인생에 자신도 공감이 가고 다소 닮음을 느끼며 연민의 정이 드는것 같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부모가 떳떳하지 않을때 오는 자괴감이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환이는 부모가 불륜으로 맺어져서 나온 자식이니 세상에 내 놓고 말할 수 없는 자신의 존재가 늘 한탄스러웠을것 같습니다. 길상도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는 자신이 늘 뭔가 빠진 사람인듯 했고요. 온전한 부모 아래서 사랑으로 자라는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이 두사람을 보면서 느끼게 됩니다. 8권 끝부분에는 서희가 더디어 간도에서의 삶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떠납니다. 길상은 함께 가지 않고요. 고향에서 반겨줄 이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자신의 옛집을 되찾고 조준구와 홍씨부인에게 원수를 되갚고자 떠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아들들이 뿌리내리고 살도록 하는것이 자신의 임무인것 처럼요. 나고 자란 고향은 사람은 떠났어도 그 장소 하나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것 같습니다. 물론 그곳에 자신의 조상들이 묻혀있기도 하고요. 떠날때 간도에서 함께 했던 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는 모습을 보니, 요즘 우리네가 이사할 때는 이런 모습은 없을것 같네요.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 떠남을 아쉬워 하는 사람이 몇 안될것 같거든요. 저희가 어린시절 살았던 동네를 떠날때는 그래도 동네사람들의 아쉬움을 많이 받으면서 떠나서 이웃사촌이 이런것이구나 알았는데, 세월이 변하고 사람들의 생각도 많이 변해서 예전 모습을 찾기는 어려운듯 합니다. 책 후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최근 저의 근황을 전해드립니다. 지난주 월요일에 아들이 군에 입대하고 첫 주말이 되어서 아들이 어제 첫전화를 해 주었습니다. 감기로 고생하지는 않은지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아들 목소리도 밝고 감기도 이제 나았다고 합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ㅎ 훈련소 생활이 함께 입소한 동기들도 좋고 교관들도 크게 꾸중하지 않고 자신만 잘 하면 되는것 같다고 합니다. 밥도 넘 맛있다 하고요. 이렇게 조금씩 적응하고 성장하는 아들이 너무 뿌듯하게 느껴지네요. 요즘은 네이버 카페에 군대 보낸 부모들 카페가 있어서 군대소식도 함께 공유하고 좋습니다. 혼자 고민하던 것을 온라인상으로 함께 공유하며 서로 얼굴은 몰라도 정신적으로 의지가 많이 됩니다. 사람은 힘든것을 함께 나누면 힘듦이 좀 나아지는것 같습니다. 이곳 독서모임 공간도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함께 공감하며 힘들때 의지가 되는것 처럼요. 앞으로 저는 주말마다 군대보낸 아들의 전화 즉 '통신보약'을 받으며 생활을 할것 같습니다. (카페에서 아들의 군전화를 통신보약이라고 부르더군요.) 날씨가 확연한 봄날이네요. 담주도 활기찬 날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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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3월 15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토지 8권에서는 결혼한 길상의 고뇌가 엿보입니다. 서희는 어느듯 환국과 윤국 두아이를 낳고 유모 젖이 아닌 자신의 젖을 직접 먹이며 세상에서 유일한 자기의 피붙이를 아끼며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돌아갈 고향에서 예전 자신의 땅을 되찾고자 하는 바램으로 간도에서는 친일노릇까지 해 가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지의 부인을 보는 길상은 고국에 돌아갈 이유도 갚아야 할 원수도 없이 마냥 마음의 방황만을 합니다. 주위에 독립운동가들을 보면서도 자신은 왜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안생길까 이런 생각 마저도 하게 됩니다. 길상의 성장과정은 부모도 없이 홀로 외로이 자랐고 그 극진한 사랑을 받지못했기에 다른 이들이(서희같은 이) 갖고 있는 당찬 삶의 의지를 가지지 못하고 마음의 공허함만을 항상 확인합니다. 지금은 아내도 자식도 있는 가장이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 뻥뚤린 자괴감이 해소되지 않고 계속 지속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이시점에 생각나는 의문입니다. 톨스토이는 사랑으로서 살아간다고 했지요. 그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길상은 사랑하는 아내도 아들도 있는데... 사람이 처음 태어나서 받는 부모로 부터 받는 사랑이 이렇게 한 인간의 인생 전반에 걸쳐서 큰 영향을 주는 사랑인것입니다. 부모가 큰 사랑을 주지 않고 살았어도 부모 없이 크는것 보다는 부모가 있는것이 마음속 부모상을 그리며 살아갈 수 있기에... 제 역할을 잘 하든 못하든 부모는 존재로서도 큰 역할을 하는듯 합니다. 저는 부모 역할을 못하고 자식을 힘들게만 하는 부모라면 차라리 없는게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 본적도 있었는데, 사실은 미운정도 정이라고, 없는것 보다는 나은 것이구나 깨닫게 되네요. 월선이 암으로 얼마 못살게 되어 홍이가 무척 슬퍼합니다. 오히려 친엄마인 임이네 보다 더 큰 모정을 주는 월선이 홍이에게는 진정한 엄마라고 생각됩니다. 엄마라는 자리는 자식을 낳은정 보다 기른 정이 더 큰것이라고 느끼게 해 줍니다. 임이네와 월선. 두 인물을 볼때 사람은 타고나는 성정에 따라서 사는것 같습니다. 엄마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갈리는듯 합니다. 얼마전에 네플릭스에서 본 영화 '칠드런스 트레인'이 생각납니다. 이 영화는 1940년대 후반 세계 2차 대전이 끝날 무렵 가난하고 궁핍한 이탈리아 나폴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가난과 굶주림에 어린아이들을 북부 위탁 가정으로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주인공의 엄마는 북부 위탁가정의 엄마보다 엄마로서의 역할을 훨씬 못합니다. 모진  현실이 어렵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런 현실 보다는 마음의 사랑을 전하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아이는 두 가지 형태의 모성애를 보고 많은 감정의 혼란을 겪습니다. 월선이 꼭 위탁 가정의 엄마 같고 임이네가 이 영화의 친 엄마 같다고 느껴집니다. 물론 이 영화의 친 엄마가 임이네 보다는 훨씬 더 모정이 많긴 하지만요.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실제 이런 부모들도 많았을거 같습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책을 집중해서 읽기가 어려워서 이번 8권은 다 읽지 못하고 반정도 읽고 후기를 씁니다. 남은 분량은 다음에 읽으면 천천히 후기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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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3월 02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7권에서는 기생이 된 기화(봉순)가 혜관스님을 따라 간도에 가서 서희를 만나게 됩니다. 어린시절 추억을 자매처럼 간직하고 있던 두사람의 만남은 현실에서의 간극 차이로 처음에는 서로 어색해 합니다. 그리고 서희는 기화가 사모하는 길상과 혼인을 한 상태이고요. 서희는 확고부동한 권위의식을 지키려 하고, 반면 내면에서는 권위의식의 뿌리를 쓸어버리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공동의 기억이란 순수한 것이다. 특히 어린 날의 그 공동의 기억 때문에 형제 자매 부모 자식이라는 의식의 유대가 지속되는지도 모를 일이라면, 이들이 비록 혈육이 아니요 신분의 도랑이 깊다 하여도, 서희가 남다른 아집의 여자라 하여도 이들의 해우가 슬프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어린시절의 공동의 기억. 이것을 나눌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내 뿌리가 든든해지는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도 일상은 이웃과 나누지만, 형제 자매와 만나면 주로 어렸을때 이야기들을 나누며 추억하고 다시 그때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친구도 어렸을때 친구는 늙어서 만나도 옛시절로 다시 돌아간듯 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고요. 길상이 서희와 부부가 되었네요. 그런데 길상에게는 이 결혼이 고독한 결혼이라고 합니다. '한 사나이로서 날갯죽지가 부러졌다. 사랑하면서, 살을 저미듯 짙은 애정이면서, 그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았던 애기씨, 최서희가  지금 길상에게는 쓸쓸한 아내다.' 길상이 분명 서희를 사랑하지만, 신분의 격차를 늘 품에 안고 살수 밖에 없는 현실세계에서  벽을 느끼는 부부가 되었다는 것이겠지요. 서희나 길상은 제가 생각하기에 서로 사랑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부부로 연을 맺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봅니다. 지금은 신분이 그 당시만큼 큰 작용이 없지만, 만약 집안이 서로 많이 차이가 나는 결혼을 했다면 이들은 남들이 보는 선입관념들을 다 무시하고 서로 당당하게 결혼을 잘 유지할 수 있을까? 저는 세월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요즘도 어려움이 있을것이라 생각됩니다. 재벌가에 결혼한 연애인들을 볼때도 잘 사는 부부도 있으나 재벌가의 권세에 적응 못하고 이혼하는 사례들도 많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결혼은 사랑만 갖고 하기에는 너무 큰 사건인것 같습니다. 서로 비등하게 사는 사람들이 행복한 결혼을 유지할 확률이 많은것은 사실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들이 미래에 결혼할때 차이가 나지 않게 서로 상대에게 자격지심 없는 결혼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 듭니다. 강포수와 두메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강포수가 두메의 교육을 생각하는 마음이 애절합니다. 우리나라의 발전은 이런 교육관이 만든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과도한 교육으로 아이들이 힘들지만... 그 당시에는 먹고 살기도 힘들지만, 아이들을 교육해야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 부모를 둔 자식은 행운아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저의 친정엄마 생각도 또 간절히 나고요. 저희들 교육을 위해 주말부부를 자처해 가며 저희들 뒷바라지 해 주신 엄마가 계셨기에 오늘 날에 저희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늘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우러나옵니다. 나 라면 엄마처럼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좀 더 오래 사시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일 뿐입니다. 후반에 공노인이 조준구를 찾아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부가 나라도 국민도 지킬수 있다고 생각한 공노인의 생각에 많이 공감이 가고 같은 민족끼리 서로 부를 쌓아 나갈 수 있게 돕는것이 나라를 좀더 굳건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조준구의 재산을 날렵하게 빼돌릴 수 있는 자질을 공노인이 보여주는듯 해서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까 기대가 됩니다. 이상 7권 후기였습니다. 3월 첫주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모두 새로움이 싹트는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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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2월 16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길상과 서희의 결혼 이야기를 의논하기 위해 이동진과 김훈장이 나누는 이야기를 길상이 듣고 신분의 벽을 느낍니다. 서희는 길상과 결혼을 원하는데, 김훈장도 이동진도 결혼을 반기지는 못하고 김훈장은 '신발이란 발에 맞아야 한다'는 말로 대놓고 반대합니다. 길상도 서희와 결혼을 원하던 시점은 아니었으나 자신이 한낯 길가 나무나 돌 같은 의미없는 사람으로 전락된듯 하여 깊은 회의감에 빠지고 밤새 술을 마신후 월선에게 찾아갑니다. 무당의 딸인 월선과 누구의 자식인지도 모를 자신의 처지가 비슷하여 동병상련의 마음에서 발길이 그곳을 향합니다. 길상과 월선의 아픔에는 닮은점이 있었네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무서운 심연을 본 충격이 가슴 바닥에 울렁거리고 그 충격은 실상은 두려움이라 깨닫게 되고, 그 두려움의 정체는 미움도 사랑도 없는 '비정' 그것이라 느낍니다. 이세상에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은 '정'  이란것을 알게 해 줍니다. 이 소설에서 내내 흐르고 있는 기조가 바로 서민들과 여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에는 서로간의 '정'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도 누군가의 따뜻한 정을 느끼는 순간에 행복을 느끼고 삶의 의미도 생기니까요. 요즘은 신분으로 인한 설움은 별로 없지만 보이지 않는 학력차이나 재력차이로 누군가는 차별이나 소외감을 느낄때가 있습니다. 내가 가진 어떤 권력이나 힘으로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본시 사람은 태아나면서 부터 모두 존귀한 존재란 생각을 하고 편견과 차이를 두지 말고 살아야 하는데... 소설을 통해 이런 문제점들을 다시한번 새겨봅니다. 길상이 옥이네와 결혼할것 처럼 말하고 다녀서 서희가 옥이네를 보러 회령에 갑니다. 그곳에서 길상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봅니다. 자신은 이곳 간도까지 와서 왜놈과 싸우는 조선인들을 곁에서 얘기로 듣지만... 자신은 한낱 서희곁을 지켜야하나, 아니면 연민이 느껴지는 옥이네 한테 가야하나, 아니면 이도 저도 다뿌리치고 그 어디라도 떠나야 하나? 자신의 현재 처지가 그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떠내기같은 심정이 됩니다. 길상이 옥이네를 보여주지 않자 여관집 안주인에게 수소문해서 결국 서희는 옥이네를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옥이네를 본 순간 길상이 옥이네에게 느끼는 심정을 알게 됩니다. 그것은 '연민'이었습니다. 서희가 질투를 낼 성질의 여인이 아니었지요. 이렇게 서희는 길상의 마음을 알게되고 혼자 돌아오는 길에 서희는 이세상에 혼자인듯한 외로움을 느낍니다. 서희도 길상도. 신분의 격차로 인한 거리감이 서로를 향한 마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분차이 이상의 마음의 거리를 느끼게 합니다.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젊고 창창한 청춘 남녀가 맘놓고 서로 사랑할 수 없는 이 신분제도가... 이어지는 3편에서는 기생 기화가 된 봉순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상현이 봉순을 찾아가서 간도 소식을 전해줍니다. 봉순이 어린 시절 함께했던 길상과 서희를 추억하며 그리워하고 애달파합니다. 사람의 정에 약한 봉순은 누구라도 자신이 줄 수 있는것이 있으면 도와주는 정 많은 여인인데, 이 풍진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한없이 약하고 남에게 이용만 당할수 밖에 없는것이 슬픕니다. 봉순을 보면서 월선이 자꾸 생각나네요. 두 여인이 닮은 점이 많은것 같습니다. 자기것을 챙기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부터 생각하는 심성도 그렇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기다리며 애타하는 마음도 그렇고요. 현실에서는 이런 심성을 가진 사람이 힘든 인생을 살 수 밖에 없구나 느껴지면서 오히려 서희처럼 강한 면을 가져야 할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타고난 심성을 갈아끼울 수도 없으니 봉순과 월선을 보면 안타깝기만 합니다. 6권 남은 부분들은 앞으로 펼쳐질 독립운동가들의 서막이 있을듯하게 윤도집과 혜관스님 석이 이야기가 잠시 비쳐집니다. 앞으로 석이가 어떤 인물로 성장할지 기대가 되는 대목입니다. 중간에 용운스님 이야기도 잠시 나오는데 만해 한용운 선생을 말하는것 같고, 천도교 교주 손병희 선생의 이야기도 잠시 나와서 실제 역사적 인물을 소설에서 접하니 그들이 또 궁금해 지네요. 이번에는 그 분들에 대해 알아보지 못하고 후기를 쓰게 되었는데, 다음에라도 그분들을 공부하게 되면 후기에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6권 후기를 마칩니다. 조금씩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니 야외 활동을 해도 될듯 합니다. 다음주도 활기찬 한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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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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