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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연속 챌린지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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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9월 4주 독서모임][완독] 나의 폴라 일지 - 김금희 (★★★★)

하하하하. 저번 주에 결국 돌아오지 못한 채 이번 주 글을 올리게됩니다. 일도 조금 바빴고, 브런치에 글도 쓰고 있고, 주말에는 고향 친구들과 1박 2일로 놀러갔다오니 이번 주는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네요.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나의 폴라 일지'를 완독했습니다. 예상대로 잘 읽혔고, 좋았고, 마지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표지에 나의 폴라 일지라는 제목 밑에 김금희 산문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 산문이라는 글씨가 참 예쁘다고 생각했습니다. 산문의 한자는 흩어질 산, 글 문인데,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쓴 글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글이 흩어지다. 저는 버킷리스트 중에 마추픽추 여행이 있습니다. 이번에 나의 폴라 일지를 보고, 언젠가는 마추픽추를 눈으로 직접 보고, 그 느낌을 글로 적을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글에 산문이라는 글씨가 박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책 초반부터 저에게 울림이 있었는데요. 작가가 남극으로 떠날 때 읽은 ≪남극일지≫에 대해 나옵니다. 이 책은 남극점에 도달했지만 돌아오지 못한 영국의 탐험가의 일기인데요, 죽음을 앞두고 일기를 쓴 것을 책으로 엮은 것 입니다. 여기서 주인공인 스콧이 절친한 치누인 J.M 베리에게 "죽음 따위는 조금도 두렵지 않지만 미래를 위해 계획했던 소박한 즐거움을 놓아야 한다는 사실이 아쉽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저 진짜 울컥했습니다. 저는 요즘 종종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어쨌든 그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두렵고, 무섭고, 피하고만 싶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죽음 앞에서, 그 절망 앞에서, 소박한 즐거움을 놓아야 한다는 사실이 아쉽다라니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죽음에 초연할 수가 있을까요.



이 책은 작가님이 남극에 도착해서 생활하는 모습을 아주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는데, 중간중간 작가님 특유의 가볍고, 명랑하고, 반짝이는 듯한 문장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젠투펭귄들이 서서 남극의 여름을 누리고 있었다. 회색빛 자갈은 펭귄들의 희고 검은 몸체와 잘 어울렸고 누군가 처음부터 의도한 듯 모든 풍경이 조화를 이뤘다.”

“걷는 동안 내내 눈이 내렸고 얼어붙은 남극의 공기가 반짝반짝 빛났다.”

“나는 마음이 카스텔라처럼 부드러워졌다. 며칠 되지 않았지만 나도 공간과 사람들, 물리적 한계가 만들어내는 밀도 높은 정다움과 애틋함을 느끼고 있었다.”

“일면 슬퍼지기도 했는데 너무 순정한 것, 아름다운 것, 들끓는 자아 따위와는 무관한 자연 자체의 풍경과 맞닥뜨릴 때 느끼는 기이한 상실감 같은 것이었다.”

“나는 아름다운 것에서 곧잘 그러듯 풍경에 완전히 스며들었다. 그러면 붙들고 있던 나 자신은 사라지고 외부의 좋은 것들로만 채워지는 듯했다.

"남극은 지구상에서 가장 각별한 협력이 필요한 곳이었다. ‘인간’보다 대륙 자체의 ‘자연성’이 앞섰고 그 안에서 인간은 모두 다를 것 없는 ‘종’이었다."

"예민하게 일상을 대하지 않고 무던해지는 마음이 좋았다. 세밀하게 세공하던 일상을 아주 굵은 붓으로 쓱쓱 살아내는 기분이었다."


특히 작가님은 자신의 이야기보다도 남극, 세종기지에서의 사람들의 삶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책을 읽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이야기들. 그 추운 남극에서 새우를 연구하고, 이끼를 연구하고, 대기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남극을 위협하고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마지막에 에필로그에 자신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면서 끝나는데 마무리가 참 아릿합니다. 남극과 남극에 사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까지,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꽤 잘 짜여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금희 작가님의 소설을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이 드네요.


치악산님 덕분에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추석과 함께 읽을 책을 못 정했는데 회원님들이 그 동안 쓰셨던 것 보면서 책을 골라 봐야겠네요.


이번 주는 추석이라 금요일부터 정신이 없을예정이네요. 여기서 30일 챌린지를 할 때도 추석이 껴 있었던 것 같은데 명절을 보내면서 책을 읽고, 글을 썼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이번 주는 올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미리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추서 잘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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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딸기
Sep 30

아 정말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군요. 이번 연휴는 유난히 긴것같아요.

그안에 주말이 있어서 히후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마음이 바빠 글을 못 올릴수도 있겠어요.

저도 되는대로 해야겠어요. ㅋ


나의 폴라일지는 저도 한번쯤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가 궁금하거든요.

이런 책을 보면 세상은 참 넓은데 내가 아는것은 개미 콧구멍만하구나... 하고 생각할때가 있어요. ㅋ

그래도 책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요.

다양한 책을 접하는건 세상이 넓다는것과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걸 깨닫는 일 같아요.

오늘 후기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추석 연휴 가족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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