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저는 아들이 휴가를 나와서
강원도 정선으로 가족여행을 3일 다녀왔습니다.
아들과 함께한 휴가라 무더위에도
좋았습니다.
너무 더우니까 여행동선이 맛집과 시원하고
뷰 좋은 카페를 주로 다녔습니다.
아들이 어릴때라면 워터파크라도 갔을텐데
해군 아들을 휴가에 물놀이장 데려가는건
아닌것 같아서 시원한 실내에서 맛있는거
먹고 휴식하는 여행을 했습니다.
여행중 삼척 해수욕장쪽에도 갔었는데,
그곳 카페에서 동해바다로 들어오는
해군 함정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네요.
아들이 타는 배는 저희가 본 배보다 훨씬 더
크다고 말해서 놀랬습니다.
저희가 본 배도 멀리서 봤지만 규모가
컸거든요.
그리고 여행 다녀온후 하루 쉬고
다음날 금요일에 아들은 군대에 복귀를
하였습니다.
2주간의 긴 휴가를 끝내고 복귀하려니
아들도 마음이 많이 무거웠는지, 복귀 이틀전부터
군대 들어가기 싫다고 말하는데, 안쓰러워서
혼났네요.ㅠ
처음 훈련소 갈때 만큼은 걱정은 덜 되지만,
그래도 자유가 없는 군대생활이 힘들긴 하니까
보내는 마음이 좋지는 않습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다음 휴가때 보자고
하고 서울역으로 데려다 줬네요.
이렇게 일주일을 보내다 보니 이번주 독서는
조금밖에 못 읽었는데, 조금이라도 읽은 부분
후기 남기겠습니다.
토지 13권 중반에는 조용하와 조찬하
임명빈이 한자리에 앉아서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일본문단의 이야기를 잠시 나눕니다.
여기서 임명빈이 일본문단에서 나쓰메가
아직 왕이냐고 조찬하에게 묻자
찬하는 왕이 아니라 황제라고 말합니다.
'칙천거사' 사상에 이르기까지 길이 왜 그렇게
험난했는지 명빈이 찬하에게 묻습니다.
'칙천거사'는 나쓰메소세키의 철학사상인가
봅니다.
하늘을 본받고 나를 버리는 사상인데,
즉 사심을 버리고 몸을 천지자연에 맡겨 사는것을
말하며 종교적 깨달음이라는 해석도 있고
나쓰메가 만년에 사용한 말이라고 합니다.
찬하는 나쓰메가 톨스토이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스웨덴 작가 스트린드베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평합니다.
나쓰메의 작품세계에서 일관된 추구는
에고이즘이었고, 에고이즘의 가시덤불을 낫 들고
들어가서 간신히 빠져나온 길이 '칙천거사'라고
찬하는 말합니다.
모리 오가이 작가도 일본인 치고는 드물게
뼈대가 크고 힘찬 작품세계, 완벽함을 아울러
가진 견고한 이상주의를 갖춘 진짜 황제라는
말도 합니다.
소설에서 이 세인물이 작가들에 대해서
평하는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박경리 작가의 견해겠지요?
그리고 스트린드베리 라는 스웨덴 작가를
언급해서 새로운 작가에 대한 궁금함도
생깁니다. 그리고 모리 오가이 라는 일본 작가도
관심이 생기고요.
이렇게 토지 소설을 통해 새로운 작가들을
알아가는 것이 새롭고 좋습니다.
다음기회에는 새롭게 알게된 작가들의
작품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이 세사람은 문단의 얘기로 시작해서
의상, 건축물, 민족성 까지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며
이야기 나눕니다.
일본 민족의 단순성은 단순함에서 오는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계속 덧붙이는 경향을 띄고
조선민족은 복잡성으로 인해 대담한 생략을
시도한다고 합니다.
생략은 근원을 찾아서 불필요한 것을
쳐내 버린다는 겁니다.
이렇게 민족성을 통해 나오는 문화예술의
경향을 이야기해주니까
요즘 제가 미술관을 다니며 봤던
겸제 정선의 산수화에서 여백의 미가
너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도 잠시 생각이 났습니다.
정선의 산수화도 생략을 통해 내가 드러내고
싶은 것을 강조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일제시대때 일본이 강국이 되고 조선이
약소국이 된 연유가 어디있는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는데,
"결핍이 오늘 일본을 강국으로 만들었고 잉여상태로 하여 조선은 망했다.
정신을 두고 한 말입니다. 물질적인 얘기는 아닙니다.
개개인의 결핍은 전체를 풍요하게 하고 개개인의
풍요는 전체를 결핍으로 몰아넣고..."
조찬하가 일본여인과 결혼하여 일본에서 살면서
한국과 일본에 대해 객관적으로 느낀점을
이렇게 말합니다.
이 대화를 통해 개개인의 민족으로 볼때는
일본보다 조선이 훨씬 앞선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나라는 안정된 국가 기반(안보, 정치적인 측면)만 잘 조성된다면 이런 우수한 개인의 역량을
통해 그 어떤 나라보다 창의적이고 앞선 민족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최근 전세계에
한류문화를 이끌어 가는 현상들이 그 결과로서
나타난다고 생각됩니다.
책을 많이 못읽고 후기를 올리게 되어 죄송스런
마음이지만, 조금이지만 쉬지 않고 읽는것에
의미를 두겠습니다.
담주에는 비소식이 있는데, 비 피해 없이
무더운 여름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글여행님 안녕하세요
좋은 후기 글 감사합니다.
아들분과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정선에서 함께 한 행복한 순간부터 아드님을 서울역에 데려다주는 아쉬운 순간까지 눈앞에 그려집니다. 더운 여름날에 아드님이 건강하게 군 생활 잘할 수 있길 기원합니다.
글 여행님께서 호암 미술관에서 하고 있는 겸재 정선 전시회를 다녀오셨나 봅니다.
저도 지난 달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는데 간결하고 다소 무심하게 보이는 작품이 어찌나 멋있고 마음에 와닿던지요.
자연 특히 금강산을 많이 그린 정선의 작품들을 보며 비어 있으면서도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정선이 생략을 통해 드러내고 싶은 것을 강조했다는 글여행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며칠전 넷플릭스에서 요즘 대세인 케데몬(케이팝데몬헌터스)을 보았는데요.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더욱 느껴지고 우리의 역량을 전세계에 마음껏 펼칠 시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은이들이 우리의 컨텐츠를 만드는데 있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고 실패해도 또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야겠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라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