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은 오랜만에 너무 반가운 박완서 선생님의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밀리의 서재에도 함께 출간이 되었더라구요. 평소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지만 자기계발서 류의 책 외에 문학이나 인문학 등 읽을만한 책들은 종이책이 확실히 좋아서 잘 읽지 않았는데요, 박완서 선생님 글은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좋아하고, 또 쉽게 쓰여서 전자책으로도 읽을 수 있다는 게 너무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책은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라는 아주 오래 전에 쓰인 책(1977년)을 미출간된 원고까지 포함하여 새로운 제목으로 재출간한 것입니다. 77년이면 지금으로부터 거의 50여년 전에 쓰인 것인데, 지금 읽어도 전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느낌 없이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메세지가 잘 전달 됩니다.
이제 겨우 두 개 읽었는데요, 글이 주는 여운 때문에 다음 글을 읽기가 싫어질 정도입니다. 최근에 읽은 어떤 글들 보다도 제 마음을 위로하면서도 겸손하게 만들어주네요. 당분간 다른 책들과 함께 천천히 읽으면서 일상에 지친 제 마음을 잘 달래주고 싶습니다.
텍스트 이미지로 고른 문구는 박완서 선생님이 유럽 여행을 떠나셨다가 현지 음식에 비위가 상해 한국에 와서도 입맛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을 때의 에피소드인데요. 뭘 먹어도 입맛이 돌아오지 않아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하던 찰나, 고 박경리 선생님이 계시던 곳의 직원이 평소 박경리 선생님이 하시던 데로 지난 겨울에 묻어두었던 김치를 박완서 선생님께 보내주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김치를 먹고 비로소 들뜬 비위가 가라앉았다고 합니다. 그리운 선생님을 생각하며 김치를 허둥지둥 아귀아귀 먹었다는 말씀에 제 마음도 울컥했습니다.
음식에는 맛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이 함께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문득 내가 만든 음식으로 누군가에게 기억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드네요 ㅎㅎ 바쁘게 차리기 바쁜 음식이 아니라 여유롭고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 :)
오늘도 편안한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저도 박완서님 팬이에요. 연배가 저보다 훨씬 많으심에도 불구하고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문체며 솔직한 마음을 어찌 그리 맛깔스럽게 풀어놓으실까 감탄하게 되죠. 이런 책은 저도 위로가 필요할때 야금야금 먹듯이 읽곤 합니다. ㅎ
한국에 와서도 입맛을 되찾지 못할 정도의 비위가 상한 음식이 뭘까 궁금하네요 ㅎ
저는 요리를 거의 안하는데...가족과의 추억을 위해 조금씩 연습해 보아야 겠습니다 ㅎㅎ
요안나님,,! 저도 평소에 누군가에게 요리를 해주는 것을 참 좋아했는데요..! 갑자기 시아버님께 발렌타인데이 선물로 만들던 초코케익과 초콜렛들이 생각이 나네요,,! 요즘 왜 전화를 안하냐고 몇일 전 전화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맘이 조금 그랬네요,,! 결혼 초반에는 제가 한 음식을 굳이 싸가서 아버님 가져다 드리고 싶고 그러던 때도 있었는데, 어느새 점점 무뎌지는 제 모습이 생각나서 울컥했습니다. 늦기 전에 잘해야 겠어요,,!!
그리고 오늘 후기 덕분에 박경리 선생님과 박완서 선생님의 뜻깊은 우정에 대해 찾아보게 되었네요,,! 갑자기 작가와 독자로써 만나 싹트게 된 우정을 그렇게 오래도록 나누셨다는게 부럽게 느껴집니다! 넘 멋진 우정이시네요!
오늘 글도 감사합니다~^^!
저도 이 책 꼭 읽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