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오늘 아침은 좀 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가을이 오려나봐요. 저는 거의 한달 내내 주말마다 밖에 나가서 노는 바람에 정신없는 주말을 보내고 이제야 책상에 앉았습니다.
원래는 이번주 포함해서 2주 정도 필사 관련된 글을 써서 두 달을 채우려고 했으나, 후반부로 갈 수록 반복되는 내용이 나와서 이번 주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이번주는 자신의 내면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내면 관련해서 최근 의미있는 일이 있어 말씀 드려보려고 합니다.
제가 브런치 스토리에 작가로 선정되서 나름대로 예전부터 써보고 싶었던 글을 쓰려고 20년 전에 보던 전공책을 꺼냈는데 맨 앞장에 붙은 이 문구를 보게됩니다.

뭉클했습니다. 이 글을 적었을 당시에 저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어떤 공부를 전공으로 선택해서 나아갈지, 어떤 직업을 가져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누구를 만나 언제 결혼하고 어떤 가정을 꾸릴지, 그 어떠한 선택지도 가능한, 마치 하얀 백지장 같은 상태의 저였습니다. 이때 저의 내면은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이때의 저는 지금의 저와 많이 다릅니다.
지금은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바뀌지 않을 직업이 생겼고, 결혼을 해서 아이 둘이 생겼고, 더 이상 공부를 하려고 학교를 갈 수 없는, 이런 평생가도 바뀌지 않을 것들이 생겨났습니다. 20대의 저는 미래를 알 수 없었지만, 40대인 저는 이제 미래가 보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로 인해 항상 반복되는 챗바퀴에서 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라는 사람은 그대로인데, 내면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노트북님 덕분에 알게되어 작가로 글을 쓰려고 준비하면서, 20년 전에 적어놓은 저 글을 보고서는 저의 내면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출구가 꽉 닫힌 일직선의 통로를 지나는 것 같은 인생에서, 여러 갈래길이 있는 숲 속에 들어온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 숲 속에 들어가는 시작점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인 것 같습니다. (노트북님의 마라톤 풀코스도 저에게는 엄청난 자극입니다.)
필사를 하면서 저를 너무 드러내고 일기처럼 되버린 것 같아 민망한 기분이 듭니다. 다음주부터는 즐거운 독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본가에 내려가면서 책장속에 꽂혀 있던 칼의 노래를 무작정 꺼내왔습니다.
그럼 이번주도 모두 화이팅입니다.!
안녕하세요 희후님^^
정해져 있는 미래가 좋을 수도 있지만 꽉 막힌 느낌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큰 변화 없이 자잘하게 행복을 누리며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러기에는 남아 있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행이도 여러갈래길이 있는 숲속에 들어온 느낌이라고 하시니
앞으로 희후님이 어떤 길을 선택하고 무엇을 이루게 되실지 몹시 기대가 됩니다.
희후님이 20대 시절 전공책 앞에 적어 두었던 메모처럼
시도하고 노력해 보지도 않은 영혼들 보다는 더 높은 곳에 머무르시게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칼의 노래 후기도 기대하겠습니다.
후기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