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부터 근초고왕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1권에 여광의 얘기로 시작해서 한권을 모두 그의 대한 얘기라 그가 주인공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초고왕은 육십의 고령으로 남쪽을 섭렵하고 차차 세력을 키워 신라와 고구려로 나아가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한 같은 작은 나라를 점령할 때도 그는 함부러 군사들을 죽이거나 포로로 잡더라도 원하면 풀어주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것이 먼 안목으로 봤을때 자기 사람, 자기 나라로 만들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병법을 쓸때도 될수있는대로 싸움보다 항복을 권하고 어쩔수없을때만 무력으로 침공합니다. 쉬이 항복하는 나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피치못할 군사들의 희생이 생기면 그는 한숨으로 안타까움을 표합니다. 그것은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전 이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삼국지에서 워낙 군사들의 많은 희생을 일상으로 봐온터라 이책 또한 그런 죽음들이 넘쳐나겠구나 싶었는데 의외의 아량이 너무 반갑고 기뻤습니다. 드디어 내가 바라던 그런 인간상이 나왔구나 하면서요.
처음에 여광이 나오면서 뭔가 억울한 약자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이 그가 다시 왕권을 찬탈해야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적의 위치에 있는 근초고왕의 모습을 보니 이 사람을 끌어내리는게 맞는 일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그의 덕은 훌륭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누구를 응원하는 마음보다는 이야기의 흐름에 촛점이 맞춰지는듯 합니다.
왕권 찬탈을 꿈꾸는 여광은 몰래 진씨가의 세력 속으로 파고듭니다. 그를 돕는 해씨가나 양수노인의 도움으로 그의 찬탈 계획은 서서히 진씨가를 위협해가지만 진씨 세력은 언제나 의심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습니다. 양쪽의 지략 싸움이 볼만합니다. 삼국지는 주로 병법에 의해 판세가 갈린다면 여기서는 씨족의 세력 싸움이 소소한 전략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유리한 상황으로 이끄는 방법을 취합니다.
스케일이 한껏 줄어들어 오히려 잔잔함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더 잘 맞는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서는 지략을 논하는 장면도 많이 나오는데 이는 축약이 만연했던 삼국지에서는 보기 어려운 긴 서사로 그려지기 점 등이 그렇습니다. 어느 한사람의 지략으로 결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왕 조차도 아랫사람들과 함께 논의하며 지략을 짜는 풍경이 제게는 꽤 생경하면서 좋아보였습니다. 한 영웅의 쥐락펴락으로 판세가 흘러가는 지난 구도만 보다가 이런 민주적인 논의는 한결 업그레이드된 정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여광이 자신의 신분이 들킬 위기에 처하자 그곳을 도망칩니다. 여러 정황이 좀 의심스럽다 생각하던 차에 왕에게 노비 하나가 찾아옵니다. 고리성의 성주 사구여(여광편)의 노비 고비입니다. 그는 여광의 왕권 찬탈을 노리는 세력들의 이야기를 고해바칩니다. 자신을 믿고 부렸던 성주를 배신하는 행위였습니다. 그로 인해 왕은 모든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 노비를 잡아 옥에 가둡니다. 자신이 따르던 주인을 배신하는 행위는 올바른 자가 행할 행위는 아니라는 겁니다. 주변에서 좋은 정보를 준 자를 잡아들이는 왕을 만류하지만 그는 그런 본보기가 자신에게서 일어날수도 있음을 말합니다. 그런 선례를 만드는 것이 먼 안목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합니다.
전 그런 왕의 안목이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아무리 정권이 중하다지만 사람의 도리는 흔들림이 없어야한다는 그 정신이 멋졌습니다. 근초고왕의 팬이 되려는 순간이었습니다. ㅎ
이제 왕은 혜씨가와 여광을 공격하기 위한 병법을 짜냅니다. 충분한 상의 끝에 실행함에 있어서 왕의 결단력과 추진력이 폭발합니다. 이 싸움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증을 가지며 3권으로 넘어갑니다.
삼국지보다 훨씬 재미있습니다. ㅎ
근초고왕의 사람됨이 후기글을 보니
저도 팬이 되고 싶습니다.
근초고왕이 삼국지에 가끔 나오는 항복을 권하고
최소한의 군사들의 피해를 덜 가도록 한
공명과 비슷하다고 저 또한 생각했습니다.
9권에서 맹획을 7번이나 놓아주는 부분이
지난주 읽었던 부분이었거든요.
무력으로 항복시키기 보다는 마음으로
항복을 받는것이 얼마나 어려운것인지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인을 배신한 자를 옥에 가둔 장면도
감동입니다.ㅎ
딸기님,,! ㅎㅎ 저는 후기만 읽어도 너무 재밌습니다..! ㅎ
삼국지보다 훨씬 재밌다는 그 말씀이 너무 진심으로 느껴집니다.. ㅎㅎㅎ!!
맨 위에 써주신, 항복을 먼저 권유하는 장면은 삼국지 9권에서의 맹획을 대하는 공명이 생각나기도 하네요,,!ㅎ
(9권까지 읽고 저는 삼국지를 읽는 매력에 빠졌습니다. 그 글 자체 보다는 작가의 의도나 소설의 구도를 생각하게 되니 또 다른 재미 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공명에 대한 의구심도 이제는 크지 않습니다. ^^; 다.. 작가의 의도이겠거니.. 생각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
"아무리 정권이 중하다지만 사람의 도리는 흔들림이 없어야한다"
저도 항상 이런정신에 감동 받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나 저나 책을 정말 많이 읽으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래 저래 주중에는 거의 못 읽게 되네요,,!
그래도 삼국지 덕에 주 1권의 습관이 생기는 것 같아 만족합니다. ^^:
이번주도 이렇게 재밌는 후기 전해주셔서 넘 감사드립니다.~~!
돌아오는 주도 화이팅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