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한주 잘 보내셨나요?^^ 이렇게 한주를 보내면서 내 이야기를 하기위해 찾아올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새삼 행복하고 감사하게 생각이 됩니다.
슬슬 더워지는 날씨지만 아직은 그리 습도가 높지않아서 지낼만한 날씨라 다행이다 하는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별일없이 일상을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감사한 일인지 매순간 느끼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언젠가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남일이 남일같이 느껴지지 않는 요즘입니다.
괴로움과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 삶을 위해 전 매일 아침 108배 정진을 합니다. 그 시간만큼은 우주같은 공간에 툭 떨어진 나를 보려고 합니다. 그 어느것도 나를 괴롭힐수 없고 그런 상태로 만드는건 오로지 나 자신이라는 생각을 놓지 않으려합니다. 정진을 하면서 나를 아는 모든이들에게도 괴로움과 번뇌가 없기를 더불어 빌게 됩니다.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이 책은 다른 어떤 책을 읽다가 누군가의 언급으로 산 책이 아닌가 싶어요.
존 버거가 누군인지도 몰랐지만 왠지 이름이 꽤 멋지다고 생각했던거 같기도 합니다.
무슨무슨 상을 받고 베스트 셀러가 되는 책을 쓴 사람은 아니지만 내공이 있는 그런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책 표지에는 존 버거 소설이라고 쓰여있지만 읽다보면 스토리가 하나로 이어지지 않는 산문에 가까운 글이었습니다.
추억 속의 인물들을 하나씩 소환해서 그와의 추억을 더듬어가는 산문집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책이 좀 심심해서 아주 예전에 사놓고도 저의 픽을 못 받았던 책이었습니다.
집에 읽지 않은 책들이 있는건 마치 즐거운 숙제를 남겨놓은 기분도 들지만 자꾸 미루기만 하는 것도 영 맘에 안 들어 하나씩 도장 깨기하듯 읽어가보려 합니다. 아직도 제 책장에는 그런 책들이 즐비하지만 또 저마다의 읽히지 못한 이유들이 있어서 도장 깨기 역시 쉽지는 않아 보이긴 합니다. ㅋ
그렇게 있는 책들 중 하나의 도장을 깬 기분입니다.
책을 다 읽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스토리가 없고 잔잔한 감동으로 읽는 재미가 쏠쏠한 그런 책도 아니어서 읽으면서도 큰 감흥이 없이 책장을 넘겼다는 고백을 하게 되네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한부분은 가슴에 와닿기도 했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해후 부분이었습니다.
어느 누구와의 재회가 그리 뭉클할수 있을까 싶을 만큼 어머니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는 남다릅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살아서 다시 내곁에 서서 함께 광장을 거닐고 대화를 하고 시장에 갑니다.
그건 있었던 추억이라기 보다 어머니의 모습을 다시 짜집기 해서 소환한 모습에 가까웠습니다.
그렇게 어머니를 추억합니다.
또 아버지를 소환하고, 옛 애인을 소환하고, 친구를 소환하고, 그렇게 이제는 이세상에 없는 추억속의 나의 사람들을 하나씩 소환합니다.
그들과의 추억을 더듬고 다시 그들과 대화를 합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들을 책 속에서 합니다.
...
안으로 들어와 이중 유리문이 닫히고 나면 돈이 일으킨 난청 같은 먹먹함을 느끼게 되는데 그것은 깊은 바다 속처럼 소리가 부재하는, 텅 빈 침묵이 아니라 격리로 인식된다.
내 미래가 도마에 오르면 우리는 아무것도 거칠 게 없었고 어떤 말이든 내뱉었지만, 그 싸움의 와중에도 우리는 둘 다 이것과는 비교도 안 될 엄청난 전쟁의 비밀을 공유하고 있음을 단 한순간도 잊지 않았다. 아버지의 존재는 내게 인고를 가르쳐 줬다. 나의 존재는 아버지에게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줬다.
후안, 이 칼을 열어 보면 햄릿의 물건 같다는 생각이 들 걸세. 욕망의 인식과 더불어 그 욕망이 불러일으킨 두려움이 나란히 흐르는 칼, 우유부단한 칼. 열든 닫든 이 칼날은 늘 후회를 품고 있지.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희박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한 세기를 살아서 버틴 이 햄릿의 물건은 또 다른 얘기를 들려준다네. 사랑하는 사람이 모든 것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 전부를
자넥 삼촌은 거의 전신마비였다. 말은 못했지만 모든 것을 파악했다. 모든것을. 내가 삼촌을 사랑한 건 그 때문이야. 학교가 끝나면 삼촌과 얘기를 하곤 했어. 우리끼리 만든 언어가 있었거든. 폴라드어도 아니고 러시아어도 아니고, 리투아니아어나 프랑스어, 독일어도 아닌, 우리 말고는 아무도 쓰지 못하는 그런 말이었더. 어쩌면 사랑을 하면 누구나 새로운 말을 만들게 되는 건지도 몰라. 그 속에 들어가 몸을 피할 수 있는 은신처처럼 말이야. 나는 삼촌과 함께 결코 잊지 못할 뭔가를 발견했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지속적으로 기억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서서히 잊혀지는 건 어쩔수가 없습니다.
어느날 떠오른 그들의 모습을 이렇게 글로 남겨놓으면 사진을 보듯이 그들을 어느때고 추억할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게도 그런 사람이 있는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25년전 돌아가신 친정아버지를 떠올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못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분이라고 주변에서 말씀하실 정도로 선비같은 분이셨습니다.
퇴근하시고 오시면 잠자는 우리들의 볼에 뽀뽀를 해주시던 기억, 까끌한 수염에 잠결에도 고개를 돌렸던 기억, 그때는 그렇게 지루했던 클래식 음악을 아침마다 턴테이블로 걸고 들려주셨던 기억... 그때는 등교시마다 들어야했던 클래식이 넘 지루하고 싫었는데 나이가 들고나니 그때 아버지가 들으셨던 클래식 음악을 깊이를 느끼면서 추억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화다운 대화를 해본 기억이 없습니다.
쑥쓰러움이 많은 부녀간이라 할수 있겠네요.
그렇지만 나쁜 기억은 하나도 없는 좋은 기억만 남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누군가를 추억한다는 건, 마음을 주고 받은 기억이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리적인 시간보다 마음이 와닿는 한마디의 말들이 결국엔 그 사람을 추억하게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면에서 아버지와의 기억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래서 전 아이들과 얘기를 많이 하려 합니다.
이제는 성인이 되어 나의 조언은 필요없는 나이라 서로가 느낀점을 나누는 시간이 전 너무 좋습니다.
인간대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입장에서의 동등한 대화가 이루어져야 지속적인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책을 적극 추천하기는 어려워도 이런 시간을 제공해준것에 대해서는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곧 장마라고 하네요.
겨울 이불 빨래는 모두 하셨나요?^^
소중한 일상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ㅎ
딸기님! 반갑습니다. ㅎㅎ
저도 여기 있습니다..^^!
조금 있다가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