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호흡기가 약해서 미세 먼지에 예민한 편입니다.
그래서 미세먼지가 심한날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하고 공기 청정기에 의지해서 하루를 보내는 편이죠.
그러다 보니 이렇게 좋은 봄날을 즐길수 없는 날이 많아(어쩌다 이렇게 미세먼지가 많은 나라가 되었을까요ㅜㅜ) 봄날이 봄날같지 않을 때가 많아 속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난주는 그동안 들쭉날쭉했던 미세먼지가 어찌나 청정하던지 정말 매일 아침 눈 뜨는 일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종종 사람이 사는 데 기분을 좌우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디테일이 많을수록 행복하기도 하지만 불행하다고 느낄때가 있죠. 전 이런 디테일한 성격이 맘에 안들때가 있습니다. 작은 일에도 마음이 잿빛이 되는 제 성격이 맘에 안들어 제가 불교에 입문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한결 편안해진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역으로 그래서 더 자잘한 행복을 더 느낄수도 있겠구나 하고 위안을 삼기도 합니다.
삶은 이렇게 보다가 저렇게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하곤 합니다.ㅎ
그동안 몰입했던 한미 관계와 북한의 핵문제에서 벗어나 이제는 좀더 시야를 넓혀 미국과 중국 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인도, 태평양, 러시아를 두루 살피며 좀 더 큰 그림을 그려나가야 할때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것은 결코 우리의 문제를 등한시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한쪽에 치우치다보면 더 넓혀갈 수 있는 우리의 기회를 놓칠수가 있고 그래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일에 소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어느 한쪽편에 서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이렇게 미국에 대적할만큼 성장하기 전까지 우리는 미국편에 서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물론 아직 미국을 넘어설 정도는 아니지만 중국의 경제성장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지금 중국 경제가 무너진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아직은 중국을 따라갈 나라는 없습니다.
그간 우리는 경제적으로 중국 덕을 많이 본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결코 등한시해서는 안되는 나라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예전처럼 단순명료하게 어느 한쪽의 손을 잡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또한 미국 또는 중국이라는 선택의 딜레마에서 벗어나 보다 자주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가능할만큼 우리나라의 입지와 위상은 많이 올라갔습니다. 그것은 수치상으로도 밝혀졌고 우리가 잘한다면 G7에 진입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니 이제는 독립적인 자세로 다양한 정책을 두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안보에 있어서 우리가 미국만 바라보던 시대를 지났습니다.
유럽 역시 그런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유럽도 미국의 안보 우산에 의존하는 방위전략을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미의 패권이 커짐에 따라 유럽 또한 대미종속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럴때 우리는 유럽 국가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유럽에게 있어서 한국은 매력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이 가진 경제 및 기술적 잠재력을 바탕으로 유럽과의 안보, 경제, 기술 분야의 협력의 강화와 국제 질서의 협력 구축을 통해 미중간 대립과 격돌의 완충역할을 해야할것입니다.
저자는 또한 일본과의 통큰 화해를 제시합니다.
지정학적으로 우리가 일본과 잘 지내야한다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는 생각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듯합니다. 요즘 혐한이라는 말이 일본에서 나올정도로 관계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물어가는 일본 경제에 비해 우리의 발전적인 모습을 일본이 질투의 눈으로 바라볼 수도 있는 상황도 그 원인이 하나일수 있고요. 어쨌든 저자는 한일관계에 획기적인 한방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한국이 이제 더 이상 일본에 금전적 배상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것을 제안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일본에 직접적 사죄에 매달리지 않고 강제 노역이나 위안부 문제를 인권문제로 취급해 국제무대로 가져가 논의하겠다고 선언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합니다. 국민적 정서가 국가 정세에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일본이 걸림돌이 되는 일은 우리에게 불리한 일입니다. 역사는 국제적 정서에 일임하고 우리는 우리가 살길을 모색하는 것이 어쩌면 현명한 일이 될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저도 역사적 사죄를 깔끔하게 받아내야 일본과의 관계가 유연해질수있겠다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고 그래서 이제는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좀 더 대범하게 대의를 위해서 나아가야 하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머물러서 퇴보할 것인가 아니면 앞을 보고 나아갈 것인가의 문제는 우리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자니 국뽕이 차오르는 느낌을 받습니다. 잘 몰랐던 한국의 위치 그리고 나아질수 있다는 희망을 알고 나니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정치인 뿐만이 아니라 국민의 생각과 정서도 국익을 만드는데 무척 중요한 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명한 국민, 건강한 국민이 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입니다.
이런 책 한권 읽었다고 저의 단단한 생각이 만들어지는 건 아닐겁니다.
하지만 분명 뉴스에 나오는 정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관심은 생겼습니다. 그건 제게 큰 변화이고 좋은 시발점입니다.
이래서 책을 읽는구나 전 매번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제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느낌은 그 무엇에 비할수 없을 만큼 제게 뿌듯함을 주거든요. 그래서 이런생각이 너무 좋습니다.
전 이제 이 책을 마치고 기쁘게 다음 책으로 넘어갑니다.
다음 책으로 넘어가는 이 순간도 너무 행복합니다.
책이 있어 여기 분들도 만나고 또 제 생활이 풍성해지고 있어 전 책 읽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합니다.
모두 행복한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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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쓰고 책을 읽다가 제 에피소드 하나 얘기하고 싶어서 다시 열었습니다. ㅎ
어제 식탁위에 놓여있는(애들이 받은 선물을 쓰지 않을때 종종 이렇게 식탁에 올려두어요)
투명 비닐 봉지에 녹차 티백 하나와 커피 믹스 스틱같은 게 두개 들어있었어요. 물론 일본어로.
분홍, 노랑 봉지가 너무 예뻐 만져보니 좀 묽은 젤리같은 게 들어 있는것 같았죠.
조금 먹어보고 별루면 버려야지 하면서 뜯어서 조금 먹어 삼켰어요.
무슨 액기스처럼 진한 액체였는데 민트향이 물씬 나더라구요.
그리고 안경을 가져와 잘 살펴보니 한자로 '구내세정제'라고 쓰여있네요ㅜㅜ
제가 가글액을 먹은거에요. ㅋㅋㅋ
그것 좀 먹었다고 죽는것도 아닌데 속이 울렁거리는 증세는 밥을 다 먹은 다음까지 지속되었죠. 엄청 찜찜.
잘때쯤 되니까 속이 편안해졌는데...트림이 나는거에요.
그런데 그 트림이 소화될때 나는 그런 깊은 트림이 아니라
뭔가 위에서 거품이 생겨서 공기가 빠지는 듯한 그런 트림을 몇번했네요. ㅋㅋ
제 뱃속에서 세정제가 거품을 만들어 위를 세척한까요. ㅋㅋ
노트북님의 긴 댓글 감사합니다. ㅎ
주신 말씀에 많이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저도 이런 책이 처음이라 이 책이 다 옳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책이든 저자의 성향이 확실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치우칠수 있고 그걸 가려 내는 눈을 키우는 일이 내가 할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그걸 가려내기에는 한참 멀었겠지만 이제 시작이라 생각하고 관심을 갖고 여러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사람들이 저와 반대 성향으로 얘기할 때 잘 모르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그 성향이라는 것이 타고난다는 얘기를 들으적이 있어요. 사실 예전에는 양 진영의 사람들의 단순한 정치적 의견에 좌지우지 된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보수와 진보의 특징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DNA에서 읽을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그것도 맞는 얘기가 아닐수도 있지만 전 그 얘기를 듣고 얼추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보수와 진보는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라고 말하더라구요.
들을때는 그 사람의 설명을 들어서인지 고개를 끄덕였는데 지금은 생각이 나지 않아 설명이 안되겠습니다. ㅋ
물론 옮겨가는 사람도 있지만 아마도 그 사람은 보수와 진보 그 가운데쯤 있는 사람일지도 모르구요. 요즘 양 진영이 모두 마음에 안드는것이 너무 극과 극으로 가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저 말을 들은 다음에는 아무리 내 진영의 사람이 뭣같은 짓을 해도 그게 바뀌지 않는거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어떤 의견일테니 뭐가 맞다고 단정지어 얘기하기는 어렵겠어요.
어쨌든 저도 저의 성향을 잘 모르고 제가 알고 있는 지식도 너무 얕아서 어느 편에 서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좀 미루고 있는 중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같아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노트북님의 너도 할수 있어, 그만하면 됐어...이런 위로의 말에 대한 얘기도 너무 공감합니다.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시니 이렇게 얘기하는게 즐겁습니다. ㅎ
네~ 저도 누군가를 함부러 위로하는 일이 위험한 일이고 그래서 내가 정확히 알고 있는 이야기, 그리고 경험을 한 이야기가 아니라면 뭐라 섣부른 위로는 안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간혹 감정에 치우져서 뭐라고 좋은 말을 해주어야한다는 강박에 휩싸이기도 하지만요 ㅋ
맞습니다. 자신이 깨닫고 스스로 의지를 가지는것이 누구의 힘내라는 말 한마디에 불끈 솟아오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전 그렇게 생각하네요. ㅎ
그러기 이전에 나를 옳고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이 내가 해야할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도 이런 얘기를 노트북님과 나눌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