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고 마음이 설레였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구요. 그래서 꼭 읽고 싶었죠.
전 제 방이 없습니다. 제 책상은 마루 한편에 자리하고 있어서 가족이 모두 집에 있는 경우 글을 쓴다거나 책을 읽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죠. 딸아이들이 거실에서 티비를 보며 쉬고 싶을까봐 책상에 앉아서 뭘 하는것이 망설여지기도 하구요.
물론 가족들이 모두 나가면 거실은 제 방이 됩니다.
그 책상도 이런 제 마음을 읽은 큰딸이 사준것입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물론 제 돈으로 살수도 있겠지만 제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건 무지 큰 힘이 되거든요. 이 집에서 온전히 나 하나만을 위해 있는 물건이고 그로 인해 내가 행복할수 있는 물건이기에 그렇습니다.
거기에 내 방까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꿈도 꾸곤 합니다.
하지만 방을 하나 더 늘려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두 딸 중 한명이라도 출가를 하는것도 지금으로서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 방을 갖는 것이 지금은 상상만으로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언젠가 아이들이 떠나거나 방이 하나 더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간다면 가능해지는 일이기에 그 어느날을 마음속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상상만으로도 너무 좋습니다. 마치 여행 가기전 기다리는 마음이 더 행복하듯이 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제 방은 넓은 창가쪽으로 기다란 책상을 놓고 책을 읽고 쓰는 공간, 뜨게를 하고 재봉을 할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나머지 공간은 책장으로 만들어 매일 그 책을 들여다 보며 살고 싶습니다. 또 책을 편히 볼수 있는 안락 의자도 하나 있으면 더 좋겠구요. 전 매일 이런 상상을 합니다. ㅋ
이런 즐거운 상상을 했던터라 이 책의 제목은 제 맘에 쏙 들어올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몇장 훑어보고 끝까지 읽지 못했습니다.
예전엔 이 책이 어렵다 생각했었어요. 내공이 많이 부족한 때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도 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여러 책을 보면서 나름의 폭이 조금은 넓어진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 책을 즐기고 있습니다.
아직 완독을 못했는데 천천히 읽고 싶어서 1,2,3장을 읽고 다시 재독을 하는 중입니다. 다음주에 4,5,6장을 읽고 또 재독을 하려 합니다. 즐기고 싶어서요. ㅎ
여자가 픽션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거지요.
그러나 내가 다시 책장을 바라보며 개탄스러워하는 것은 18세기 이전의 여성들에 대해 알려진 바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마음속에서 이리저리 돌려볼 수 있는 모델이 없습니다. 나는 여기서 왜 엘리자베스 시대에는 여성들이 시를 쓰지 않았는지 묻고 있지만, 그들이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글 쓰는 법을 배우기는 한 건지, 자기만을 위한 방이 있었는지,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스물한 살이 되기 전에 아이를 낳았는지, 요컨대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무얼 했는지 잘 모릅니다. 그들은 분명히 돈이 없었습니다. 트리벨리언 교수에 따르면 그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유년기를 보내는 아이 방을 떠나기도 전인 열다섯 살이나 열여섯 살 정도에 결혼을 했습니다...
...또 그 이전의 어머니들이 막대한 재산을 모아 대학과 도서관의 초석 아래 기부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질문 역시 무익합니다. 왜냐하면 첫째로, 그들은 돈을 버는 게 불가능했고 둘쨰, 그게 가능했다 하더라도 번 돈을 그들이 소유할 수 있는 권리가 법적으로 허락되지 않앆기 때문입니다. 시턴 부인이 자신의 돈을 한 푼이라도 가질 수 있게 된건 겨우 48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전 수백 년 동안은 모든 재산이 남편의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이 시턴 부인과 그녀의 어머니들을 증권거래소에서 멀어지게 하는 데 한 몫했을 겁니다....
..왜 시턴 부인은 우리에게 남겨줄 돈이 없었던 걸까, 가난은 마음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또한 부는 마음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나는 골똘히 생각했습니다. ... 예배당에서 울리던 오르간과 도서관의 닫힌 문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잠긴 문 밖에 있는 것이 얼마나 불쾌한 일인가 생각했습니다. 잠긴 문 안쪽에 있는 게 어쩌면 어 나쁜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의 성이 가진 안전과 번영, 도 다른 성이 가진 가난과 불안정을 생각했고, 한 작가의 마음에 전통과 전통의 결핍이 주는 영향에 대해 생각했고...
여러분은 혹시 여성에 대한 책이 1년에 얼마나 많이 저술되는지 알고 있나요? 그중 얼마나 많은 책이 남성에 의해 만들어지는지 짐작이 가나요? 여러분은 자신이 전 우주에서 아마도 가장 많이 논의되는 동물이라는 걸 알고 있나요? ..
여성은 지난 수 세기 동안 남성들을 실제보다 두배로 커 보이게 비추는 아주 기분 좋은 마법을 지닌 거울 역할을 해왔습니다. 아마 그 힘이 없었다면 지구는 아직도 늪지와 정글인 상태로 남아 있었을 겁니다.
이 책이 쓰여졌던 1920년대 이전의 영국은 여성의 지위가 형편없었던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던 시대였습니다. 여성이 할수있는 일이라고는 보조적인 일을 벗어나지 못해서 일을 해도 돈을 많이 벌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 역시 그런 일들도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결혼식 취재기사작성, 주소 대필, 책 읽어주기, 어린이 영어철자 지도)
이후 21세기에도 여자들은 직장과 육아의 노동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숙모에게서 유산으로 연금을 물려받으며 그 밥벌이의 의무에서 벗어날수 있었죠.
여성에게도 남성과 더불어 자신만의 꿈을 펼치며 살아가는 자립적인 삶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순수하고 원론적인 페미니즘을 시사하는 글을 쓰면서 지금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그 옛날 우리나라 여성의 지위에 대한 얘기를 부정적으로 얘기하곤 하는데 영국의 실상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는 걸 알수 있습니다. 토지라는 책에서 봤듯이 서희가 재산을 보유했었던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이라는 한때 대영제국이었던 나라에서 여성이 재산을 가지는 것이 불가능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예전에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나는데 우리나라 조선시대가 여성에게 그리 불리한 시대는 아니었다는 사실에 별로 믿음이 없었던 적이 있었어요. 분명 여성이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대접을 못받았던건 맞지만 세세히 살펴보면 우리가 잘못 인식하고 있었던 부분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세익스피어의 작품속에서의 여성의 모습은 남성들의 픽션안에서의 여성의 모습이었습니다. 영웅적이기고 하고 비열하기도 하고 무한의 아름다운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실제로 여성의 존재는 매우 하찮은 존재로 어느 부모에게는 아들에 속한 노예일 뿐이었습니다.
우리가 접한 문학작품과 현실에서의 여성의 갭을 느끼고 나니 버지니아 울프의 이런 관점이 꽤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페미니즘이 몰아치면서 역으로 남성의 위치가 불안정해지고 더불어 여성이 우위를 차지한다는 얘기(성적접촉에 있어서 역으로 남성이 더 비난을 받는 일)도 있지만 그건 당분간이라 생각합니다. 아직도 여성에게 불리한 부분(육아)가 분명히 있고 또 그동안 픽박받았던 여성의 자리를 찾기위해 어느정도의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가며 양성의 자리는 편안하게 자리잡아가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제목이 다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제목에서 느끼는 향기가 참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여성에게도 또 물론 남성에게도 나만의 방이 꼭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ㅎ

여러분은 혹시 여성에 대한 책이 1년에 얼마나 많이 저술되는지 알고 있나요? 그중 얼마나 많은 책이 남성에 의해 만들어지는지 짐작이 가나요? 여러분은 자신이 전 우주에서 아마도 가장 많이 논의되는 동물이라는 걸 알고 있나요? ..
라는 부분이 참 공감갑니다.
어렸을 적 고전 소설을 읽을 때마다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들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어서 문학작품을 읽으면서도 '여자는(=나는) 아름다워야 하는구나.' 고 은연중에 계속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당연히(?)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탁월했으며 그 탁월함을 아버지, 남편, 애인을 위해 잘 활용했던 장면들이 많았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 중국소설을 읽을 때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여인이 등장하는 경우에 항상 머리끝부터 눈,코,입, 어깨 선, 몸매를 하나하나 묘사하는데 그 부분을 읽을 때마다 저의 외모를 떠올리며 비교하고 좌절(?)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가 느낀 감정은 분명히 '불편함' 이었는데 그게 불편한 감정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여성이 등장하는 순간 여성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으면서 묘사하는 것이 그 당시 남성들이 여성들을 바라보는 시선인 것을요.
아래 노트북님 독서후기를 보니 '관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서 저도 관념에 대한 생각이 듭니다.
기존의 관념이 도전받고, 무너지고, 새로운 관념이 만들어지면서 세상이 발전하는데요. 지금 세상의 관념(성인지 감수성)을 가졌을 때 이렇게 여성의 외모를 품평하는 그 당시의 시선이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는 지금 시대에서는 누구나 당연히 알 수 있죠. 그래서 관념을 파괴하는 천재들, 지식인들 뿐만 아니라 새로 정립되는 관념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자 노력하는 활동가, 각 진영의 운동가들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방' 이라니.. 제목이 너무나도 매력적입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책과 독서후기 감사합니다.^^
자기만의 방, 진짜 공감됩니다.
저도 저 만의 공간을 만들고 그 곳을 내 의지대로 꾸미는 걸 너무나 꿈꾸고 있거든요.
결혼하니 당연하게도 제 방은 없더라구요. 그래서 간신히 책상 하나 정도만 대충 놓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 책상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아이들에게도 너희 성인 될 때까지만 키우고 그 이후에는 집짓고 전원생활을 할꺼다라고 종종 이야기하는데
저를 제외한 그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하하
이 책은 제목을 워낙 많이 봐서 궁금했었는데, 정말로 자기만의 방을 이야기 하는 책이였네요. 궁금증이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딸기님^^
제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읽을 때는 제 방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 넓은 방은 아니어서 한쪽 벽에는 책장을 세워 제 책으로 가득 채웠고
작은 책상을 하나 둘 수 있는 공간 밖에는 안되었지만
작을 블루스트 스피커를 두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조용히 책을 읽기에는 충분한 공간 이었습니다.
꼭 무얼 하지 않아도 혼자서 조용히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참 좋았던 시절 이었습니다.
그당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던 아이들은 각자 방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를 만나고 싶으면
그방으로 찾아와서 그 좁은 공간에서 모여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같이 책을 보기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코로나에 걸려서는 그 방에서 격리가 되기도 했었구요 ㅎㅎㅎ
지금은 이사를 하여 저 만의 그런공간이 없어졌습니다.
큰애가 주중에는 학교에 가 있으니 필요하면 그 공간을 쓰면 되긴 하지만
주말에는 비워져야 해서 마땅한 공간이 없네요
저도 언젠가는 다시 저 만을 위한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이 생기리라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딸기님 께서도 소망하시는 그런 공간을 꼭 갖게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도 서구 문학을 읽을때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유럽이 우리나라 보다 여성 인권이 좋았던건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여성은 혼자서는 외출조차 하지 못하고 남편이나 어머니를 동반해야 하고 결혼하기 전에는 아버지의 뜻을 결혼하고 나서는 남편을 사별 후에는 아들의 그늘에 가려져 살아야 했던 것이 어떤 면에서는 딸기님 말씀 처럼 우리나라 보다 더 여성지위가 낮았던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노인 복지 쪽에서 일을 하면서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 보내주지 않아서 한글을 배우지 못했다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여자들이 글을 배우면 똑똑해지고 그러면 남성에게 덜 순종하게 된다는 이유로 말이죠
지금은 그때 보다 많이 인식이 바뀌기는 했지만 아직은 좀더 시간이 필요하고 지금의 젠더 갈등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의 젠더 갈등이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좀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진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성에게도 남성에게도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저도 공감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페미니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기만의 방을 재독을 하시면서 책을 충분히 즐기고 싶다는 말씀이 참 좋습니다
저도 요즘 시집을 읽으면서 여러번 반복해서 읽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저에게 필요한 부분이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격파하듯이 책을 읽는게 아니라 즐기면서 읽어 보려고 합니다. 좀 천천히 느긋하게 ^^
이번 한주도 향기로운 책과 함께 하시며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후기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님 말씀대로 방 4개로 이사하는게 제 꿈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한정된 돈에서 집을 넓혀가면 교통이 좀 불편해집니다.
아이들이 출퇴근하는 교통이 불편해지는건 제가 또 불편해지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막 주장을 못합니다.
언젠가 갖게 될텐데 뭐.... 이럽니다. ㅋ
그래도 꿈꿀수 있다는 건 너무 행복해서 전 이대로 큰 불만은 없습니다. 꿈꾸는 시간도 제게는 소중하거든요.
남편의 방을 생각하고 계셨다니 역시 노트북님다운 넓은 생각이십니다.
내가 좋은면 남편도 같이 누리게 해주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면서도 소중함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다음 이사때는 꼭 그렇게 하시겠네요. 제가 생각해도 뿌듯합니다. 화장대에도 기뻐하신다는 남편분이 얼마나 고마워할까요ㅎ
맞아요. 저도 초창기때는 권수에 집착하고 시간에 쫓기듯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어서 읽어서 인스타에 올려야지..하는 욕심이 가득했죠. ㅋ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 싶지만요.
하지만 지금은 말씀대로 한껏 여유롭습니다. 그저 독서를 하고 있는 이 시간을 온전히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그리고 재독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알게 되어서 전 그게 넘 기쁩니다.
천천히 읽고 즐기자는 마음이 요즘은 가득합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대학 방문때 이야기는 어쩐지 저도 책에서 읽은듯 합니다.
관성대로 흘러가는 사회의 곳곳에서 의문을 재기하고 의구심을 갖는것이 사회를 변하게 한다고 생각해요.
저역시 그런 울프의 생각이 너무 신선하고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여성들의 이런 생각들이 모여져 지금의 여성의 인권이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각에
너무 가슴이 뻐근해지기도 합니다.
나머지도 잘 읽고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노트북님 오늘도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래요. ㅎ
딸기님!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껏 딸기님께서 당연히 딸기님만의 서재를 가지고 계신줄 알았어요,,!
항상 규칙적으로 글을 쓰시는 것 같았고, 독서도 아주 꾸준히 하시는 것 같아서 자신 만의 공간을 가지고 계신줄 알았네요,,!
갑자기, 제 방을 버젓이 셋팅해놓고도 그렇게까지 하지 못하는 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성에게도 또 물론 남성에게도 나만의 방이 꼭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ㅎ"
정말 공감합니다.!!
신혼 때는 방이 세개 였는데, 방 하나를 공동의 서재로 꾸몄지만, 거의 사용자가 저 여서 제 방이 되었거든요.
지금은 저희는 안방을 아이 장난감이 많던 시절 때문에 아이방으로 쓰고 있고,
안방 드레스 룸을 남편의 드레스룸 겸, 화장대를 남편의 책상으로 쓰고 있는데, 그 독립된 공간마져 좋아하더라고요,,!
방 하나는 드레스룸, 방하나는 모두가 모여 자는 침대가 2개있는 방, 그리고 방 하나는 드레스 룸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방에서 보내는 그 새벽시간이 너무 좋아서 남편에게도 이런 공간을 꼭 주고 싶었거든요.
이사를 가게 되면, 드레스룸을 따로 하지 않고, 각자의 옷을 각방의 옷장에 정리하고,
방 세개를 아들과 저, 남편 각각 방을 꾸며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방 하나에서는 (아들이 원하는 시기까지) 세 식구가 여전히 함께 자는 침실로 하려고 하는데요.
그런 계획이 모두 위에서 말씀 하신, 여성에게도 남성에게도 꼭 자신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너무 신기하네요.
"딸아이들이 거실에서 티비를 보며 쉬고 싶을까봐 책상에 앉아서 뭘 하는것이 망설여지기도 하구요.
물론 가족들이 모두 나가면 거실은 제 방이 됩니다.
그 책상도 이런 제 마음을 읽은 큰딸이 사준것입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물론 제 돈으로 살수도 있겠지만 제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건 무지 큰 힘이 되거든요. 이 집에서 온전히 나 하나만을 위해 있는 물건이고 그로 인해 내가 행복할수 있는 물건이기에 그렇습니다."
딸기님께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사시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네요.
엄마란 무엇인지,, 참 신기합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자식들이 무엇을 해드리는 것은, 꼭 능력이 없어서이신것은 아니지요. ㅎㅎ
그냥 너무 해드리고 싶고, 또 마음을 받으면 기쁘고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이 저희가 느끼는 일상의 소중한 행복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딸기님께서 두 따님과 사시면서도 혼자만의 방을 쓰실 수 있느 방 4개짜리(?) 집에 가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결혼을 하면.. 그 때 부터는 따님들과는 이제 다시는 한 집에서 이렇게 일상을 보내실 수 없을테니까요.. ㅜ
그렇다면, 딸기님은 더더 자신만의 삶을 잘 누리고 행복해 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상상만 해도 행복합니다.! 딸기님께서 그런 행복 많이 많이 누리시면 좋겠습니다.
"아직 완독을 못했는데 천천히 읽고 싶어서 1,2,3장을 읽고 다시 재독을 하는 중입니다. 다음주에 4,5,6장을 읽고 또 재독을 하려 합니다. 즐기고 싶어서요. ㅎ"
너무 여유롭고 행복해 보이시네요,,! ㅎ
꼭 완독을 빨리 하여 권수를 늘리는 것에 조급하지 않는 것이 왜 인지 독서의 여정에서 보면 초급은 일단 벗어난 느낌이 들거든요,, (제 경험이 그러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ㅎㅎ 원래도 권수에 집착은 안했었는데, 오래도록 읽고, 읽은 거을 다시 이어서 재독하고 그런 시간이 제게는 무척 깊게 느껴집니다.)
물론, 저희 모임에서 치악산님께서는 유독 책을 빨리 읽으시는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후기가 너무 깊어서 많이 놀라기도 합니다. 그런 것에서 느끼는 매력도 큰 것 같네요..^^: 다들 스타일이 다르셔서 너무 좋습니다.!! ㅎㅎ
버지니아 울프는 너무 멋지지요.
저는 알랭드 보통의 [불안]에서 들려주는 버지니아울프의 이야기가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십년도 넘은 책인데, 그 부분이 너무 강렬했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어느 가을에 갬프리지 대학을 다녀왔던 때를 회고한 이야기 입니다.
그녀가 도서관에 발을 들여놓으려 하자
"은처럼 빛나는 친절하고 겸손한 신사가 나타나
"낮은 목소리로 칼리지의 펠로와 동행하거나 소개장을 가져오지 않으면 여자는 도서관에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다.
.......
그러나 울프는 쉽게 입을 다물지 않았다. 그녀는 전형적인 정치적 전술을 구사하여,
"도서관에 입장이 허용되지 않다니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
하고 묻는 대신
"나를 들어보내지 않다니 도서관 문지기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 하고 물었다.
관념이나 제도가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대는 고통의 책임을 아무에게도 묻지 못하거나 고통을 겪은 장사자에게 묻게 된다.
그러나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아니라 관념이 문제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하게 된다.
제가 어느 작가가 매우 신선하게 느껴지고 매력을 느낄 때를 처음에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기존의 관념에.. 너무나 당연시 하고 살았던 무언가에 대해 반문하고 그것에 깊이 고민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저라는 사람은 그런 것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읽고 있는 [진보와 빈곤]도 그런 관점에서 너무나 재밋는 책인데요..
비오는 날이라 안나가면서, 아들이 덕분에 아직도 글을 못 쓰고 있네요,,!
조금만 있다가 뵙겠습니다,,!!!
오늘도 후기 넘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