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이 가을을 즐기고 계시겠지요^^
기나긴 여름이 언제 우리에게 있었나싶게 가을이 성큼 우리곁에 와 있습니다.
기다리니 오긴 하네요. ㅋ
전락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묘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실패처럼 느껴질수도 있고 버려진듯한 느낌이 들수 있는 단어라는 느낌이 강하다 생각했죠.
카뮈라고 하면 대표작 이방인이 떠오르면서 인간의 부조리를 논한 작가로 강한 인식을 주었었죠.
그후 그의 작품 여름이라는 에세이를 읽기도 했지만 그리 임팩트가 있다고 느끼지는 못했던것 같습니다.
이 전락은 화자가 누군가에게 자신의 얘기를 하는것으로 한권이 채워집니다.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일이 있는것도 아닙니다. 그냥 떠오르는 대로 시간과 장소를 바꿔가며 자신의 얘기를 합니다.
홀로이 읖조리는 고백처럼 보이지만 누군가 특정되지 않은 상대가 있습니다.(대신 그사람이 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고백이라함은 스스로를 내려놓고 뭔가 겸손해지는 마음이지만 전락에서는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고 느껴지고 더 나아가 변명을 하고 있는다는 느낌까지 갖게 합니다. 아마도 그것은 후에 그의 이상한 행동들을 인지하면서 제가 느꼈던 감정인지도 모릅니다.
고해 판사였다고 밝히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할때 고해 판사가 주는 무게와 신임같은 것들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믿음들이 그의 얘기에 진실성을 심어주는 듯 했지만 상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말을 들었을때 반전의 충격이 느껴지기도 했으니 그의 직업은 그래서 더 반전이라 느꼈던거 같습니다.
여친과 헤어져 집에 가는 길에 모르는 여성이 자신의 뒷쪽에서 강물로 떨어진듯한 소리를 들었음에도 돌아보지 않고 갈길을 가는 화자의 행동이 이상하게 생각되었는데 더 이상한건 그것을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자신은 전혀 상관이 없다는듯 무심한 소리를 하는것이 그가 정상이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게끔 만들어줍니다.
자신이 친구가 없는 이유가 친구를 벌주기 위해 자살을 할 경우 아무도 벌받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죽을 필요가 없고 그래서 친구도 없다는 결론을 냅니다. 이건 또 무슨 논리일까요.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얘기였어요. 논리를 떠나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는 것 조차 너무 놀랍기만 합니다. 여기서 카뮈는 도데체 어떤 사람일까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방인을 읽을때만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소설이니까..라는 생각에 머물렀는데 그런 생각이 여기서도반복되니 이건 이 작가의 잠재되어있는 생각들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는 단순한 구성이라 맘에 들었었습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해서 몰입할수 있는 자세를 전 좋아하거든요. 그 사람 하나만을 관찰할수 있는 일은 그 깊이에 있어서는 탁월할수 있으니까요. 더군다나 카뮈라서 더 좋았습니다. 이방인에서 보여준 그의 부조리함으로 제가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 이해할수도 있겠다는 어중간한 그 어딘가에 그를 세워두었기 때문에 그를 더 탐구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있어서 그랬습니다.
이런 기대가 책 중반을 넘어가면서 저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책임에도 그래서 후다닥 읽어버리기보다 한주 더 곱씹으며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고전을 읽으면서도 어느 특정 작가가 무지 궁금한적은 없었습니다. 그저 책 하나가 맘에 들면 그의 다른 책 하나 더 읽어볼까 하는 정도였죠.
그런데 카뮈는 누가봐도 이상한 논리와 생각을 가진 작가라 그안에 뭐가 있나 들여다 보고 싶은 욕구가 막 솟구치게 저를 자극합니다. 그래서 그게 뭔지 궁금해서 당분간 그의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후기를 더 쓸게 없습니다. 책을 반 쯤 읽었는데 도데체 파악이 안되니까요.
아마도 다 읽고 재독을 해야 뭐라도 쓸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전 이런게 너무 좋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모호함, 기괴함, 그리서 신비로운 이 느낌 안에 뭐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는게 마치 게임을 하듯 궁금해서 더 흥미롭습니다.
이런 책을 만나는 건 제게 큰 보물을 발견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해야할 숙제가 감이 안 잡힐 정도로 모호하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
지금 제 마음이 딱 그런겁니다. 이러다 파악이 안된 상태로 다른 작가로 넘어갈수 있지만 언젠가 그 작가를 다시 소환할수 있다는 또다른 숙제를 마음에 두는 일 역시 재미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날이 시원해지니 책 읽기 딱 좋다 생각을 했었는데..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니라 여행의 계절, 놀기 좋은 계절이 맞는 것 같습니다.
회원 여러분들도 겨울이 오기전에 많은 활동으로 가을을 꽉 채워보시기 바랍니다. ㅎ

안녕하세요 딸기님^^
벌써 수요일일 이네요
요즘은 한주 한주가 참 빠르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알베르트 카뮈의 책을 읽으셨네요
자신이 친구가 없는 이유가 친구를 벌주기 위해 자살을 할 경우 아무도 벌받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죽을 필요가 없고 그래서 친구도 없다는 결론을 냅니다
무슨말인지 이해가 안되어 여러번 읽어보았으나 정말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친구를 벌 준다는 것은 친구가 자신에게 어떤 잘못을 할거라는 무조건적이 가정이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로 인해 친구의 잘못을 벌주기 위해 자살을 하고 하지만 아무도 벌을 받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친구가 미안해 하거나 괴로워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건가 싶습니다. 사람에게 상처 받을까봐 애초 부터 관계를 만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읽힙니다. 카뮈는 타인에 대한 애정이나 믿음이 없는 사람일까요? 어떤 삶을 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될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직 독서 중이라고 하셨으니 완독 후에 딸기님의 후기글에 어떤 내용이 담기실지 기대가 됩니다.
저도 한번에 내용이 이해되는 책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모호하고 신비로워서 퍼즐을 맞추듯 실마리를 찾아가듯 계속 생각하는 책이 요즘은 좋아집니다.
딸기님께서 어쩌면 금방 지나갈지도 모르는 올해 가을을 풍성하게 채우시길 바라겠습니다.
마지막 한 줄이 너무 좋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많은 활동으로 가을을 꽉 채운다는 말. 한편의 시 같네요^^
제 책장 어딘가에 몇 년째 저와 함께 하고 있는 이방인이라는 책에게 갑자기 미안해집니다.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구매했는데, 이상하게 읽지를 못하고 있어요. 다른 책들은 아무리 두꺼워도 무작정 읽기 시작하는데, 시작을 잘 못하겠습니다. 그렇게 마음 한켠에 무거운 짐으로 남겨져 있는데, 딸기님이 올리신 걸 보니 드디어 읽을 때가 왔나 봅니다.
이 책도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모호함, 기괴함, 신비로움 .. 어떤 책일 지 가늠이 잘 안되네요^^
혹시 이방인을 읽게 되면, 딸기님 덕분입니다. 2025년 해야할 리스트에 올려놔야겠네요.
딸기님도 이번 주 가을의 낭만을 꽉 채운 일주일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딸기님! 모두의 글에 젤 먼저 답글을 남겨주셨는데, 제가 이제야 남기게 되었네요.
항상 감사합니다.
저는 이 책을 모르고 있다가 딸기님의 후기를 통해서 지금 알게 되었습니다.
전혀 들어보지 못한 책이기 때문에, 아무 정보가 없는데요..!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보며, 마치 이방인의 '뫼르소'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작가가 어떻게 그렇게 무미건조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쓰게 되었을까.. 생각했는데,
까뮈가 이런 글을 또 썼던 것이네요,,!
어쩌면, 까뮈는 너무 감수성이 풍부해 사람에 대해 오히려 염증을 느꼈던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로 저런 감정을 가진 사람일 수도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한 글입니다.
매우 특이하게 느껴지지만, 그로 인해 더 까뮈라는 인물을 파고 싶게 만드신다는 말씀에, 딸기님께서 은근 이런 도전정신을 즐기신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참.. 이방인에서도 그랬지만, 까뮈가 모호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알베르 까뮈는 조금 더 뒤로 미뤄놔야 겠습니다.
이해하기가 힘들 것 같고, 헤르만 헤세와 밀란 쿤데라,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를 다 섭렵 한다면 그 다음 도전을 할 수 있을지 가늠해 봐야 겠네요,,! (너무 어려울 듯 합니다,,!)
말씀대로 놀기 좋은 계절이네요,,!
집안에 큰 일(?)이 있었고, 주말에는 이제야 아버지께서 조금 쉬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쉬시고 어제 다시 뵌 아버지의 얼굴이 그래도 좀 나아져서 다행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밖에서 식사를 하고 한적한 카페에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고모의 죽음을 통해서, 가뜩이나 한동안 작년 부터 올해 초까지 아버지를 설득하는 과정을 돌이켜 보며 저의 생각을 정리하고,아무리 부모 자식간이고 아무리 사랑하는 마음이 바탕이 되었다지만,, 제가 아버지의 노년의 삶을 침범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깊이 반성이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부모님께서 만사 제쳐 두시고 운동을 배우시며 몸을 돌보셔야 한다는 생각에 꽂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엄마께서 그 삶을 원하시니 더 조급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나 엄마중심으로 치우쳐져 있던 생각이 이후 여러 책들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공평하게 두 분 모두의 임장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하여.. 제가 무어라고 아버지의 삶이 이러했으면 좋겠다는 것을 한 문장의 지나가는 말도 아닌, 설득을 거듭하려 했는지, 너무 부끄럽고 죄송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고모의 마지막을 보니.. 정말 그냥 지금 이 순간 부모님게서 맘편히 두 분의 방식대로 행복을 누리며 사시는 것을 적극 지지하고, 즐길 수 있을 때 함께 즐기고,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고 웃으며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농사에 너무 피곤해 보이시고, 얼굴이 햇볕에 피로에 많이 상하신듯 한게 제가 너무 속이 상하면,, 정 그렇다면 그런 기간엔 조금 덜 만나고, 조금 더 거리를 두더라도 계속 원하시는 삶 그 자체를 사시게 지지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 일 뿐만 아니라.. 지난 번 법정스님의 [오두만 편지]를 읽고 나서부터 줄곧 다른 책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앵무새 죽이기] 등)을 읽으면서도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사람은 다 다르고, 행복을 느끼고 살아가는 방식 모두 다른 것이니까요.
그리고 같은 사람이어도, 삶의 시기에 따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으니까요..!
마땅히 이래야 한다.. 하는 그런 '관념'을 떨쳐내고 있는 그대로 다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고모께서 돌아가신 날 다음날이 아버지 생신이었습니다.
그렇게 될 줄 모르고, 저희가 의논해서 동생이 식당을 예약해놨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하셨고, 그냥 주말은 고모한테 가던대로 그렇게 보내고 싶다 하셨습니다.
저희는 항상 생신이면 함께 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동생이 서운했었나 봅니다.
아버지께서는 잠시 자식들과 식사하시는 자리도 힘들다 하시는지.. 이런 때 일수록 잠시 휴식도 취하실 겸 자식들과 밥 한끼는 드실 수 있으실텐데.. 했었습니다.
그 때 제가 동생에게 했던 말이 그런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하시고 싶으신대로 하시게 그냥 있자.
생일이면 꼭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해야하고, 함께 해야하고, 꼭 그래야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관념' 인 것 같다고요.
정해진 대로 사람이 마땅히 이래야먄 행복하고 그런 것 자체가 우리가 다 버려야할 관념 같다고 했었습니다.
앞으로는 더 자유롭게, 그냥 아버지께서 하시고 싶으신대로 하고, 우리 서로 누구라도 그러자,,!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물론 저희가 관념때문에 만난것은 아니고,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아서 만났던 거긴 합니다.
그래서 아쉬운 대로 저희 5남매라도 따로 보자 했었는데,, 이제는 아버지께서도 다시 여유를 찾으신 것 같습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어제 아버지께 하면서 그 관념은 (한번 연을 맺으면 꼭 평생 가야 한다는 관념을 아직도 갖는) 부부 관계, 결혼, 자식을 꼭 낳아야 하는 것. 그 모든 것에 해당되는 것 같다 했었습니다.
중요한것은 '내가 어떻게 해야 가장 행복한가?' 일텐데요,,!
꼭 모든 사람이 자식을 낳아야지만 더 행복한 것도 아닌 것 같고요. 저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원하지 않은 사람에게 강요해서 그걸 짊어지우면 그 이후가 더 끔찍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낳으면 변할 수도 있지만요.
결혼 생활도 마찬가지이고요. 꼭 평생을 이 사람과 함께 해야 행복한 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2,30년 전에는 정말 그러했으나, 지금은 아니라 해도 그걸 누가 뭐라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물론 저는 지금이 좋지만, 변하지 않을 것 같지만 그 자체를 저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겠지요.
이런 대화를 하는데, 아버지께서 제 이야기를 듣고 이 글을 적어주셨습니다.
제 이야기가 반야심경에 나오는 이야기라고요.
설명을 해주시는데, 딸기님과 글여행님, 치악산님 생각이 났습니다.
불교를 공부하시며, 그 말씀의 깊이를 즐기시는 회원님들께서도 항상 이런것으로 깨달음을 얻으셨을거란 생각입니다.
글이 너무나 길어졌네요.
저는 지금 딸기님께 편지를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쓰고 싶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 읽으시는 시간도 없으실텐데, 이렇게나 글이 길어져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벌써 월요일 입니다.
한 주도 훅 지나갈 것 같아 겁이 나지만, 그래도 이 가을 만끽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