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이번 주 후기 공유가 월요일 새벽으로 밀려서 죄송합니다.
요즘은 주중에 아무 부담 없이 읽으면, 토지를 딱 반권정도 읽는 정도의 독서량이 됩니다.
19권도 딱 반을 읽었는데, 그대로 후기를 쓸까 하다가,
이번 주는 완독을 쓰고 싶어서 하루 더 읽고 쓰느라 늦어졌네요.
토지 전편 20권 중 19권은 마지막 5부이고, 그중 제4편. 1장~ 6장까지로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20권은 제5편 1장~ 7장까지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구성을 자세히 말씀드리는 이유는, 지난번 후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토지 끄트머리에 와서야.. 각 장별로 정리를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진작에 이렇게 정리를 할 것을요..^^..!
5부 4편 1장. 만산은 홍엽이로되.
몽치는 모화와 동거를 시작합니다. 모화는 나이 든 돈 많은 영감의 서출로 태어나 아버지가 죽고 난 후 엄마와 살며 자신의 신분 때문에 조건이 좋지 않은 남자와 혼인을 합니다. 남자가 그러해야 자신들을 무시하지 않고, 서로 잘 살 거라고 생각했지만 조건뿐만 아니라 질도 좋지 않았던 남편은 금전적 손해만 입히고, 아이를 임신시킨 줄 모르고 집을 나가 버립니다. 그렇게 해서 모화는 아들과 홀어머니를 모시고 생계형 주점을 운영하며 살았는데, 비록 인물이 볼 것 없고 성질도 대단하지만, 경우가 바르고 비루한 짓은 죽어도 못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 점을 높이 산 몽치는 모화에게 청혼하고, 그 둘은 마침내 같이 살게 되지만, 모화는 그냥 같이 산다 하고, 몽치는 장가들었다 합니다. 얼굴 인물은 참 없다고 나오는 몽치이지만, 돈벌이나 능력면에서는 꽤 괜찮은 결혼 상대자입니다. 하지만 몽치는 그런 자신의 조건을 신경 쓰지 않고 결혼합니다. 저는 몽치의 이런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계산을 안 할 뿐만 아니라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모습도요. ^^
지리산에 들어간 임명빈의 건강 상태도 많이 호전되었고, 산송장 상태로 풀려났던 여옥의 건강 상태도 정말 좋아졌습니다. 강선혜는 유인실의 언니 유인경의 소개로 배설자를 알게 되고, 배설자가 무용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공연을 후원까지 해주었지만 배설자는 강선혜의 남편 권오송을 유혹하려다 실패합니다. 그것에 대한 앙갚음으로 권오송을 사상범으로 밀고해서 권오송이 수감되었습니다.
저는 임이네 만큼 배설자에게 인간적 혐오감이 들었습니다.
목포에서 풀려난 뼈와 가죽만 남은 여옥을 업고 나왔던 최상길은 그때부터 여옥에게 연민과 이성으로서의 감정을 느꼈고, 그 둘은 연인 사이가 되었습니다. 최상길은 여옥의 전 남편 오선권의 친구이자, 여옥의 오빠의 후배입니다. 최상길은 여수 부자의 둘째 아들이면서, 첫 번째 결혼에 대한 실패로 힘들어할 때, 상당한 미모의 금홍이라는 기생에게 의지하고 정들며 다시 부부의 연과 같은 동거를 시작합니다. 다만 금홍은 최상길의 집안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최상길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면서 스스로 힘들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최상길을 떠납니다. 최상길은 그러한 금홍에게 마음에도 없는 돌아올 것을 권하지만, 금홍은 내려놓고 떠납니다. 비로소 최상길은 안도의 감정을 느꼈고, 이후 여옥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낍니다.
책의 이전 이야기에서 금홍이 유독 여옥을 감정적으로 경계하고 최상길에게 집착했던 장면이 나오는데요.
저는 그것이 여자의 직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최상길은 그 당시 금홍이 옆에 있던 시절에는 여옥에게 전혀 이성적 감정을 느끼지 못했고, 단지 친구의 전 아내이자 아는 선배의 동생이기 때문에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말했고, 금홍이 비로소 자신을 떠난 후에야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 말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최상길이 여옥을 사랑할 수 있는 심리가 그때부터 깔려 있었던 게 아닐까도 싶었습니다. 물론 그때는 자신은 공식적으로 금홍의 남편(?)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본인 의식 속에서도 허용이 안되었던 것뿐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해도사도 최상길에게 비슷한 말을 했는데, 저도 그것이 억지 같이 느껴지지 않았었네요.
"바람이 거세게 불면 풀잎은 바람이 잘 때까지 엎드려야 하고 파도가 거세어지면 돛을 접어서 파도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법, 인간사도 그 이치에서 벗어나지 않으니, 용기도 중요한 것이기는 하나 그보다 지혜로움이 앞서야 하고, 이런 얘기를 하면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은 풍월 읊는다 하며 비웃을지 모르나, 머릿속에 도판을 그리기보다 땅을 먼저 밟아야 하네."
"총알이 빗발칠 때는 누워 있어야... 개죽음이 용기는 아닌 게야."
해도사가 이범준의 사촌 동생 이범호와의 대화에서 한 말입니다.
저는 이 장에서 이 말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최근에 저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었는데요.
계획대로 하면, 내년 한 해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육아에만 전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이가 단체 생활로 돌아간 시점도 빨랐고, 잘 적응하고 이 시기를 잘 지내게 되는 것 같으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제 나이가 있어서 한해 한해 미루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생각도 같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시 간다 해도 엄마가 전, 후로 해야 할 것이 정말 많고,
또 가능하다면 가정 보육을 다시 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지금은 육아에만 전념하는 걸로 굳혔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공부 -> (계획하는) 일 순으로 하는 것이 맞겠다 생각 중입니다.
공부를 더 하는 것은, 제가 아주 오래전에 회사 생활을 할 때부터 꿈꿔왔던 것인데, 그때는 일을 놓고 공부를 선택하는 것이 특히나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그때 했어야 하는 것이었더라고요.
지금도 너무 늦었다 생각이 들지만, 제가 50대, 60대에 공부를 더 하지 않은 것을 많이 아쉬워하고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1학년을 잘 적응하게 되면, 저도 그때부터는 제 공부를 시작해 보고 싶네요. 그러고 나서 일을 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저희는 70대 까지는 자기 일을 갖는 세대가 될 것 같아서 그렇게 따지면 꼭 늦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지금 제 삶에서는 육아라는 바람에 따라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고, 또 시기적으로 계획한 일을 하기에도 좋은 시기는 아닌 듯합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면 바람이 잘 때까지 엎드려야 하고,, 파도가 거세어지면 돛을 접어서 파도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법."
"총알이 빗발칠 때는 누워 있어야.."
이 말이 굉장히 와닿았습니다.
5부 4편 2장. 독아
남희가 11월 한밤중에 비에 젖어 얼고 굶주린 몸으로 찾아왔습니다.
엄마가 아무리 야쿠자 출신의 일본인과 요릿집을 운영한다 하더라도, 딸을 그렇게 까지 학대하거나 접대에 이용했을 것 같지 않았는데, 남희는 성병이 걸려서 오게 됩니다. 물론 연학은 그것을 의사인 허정윤과 둘이서 비밀에 묻어두고 당사자한테까지 말하지 않고 치료를 하게 합니다. 연학이 참 믿음직스럽고 됨됨이가 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남희는 엄마 집에서 뜻하지 않게 일본인 장교에게 봉변을 당한 것이었었네요.
남희 엄마 율례와 그의 동거남 일본인이 그 장교를 죽일 듯 싸움이 일어났지만, 장교는 오히려 남희를 정신대에 보내버린다고 협박하여 아이를 숨긴다는 것이 그렇게 가두게 된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남희의 엄마에게 정말 화가 났었는데, 그나마 말미에 양을례가 고의로 딸을 그렇게 굴린 것이 아니고, 을례 또한 굉장히 이 상황을 맘 아파한다는 것에 위안이 되었습니다.. 물론 남희와 성환 할머니를 생각하면 너무 불쌍하지만요.
"단단하게 야무지게 살라고 이름 지었건만 야무는 한창 젊은 나이. 형무소살이로 인생이 망가졌고 넉넉하게 살라고 이름 지어준 푸건이는 이 세상을 못다 살고 청춘에 저 세상으로 가고 말았다."
성환 할매의 이야기에서 같이 등장하는 야무네의 이야기 입니다.
이 글을 읽는데,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읽었던 [화수분]이 생각났었네요.
재물이 넘쳐흐른다는 이름과 대조적으로 눈밭에서 얼어 죽는 화수분의 이야기가 당시에도 충격적이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도 제목을 지을 수 있구나. 했던 어린 맘이 생각이 납니다.
우가네에서 한번 혼인을 했다가 돌아온 인호를 탐내는 마당에 인호는 그럴 바에야 아픈 사람 간호하며 살겠다 하며 야무에게 시집을 갑니다. 야무네도 착하고 야무도 착하고, 시동생도 열심히 일해서 형이 번돈으로 산 땅에서 농사지어 거둬들인 식량을 나눠 주고요. 야무네의 얼굴이 피니, 처음에는 그렇게까지는 딸을 보내고 싶지 않았던 영호네와 한복도 사위를 끔찍이 위하고, 논, 밭도 떼어주고.. 걸음도 나누 주고 정말 사랑으로 극진히 위합니다. 비록 저의 시점이긴 하지만, 사위들과 가족을 사랑하고 위하는 그 모습이 저희 부모님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부모님께 너무 감사한 점이 이 부분입니다. 사위들과 가족들을 너무 사랑하셔서 저희 집이 특히 화목한 가정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정말 서로 제부들도 좋아하고, 동서들끼리도 사이가 정말 좋고, 또 사위들도 저희 부모님을 많이 좋아하는 느낌입니다. 어린 시절엔 이 가족이 주는 정서적풍족과 행복감이 제 자존감에 영향을 많이 미쳤습니다. 그래서 저는 화목한 가정과 부부의 다정한 모습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행복감과 자존감을 주는지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대가족인데 5남매 모두 이렇게 사이좋게 지내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자산이라 저희끼리도 말하거든요. 책을 읽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남편의 몸도 성치 않고, 살림이 넉넉한 것도 아닌데 무엇보다 인호 생활에 활기를 준 것은 독자적으로 산다는 그 의식 때문이었다는 것이 정말 많이 와닿았습니다.
제가 독자적으로 살면서, 그 행복과 가치를 알게 되었고, 회사 다닐 때는 아이가 어린이집을 너무 고통스러워 보일 정도로 거부하는 것이 굉장한 스트레스였다면 지금은 자진해서 다시 가정 보육을 하고 싶을 정도로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누릴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 방식이 과히 나쁘지 않네요.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
5부 4편 3장. 청춘의 향기
양현은 서희와 이 부사댁에서 계획한 윤국과의 혼인을 파하고 홀로 연락을 끊고 인천의 한 병원에 취업해서 지냅니다. 영광과 연애를 하는데, 모든 것이 너무 애틋하고 가슴이 아프네요. 책에서 나오는 모든 감정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고,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저는 현실. 현실. 하지만.. 오래도록 변치 않는 사랑이 있다는 것을 믿고, 시간이 많이 지나도 변치 않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유지되는 누군가를 만난다면, 어떠한 다른 조건 보다, 혹은 그만큼 그 사랑을 선택하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영광은 양현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어도 그를 범하지 못하고 지켜주게 됩니다. 또한 영광은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의 어두운 미래를 두고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어린 시절 내내 외할아버지께서 가계경제를 담당하시고 그로 인해 오래도록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아버지에 대해 분노를 느꼈던 것을 털어놓습니다. 제대로 전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어서 앞뒤 다 자르고 말했기 때문에 양현이 얼마나 그의 마음을 헤아릴 진 모르겠지만요.
영광은 시골로 가서 의사하고 아이들 가르치며 함께 살자는 양현의 말에.. 그런 따듯한 미래를 그려보다가도, 그 안에서 자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신이 그렇게 분노하고 미워했던 아버지의 모습이 곧 자신의 미래가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가 있었는데, [노트북]입니다. 그 영화가 이 장면에서 생각났네요.
대학시절 본 영화였고, 당시에 누군가를 아주 많이 사랑할 때의 그 연애 감정들을 영화에서 잘 표현한 것 같아서 좋았었습니다. 특히 영화 포스터에 쓰여 있던 'Bittersweat' (달콤 쌉싸름한) 그 표현이 당시 제가 느끼는 사랑에 대한 감정을 잘 묘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여주인공은 굉장히 부유했고, 남주인공은 목공소에서 일하며 소소하게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 둘이 데이트를 하는데, 여주인공의 부모님이 경찰까지 대동해서 그녀를 찾아 나서죠.
여주인공의 엄마는 남자 주인공이 복도에서 기다리며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것을 알지만 신경 쓰지 않고 딸에게 다그치며 소리칩니다.
" You're 17 years old. you don't know anything about love."
딸 (엘리)가 그 말을 듣고 하는 다음 말이 제 가슴에 깊이 남았었습니다.
"Oh you do??!! you don't look at daddy the way I look at Noah(남자 주인공). you don't touch, you don't laugh, you don't play. you don't know anything about love."
여주인공 앨리는 저 말을 하고 눈물을 훔치며 남자친구 노아에게 미안하다 사과를 하러 나갑니다.
당시에 정말 사랑을 아는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노아는 헤어지자 합니다. 초라한 자신이 괴로웠던 거지요.
엘리의 엄마는 노아를 "trash! trash! not for you!"라고 했거든요.
노아는 엘리 너는 곧 공부하러 뉴욕에 간다고 말합니다.
앨리는 노아에게
you can come with me!
노아는 앨리에게
to Newyork..?! what am I gonna in Newyork..?!
앨리는 마지막에..
be with me..!
라고 합니다.
노아는.. 표현하기 힘든, 더 이상 할 말 없다는 슬픈 표정과 함께 여름이 가고 다시 생각해 보자 하고 떠나고,
그것이 그들의 이별이 됩니다.
자신은 뉴욕에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공부하러 가는 엘리는 자신의 옆에 있어주면 된다고 말한 것입니다. 앨리도 당시에는 몰랐겠지만, 어찌 보면 철없고 이기적인 사랑인 것이겠지요. 누구나 자신의 존재로 인한 자아 성찰을 함께 느끼고, 자신이 그 상황에서 상대에게 사랑하는 만큼 해줄 수 있는 존재, 의미 있는 존재로 존재하며 그런 상황에서 사랑해야 행복허고 그 사랑이 오랴 유지될 수 있을 텐데요.
그 어린 주인공들에게는 그런 상황이 되지 못했습니다.
굉장히 가슴이 아팠던 영화인데요.
제 필명을 노트북인 것은 바로 이 영화 제목입니다.
이 장면, 이 대사들이 제 가슴에 박혔었는데요.
양현이 "우리 둘이 함께.."라고 말할 때.. 영광도 "우리 둘이.. 우리 둘이.."를 혼자 되뇌어 봅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합니다.
양현은 의사를 하면 되고요. 영광은 어두운 미래를 생각하며, 진정 사랑하면 떠나야 한다는 환국의 말을 떠올립니다.
글을 읽는데 그 영화 장면이 생각나서 또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번 장의 마지막에는 영광이 어린 시절 읽었던 많은 책들을 이웃집에 맡겼었는데, 그중 일부를 다시 찾아옵니다. 그중 자기 자신의 시, 습작 노트였던 노트 한 권을 꺼내듭니다. 이 장면에서는 또 영화 [시네마 천국]도 생각났고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동과 감정들이었네요. 회원님들께서도 이해해 주실지 모르겠습니다.
19권은 매 장마다 이야기에 빨려 들어, 그래서 더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완독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후기를 적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샤워하고 아이를 깨워서 먹이고 등원시키고 이어서 하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지났습니다.
나머지 후기는 이어서 오후에 적겠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서 먼저 올립니다.
노트북 드림.
치악산님~^^ 반갑습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기다릴 줄 알아야 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말씀 주셨는데, 왜인지 여기에 계신 많은 회원님께서는 제가 겪은 시기들을 이미 겪으시며 그 지혜를 터득 하신 느낌입니다.
바둥 바둥 안되는 시기에 억지로 끼워 넣으면 몸도 마음도 축나고 원하던 결과도 얻기 힘들겠단 생각을 최근에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제가 당연한 순리도 모르면서 어떻게 40년을 넘게 살아왔는지 신기할 따름이네요..^^..@
"숨을 고르고 자세를 낮추고 에너지를 모으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말씀 하신대로, 저 또한 요즘은 그냥 '무위'의 시간이 아닌 기다리머 에너지를 모으는 때라 생각하니, 오히려 생각한대로 차곡 차곡 에너지가 쌓이는 느낌도 납니다.
정말 나이는 그냥 있는게 아니라는걸 요즘 실감하네요.^^!
선배님의 말씀으로 잘 새겨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노트북님.
이번주도 길고 감동적인 후기를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토지에 내용이 많아서
저도 후기를 적을때 대부분은 스킵하고
제게 여운이 많이 남는 부분만 적게 되는데,
이렇게 장별로 간략히 내용도 적고
노트북님의 느낌과 개인 이야기까지 첨부해
주시니 후기 적는 과정에 드는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것 같습니다.
노트북님의 필명이 영화 노트북에서 따온거란거.저도 이제야 알았네요.
저도 노트북 영화는 감동적으로 봤습니다.
이번후기에서
"바람이 거세게 불면 풀잎은 바람이 잘 때까지
엎드려야 하고...."
이부분이 가장 인상적입니다.
지난 주말 여행중에
인제 곰배령을 다녀왔습니다.
봄에는 이곳 곰배령 오르는 길에
야생화들이 많이 피어있습니다.
작고 앙징맞은 흰색 노란색 보라색
색색의 꽃들이 꽃잎을 활짝 열고
방긋 웃는듯 했는데, 정상에 오를때쯤
비가 내렸습니다.
하산하는 길에 길가에 방긋 웃던 꽃잎들이
고개를 숙이고 꽃잎을 접고 있더군요.
길가에 핀 작은 꽃들도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지혜를 아는데, 인간도 자연과 순리를
알고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피할줄 아는 지혜를
발휘하고 살아야겠구나 생각하며 하산했습니다.
그리고 노트북님의 가정이 무척 화목하고
결혼한 사위들 동서간에도 우애있게 잘
지내신다는 말씀이 부럽습니다.
주민등록상의 가족은 잘 지내는 경우가 많지만,
자녀들이 결혼하고 각자의 세대가 분리되어
살때는 그냥 동네이웃 보다 더 정 없이 지내는
경우도 많고 1년에 명절이나 부모를 만나야 하는날에 의례적으로 만나는 경우도 많거든요.
노트북님의 부모님이 정도 많으시고
사랑으로 자녀와 사위 며느리들을 대하시기
때문인듯 합니다.
저도 앞으로 제 아들이 결혼해서 며느리가
들어오면 이렇게 사랑으로 대해야 할텐데...
생각은 그렇습니다만, 현실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사람관계는 상대적이니까요.
제 관심과 사랑이 며느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으니,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주는것이 맞을 수도 있고요.
요즘은 이제 제가 자식입장보다 부모입장에서
더 많이 생각해 보는 나이가 되었나봅니다.
노트북님 후기 정말 잘 읽었습니다.^^
노트북님, 후기 글 잘 읽었습니다^^
엄청 긴 후기글을 남겨주셨네요 👍
딸기님의 후기글에서는 (기억을 못하는 건지)못 본 내용인 것 같아요~
토지가 방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
노트북 영화에 빗대어 이야기를 듣고 보니 사랑과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조건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 하나 보고 청혼을 한 몽치의 결정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혼주의자가 많은 요즘이지만, 그 중에는 조건을 보느라 결혼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사랑만 보고 결혼을 할 수는 없지만, 시작도 전에 조건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는 어린 나이에 묻고 따지지 않고 결혼을 하였지만, 지금은 결혼 적령기의 지인들에게 종교나 취미가 맞는 지 등 실제 결혼을 통해 알게 된 몇 가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 기준에서)조언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나와 맞는 조건을 계산한다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러나 저러나 서로 맞춰가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은 똑같지 않을까, 그렇다면 진실한 사랑이 우선인 쪽을 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입니다.
혼자 결론 없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3학년부터 돌봄이 안되는 바람에 저희 아이들도 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저희 집이 농가 주택이라 학원 차량이 집까지 들어오지 않아 제가 데리러 갈 때까지는 밖에서 전전해야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이 무안할 만큼 아이들은 스스로 잘 해내더라구요^^
아마 거센 바람이 언제 왔다 갔지? 할 정도로 노트북님의 자녀 분도 잘 적응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책을 읽고 쓰는 후기 글이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후기를 한 개 두 개 써가면서 차츰 하게 되었습니다.
긴 이야기를 간추리는 것 부터가 고난이도의 작업인데 소설 후기를 남겨주실 때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저번에 저는 포기를 했었는데, 그게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네요 ...😭
열심히 해서 다시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습니다.
긴 후기 쓰시느라 힘드셨겠어요. 하지만 전 그동안 잊고 지냈던 토지를 다시 소환한것 같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렇게 후기를 쓸때 줄거리를 쓰는것도 괜찮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것이 쓰는 사람도 정리가 되고 읽는 사람도 이해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네요.
전 언제나 후기를 쓸때 줄거리를 쓰는것이 좋을지 감상만 쓸지 고민이 되었고 줄거리를 적는 일이 쉬운일이 아니기에 그냥 스킵하고 넘어갔었습니다. 그런데 글여행님도 그렇고 노트북님도 이렇게 써주시니 잊었던 내용이 생각이 나고 그래서 후기에 더 집중할수 있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후기 쓸때 고려해보겠습니다 ㅎ
몽치, 여옥, 남희, 양현, 인호와 야무...이야기가 나오네요. 모두 그 당시 읽었을 때의 감정이 떠오르네요.
전 그 중에서 인호와 야무이야기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토지를 읽을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어려움에 처해있었고 그래서 그들의 아픔이 느끼며 읽는것이 좀 힘들었다는 기억이 있는데 인호와 야무 이야기를 읽을때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흐뭇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이 함께 살면서 서로의 에너지를 나눠 가지며 하나를 만들어가는 그과정이 보였기 때문이에요.
결혼이라는 것이 참 어렵다는 걸 살면서 새록새록 더 느끼게 됩니다.
경제적인 뒷받침도 있어야 하고 서로 성격이 심하게 부딪치지 않아야하고 그 과정을 헤쳐가는데 유연한 방법을 알고 실천해야하는 .. 등 그리고 아이가 나오면 교육에 대한 의견도 비슷한 결로 가야 행복하게 아이를 키울수 있다는 것... 셀수도 없이 많은 것들이 부부 생활에 필요함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모든 것들을 아우를수 있는건 좋은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란 사람은 그런 어려움을 헤쳐갈수 있는 힘을 얻게되고 그것이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수있다는 결론을 혼자 내리게 됩니다.
그래서 전 아이가 행복한 가정에서 큰 사람과 결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저의 바램이고 저의 기준이기 때문에 선택은 아이에게 맡기겠지만요.
왜냐하면 행복한 가정이란 운이 좋게 행복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국한된 이야기일수 있어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과 상관없이 우울한 환경에 처해질 수 있고 그것이 본인들 탓이 아니니 이건 말그대로 복불복일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스스로의 노력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도 아주 많고 그런 사람과 결혼이 못지않게 행복한 경우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토지를 보면서, 그리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우리가 어떤 삶을 추구하는가의 방향은 달라도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정성스런 후기를 써주시는 노트북(이 이름의 히스토리도 오늘 알게 되었네요.ㅎ)의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ㅎ
노트북님 댓글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
노트북님이 필명이 되신 이유도 알게 되었네요
노트북이라는 영화는 알고 있었지만 영화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면 풀잎은 바람이 잘 때까지 엎드려야 하고 파도가 거세어지면 돛을 접어서 파도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법, 인간사도 그 이치에서 벗어나지 않으니, 용기도 중요한 것이기는 하나 그보다 지혜로움이 앞서야 하고, 이런 얘기를 하면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은 풍월 읊는다 하며 비웃을지 모르나, 머릿속에 도판을 그리기보다 땅을 먼저 밟아야 하네."
"총알이 빗발칠 때는 누워 있어야... 개죽음이 용기는 아닌 게야."
인생을 살다 보면 때를 기다릴줄 알아야 할때가 있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합니다.
억지로 안되는 것들이 있느데 무모한 용기나 과욕으로 마음만 앞서기 보다는
숨을 고르고 자세를 낮추고 에너지를 모으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저에게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때와 숨을 고르고 멈추고 기다릴때를 구분할 수 있는 지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구요
양현과 영광의 이야기도 충분히 공감이 되는 부분입니다.
서로를 너무나 사랑해서 함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지만
어떤 모습으로 서로의 곁을 지키고 있는가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점에서 양현과 영광 그리고 노트북의 두 주인공 모두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토지와 함께 노트북님께서 좋아하는 영화 까지 엮어서 써주신 후기 좋았습니다.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감동과 감정들을 함께 하셨다고 하니
어떤 책을 읽을때 그런 감정을 느낄 수있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 감정이 후기글에서 전해져 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후기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