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 오스터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분입니다.
그런데 그 애정하는 작가가 작년에 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아직은 70대였기에 그의 죽음이 참 허망했습니다.
이 책은 오스터가 폐암 투병 중 죽기 6개월전에 집필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제가 인스타에 책 계정이 있는데 거기서 알게된 노교수님(추측)이 한 분 계십니다. 그분과는 몇년째 글로 가끔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분 또한 저처럼 폴 오스터를 애정하시는 분이라 종종 그에 대한 소식을 저에게 전해주십니다.
몇주 전 폴 오스터의 마지막 책이 번역되어 출간된다는 소식을 전해주신 분도 그분이십니다.
바로 책을 샀고 드디어 지난주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바움가트너가 아내 안나의 죽음을 10년 동안 애도하며 겪는 삶의 모습을 그리는 내용입니다.
그녀가 써놓은 시들을 읽고 감동한 그녀의 제자 코언이 그녀의 작품으로 논문을 쓰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움가트너는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가 멀리서부터 자신의 집으로 와서 논문을 준비하는데 한치의 오차도 없게 그를 맞이하며 준비하는 과정도 꽤 흥미롭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일이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10년간 자신을 목마르게 했던 애나를 추억하던 시간을 완성하는다 생각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왜 폴 오스터를 좋아하는지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감정이 흐트러질 틈을 주지 않는.. 디테일과 그만의 풍성한 감성에 글에 몰입할 수 밖에 없는 그만의 문체가 그 가운데 있지 않나 싶습니다. 너무 잘 읽혀서 어디서 쉬다 읽어야할 지를 결정하기 어렵게 만드니 말입니다. 그의 책이 모두 독특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닌데(간혹 창의적이기도 함) 그 어느것도 잘 읽히지 않는 책이 없다는 것은 그가 풀어내는 서사가 너무 디테일해서 그 상황이 너무 상상이 되고 마치 내가 그 가운데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그래서 그의 글은 포기하기 어렵습니다.
그의 문장은 꽤 깁니다. 한문장에 몇줄을 할애하는 것이 다반사이고 대화체 문장이 별로 없고 서술 부분이 많아서 책을 펼치면 밀도가 높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그의 책이 잘 읽히는 것이 신기할 뿐입니다. 간혹 나도 이렇게 글을 쓸수 있을까...하는 상상을 해보는 것도 꽤 재미있습니다. ㅋ
처음부터 끝까지 맛깔나게 읽히는 책은 그의 책이 유일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그의 책을 하나씩 사 모으다보니 그의 작품은 대부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그의 책을 살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슬프고 막막합니다. 이미 그의 작품은 재독을 한 작품이 많지만 앞으로는 삼독 사독을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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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그녀의 부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일상에서 그녀의 흔적을 쫓는 혼란속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는게 고통이고 그 고통을 견디는 일이 너무 힘겨웠습니다.
애나는 번역도 하고 시도 썼습니다. 그 시를 묶으면 한권에 불과하지만 바움가트너는 애나의 시집을 만드는 기획을 합니다. 그것만이 그가 할수있는 일이었습니다. 그 외에 어느것도 그의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바움가트너는의식하지 못했지만 9년 전 레드윙 프레스가 애나의 책을 낸 이후로 그런 편지를 기다려 온 것 같았다.뭐 적극적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저 바깥의 타자들로 이루어진 방대하고 신비한 집단 안에 애나가 세상에 내놓은것에 깊은 관심이 생겨 그에게 그런 편지를 쓸 사람이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제 바로 그 편지가 도착했고, 바움가트너는 이것으로 지난해 자신의 주디스(애나)없는 텅빈 삶이 곧 끝날 뿐 아니라 삶의 다른 모든 것도 곧 변할 것임을 깨달았다.
제자 코언이 연락을 해온것입니다. 이것은 바움가트너의 혼란스런 삶을 일시에 해소해줄 수 있는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는 그렇게 믿는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코언이 자신이 있는 집에 와서 그일을 해줄것을 설레이며 기다리게 된것입니다.
두 사람의 상대에 대한 감사가 너무 깊어 초기에 그들 사이에 오간 수많은 이메일과 편지와 우편엽서를 보면 깜빡 속아 이들이 21세기 신세계의 누더기가 되고 허물어져 가는 내륙 지역 출신 평민이 아니라 18세기 베르사유에 있는 루이의 궁정 구성원들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글을 통한 교류에서 실행에 옮긴 높은 수준의 politesse(예의)는 그들이 거주하는 장소와 시간에는 전례가 없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고상한 말들은 조금씩 지상에 더 가까워지고 더 직접적인 담론 형태로 조절되어 갔으며, 결국 두 사람이 안착한 관계는 기품 있는 우정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바움가트너는 전율을 느낀다.
논문을 위한 전 작업으로 코언과 많은 소통을 하게 되는데 이 가운데서 바움가트너는 또다른 흥미로운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마지막 문장에 바움가트너는 전율을 느낀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너무 멋진 감정이었을 거 같아요. 사랑보다 전 이런 우정에 더 특별한 설레임이 느껴집니다. 이 일이 잘 이루어지고 사랑이 아닌 우정으로 바움가트너가 삶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길 응원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전 이런 상상이 너무 좋아요. 편지는 그런 감성을 주기에 충분한 매체이고 대면했을 때와는 또다른 바이브가 느껴지기에 글을 통해 하는 소통을 저도 참 좋아합니다. 조금은 포장될 수도 있고 조금은 감추게 되는 부분이 있을수 있지만 어쩌면 그런것이 더 상대에 대한 존중심을 갖는데 도움이 된다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여기서 하고 있는 이런 후기를 통해하는 소통도 이런 비슷한 경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서 설명이 되네요. ㅎ
언젠가 내가 남편없이 살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그때는 난 어떤 마음으로 살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슬플까. 자유로울까. 허망할까. 막막할까. 무서울까. 아마도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이 떠오르네요.
바움가트너가 해맸던 그 10년의 시간속 삶. 그안에서 나의 모습을 그려보았던 시간이었습니다. ㅎ
끝으로..
우리가 <거대한 수수께끼의 일부>인 <작은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 즉 수수께끼 속에 살아가야 하는 작은 것이라는 느낌이 괴로운 게 아니라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마 그것은 우리가 <작은 것>인 동시에 어떤 것의 일부이고, <작은 것>이되 <다른 수많은 작은 것들과 연결된 작은 것>이기 때문일 터인데, 이 또한 우리가 위로를 얻는 오스터의 궁극적인 긍정의 목소리가 가진 비밀일 것이다.
이 말은 책 말미에 있는 해설 부분에 있는 글인데 너무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해서 옮겨보았습니다.
모두 남은 주말 잘 보내시고 다음주도 화이팅 해보아요^^
안녕하세요 딸기님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이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소셜 미디어에서 스쳐 지나가듯
들어본적이 있어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고
딸기님이 언급해 주신 폴 오스터의 글에 관한 부분이
저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기게 합니다.
기회가 있음 한번 읽어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가 <거대한 수수께끼의 일부>인 <작은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 즉 수수께끼 속에 살아가야 하는 작은 것이라는 느낌이 괴로운 게 아니라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마 그것은 우리가 <작은 것>인 동시에 어떤 것의 일부이고, <작은 것>이되 <다른 수많은 작은 것들과 연결된 작은 것>이기 때문일 터인데, 이 또한 우리가 위로를 얻는 오스터의 궁극적인 긍정의 목소리가 가진 비밀일 것이다.
딸기 님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는지 어렴풋이 짐작이 되면서 참 따뜻한 위로의 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후기를 남기 소유냐 존재냐라는 책에서 여러번 언급 되었던 관계라는 단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딸기님이 사진으로 올려주신 페이지를 읽어보니 앞뒤 내용은 전혀 모르지만
그 페이지 만으로도 글이 흥미롭고 마치 아주 고급진 만담을 듣고 있는 기분입니다.
비속어로 번역되어 있는 부분은 원작에서는 어떻게 표현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
배우자를 보내고 10년이란 시간을 그리운 마음으로 보냈던 주인공의
모습이 훗날 내가 될지 남편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남편이 남겨 진다면 너무 힘들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제가 남겨 지게 된다면 많이 그리워 하고 힘들어 하게 되겠지만 ...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아려오네요
당분간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잘 해줘야 겠습니다. ㅎㅎ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신 후기글 감사드립니다. ^^
딸기님,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새로운 작가님을 알게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딸기님이 알려주신 폴 오스터의 매력에 저도 한번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후기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작품들을 쓰셨는 지 찾아 보았네요 ㅎ
시간이 흘러 저도 읽고 후기를 남겨보고 싶은 마음에 좋다고 추천해주시는 책이나 작가들의 이름을 메모해두는데
오늘 한 분 추가 되었네요 👏
'너무 잘 읽혀서 어디서 쉬다 읽어야 할 지를 결정하기 어렵게 만드니 말입니다'
이런 기분을 저도 한번 느껴보고 싶습니다.
저희 친가 쪽이 유전병이 조금 많은 편이라, 평소에도 신랑(신랑 쪽은 장수 집안... ㅋ) 보다는 제가 먼저 저 세상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하곤 했습니다. 혼자 남겨진다는 것은 상상해 본 적도 없었고, 되려 내가 없을 때를 미리 대비하는 모습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갈 때는 순서 없다고... 이 시간에 잠시 생각해 보게 되었네요.
주말에 신랑은 일을 가고 혼자 마트에서 장을 보고 왔는데, 함께 장을 보는 부부들 속에서 헛헛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어찌 보면 별거 아닌 일에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이 많이 의지를 하고 있다고 느꼈고,
이 삶에서 혼자 남겨진다면 오죽할까 싶었습니다.
죽자고 싸워도 평생을 의지하며 살아왔기에 혼자 남겨진 상황 속에서 헤어나오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 엄마가 아빠를 많이 의지하고 사셨기에 아빠가 떠나셨을 당시 엄마의 마음을 딸로서 잘 헤아려 드리지 못한 것에 죄책감도 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이겨내신 모습에 나도 엄마처럼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것으로 지난해 자신의 주디스(애나)없는 텅 빈 삶이 곧 끝날 뿐 아니라 삶의 다른 모든 것도 곧 변할 것임을 깨달았다'
바움가트너에게 주어졌듯이 엄마에게도 그런 시발점이 있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보면서,
미래에 찾아올 시발점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그 계기로 남은 사람의 인생에서 빈자리가 의미 있게 기억되길 바래봅니다.
딸기님이 좋아하시는 폴 오스터의 작품을 저는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딸기님께서 좋아하시는 포인트를 찾아서 저도
그 부분을 느껴보고 싶네요.
주인공 바움가트너가 부인을 잃고 10년을
애도하고 그리워하는 부분이 애절해 보입니다.
저도 배우자를 잃을 수 있고, 또는 제가 먼저
가고 남편이 남을 수 있을텐데요. 그 상실감은
상상도 해 보지 않았습니다.
오늘 여행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딸기님의
후기를 읽었는데, 옆에서 운전해 주는 남편이
세삼 더 고맙고 오래 제 곁에 함께 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남편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후기였네요.
그리고 폴 오스터가 폐암 투병 중에 이 소설을
썼다고 하셨는데, 노트북님의 말씀 처럼
자신의 죽음후 남겨진 가족을 생각하며 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죽은 사람은 사후 세계를 알 수 없어서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남겨진 사람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상상을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저는 친정엄마가 돌아가신후 엄마 방에 있던
제 결혼식 가족 사진 액자를 제가 들고와서
제 방에 두고 항상 보면서 마음속으로
대화를 합니다.
사진속 엄마의 나이가 지금 제 나이보다 4살 많은
나이이니 젊은 얼굴이지요.
그리고 엄마가 평소 입던 옷들 중 제가 입고 싶은
옷을 갖고 와서 계절별로 가끔 입고 외출합니다.
엄마의 옷을 입고 나갈때면 꼭 엄마와 함께
어딘가를 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그렇게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며
추억하고 살고 있습니다.
결코 잊지 않고 늘 함께 하는 마음으로요.
외모도 잘 가꾸시고 패션 감각도 있으셨던
엄마가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니
자신을 잘 관리하고 사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엄마처럼 여자로서의 아름다움을 잘
가꾸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곤합니다.
사람이 곁에 살아 있을때는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돌아가신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일들도 많습니다.
소설속 바움가트너도 그렇게 새록새록
아내를 재발견 하는 순간들이 있을것 같습니다.
제가 죽은후 남은 가족들이 저를 기억할때
미소짓는 일이 많도록 즐겁고 좋은 것들을
만들고 싶어집니다.
오늘 딸기님 후기를 읽으며 이런 생각들이
들고 남편에게도 좀 더 잘 해야겠구나
다짐하게 됩니다.
후기 읽고 다짐하게 해 주신 딸기님께
감사드립니다.
네 노트북님 한주 잘 보내셨나요. 저 또한 반갑습니다.^^
저는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셨네요. 암투병 중에 이 소설을 쓰시면서 정말 남은 가족이 겪게 될 허망함을 분명 상상하셨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 생각까지 하시다니... 역시 노트북님이십니다. ㅎ
네 그래서 소설에 더 몰입해서 쓰셨을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드네요.
사실 소설 안에서의 바움가트너의 행동들이 그게 다가 아닐거라는 생각을 저도 했었습니다.
소설은 남겨진 바움가트너가 눈물을 흘리거나 좌절한 모습 보다는 옛일을 회상하거나 아내의 체취를 따라 마치 아내가 살아있는것처럼 착각하는 것으로 슬픔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배우자를 잃은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인 눈물, 좌절.. 같은 식상한 느낌으로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슬픔 이외의 다른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래서 그것은 단순이 슬픔에 머물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눈물을 흘리는 슬픔 수준을 넘어서 삶의 흐트러뜨지고 생활이 정상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서 그 슬픔의 깊이를 보여주는 방식은 좀 더 세련되게 슬픔을 표현했다는 생각입니다.
폴 오스터의 작품들의 번역가는 여러분이 참여하셨네요. 저도 한분이 하신게 아닌가 하고 지금 찾아보니 그러네요.
출판은 대부분의 작품을 열린 책들에서 했는데 번역가는 여러분이 하셨습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그 작품들을 읽는데도 번역가가 여러명이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었습니다.
그것도 재미있는 사실이네요. 어떻게 그렇지 하고 신기해 하고 있습니다. ㅎ 노트북님 덕에 재미있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오늘 댓글도 재미있게 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주말이 끝나가네요. 노트북님의 다음 한주도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ㅎ
딸기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도 딸기님 덕분에 새로운 책을 알게 되었네요.
폐암 투병 중 소설책을 집필하셨다니.. 작가님이 그렇게 힘든 시기에도 꼭 남기고자 했던 글이라는 생각에 이 책이 더 궁금해 집니다.
딸기님께서 폴 오스터를 좋아하는 이유를 말씀 주셨는데, 듣고 보니,, 그러한 감정을 고스란히 잘 전달해 주신 번역가님이 누구신지도 궁금해 지네요,,^^,,! 저는 훌륭한 책을 읽으면, 다른 언어로 쓰여졌던 그 책을 제가 역시 훌륭하게 느낄 수 있게 잘 전달해주신 번역가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었습니다.
혹시 읽으신 책들의 번역가가 모둔 한 분이셨는지, 그런 생각이 잠시 스쳤습니다.^^:!
실제로 저도 고전이 너무 멋진데 그 책을 항상 그토록 잘 전달해주신 번역가님이 한 분이시라는 것을 알고, 박문재 선생님을 존경하게 되었고, 또 제가 좋아했던 그토록 많은 일본 소설의 번역 작가가 모두 한 분이셨기 때문에 김난주 선생님에 대한 깊은 애정이 생기기도 했었거든요,,!
주인공 바움가트너가 아내를 많이 사랑했던 것 같은데, 그런 아내가 죽고 10년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읽고 저도 사랑에 빠졌을 때 상대가 너무 소중해서 인지, 갑자기 그 사람의 존재가 없다면. 이라고 혼자 상상할 때가 있었습니다. 정말 숨도 못 쉴 정도로 끔찍한 일이었기 때문에 사랑하는 배우자나 연인을 죽음으로 한순간 잃은 사람들의 고통을 감히 짐작해 봅니다. 소설이니까 그정도로 표현하지, 그것이 실제였던 사람들의 삶은 어떨까.. 가끔씩 어떤 계기로 그런 감정을 생각하면 너무 슬픈 일이네요.
저는 작가님에 대해서도, 이 책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엉뚱한 상상을 해봅니다.
투병 중에 암묵적으로 다가올 죽음 앞에서 이 책을 쓰신 작가님은,
주인공의 아내가 죽고 홀로 남겨진 남편의 이야기를 쓰며, 아마도 작가님의 죽음 후에 남을 가족이나 연인을 생각하며 쓰신게 아닐까도 생각해 보고요.
또,, 자신이 죽고 남은 가족이나 연인이 겪을 또 다른 이성(비록 자신을 매개로 맺어진 인연 이지만) 과의 깊이 이는 우정을 그리는 그런 마음으로 썼을지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저는 왜 그런지 항상 소설을 읽을 때면, 왜 작가님은 이 책을 쓰게 되었을까,, 그 생각이 꼭 들어서요,,^^:
짧은 후기만 읽고 상상해 보았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즐거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후기가 늦어져서 오늘 써야 하는데, 벌써 또 점심을 차려야 할 시간이네요!
곧 후기로 뵙겠습니다.
노트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