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가다쿵님이 올려주신 후기를 보며 저도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사실 전 희곡을 잘 읽지 않았었습니다.
연극 대본이다보니 소설처럼 상황 설명이나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를 읽을수가 없어서 오로지 대화만으로 상황을 이해해야하는 것이 어쩐지 어렵고 몰입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치 연극을 보는것같은 느낌을 살려 연극 무대를 연상시키며 읽어보면 또 다른 느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고 이 책도 그런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정말 심플한 등장 인물, 그리고 2막으로 구성된 짤막한 희곡이라 아마도 여기엔 상징적인 의미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제목이 너무 멋집니다. 고도가 사람 이름 같은데 막상 책에는 끝내 등장하지 않는 미지의 인물인지라 이 존재에 대한것은 오로지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놓은듯 합니다.
사람마다 마음속으로 기대하고 기다리는 목표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간혹 그런 목표가 없다고 실망하거나 헛헛해 하는 사람도 있지만요. 막연하지만 내가 꿈꾸는 삶, 내가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고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여기서 고도란 그런 구체적인 목표나 꿈이 아니라 인간이 가지는 막연한 희망 같은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건 보이지 않고 뭔지도 모르기에 더 상상을 입혀 멋지고 훌륭하게 포장되어 있는지도 모르죠.
내게도 그런 고도가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예전에는 그런게 있었었죠.
열심히 살면 갖게 되는 부, 행복, 건강.. 이런 것들이 더할수 없는 꿈을 실현해줄거라는 희망 같은거죠.
하지만 그런 희망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어졌습니다.
아니 이미 내 안에 있는데 인지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죠.
꿈을 꾸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에요. 마음이 행복해지기 때문이죠.
내 마음이 행복하다면 꿈꾸는 일을 멈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뭐든 행복하다면 하면되는거니까요. 하지만 그 행복이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고 실망은 하지 않기를 바랄뿐이죠.
꿈만 꿀지라도 희망을 가지고 사는 일은 사는내내 나를 행복하게 해줄거니까요.
그렇게 행복하게 살다가면 그만이죠.
이루어지지 않아도 꿈꿀수 있는 삶은 행복한게 맞을거 같네요.
아니 이미 꿈꾸는 삶을 지금 살고 있는지도 모르죠.
그럼 전 행복한게 맞구요. ㅎ
에스트라곤과 브라디미르, 폭군 포조와 노예 럭키, 그리고 고도의 소식을 알려주는 소년이 등장합니다.
에스트라곤과 브라디미르의 의미없는 대화를 보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삶도 그런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의미없이 떠드는 대화에 얷매여서 괴로워하며 쓸데없는 마음을 키워가는 사이 우리의 삶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의미없는 대화로 그 자리에 머물러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구요.
기존의 사실주의극과는 거리가 있는 새로운 내용과 형식에 관객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신문과 방송은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하여 작품의 구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려 했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미국에서의 초연 때 연출자 알랭 슈나이더가 ‘고도’가 누구이며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묻자 베케트는 “내가 그걸 알았더라면 작품 속에 썼을 것.”이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의 ‘고도’를 기다린다
『고도』를 난해한 작품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작품의 토대가 되는 기다림의 상황은 오히려 의미가 정해져 있지 않음으로 인해 보편성을 띠게 된다. 1957년 등장인물 중 여성이 없다는 이유로 미국의 샌 퀜틴(San Quentin) 교도소에서 공연되었을 때 1,400여 명에 달하는 죄수들은 예상을 뒤엎고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 주었다. 그들은 ‘고도’가 “바깥세상이다!” 혹은 “빵이다!” 혹은 “자유다!”라고 외쳤다. 한편 1960년대 폴란드에서 공연을 관람한 사람들은 ‘고도’가 러시아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고 생각했고, 프랑스 통치하의 알제리에서 공연되었을 당시 땅이 없는 농부들은 그들에게 약속되었으나 아예 실시되지 않은 토지 개혁에 관한 연극이라고 받아들였다고 한다.
고도(Godot)가 영어의 신에 해당하는 단어인 God와 프랑스어의 같은 단어 Dieu의 합성어의 약자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베케트는 “이 작품에서 신을 찾지 말라.”고 했으며 “여기에서 철학이나 사상을 찾을 생각은 아예 하지 말라. 보는 동안 즐겁게 웃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극장에서 실컷 웃고 난 뒤, 집에 돌아가서 심각하게 인생을 생각하는 것은 여러분의 자유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결국 ‘고도’의 의미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 개개인에게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텍스트의 의미가 열려 있음으로 인해 『고도』는 지금도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널리 사랑받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이 책에 대한 서평이 있는데 너무 좋은 해석이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예술 작품을 해석하려고 할때 우리의 자세가 조금은 진지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때가 있어요.
그안에 의미를 해석하려 너무 머리를 쓴다는 거죠.
그대로 보기에 좋고 읽어서 즐거우면 그뿐이라는 자세도 때로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해석하는 일이 흥미롭고 작가의 머리속이 궁금해서 그의미를 헤아려보려는 버릇이 있습니다.
애써 버리고 싶지않고 그러다 의미 파악이 안되는것은 그대로 두고 즐기자.. 나중에 또 보면 되지...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자한자 써내려간 작가의 노력과 시간을 음미하는 일.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작품을 읽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요. ㅎ
가다쿵님 덕분에 좋은 책 읽게 되어 참 좋았습니다. ㅎ
여러분들 덕분에 다양한 책을 읽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딸기님
딸기님의 후기글을 읽으며
저의 고도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나도 그냥 의미 없이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고 있기만 한건 아닌지 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제가 좋아하는것이 무엇이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볼 생각입니다.
저만의 고도를 지금 찾고 있는 중 인것 같습니다.
아마도 시행착오도 있을 것 같고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니까요
완주를 못했다 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간 그 길 까지 의미가 없지는 않을테니까요
예술 작품을 해석하려고 할때 우리의 자세가 조금은 진지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때가 있어요.
그안에 의미를 해석하려 너무 머리를 쓴다는 거죠.
그대로 보기에 좋고 읽어서 즐거우면 그뿐이라는 자세도 때로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너무나 공감이 되는 말입니다. 의미를 모르면 어떻고 제대로 이해 하지 못하면 무슨 상관일까요
그순간 즐겁고 재미있으면 그것 만으로도 족하다는 생각입니다.
오늘도 여러 생각을 하게 해주시는 후기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