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얘기를 빼고는 요즘 상황을 말하기가 어렵네요. ㅜㅜ
더위가 길어지면서 급기야 제 몸에도 이상 기운이 흐르고 있습니다.
한번도 걸려본적 없는 냉방병 기운이 느껴져서요.ㅜㅜ
집에서는 에어콘을 조절하며 스스로 케어가 가능했는데
요즘 봉사를 다니면서 에어콘과 선풍기와 노동으로 인한 내 몸의 열기가 엇박자를 놓으며 몸이 으슬으슬하더라구요.
봉사로 재봉일을 하는데 아무리 에어콘을 틀어도 땀이 납니다. 그러니 뜨거운 몸에 찬 바람을 맞으며 몇시간을 작업을 하고나니 그런 상황이 된거 같습니다.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프고 코가 맹맹한 느낌. 아 이게 냉방병이구나 했습니다. ㅋ
그래도 어제까지 집에서 잘 케어했더니 이제는 좀 나아진 느낌입니다.
그런데 오늘 가족 모임(어머니 생신)이 있고 낼은 친구집 방문이 있어서 조심해야할 상황입니다.
회원님들도 모두 남은 여름 건강 관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ㅎ
노트북님과 가다쿵님이 이미 읽으셨던 마음을 저도 읽었습니다.
이 글을 쓰기전에 글여행님의 후기도 읽었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 공유하는 일의 즐거움을 알기에 토지 때와 같은 설레임으로 읽고 후기를 쓰게 되어 너무 즐겁습니다.
가다쿵님과 글여행님이 이미 줄거리를 잘 요약해주셔서 전 제가 가장 임펙트가 있었던 부분 얘기만 하려고 합니다.
그건 선생님과 친구 K와의 관계입니다.
선생님이 화자에게 보낸 유서를 통해 선생님이 왜 매주 친구의 묘지를 찾았었는지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순진한 화자의 친구와의 어설픈 하숙집 동거로 시작된 이야기는 친구를 도와주고 싶은 선한 화자의 의도와 다르게 흘러갔고 급기야는 삶의 신념이 무너진 친구 K는 자살을 선택합니다.
K의 죽음은 사는내내 화자에게 죄책감을 만들어주었고 결국 화자 역시 돌아오지 못할 선택을 하게 됩니다.
무엇이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을까하는 생각이 제게 가장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K에게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도를 위해 모든걸 희생할수있다는 자신만의 신념.
사랑도 그 신념을 넘지 못한다고 말해왔던 K. 하지만 그 신념을 넘어 사랑이 왔고 K는 이를 버리지 못하는 자신에 괴로웠던거 같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 가운데 선생님이 먼저 결혼 발표를 해버리고 그에 충격을 받습니다.
신념과 욕망안에서 갈등하다가 친구와 한 여자를 두고 마음으로 경쟁했다는 죄책감.
그런 이유로 삶을 지속할 이유를 찾지 못한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순히 결혼을 선점해버린 선생님 때문만은 아니었을겁니다.
그럼에도 선생님은 자신의 이기심으로 친구가 그런 선택을 한것이라 믿기 시작한것 같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될수는 있었겠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그후 유서에서도 선생님을 원망하는 말은 없었습니다.
그런 사실이 선생님을 더욱 힘들게 했을거구요.
그런 일들 때문에 자신이 선택했지만 사는 일이 괴로웠고 자신이 선택한 부인이 있기에 선생님은 삶을 이어왔던것이고 삶에 대한 욕망이 없으니 염세주의처럼 보였을것입니다.
결국 그 또한 같은 선택을 하게 되면서 이 상황은 비극적으로 막을 내립니다.
선생님 부부는 성공한 것 같은 결혼 생활의 전형처럼 보였지만 진정한 행복은 아니었던거죠.
아내를 위해 사는 남편의 존재. 선생님의 마음은 딱 그 정도였을테니까요.
이것은 누가 여자를 쟁취하는냐 하는 단순한 이기심이라기 보다는 삶을 지탱했던 신념이 무너지고 그래서 더이상 산다는 것에 미련을 갖지 못한 청년과 자신이 그토록 미워했던 작은 아버지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한 청년의 비극적인 결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두 사람의 비극은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각자 마음속으로 설정해 놓은 삶의 기준과 삶의 방식의 충돌로 인한 삶을 이어갈수 있는 이유를 잃어버린 때문이겠죠. 한 여자를 사랑하고 쟁취하는것이 자신이 지키는 도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것일까요.. 어설픈 종교에 대한 믿음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선생님의 친구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단순히 친구를 돕고 싶어 집으로 불러들인 선생님, 선생님이 사랑하는 여자를 사랑했던 친구.. 어설픈 청춘의 비극적 결말로 보여집니다.
청춘은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안에 있는 시기입니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그 시기에는 마치 사춘기처럼 진하고 넓게 확장이 되어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리 슬픈일도, 가슴 아픈 일도 아닌데 그 당시는 아찔한 고통과 슬픔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나요.
선생님이 20대 때 느꼈던 감정과 생각이 너무 확대 해석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도 있다고 이해도 됩니다. 그 당시라면 그런 생각이 들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나면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질수도 있다는 생각인데.. 여전히 선생님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친구의 죽음에 자신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니 사는 일이 힘겨웠을 겁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메이지 시대를 막 지난 시대로 일본 전통이 서구화로 전환되는 시기였고 그에 따른 사람들의 고독감, 외로움, 혼란스러움이 혼재했던 시기였습니다.
천왕의 죽음으로 충심을 다한 노기 장군의 순사까지. 시대적인 혼란이 가중되었던 시기였고 그런 배경이 선생님의 자살로 이어진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일본의 순사라는 전통이 잘 이해가 가지 않고 선생님 또한 그런 배경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단순히 우리가 자살이 유행처럼 여겨지는 경향과는 좀 다른 문제이지 싶어 딱히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긴 합니다. 과연 그런 배경이 선생님의 죽음과 연관이 되어있는건인가 하구요. 소설 속에서는 그런 암시가 있었던것으로 기억이 되고 그런 배경이 소설에 쓰여진것도 그런 암시와 비슷한것이라 생각이 되어서요.
이 소설에는 많은 감정들이 오갔습니다.
모든 감정이 이해가 되는 것은 내 안에도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기 때문일겁니다.
하지만 이해를 뛰어 넘어 그안에서 내가 취해야할 감정과 생각이 무엇인지를 정리해보는 시간도 필요해 보입니다.
언제까지나 감정에 휘둘리는 자신이 저는 참 싫었거든요.
어느 선까지 감정을 정리하고 어느선까지 몰입하며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전 철저한 F라고 알고 있지만 어느선에서는 T로 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그것이 사는데 훨씬 덜 힘들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ㅎ
봉사를 하는 마음을 배우면서 감정에 이끌리면서는 봉사를 하는 것이 어렵다는 걸 알았습니다.
실질적인 도움이 무엇인지가 우선이 되어야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와중에 감정을 배제하는 일은 제 몫입니다.
살면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도 어느 정도 그런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건 매정하게 살라는 것과는 다른 차원입니다. 과몰입하여 감정에 이끌리면서 중요한 초점을 흐려지게 하는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어렵지만 나이가 들면서 좀 담백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정에 휘둘리기 보다 세상을 한발 물러나 보면서 지긋이 상황을 살펴보는 그런 태도가 나에게 안정감을 줄거라는 생각을 해서입니다.
감정은 저절로 드는 것이기에 어쩌지 못하지만 그런 감정이 드는 자신을 인지하고 바라보는 태도만으로도 어느정도 여유가 생길거라는 생각입니다. 이건 불교에서 배운것이기도 하지만 내게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서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잘 되진 않지만 그렇습니다. ㅎ
함께 읽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또 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고맙습니다. ㅎ

딸기님,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
글여행님과 같이 마음을 읽으셨네요!
혼자 책을 읽고 후기를 쓸 때와는 또 다른 기분으로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ㅎ
저는 쉽게 지나쳤던 부분에 대한 고찰을 들을 수 있어 다른 방향으로의 생각도 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K와 그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딸기님의 견해를 들으면서 노트북님의 앵무새 죽이기에 나왔던 '애티커스'가 생각이 났습니다 ㅎ
자신의 신념이라는 것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저만의 신념을 세우고 싶기도 한 마음이 컸다면,
그 둘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세운 신념을 잘 다룰 줄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의 진짜 마음과 신념 사이에서 방황하는 K의 모습이 안타깝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네요.
딸기님 말마따나 청춘이였기에 그랬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감정에 이끌리면서 중요한 초점을 흐려지게 하는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저도 좀 욱하는 성격이라, 잘 화를 내지는 않지만 화가 나면 흥분을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런 상황일수록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 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ㅎ
선생님이 사랑이라는 감정, 질투라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하게 문제 상황을 인식했다면
아주머니를 붙잡고 말하기 전에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안타까울 뿐입니다.
결코 쉽지 않았겠지만요.
또 어떤 분인가 추천해주신 책이 모두의 마음을 동하게 한다면 이런 기회가 또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