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는 제가 몸담고 있는 정토회(법륜스님)에서 활동이 있었습니다.
사실 전 불교가 제 종교가 아니었습니다. 허투루 다녔지만 시어머니를 모시고 결혼후 얼마전까지 교회를 다녔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종교는 제 종교가 아니었습니다. 마음이 끌리지 않았지만 효도하는 마음에 어머니를 모시고 다닌것에 불과했습니다. 나름 노력을 했지만 교회는 제 마음에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저도 종교가 필요했고 그러다 법륜스님이 하시는 정토회의 불교대학을 들어가게 되었고 공부를 하면서 여기가 제가 있어야 할 곳임을 알았습니다. 법륜스님의 정토회는 종교라는 의미보다는 자기 수행이 목적입니다.
부처님을 믿는 일이 주가 아니라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스스로 수행정진하는 단체라고 보는게 맞겠어요.
여기서 종교 얘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사실 종교라기보다는 자기 공부라는 의미라서 잠깐 언급해봅니다.
앞으로 제 일상을 얘기할때 속속 나올거 같아서 미리 말씀드린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ㅋ
어쨌든 전 거기서 주에 한번 봉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법륜스님이 해외의 가난한 나라에서 학교를 짓는 일을 하시느라 항상 해외에 나가 계십니다.
훌륭한 일을 하시는데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 말고 할수있는 일을 찾다가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살면서 가장 선하고 효율적인 일이 봉사라고 생각하기에 그 일을 시작하게 되니 개인적으로 뿌듯하고 충만한 느낌이 듭니다.
지난 한주의 일상을 얘기하다 이런 얘기까지 나왔네요. 아직 봉사를 시작하진 않았지만 지난 주에는 이런저런 활동을 하기위해 나가서 사람들과 여러만남을 했었습니다. 좋은 분들을 만나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한주가 제게는 조금은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말씀드리려는 것이었습니다. ㅋ
이 책은 제가 오래전 읽었던 책입니다. 요즘 새책보다는 읽었던 책을 재독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런 작업도 언젠가는 해야지 했던 일이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시대적 배경을 들여다 보지 않고 읽었던 터라 내용에 몰입하지 못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개츠비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위대한 캐츠비는 1920년대 세계1차대전이 끝나고 미국의 번영의 시대를 맞이한 시기에 쓰여진 작품이며 그외에 그의 작품들도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한 모습 뒤에 감추어진 도덕적 피폐함과 아메리카 드림의 허상을 보여주면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게 되었죠.
이 책의 단편들 역시 위대한 개츠비에서 느낄수 있는 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허망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표지에 재즈 시대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스콧 피츠제럴드가 에세이에서 처음 사용하며 이 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재즈가 그당시 대중적으로 유행하면서 미국 사회와 문화에 전반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미국이 경제적 번영을 누리게 되고 반면 젊은이들은 전쟁의 참혹함을 잊으려는 듯 삶을 즐기고자 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더불어 소비와 풍요가 만연해 있던 사회적 분위기를 재즈 시대라 칭하기도 했습니다.
재즈가 주는 여유로운 음율, 무겁게 깔리면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창법이 듣는 즉시 뭔가 모호하고 나른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매력이 있어서 호텔의 바에서 주로 들을수 있기도 한데요.. 그 호텔이 흥청망청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뭔가 그 안에서 느끼는 특유의 감성이 있어 카페에서 그런 음악이 흐르면 함께 나른해지는 그런 기분을 느끼기도 하죠. ㅋ
그런 특유의 분위기의 재즈가 그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나봅니다.
그당시 금주법이 시행되었는데 이에 반하는 밀주, 비밀 술집이 역설적으로 성행하면서 흥청망청한 분위기, 갱스터의 활동들이 두드러진 시대가 재즈 시대라고 하는걸 보면 재즈가 가지는 분위기는 꽤 복합적인것 같습니다.
그런 배경을 알고 책을 읽으니 좀더 쉽게 이해가 되고 쉽게 작품에 빠져들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단편들도 그런 모습이 전체적으로 깔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읽은 세편의 단편에서도 모두 파티가 주요 무대로 나옵니다. 여자들의 드레스, 술, 질투, 허세..
이런 소재들이 그당시의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작품 중에 노동절이라는 단편이 가장 그런 모습을 단적으로 잘 보여줍니다.
고딘이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잘 나가는 동창생을 찾아가 돈을 빌려달라고 합니다.
예일대 동창이었던 두 친구의 형편이 지금은 완전이 다른 상황이 되었던거죠. 돈을 빌려주기 어렵다는 딘은 대신 파티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합니다. 그 파티에 예전 고딘의 애인이었던 에디스가 온다는 말을 하면서요.
내키지 않았지만 파티에 가게된 고딘은 에디스를 만나 자신의 형편을 얘기하게 되고 자괴감이 듭니다.
그러다 우연한 사고에서 에디스를 구해주는 상황이 오고 고딘은 옛 생각에 젖지만 결국 에디스는 자신의 애인과 떠나버립니다. 여러 일을 겪고 집에 돌아와 정신을 차리니 자신을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주얼과 한 침대에 누워있다는 사실을 인지합니다. 그리고 그는 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그 당시 실제로 그런 비슷한 일이 있을수 있겠다 싶은 상상을 할수도 있지만 이 단편의 이야기는 그 시대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괴로운 현실을 잊고 싶어 도피하고자 하지만 결국 현실을 벗어날수 없어 절망하는 청춘을 말입니다.
시대는 여러 군상을 낳죠. 그 군상들 속에 시대의 아픔이 있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의 모습은 결국 시대상을 만들어내는 것이겠죠. 청춘은 가장 시대의 아픔을 잘 느끼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안정되지 않은 몸과 마음이 어디로 가야할지 방황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온몸으로 모든 감정을 다 느끼게 되는 세대라는 것입니다.
노동절은 그래서 재즈 시대를 지나온 청춘, 아니 그 시대를 관통한 청춘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우리도 여러모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죠. 그 어려움을 특히 청춘들이 온몸으로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안정되지 못한 정치적 경제적 상황과 더불어 개인적인 안정 또한 불안한 상태라서 고민도 많고 정서적으로도 혼란한 청춘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결혼을 미루는 상황은 그 모든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이 선택이 된 시대이지만 좋든 나쁘든 결혼은 해봐야 한 인간으로서 성숙해진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들도 알고 있지만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라 못하고 있는거겠지만요.
재즈 시대는 미몽에서 끼어나 회의하는 시대였으며, 실패한, 상처 입기 쉬운 낭만주의가 질서와 진보라는 오래된 신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자리를 대신하는 시대였다. 그리고 풍요와 팽창의 과잉 속에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철학과 금주법이라는 속박이 서로 대립하고, 부자와 빈자의 간극이 점점 커지던 시대였다. 그리고 그 시대는 1929년 주식시장 붕괴와 함께 무너진다.
가끔 책을 읽을때 뜬금없이 맘에 드는 문장이 나올때가 있죠.
바로 이런 문장이 그렇습니다.
어떤 우정이 가벼우면서 확고하다는 말이 역설적인데 그 느낌을 알거같아서 마음이 확 쏠리는 그런 느낌이요. 이런 문장이 나오면 나도 이런 문장을 쓸수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남들은 휙 지나가 기억도 안 나는 이런 문장에 가끔 전 이렇게 꽂히기도 합니다.
그들의 관계를 한문장으로 이렇게 잘 표현할수 있을까 싶어서요.
그럼에도 클라크와 짐은 우정을 유지했고, 그 우정은 가볍기는 했지만 매우 확고한 것이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고 꽂히는 구석도 모두 다르기 마련인데
그 당연한 것이 왠지 나만 그런거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지면서 나만의 특별한 동굴에 있는듯한 착각에 빠지는데요
전 그런 착각을 즐기게 됩니다. 남들이 몰라주고 이해가 안된다고 해도 그게 그렇게 재미있고 짜릿한데...어쩌다 정말 어쩌다 저의 그런 마음을 다른 어떤 책에서 언급해줄때.. 햐아 너무 짜릿하단 말이죠. 그 순간이 오면 그 작가는 이미 내사람이 됩니다. 저의 은밀한 마음을 알고 있으니 더이상의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얘기가 중구난방 왔다갔다했습니다.
그래도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하고 떠들었습니다.
이곳이 점점 편해져서 이제는 일상을 말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워지고 그래서 가끔 내가 후기를 쓰고 있는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ㅋ
오늘 양양을 갑니다. 1박2일의 짧은 여행이지만 책도 들고 가려고 합니다.
더 더워지기 전에 바다 보고 오겠습니다.
다음 한주도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ㅎ
안녕하세요 딸기님
지금쯤 양양에 계시려나요?
아직 바닷물에 들어가기는 이르겠지만
푸른 바다를 보는 것 만으로도 더위가 가시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편안한 여행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계획중이시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스스로 수행하고 정진하는 곳에 몸담고 계신 다는 말씀이 더 와닿습니다. . 저는 절에는 다니고 있는데 법회에는 참석하지 않고 조용한 시간에 법당에서 저 혼자 마음 다스림(천수경을 읽거나 108배를 통해서 )을 하고 오는 정도 입니다. 저는 아직 불상 앞에서 눈을 감고 가만히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고 위안을 받는 느낌이라 지금의 방식을 좀더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다른 사람들에게 종교가 불교 라고 말하기에는 아는 것이 없고 모자라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제 올해 계획 중에 하나가 절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점심공양 준비 같은 것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직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데 딸기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사적 이야기가 너무 길었습니다.
그럼에도 클라크와 짐은 우정을 유지했고, 그 우정은 가볍기는 했지만 매우 확고한 것이었다.
이 말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너무 가까운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습니다.
서로에게 집착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지만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있는 관계라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살아가면서 관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자기 반성을 하고 있는 편인데 어떤 면에서 저에게 위로가 되는 글귀인것 같습니다.
재즈 시대를 이야기 해주셨는데 글 만으로도 재즈를 들을때 느끼는 그 몽한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홀리는 그 음악의 특징이
갈팡질팡하는 소설들의 인물들을 통해 잘 표현 되어 있는 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흥미로운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새로운 한주도 풍요롭기를 바라겠습니다.
딸기님~^^ 안녕하세요! 딸기님 글을 읽으며 웃음이 나왔습니다..^^..!
언제부턴가 딸기님, (처음에는 책 이야기만 해주셨던) 글여행님께서도 두 분의 이야기와 생활을 자연스럽게 글에 녹여 전해주시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런 글들로 딸기님을 더 잘 알게 되어 더 친밀감이 느껴집니다.
봉사 활동을 시작하시고, 함께 하실 분들과 미리 만남도 가지셨다니 얼마나 설레고 행복한 시간이셨을까 생각이 듭니다.
저도 아들이 좀 더 크면 꼭 봉사 활동을 어느 하나를 정해서 주기적으로 다니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아들도 그런 활동을 좋아할 것 같고요.
문득 미국인들에게 스콧피츠 제럴드의 소설이 저희에게는 90년대의 박경리 선생님 소설 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아메리칸드림을 안고 모인 개척자의 나라에서 그 꿈과 허상에 대한 상실감 이런 것들이 지금보다도 딱 그 스콧피츠 제럴드가 있던 그 시절 미국인들의 정서가 아니었을가 싶습니다.
어찌보면 작가는 그 시대의 감성을 잘 반영한 사람이 사랑 받는 것 같습니다.
똑같은 글을 썼더라도 그 글이 어느 시절에 쓰인 글이냐에 따라서 공감을 받고, 못 받고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면서도 시대와 상관 없이 사랑 받는 고전은 시대를 뛰어넘어 인간 자체에 대한 성찰로 공감받는 글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요즘은 글을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세상이라고 합니다.
맞는 말 같습니다..^^..!
저는 그래도 계속 하려고 합니다. 운동이 좋아서 계속 하려는 것처럼, 이 자체로 느끼는 기쁨이 따로 있으니까요.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고, 저를 위한 것이지요..ㅎㅎ
"부자와 빈자의 간극이 점점 커지던 시대였다. 그리고 그 시대는 1929년 주식시장 붕괴와 함께 무너진다."
참 와 닿는 문장이네요.
계속 되는 인플레에서 어쩔 수 없이 빈부격차가 가속화 되는 것 같고,
단기간에 급등하는 주식 시장이 매우 불안했습니다.
저는 제가 돈을 벌고 있어도, 이런 묻지마 같은 투기 시장이 되어버리면 너무 불안하고 무섭습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풍선을 안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무언가 시장이 정상이 아니다. 생각될 때가 가장 무서운 것 같습니다.
한국의 주식 시장은 지난주 목,금에 조정을 맞았는데, 그나마 그런 것들로.. 그래도 완전히 미치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그런 안도감이 생깁니다. 아니면 아직은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공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더 넣을 돈이 많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아무튼 저 역시 항상 언젠가 한번 제대로 터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지 오래 되었기 때문에, 항상 인플레를 두려워 하면서도, 또 '적당히'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게 그런 두려움이 없다면,,?!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될 것 같고요,,!
마지막에 양양 여행을 떠나신다는 말씀에도 미소가 절로 나왔습니다.
왜인지 딸기님의 일상은 특히나 루틴화가 잘 되어 있으신 것 같은데,
그런 와중에 이렇게 국내 여행으로 리프레쉬를 하시는 시간이 좋아보입니다.
여행도 잘 즐기시고, 이쁜 바다 많이 감상하고 오시면 좋겠네요,,!
저도 홀로 강릉 사천 테라로사 가서 커피 마시고 바다멍 하다가 오는 것이 제 로망입니다.
아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네요.
아이가 더 크면 가능한 날이 오겠지요..^^..!
저는 오늘도 후기가 늦어질 것 같습니다. ㅜ
그래도 오늘 안에는 꼭 남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