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토지 19권 3부 후기를 쓰려다가, 오늘 일정이 있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아서 중간에 멈추고 우선 제가 이번 주 중에 들었던 강연 후기를 공유드려 봅니다.
수요일날, 김영하 작가님 강연을 처음 듣게 되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동기 오빠가 수학파견을 다녀왔는데, 그 2년이란 시간 동안 책도 많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무슨 책을 많이 읽는지, 자신은 그 시기 유독 김영하 작가님 책에 빠져있었다. 하고 연락을 주어서 반갑기도 했고, 또 그걸 계기로 듣고 흘려보내게 되었던 김영하 작가님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강연의 주제는 너무 흔한 것 같이 느껴졌지만, 작가님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유머 감각도 있으시고, 눈물 나게 웃긴 장면들도 있었어서 오랜만에 혼자서 너무 힐링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연을 듣고 진심 팬이 되기도 했고요. (지인에게 말했더니, 실제로는 상당히(?) 도도한 분이시라는 말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지만요. 그냥 제가 느낀 대로만 간직하고 싶습니다,,^^:)
강연 주제가 소통과 공감, 그리고 이야기였기 때문에 그 이야기에 대해서 주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인간과 그 외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과 구별되는 것이 이 상상. 이야기 이라고요.
우리는 고양이에게 현실 이외의 것을 전해줄 수 없다고 합니다.
"니가 오늘 말을 더 잘 들으면, 내일 너에게 다른 것이 주어질 것이고, 이것이 너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런 것을 가르쳐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오로지 인간만이,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나누고 믿을 수 있는 것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전엔 우리가 알던 고전조차도 그런 이야기를 읽고 울고 감동받는 것은 여자들이나 하는 일로 치부했다고 합니다. 그랬던 그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 작가가 유발하라리라고 합니다.
유발 하라리는 인류의 역사는 이야기의 역사이고, 종교, 정치, 그 밖의 신념 등 우리는 같은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을 더 친근하게 느끼고, 더 잘 협력하고 믿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가가라는 허구가 존재할 수 있는 것도 그것을 믿는 많은 사람들이 안에서 뭉치고, 또 그것을 믿는 많은 밖의 사람들이 그 허구를 인정해 주는 것이라 했습니다.
듣고 보니 정말 그러했습니다.
그 이야기에 이어서, 우리가 소설가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읽는 이유는 내가 미처 접하지 못했던 사실을 이야기를 통해서 간접 경험하고, 그것이 곧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또 그것을 통해 과거의 나를 반성하거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일 거라고 하셨습니다.
진심 제가 소설을 읽는 이유와 일치해 명쾌한 느낌에 기분까지 좋아지더라고요.
강연을 들으면서도 책을 진심으로 사랑하시는 우리 회원님들도 모두 공감하시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작가님께 꼭 여쭤보고 싶은게 있었는데, 질문이 딱 3명 한테만 주어져 아쉽게 제 앞에서 끊겼습니다.
저의 질문은 작가님은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전공하셨으면서 어떻게 작가라는 직업이 특히 기약 없던 그 시절에 작가가 될 다짐을 하셨는지. 졸업 후 석사까지 학업을 이어가시면서 소설을 쓰시게 되었는지.
그리고 맨 처음. 독서가 아닌 글 쓰는 기쁨을 느끼시게 된 시기나 계기가 있으셨는지였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인생책이나 인생 작가님도 궁금했고요.
신기하게 저는 비록 질문하지 못했지만, 제 앞의 3번째 질문자께서 저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 시켜 주셨습니다.
(질문자가) 30살에 퇴사한 상태인 자신에게 추천해 주고 싶으신 책이 있으신지,
그리고 그 시절 어떻게 소설가가 되시려고 하셨는지를 질문하셨습니다.
작가님은 작가는 항상 퇴사나 그 비슷한 상태이기 때문에 당시 자신도 상당히 두려운 시기였다 하셨고, '과연 내가 과연 소설가를 직업으로 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그런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많이 읽었던, 추천해주고 싶으신 그 책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좋아하는 소설작가, 그리고 그분의 최애 소설.
밀란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었습니다.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고 하셨습니다.
강연 중 이제 막 19권까지 마치고 마지막 20권을 읽고 있는 [토지]를 언급하실 때도 수많은 소설 중에 예로 드셔서 반가웠고 소설과 이야기를 읽는 이유에 대해서도 많이 공감했지만, 단 한 권을 추천하시며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전재의 가벼움]을 언급하셨다는 것이 완전한 공감 그 자체였습니다.
그 책은 저도 꼭 다시 읽고 후기를 남기고 싶은 책입니다.
후기를 쓰기 훨씬 전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라 두고두고 아쉬웠었거든요.
회사에서 알게 되신 분 중에 책을 정말 좋아하셨고, 많이 읽으신 분이 있는데요.
그분이랑 대화가 너무 잘 통해서 좋아하는 작가나 책이 있는지 여쭤봤었습니다.
그분이 제게 했던 말이.
밀란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였는데,
그거 하나를 계기로 그분과 무언가 통하는 느낌이 들고 무척 친해진 감정이 들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노벨문학상을 꼭 타셨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역시 저의 간절한 바램이었기 때문에 더 그런 감정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책과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공통적 코드가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오랜만에 또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거나, 이전에 알기만 했던 분한테서 다른 면들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저 같은 경우는 대부분 그런 느낌이 드는 상대에게 왠지..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으셨을 것 같다. 그런 느낌이 들었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책을 좋아하시는지? 좋아하는 작가나, 추천해 주고픈 인생책이 있는지 묻게 되는데요.
특히 (부동산용으로) 집을 보러 가거나 했을 때, 그 집안에 있는 책들을 빠르게 스캔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제가 네고를 시작해야 할 상대분의 내공을 짐작하기도 하는 것 같고요.
신기하게도.. ㅎㅎ 김영하 작가님도 같은 말씀을 해주셔서 너무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
그리고 김영하 작가님께서 해주셨던 말씀 중에,
집에 있는 책을 모두 다 읽으신 분은 다독가가 아니라고 합니다.
다독 가는 그럴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모두 다 읽고도 책을 사지 않는다? 그건 다독가가 아니라고 합니다. ^^:
내가 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를 못 따라갈 정도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다독 가라고 합니다.
그러니, 책장에 안 읽은 책들이 쌓이는데도 또 책을 사고 싶은 사람은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하셨네요.
그냥 그것이 다독가의 특성인 것이라고 합니다.^^:
농담반 말씀이었지만, 위안이 가더라고요.. ㅎㅎ
재미있는 강연이었어서 회원님들과도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번 주중에 들었던 강연이 2개 더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이것들도 공유드려 보겠습니다.
독서 후기를 먼저 공유드려야 하는데, 오늘도 또 늦어질 것 같아서 짧게 강연 후기 먼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노트북님, 후기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럴 수가 😲
제가 김영하 작가님 책을 읽고 후기를 남기러 들어왔는데,
(같은 작가 맞죠? ㅎ)김영하 작가님의 강연을 듣고 오시다니요 ㅎ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ㅎ 운명인가요? ㅎㅎ
이번 주 작가님의 책을 재미있게 봐서 그런지 강연을 다녀오신 노트북님이 부럽네요 ㅎ
'우리가 소설가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읽는 이유는 내가 미처 접하지 못했던 사실을 이야기를 통해서 간접 경험하고,
그것이 곧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또 그것을 통해 과거의 나를 반성하거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일 거라고 하셨습니다'
너무 공감 가는 말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이것이 책을 읽는 이유' 라고 말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어 섣불리 확언할 수 없지만
저 또한 책을 읽으면서 그 속에서 깨우치는 과정이 이 글과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밀란 쿤데라의 책이 정말 대단하긴 한가 봅니다.
도서관에서 갈때마다 검색해보면 언제나 대여중이네요 ㅠ
노트북님의 글을 읽고 강추해주시기에 이것은 구매각이라는 생각에 주문을 했습니다 ㅎ
집안의 책들을 보고 상대방을 짐작하신다는 말에
잠시 저희 집에는 무슨 책이 있었나 하고 생각해 보게 되고, 그 평이 궁금해 지기도 했습니다🤔
좋은 경험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