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10월2째주 독서모임] 자기만의 방/버지니아 울프/완독/평점 5.0
2025년 10월 12일 딸기님 후기
정말 긴 연휴였습니다.
회원 여러분들 모두 즐거운 추석 연휴가 되셨나요?^^
양가를 방문하는 일은 이런저런 온도를 느끼게 되는 시간입니다.
친정과 시댁의 분위기를 이분법으로 좋다 나쁘다 얘기하는게 아닙니다.
가족이 내게 주는 의미, 그리고 내가 지키고 곁에 두어야할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한 진지하게 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일년이면 4번정도 이런 생각을 하며 사는거 같아요.
네 명이 복작거리며 한집에서 살다가 가끔씩 느끼게 되는 좀더 큰 의미의 가족이라 울타리.
특별히 내게 뭘 주어서가 아니라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존재들이 주는 의미말입니다.
가족은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시간을 또 한번 넘겨봅니다. ㅎ
친정은 언제나 외식을 했고 시댁도 이제는 주로 외식을 하지만 이번엔 어머님이 좀 다치셔서 집안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고기를 구워먹는 것으로 퉁펴서 그리 준비할거리가 많지는 않았어요.
덕분에 연휴내내 새벽시간의 책읽기가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책을 즐기며 읽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생각을 짚어가며 그와 함께 투지에 불타는 시간을 가졌던거 같습니다.
이미 지난 주의 후기(1~3부)에서 여자도 나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었죠.
4~6부에서는 좀더 구체적인 여자들의 상황이 나옵니다.
만일 여성이 글을 썼다면 공동으로 쓰는 거실에서 써야만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이팅게일 양이 격렬하게 불평했듯이-"여자들은 절대로 단 30분의 시간도 온전히 가질 수 없다....자기만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간을"- 그녀들은 언제나 방해를 받았습니다. 그렇기에 그곳에서 산문이나 픽션을 쓰는 것이 시나 희곡을 쓰는 것보다는 수월했을것입니다. 집중력이 덜 요구되니까요.
초창기 여성이 글을 썼을때 시나 희곡이 많았던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자신의 성을 생각하는 것은 치명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순수하고 단순한 남성 또는 여성이 되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우리는 남성적인 여성, 또는 여성적인 남성이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어떤 불만 사항을 조금이라도 강조하거나 아무리 정당하다 해도 대의명분을 변호하는 것, 어떤 식이든 여자임을 의식하고 말하는 것은 치명적인 일입니다.
여성이 독립적이 되어야한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이야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여성의 연약함을 내세우며 남성의 도움을 요구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지만 예전에는 그런 상황이 남성에게도 여성에게도 좀 다른 의미로 먹힐때가 있었습니다.
군대에서조차 여성이 전체 1등을 하는 모습을 심심치않게 보게 되는 현재의 모습은 우리 스스로도 그렇게 살아야한다는 마음을 먹게 만들기도 하죠. 예전에는 저도 그런 의지하려는 마음이 있었어요. 신혼때는 그런 마음때문에 남편에게 섭섭했던 적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나이를 먹고 점점 스스로 잘 살아야한다는 생각을 어느 순간부터 하게 되었죠. 한인간으로 독립적이 되어야 서로에게 자유로울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이 말을 끝으로 책은 끝이 납니다.
우리가 앞으로 100년을 더 살게 되고 모두가 연간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을 가진다면, 생각하는 바를 정확히 쓸 수 있는 용기와 자유의 습관을 가진다면, 거실에서 살짝 탈출해서 인간의 존재를 언제나 서로와의 관계가 아닌 리얼리티와의 관계속에서 본다면,..우리가 매달릴 팔도 없이 홀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 남성과 여성의 세계만이 아니라 리얼리티의 세계와 관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그러면 그 기회는 도래하고 셰익스피어의 여동생이었던 그 죽은 시인은 너무나 자주 내려놓았던 육체를 입게 될 것입니다. 그녀의 오빠가 그랬듯, 자신보다 앞서 간 이름없는 시인들의 삶에서 자신의 삶을 끌어와 그녀는 태어날 것입니다. 그런 준비 없이, 우리가 과거에 했던 그러한 노력 없이, 그녀가 다시 태어날 때 살아갈 수 있겠다고, 자신의 시를 쓸 수 있겠다고 느끼게 해주겠다는 투지 없이는 그녀의 출현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녀을 위해 일한다면 그녀는 출현할 것이고, 그렇기에 가난하고 무명인일지라도 그것을 위해 일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나는 단언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글을 썼던 버지니아 울프의 당시 상황을 그려보면서 외로웠을 그의 마음을 상상합니다.
이런 투지를 가지고 싸우지 않았다면 지금의 여성의 인권을 운운하는 시간이 더 늦춰졌을지도 모르죠.
그의 이런 강연과 책이 여자들을 깨우게 했고 일어나게 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선구자는 언제나 멋집니다. 그들이 한 일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위대합니다.
우리가 지금 당연하다 믿고 생각하는 것들의 시작은 모두 그런 사람들이 싸워 이겨온 시간들의 결과일겁니다.
누구나 앞장서는 일을 하기는 어렵지만 깨어있기는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는 일은 모두가 해야할 의무이자 권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새로운 세상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 말입니다.
책을 읽는내내 비장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수 없습니다. 물론 여자들이 읽었을때 얘기겠죠.
우리가 지금 이시대를 살고 있는것이 얼마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지요.
하루하루 책과 글이 없었다면 저의 행복지수가 얼마나 형편없을지 상상도 안됩니다.
함께 이 느낌을 나눌수 있는 여러분들이 계서서 전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이 책을 읽으며 나의 행복 지수를 다시한번 확인했던 시간이었습니다. ㅎ
딸기님! 너무 반갑습니다.
연휴를 잘 보내신 것 같네요. 책도 읽으시고, 글도 남겨 주셨는데, 저는 이번주부터 쓴다고 글을 남겼지만,
문제가 조금 생겼습니다. 저희 웹사이트요,,! 이제 게시판에 쓰는 글들은 영구적으로 남지 못할거라서, 독서 그룹 추가 신청이라는 페이지로 모두 옮겨 놓게 되었습니다.
이번 일로 느끼게 된 애로 사항인데요.
더 문제가 없는 (이번것도 생각지 못했지만,,) 제공되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보다는, 모든게 다 제 것인 웹사이트를 다시 만들어야 겠따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만들거지만요,,!
그 안에 독서 그룹 추가 신청 페이지가 지금 저희가 쓰는 게시판 같지는 않아서 아쉬운점이 많습니다.
회원님 수가 현재 작아서 그나마 괜찮겠지만, 상/하 드래그 해서 한줄로 나열된 글들을 읽고 나눠야 한다는 것입니다.
추석 연휴 내내 고민이 되었네요.
이 부분 관련해서는 따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선구자는 언제나 멋집니다. 그들이 한 일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위대합니다.
우리가 지금 당연하다 믿고 생각하는 것들의 시작은 모두 그런 사람들이 싸워 이겨온 시간들의 결과일겁니다."
저도 시간이 갈 수록 이 부분이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아직도 우리가 싸워야(?) 할 것들이 남아 있지만요,
"누구나 앞장서는 일을 하기는 어렵지만 깨어있기는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용기가 없는것이 부끄럽지만,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선구자들이 이끄는 그 인식의 변화를 따라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연휴에 완독을 마무리 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노트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