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은 꾸준함에 재미를 붙인 것 같습니다. 필사를 하고 있고, 또하나 하고 있는건 라이언 홀리데이라는 철학자가 쓴 ‘데일리 데드’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아빠를 위한 교육책인데 제목 그대로 하루에 한 장씩 읽게 구성되어 있거든요. 부담도 안되고,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게 환기 해주는 일을 하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약간 건방진 생각을 덧붙이면, 많은 아버지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두 가지를 하고 있으니, 작은 시간이지만 무언가를 꾸준히 하고 있다 성취감을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와 "퇴마록"도 틈틈히 읽고 있습니다. 퇴마록은 학창시절에 정말 너무 좋아했던 책인데 최근에 영화를 보고 예전이 떠올라 다시 읽고 있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가벼운 책이 땡기네요.
이번주 부처님 말씀의 키워드는 ‘비교’입니다. ‘우월감’과 ‘열등감’으로 조금 풀어서 이야기 할 수도 있고, 우월감과 열등감은 다른 사람과 비교에서 나오는 것으로, 어쩌면 나의 시선과 남들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 일 수도 있겠네요.
학창 시절을 생각해보면 정말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살았던 거 같아요. 내가 남들보다 조금 뛰어난게 있으면 곧바로 우월감이 찾아왔고, 내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못하는게 있으면 열등감이 생겨났습니다. 내가 스스로 공부를 하고 싶은 의지보다는 다른 사람을 이기고 싶은 마음에 공부를 했던 것 같고, 내가 하는 행동과 말도 주변을 의식해서 한 것들이 많은, 제 자신을 잘 찾지 못했던 시절을 보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도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걸 하는 친구들을 동경하였지만, 제 스스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좀 수동적인 삶을 살았던 같습니다.
그런 시기를 지나,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하여 아이들과 가정을 꾸리고 있는 지금의 저를 보면 예전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많이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나보다 잘난 사람을 보면 생기던 열등감과,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면 생기는 우월감은 저 사람은 저런 삶을 살고 있고,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있다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된 것은 그간 겪은 많은 일들과, 시간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족이 주는 안정감이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뭐랄까, 다 가진 기분이 들어 크게 남들과 비교를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네요. 어쩌면 결혼 자체가 큰 변화를 가져다 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진짜 아주 사소한 이야기인데, 꽤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옷을 거꾸로 입고 하루종일 돌아다녔는데,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거에요, 집에와서 옷을 갈아입을 때 내가 옷을 거꾸로 입었다는 걸 알았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다는 것.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나를 볼 것 같지만 실상은 크게 관심이 없다는 것. 이 이야기가 좋아서 애들에게 한 번 이야기 했는데 생각보다 꽤 잘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아직은 자존감 있게 잘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제가 저녁에 필사를 하고 있는데 둘째가 자기도 하나 쓰고 싶다고 해서 줬습니다.

다 쓰고 나서 아들이 한마디 합니다.
“아빠 근데 올가미가 뭐야??””
희후님 안녕하세요
저도 두 아이와 함께 필사를 함께 쓴 적이 있는터라 꼬물꼬물 글씨로 필사한 사진이 매우 반갑네요.^^
저도 돌이켜보면 여러 욕구들 중에서 "인정욕구"가 가장 강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칭찬을 듣거나 인정을 받을 때 가장 짜릿한 행복을 느꼈달까요.
그러니 그 행복은 항상 불안정한 행복이었던 것 같아요. 나의 성공과 결과물들을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하고, 누군가가 알아줘야 하고..
또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누군가에게 지적을 받을 때는 그냥 넘길 수 없고 며칠 동안 곱씹으며 고통스러워 한 것 같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저의 행복과 불행이 항상 누군가에 손에 쥐어져 있었던 것 같아요.
조금 더 어른이 되고 나서 마음을 잘 다스리려고 노력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이상순의 말이 기억이 나네요.
쓰던 의자를 페인트칠 하는 상황에서 남들이 보지 않는 의자 안쪽까지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 상순에게 이효리가 묻습니다.
"왜 사람들이 보지도 않는 곳까지 신경써? 어차피 안보이고 모르잖아."
이 때 상순이 대답합니다.
"내가 알잖아."
항상 남을 의식하고 지냈던 저의 가슴을 툭- 때린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이 부처의 이야기처럼 저에게 오롯이 집중하고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되고 싶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