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후기를 남깁니다.
다시 글을 쓰고 있으니, 느낌이 새롭습니다^^
사실 7월 첫째주 부터 후기를 남기려고 했는데, 계속 일이 생겨 집중을 못할 것 같아 둘째주가 되서야 후기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주 초에는 워밍업으로 다른 분들 후기 글을 읽어 보기도 했는데 역시나 다들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 모습이 보기 좋더라구요
새로운 희후님의 글도 보여서 신규 분인 줄 알았더니 복학생이실 줄이야 ㅎ
짧은 댓글에도 반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해외 출장은 잘 다녀왔습니다.
요즘 비행기 사고도 많고 그래서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장거리 비행과 교육 스케줄이 빡빡했던 것을 빼면 나름 괜찮았습니다.
그곳에서 함께 지낸 룸메이트가 저보다 2살 어린 분이었는데 스케줄 다 소화하고 저녁에 술까지 먹고도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서 8km 달리고 오시는 것을 보고 그 의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힘들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행동했다고 그러더라구요^^
저와 성향은 매우 비슷했지만 의지적 태도와 마인드 컨트롤 등 배울 점이 참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분의 달리기 사랑에 감명 받아 저도 달리기를 시작 했습니다 ^^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집 앞 논뚜렁 밭뚜렁 고작 몇 분 달리고 죽을 것처럼 쓰러지지는 수준에 불과 하지만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나중에는 10km 마라톤도 나갈 수 있겠죠?
이번 주 후기는 한달전... 읽다 중단된 설득의 마무리를 지으려고 합니다^^
가족들이 이사 간 바스로 향한 앤은 그곳에서 만남을 기대했던 엘리엇을 만나게 됩니다.
엘리엇은 친절하고, 상냥했으며 완벽한 신사의 모습으로 앤의 가족은 물론 모든 사람들의 호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레이디러셀 또한 이보다 더 훌륭한 앤의 신랑감을 찾아 볼 수 없다 생각할 정도로 그를 마음에 들어 했고, 호감을 가지고 앤을 대하는 그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습니다.
바스에 머무르면서 앤은 예전에 다녔던 학교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옛 동창의 소식을 듣게 되고, 자신이 어려웠을 적 도움을 줬던 (스미스부인)동창과 재회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스미스부인에게서 엘리엇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엘리엇은 스미스 부인의 신랑과 미혼일 때부터 절친한 친구 사이였습니다. 그 당시 가난했던 엘리엇을 ‘선량하고 누구보다 좋은 사람’으로 생각했던 스미스 부부는 모든 것을 함께 나누고 형제처럼 지냈습니다.
그러나 재산을 불리는 것에만 목적이 있었던 엘리엇은 당시에 앤의 아버지 월터 경이 추진하는 작위 계승자와의 결혼은 그의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에 그들과 등을 지게 됩니다. 그 후 엘리엇은 신분은 낮지만 부를 가진 여자와의 결혼으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되고, 호사스러운 생활을 누리게 되지만, 악화된 재정 상태에 있던 친구 스미스를 부추겨 끊임없이 지출을 하게 만들어 결국 파산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절친한 친구에게 왜 이렇게 까지 해야만 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황당했습니다)
끝까지 엘리엇을 믿었던 스미스는 죽으면서도 엘리엇을 유언 집행인으로 지정했지만, 엘리엇은 은혜를 모르는 무정함으로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기 때문에 혼자 남은 스미스 부인은 점점 더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엘리엇의 부인이 죽고 없는 현재, 막대한 부를 가진 엘리엇은 예전에는 하찮게 여겼던 혈통과 연줄에 대한 그의 생각이 크게 바뀌어 앤과의 혼인으로 혈통과 연줄을 얻고자 한다는 이야기도 스미스 부인을 통해 듣게 됩니다.
엘리엇의 전모를 다 들은 앤은 엘리엇을 대할 때마다 들었던 석연치 않았던 마음이 깔끔하게 정리가 됨을 느끼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 스미스 부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 후 엘리엇을 만날 때 마다 앤은 티내지 않으면서 철저히 선을 그을 수 있었고, 각종 연주회나 모임 자리에서 웬트워스 대령을 만날 때마다 더 이상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버리고 온전히 그를 신경 쓰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머스그로브 사람들과의 만남 장소에서 앤은 하빌 대령과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앤: 우리 여자들은 남자들처럼 그렇게 금방 잊어버리지 못한답니다. 우린 집에서 조용히 갇혀 지내니까 감정에서 헤어날 수가 없어요. 남자들은 어쩔 수 없이 기운을 내야 하잖아요. 언제나 곧장 세상으로 돌아가게 해 줄 직업이 있고... 계속되는 일과 변화는 곧 기억을 흐릿하게 만드는 법이지요'
남자와 여자 중 사랑하는 사람을 누가 더 빨리 잊느냐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웬트워스 대령은 앤에서 편지를 남기고 자리를 떠납니다.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특히 귀족 집안의 여자는 일을 하는 것을 생각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가능한 주장이라고 생각되기도 하면서 ‘계속되는 변화들이 기억을 흐릿하게 만든다’는 말에는 조금 공감이 갔습니다.
‘웬트워스 대령: 제가 너무 늦었다고, 그 소중한 감정이 영영 사라져버렸다고 하지 말아 주세요. 남자의 사랑이 더 빨리 식는 다고 말하지 마세요. 제가 사랑한 여자는 당신뿐이었습니다’
앤의 의견에 반박하는 말과 함께 8년 전 자신의 마음에 상처를 줬지만 긴 시간에도 변하지 않은 자신의 마음과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버렸다는 사실을 고백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자존심이 앞서 성공한 이후에 다시 고백하는 것을 망설였던 자신의 모습을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둘은 편지를 계기로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결실을 맺게 됩니다.
8년 전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던 웬트워스와는 달리 지금은 부와 명예를 모두 갖춘 그였기에 가족들의 반대가 없었고, 가장 좋은 신랑감으로 급부상했던 엘리엇의 이중적인 면이 들통 나면서 레이디러셀의 반대 또한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둘은 긴 시간을 돌고 돌아 행복한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앞으론 지금보다 더 사랑하게 될 제 친구의 충고에 따랐던 것이 전적으로 옳았다는 뜻이지요. 그분은 제게 부모와 다름없어요. 그분의 충고가 옳았다는 건 아니니까요. 그건 아마도 결과에 따라 좋은 충고였는지 나쁜 충고였는지 가려지는 그런 경우였던 것 같아요. 그분의 말을 따른 것이 옳았다는 거지요’
결과가 안 좋을 때는 남을 탓하기 쉬운데 8년 전 레이디러셀의 설득에 따른 결정으로 이 둘은 긴 시간을 헤맸어야 했지만, 결과를 떠나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고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하는 앤의 모습은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없는 마음이라는 생각에 감명 깊었습니다.
엘리엇은 이중 계책을 가지고 접근했던 자신의 본 모습을 들키고 결국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떠나게 되었고, 자신의 익을 위해 오랜 시간 월터 경 곁에 머무르던 클레이 부인은 당장은 연정을 쫓아 엘리엇을 따라 떠났지만 서로를 향해 온전히 진실하지 못한 마음이 두 사람의 앞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집니다.
설득을 읽으면서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절묘한 타이밍으로 이뤄지는 것인지 새삼 알 수 있었고, 그 진실 된 마음이 흐르는 시간에 영향을 받지 않고 기억되는 것이 얼마나 특별할 수 있는지, 어렸을 적 영화 같은 열렬한 사랑을 꿈꾸며 그리던 그 때로 돌아간 기분도 들면서 앤과 웬트워스 대령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을 보면서 피식 웃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타격 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가볍게 읽기에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가다쿵님
해외출장을 다녀오셨군요
달리기를 시작하셨다구요
논뚜렁 밭뚜렁 뛰어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니 웃음이 납니다.
10키로 완주에 꼭 성공 하시길 응원 드려요
안그래도 설득의 뒷부분이 궁금했었습니다.
두사람의 인연이 이어졌을까? 이어졌다면 어떤 방식일까?
설득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등등 궁금했습니다.
후반부의 책 이야기를 들으니 왜 설득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인연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도 좋구요
‘웬트워스 대령: 제가 너무 늦었다고, 그 소중한 감정이 영영 사라져버렸다고 하지 말아 주세요. 남자의 사랑이 더 빨리 식는 다고 말하지 마세요. 제가 사랑한 여자는 당신뿐이었습니다’
낭만적인 고백이네요.
8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자신을 계속 사랑해 왔던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있을까요
가다쿵님 덕분에 오랜만에 마음이 말랑 말랑 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가다쿵님^^
해외출장을 잘 다녀오신것 같아 다행입니다.
룸메이트 분이 참 멋지시네요,,!
바쁜일정에 회식까지 하고 나서도 아침일찍 뛰시다니요.
저 역시 이 책을 읽는데, 지금 제게 연애 세포가 남아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렴 그런건 지금은 전혀 필요가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요.
오히려 결혼 전에는 옛사랑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나고 그런 이야기들이 특히 감동받고 막 그랬던것 같은데, 지금은 결혼이 현실이 되니 절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입니다. 가장 소중한 지금의 가정이라는 유리에 실금이 아니고 다른 것이 비춰지는것도 싫은 느낌입니다.
온전히 이것을 잘 지키고 싶네요.
완전 로맨티스트 감성이었는데, 언제 이런 현실적인 사람이 된건지요. ㅎㅎ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해외출장으로 힘드실텐데 독서를 하시고 후기까지 남기시다니요. 대단하십니다.
저도 작년에 한참 런닝에 빠져서 열심히 달렸습니다.
처음에는 3km도 죽을 것 같더니 한두달 달리니까 한번뛰면 10km는 그냥 달려지더라구요
나름 기록을 단축하는 재미도 있고, 재미있게 뛰었으나 급 한군데가 고장나는 바람에 잠시 쉬고 있는 중입니다ㅠㅠ
사랑은 타이밍이라는게 정말 와닿습니다.
살면서 뭐하나 삐끗했으면 지금에 이르지 않았을거라 생각하면 사는게 얼마나 절묘한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비오는데 일교차 조심하세요~!
오랜만의 가다쿵님의 후기를 보니 너무 반갑습니다. ㅎ
사랑이야기의 마무리를 하셨군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잊고 지낸지 너무 오래되어 (책에서 조차) 그 애틋함을 떠올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ㅋ
요즘 유일하게 사랑을 떠올릴수 있는건 나는 솔로라는 티비 프로그램입니다.
처음엔 저도 딸이 있으니 어떤 신랑감들이 있나 하는 호기심으로 봤었는데
이제는 사람들의 심리를 보는 일이 재미있습니다.
이런 설정이 너무 작위적이지 않나.. 어떻게 저렇게 지켜보는데 사랑이 가능한가..하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것만큼 그런것이 큰 장애가 안되나봅니다.
물론 그들의 진심은 알수가 없지만요.
하지만 첫만남의 이끌림보다 관계를 이어가면서 상대에게 느껴지는 감정에 충실한것을 보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들에게 정말 중요한 감정이 맞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조건으로 사람을 판단하던 올드한 사람들의 결혼관과는 확실히 다르구나 하는걸 느꼈어요.
저역시 그 프로를 보면서 사랑과 결혼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걸 느끼고 있구요.
사람을 많이 보고 있다는걸 스스로 깨닫고 있습니다.
나와 타협이 잘 되고 함께 있으면 재미있는 사람. 그런 사람과 함께하면 좋겠구나 하는 걸 말이죠.
가다쿵님 후기를 보면서 가끔은 이런 사랑 이야기도 독서목록에 넣어주어야 나의 사랑 세포를 확인할수 있겠구나 하는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돌아오셔서 너무 기쁩니다. 가다쿵님^^
안녕하세요 가다쿵님.
어렸을 적 꿈꿨던 영화같은 열렬한 사랑이라고 하니 저의 어린 시절이 가물가물 떠오르네요.
아주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제가 어렸을 때 읽었던 책들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하나같이 한 여자에게 열렬히 구애하고, 거절을 당해도 상처를 받아도 끝까지 그 여자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사랑을 갈구하여 상대방의 사랑을 쟁취하는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 그런 사랑이 열렬하고 로맨틱한 사랑이라고 생각이 되어버린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처음 연애때에는 좋아도 표현하지 않고, 일부러 거절하기도 하고 .. 표현에 매우 인색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좋아해줘야 진정한 사랑이지.. 이런 정말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읽었던 고전 소설들에서의 여자들이 살아가던 시대와 저의 시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은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행동했어요.
물론 첫 연애는 그렇게 미숙하게 행동해서 끝이 났지만.. 그로 인해 배운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8년의 시간 동안 엇갈렸던 사랑이 다시 결실을 맺는 것을 보며.. 에이 영화니까, 책이니까 그렇지 어떻게 그래~ 라고 하지만 아주 가끔씩 주변에서 이런 일들을 일어나잖아요?
누군가에겐 쉬운 사랑이 누군가에겐 참 어려울 수도 있고, 사랑의 형태는 참 다양한 것 같습니다.
연애세포가 저에게 있었나? 싶을 만큼 단조로운 일상을 살고 있는 제게 간질간질 로맨틱한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