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권 중반부에는 홍이의 결혼이야기가 나옵니다.
홍이는 김훈장의 외손녀 보연과 결혼합니다.
이 결혼은 용이도 바라던 바였지요.
용이가 병들어 죽게 되면
아들 홍이가 마음으로나마 의지처가
처가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홍이 친모 임이네로 인해 마음 둘곳없이
방황할 아들이 그래도 어느정도 인간적인 도리를
하며 살 수 있게 바로 잡아 줄 처가의 장모가
힘이 되어줄거라 생각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홍이도 이 결혼을 순순히 받아들입니다.
보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은 오히려 장이에게 있었으나
장이와의 혼사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그냥 현실에 맞는 순리를 받아들입니다.
헌병대에 끌려가서 갖은 고초를 겪고 난 후라
더 그런 결정을 하기 쉬웠나 봅니다.
'별난 것도 없고 별나게 살아서도 안 될 것이며
두드러지게 보여도 안 될 것이다.
세상은 살아가기 힘든 곳이지만 쉽게 살 수
없는 곳도 아닐 것이다.
뜨겁게 살 수 없다 하여 차갑게 살아야 한다는
법도 없는 것이다.
사랑할 수 없다고 미움으로 살아도 아니 될 것이다.'
토지 10권중에 저는 이 문장들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깨닫고, 순리에 맞게 받아들이고,
순간에 충실하며 중도를 교훈 삼아서
살라는 말씀 같습니다.
10권 후반에 서희와 길상의 큰아들
환국이 이야기가 나옵니다.
환국은 아버지 길상을 많이 닮고 총명한데,
상급학교 진학에 순철과 경쟁이 붙습니다.
순철은 자신보다 성적이 뛰어난 환국에게
질투를 느끼며 환국의 아버지 길상이 종이라고
놀려댑니다. 아무리 성격이 유순한 환국이라도
아버지를 욕하는 친구를 가만 둘 수는 없어서
손지검을 합니다.
나중에 순철엄마가 다친 아들을 보고
화가 나서 서희를 찾아와 따지는데,
자초지종을 들은 서희가 환국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줍니다.
환국이 아버님은 종이 아니며,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분이라고 순철과 순철어머님께
말합니다.
이렇게 차분하게 아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역시 부모를 그대로 닮은 환국이가 저도
자랑스럽습니다.
여기서 서희가 길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남편의 독립운동을 마음으로는 지지하고
있고 자신도 그 방향으로 앞으로 살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라를 위해 몸 바쳤다는 말이
씨가 되어서 혹시나 길상의 신변에 위협이
닥칠까 마음으로는 많이 걱정을 합니다.
우리는 마음속에 간직한 생각이 말로
튀어나올때 그것이 현실이 될까봐 걱정을
하고는 합니다. 왜냐하면 말이란 것이
나혼자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누군가 듣게
되고 그 말에 신경써다 보면 그런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기생 기화가 상현의 딸을 낳았습니다.
상현은 이 소식을 산호주라는 기화의 지인으로
부터 듣고 충격을 받습니다.
기화도 상현도 서로 원하는 상대는 아니지만
한때 마음 둘곳 없는 외로움을 달래는
상대로 서로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생각치도 않은 딸이 태어나서
상현은 책임질 수도 없는 처지에
자신에게 닥친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만 합니다.
이 소설에서 저는 상현이 참 별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강지처가 있음에도
처음에는 서희에게 또 다음에는 기화에게
또 명희에게 .
여러 여인들의 마음을 빼앗는 존재가
되지만 어느 여인도 자신의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지도 못하고 책임감도 없으며,
배움은 짧지 않아서 고민은 많고,
조국의 현실에 비관적인 마음으로
독립운동가들을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딱 행동하지 못하는 비겁한 지성인입니다.
주변 훌륭한 인물들(아버지를 포함)에게는
열등감만 있는것 같아서 제 마음에는
싫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 시대에 이러한 지성인들이
많았겠지요.
그래서 행동으로 조국의 독립을 지켜온
독립군들이 더욱더 훌륭해 보입니다.
토지 10권이 되고 보니 초기 인물들이
이제는 늙고 병들어 그들의 2세들이
활약하기 시작합니다.
독립운동에 2세들은 어떤 역할들을
하게 되고 그들을 이끌 인물들은 누구일지
기대됩니다.
그리고 서희는 독립운동에 어떤역할을
할지도요.
그리고 딸기님과 노트북님 후기와 댓글로
접해 본 인물 오가타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중후반에 물산장려운동 이야기가 나오는데
식민지 시대에 경제적 자립을 위한
운동인데, 이것을 바라보는 지식인들의
의견들이 사뭇 다른것 같아서 이것도
재미있습니다.
결국 역사는 그 시대 안에서는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니까 많은 토론과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수 있습니다.
그러나 큰 줄기는 변함없이 조국을 위하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 이끌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한달 후면 대선이 치러집니다.
이때에도 나라를 진정 제대로 이끌 대통령이
당선 될수 있게 국민들이 표로서 나타낼겁니다.
과연 국민들의 마음이 어떨지 사뭇 궁금합니다.
글여행님,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글여행님의 후기글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걷는 듯한 여유가 느껴지고,
뭔가 조곤조곤 이야기 해 주시는 것 같은 말투가 느껴지는 건 저만 그런건가요? ㅎㅎ
토지는 광범위하고 인물 관계가 복잡한 만큼 매번 후기를 읽으면서도 (까먹는 건지)새롭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별난 것도 없고 별나게 살아서도 안 될 것이며 두드러지게 보여도 안 될 것이다.
세상은 살아가기 힘든 곳이지만 쉽게 살 수 없는 곳도 아닐 것이다.
뜨겁게 살 수 없다 하여 차갑게 살아야 한다는 법도 없는 것이다.
사랑할 수 없다고 미움으로 살아도 아니 될 것이다.'
저도 순응하는 것이 더 익숙한 삶을 살고 있지만, 독립 운동을 하셨던 분들처럼 무언가를 변화 시키려는 열정을 품는 것이 발전된 무언가를 이루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삶은 정답이 없고, 숨겨진 가능성이 크기에 시대가 시대였던 만큼 모든 부분에서 제약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사람들에게 고단한 삶 속에서도 멈추지 말고 자신의 하루를 살아가라는 위로의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상현의 이야기에서는 글여행님과 같은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요즘 이혼하는 이유의 1위가 불륜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시대적으로 상황이 많이 다르기는 하지만 조강지처를 져버리고, 딸이 생겼을 때 현실을 외면하는 상현의 모습은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조국의 현실을 바라보는 판단은 다를 수 있겠지만, 자신의 행동을 판단하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각자의 그릇은 다 다른 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동참하지 못했지만, 글 여행님의 토지 완주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