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이를 향한 세상인심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로 인해 살인자 자식이라는 명패를 달고
세상의 비난을 감수하며 힘겹지만 숨죽이고
기죽고 동네 사람 눈치보며 머슴처럼 살던 한복이가 아들 영호가 학생으로 상급학교 공부를 한다니까
이웃들이 시기하고 못마땅한 눈치를 줬는데,
그런 영호가 일제에 항거하는 학생운동의 주동자로 감옥에 갖히게 되자 한복을 향한 인심이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한복을 영웅의 아버지로 대우해 주는듯 싶게
동네 인심이 바뀌는 모습에
한복의 위치가 살인자 아버지로 인해 바닥을
쳤다가 독립운동가 아들로 인해 대우를
받습니다.
한복이 4개월간 용정을 다녀오며
멀리 보이는 고향땅을 보고 느끼는것이
그립고 푸근한 것이 아니라
너무 아득하고 차갑고 외로움에
치가 떨리는듯 느껴지는 심경을 작가가
묘사하셨는데,
어릴적 홀로 견뎌야 했던 이웃들의 차가운
설움이 끝없는 외로움의 원인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동네 이웃이 한복의 아들 영호가 상급학교에
진학했을때 나타내는 시기심은 어쩌면
인간 본성이 이런건가 싶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조금 잘 되었다 생각될때
그것은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고
나와 처지가 다르다 생각되는 사람이 잘 되면
시기 질투가 아닌 그냥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는 합니다.
그런데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내가 아예
쳐다도 보지 못하게 성공한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그것은 내가 이런 사람을 안다고 자랑스러워
하며 성공한 사람을 자기와 가까운 사람이라고
자랑하며 다니기 일수입니다.
참 우스운 일 같은데, 우리 마음속에는
이런 알량한 속좁은 마음들이 있습니다.
아들이 군에서 휴가를 나왔습니다.
아들의 보직이 처음에는 갑판병이었다가
운 좋게 보급병으로 변경되어서 하는 일이
갑판병에 비해서 아주 편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자대배치 받고 초반에 보직이 변경 되어서
아들의 이런 보직변경을 다른 병사들은
마냥 부러워만 했는듯 싶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들이 2주간 휴가를 나오면서
아들의 하루일과를 다른 사람이 대신 해 주어야
하는데 보급병은 한명 뿐이라서 다수인 갑판병 중에
한명이 아들의 일을 휴가기간에 대신 해 줍니다.
그런데 아들의 일을 대신해 주는 갑판병을
또 다른 갑판병들이 시기 질투하며 싫은 소리를
그 갑판병에게 한다는 겁니다.
군 조직안에서 아들 대신 몇일 간의 일 변경으로
조금 편안해진 갑판병이 시기 질투의 대상이
된다는 얘기를 들으니 웃픈 생각이 듭니다.
잠시 조금 편해질 뿐인데도, 사람은 작은 일에는
남과 비교하며 시기 질투를 하네요.
(토지에서 한복의 이웃이 시기질투 하는 글을
읽으니 아들 군대에서의 작은 시기질투가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아들의 보직이 다들 부러울 정도로
편하다 해서 좋기는 하지만,
다른 힘든 병사들이 안스럽기도 하고,
힘든 사람들 생각해서 솔선 수범하며
작은일(쓰레기 치우는 그린맨, 설겆이 담당 등)도
나서서 같이 해 주려는 아들의
군생활 태도를 듣고 좀 흐뭇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13권에는 어린 학생들이 조국의 독립을
열망하며 학생운동을 하고 또 경찰서 유치장에
갖혀서 학생들이 어떤 생각들을 했는지가
나옵니다.
서희의 둘째아들 윤국도 유치장에 들어갔다가
나옵니다.
그곳에서 이치카와 형사가 조선의 현실은
힘의 논리로 지배되는 세계정세에서
약자로서 민족성과 문명에 있어서 미개한
상태이고 일본이 그런 미개국가의 발전을
앞당겨 실현시켜 주고 있다고 학생들 앞에서
우월감을 드러내며 일본의 은총에 감사할줄
알아야한다고 설교를 합니다.
이 말에 학생들은 우우-- 하며 괴성으로서
반항을 하고 또 학생중 홍수관이 반박의 말을
조선을 대표하듯이 똑똑하게 말합니다.
내 나라 독립을 위해 죽는 그날까지 독립운동을
계속 할것이라고요.
힘들게 살면서 자신의 뒷바라지를 하는 어머니
생각에 울컥한 마음도 있었지만,
당장 퇴학 같은 개인 일신상의 불이익이
생기더라도 독립이 없는 조국에서는
미래도 없을거라는 생각에서 순수하고
열정 넘치는 청년들이 일제에 항거를 합니다.
이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다른 학생들의
마음에 독립운동의 불은 지펴갔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민족성은 이런거라는걸 보여주는
대목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아무리 일제가 세뇌를 시키려 해도 어린 학생들도
이런 우수한 민족인데 어찌 누가 이런 민족을
말살할 수 있을까요?
환국은 조국의 독립운동에 적극 가담하고 싶은
윤국을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천천히 이성적으로
접근하길 바랍니다.
환국 역시도 엄마 서희처럼 간접적으로
독립운동하는 친구를 도와줍니다.
경찰에 쫒기는 친구 김제생을 숨겨주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환국은 아버지가 젊을때 종이었다는
사실 빼고는 모든것을 갖추고 사는 자신이
죄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나라도 없고 재산도 없는 많은 힘든 백성들을
볼때 자신은 그들보다 많이 누리고 사는 처지이다
보니...
이런 죄책감을 버리는 길은 모든것을 버리고
출가하는 길 밖에는 없다고 극단적인 생각도
합니다.
여기에 잠시 톨스토이에 대한 환국의 생각이
나옵니다. 톨스토이도 자신이 가진자의 입장에서
농민운동을 바라볼때 항상 앞장설 처지가 못된다는 생각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를
대신하는 글을 쓰면서 했던 행동이 환국이
볼때는 모순이 있는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합니다.
참으로 학생다운 순수함이 묻어나는 환국이구나
느껴졌습니다.
토지에서 학생들의 독립운동을 읽다보니
제가 대학다니던 시절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하며 학교 광장에서 깃발흔들고
시위에 앞장서던 학생들이 생각납니다.
저는 그 당시 그들을 바라만 보고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무서워서 피해
다녔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겁많은 순진한 학생이었고
광장에서 대모하던 분들은 용감하고 순수한
학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날 우리가 독립된 국가로
또 민주화된 국가로 살 수 있는것은
앞장서서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해 주신
분들 덕분이라는 생각을 잠시해 봅니다.
토지 13권은 중반 못되게 읽고 후기를
마칩니다.
7월 말 저희 가족은 아들이 휴가를 나와서
내일부터 2박3일 정선쪽으로 여행을
다녀올 계획입니다.
무더위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군에간 아들과 함께 여행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다른 분들은 휴가 계획이 어찌되시는지요?
찌는 더위를 다들 잘 극복하시고
즐거운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글여행님,,! 안녕하세요! 감동적인 후기 감사합니다.
글여행님의 아드님께서 갑판병에서 보급병으로 되신 일은 나중에 에피소드로 짧은 글의 소재로 쓰셔도 좋을 만큼 멋진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런걸 두고.. "될놈 될..!" 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편한 보직을 마냥 즐기기 보다,, 설거지나 다른 궂은 일이라도 더 하려고 하시는 아드님 마음이 너무 고맙고 감동스럽네요. 아무리 봐도 글여행님의 마음을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어디서라도 잘 되실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응원하게 됩니다.
동네 이웃이 한복의 아들 영호가 상급학교에
진학했을때 나타내는 시기심은 어쩌면
인간 본성이 이런건가 싶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조금 잘 되었다 생각될때
그것은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고
나와 처지가 다르다 생각되는 사람이 잘 되면
시기 질투가 아닌 그냥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는 합니다.
이 부분을 읽고 있는데, 예전에 어디서 들었던 말이 생각나네요.
거지들의 경쟁자는 바로 옆에 있는 거지라고요.. ㅜ (이런 표현을 해서 죄송하지만;;)
거지들은 이건희(이재용)이 조 단위로 쌓아놓는 돈은 하나 질투의 대상이 아니지만,
옆에서 같이 누워자던 거지가 10만원만 공돈을 얻게 되도 질투하고 싫어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이런 일은 주변에서나 사회 생활할때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일 같습니다.
처음엔 모두 같은 수준에서 시작하나, 누군가 앞으로 나아가게 되면, 그 누군가가 자신을 경쟁자로 삼지 않고 오로지 즐기고 있더라도 그 누군가는 그를 시기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그런 장면들을 정말 흔하게 봤습니다.
그런걸 소재로 글을 써볼까도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저도 정선을 넘 좋아하는데, 잘 다녀오셨는지 궁금하네요..^^!
글여행님이 아드님 이야기는 왜 그런지 익숙하고 반갑고 훈훈하고 뿌듯합니다..^^:
마지막 날인데 여행 마무리 잘 하시고요..^^..!!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글여행님 안녕하세요.
저도 아들이 둘이다 보니 가끔 아들이 군대에 가게 되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아들이 휴가 나와서 함께 여행을 가신다고 하니 정말 기쁘시겠습니다.
그리고 휴가기간 동안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가는 아들이라니 참 든든하시겠습니다.
저희 아들도 나중에 휴가 나와서 저와 남편과 함께 여행을 간다면 참 고마울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생 때 군인 친구들을 보면 친구 또는 여자친구와 휴가 기간을 쭉 보내더라구요.. ㅎㅎ)
시기와 질투의 감정은 인간의 본성이지요.
질투의 감정을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사람의 삶이나 마음의 건강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질투라는 감정에 자신의 열등감까지 더해지면 그 결과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단한 자존감이 버티고 있고 나를 미워하지 않는 마음과 함께 하는 시기와 질투라는 감정은 오히려 나에게 도움이 되고 강한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우다보니 친구에게 시기와 질투를 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또 내가 시기와 질투를 받는다면 어떻게 할지 아이와 얘기를 나눠보고 싶네요.
저 역시 누군가를 자주 부러워하는 사람이니까요..^^
아드님과 행복한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글여행님^^ 휴가는 잘 보내고 계시나요?
아드님이 좀 편한 보직으로 변경되어 군 복무를 하고 있다니 부모입장에서는 다행이다 싶을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글여행님 아드님은 군대라는 곳에서 편하기 위해 몸을 사리기 보다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좋은 경험을 쌓으려고 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모순적이게도 편한 보직을 부여 받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
질투에 관한 말씀은 제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과 너무나 닮아 있어
제마음속을 들여다 보셨나 싶을 정도 였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국민성을 좋아합니다.
부정적인 면도 많지만 나라가 곤경에 처했을때는 남녀노소 모두 발벗고 나서서 나라를 위하는 모습은
세계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일제 시대에도 학생이지만 개인적인 영달을 포기하면서 까지
옳은 말을 하는 모습들이 소설속의 모습만이 아니라 현실속에서
존재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정신이 민주화 운동까지 전해지고
지금도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 같은 생각입니다.
피서와 더불어 아드님과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
글여행님~아들과 꿀 같은 휴가를 가시는군요. 더운 날씨에 휴가 받아 나와 다행이에요.
저희는 여름엔 여행을 잘 계획하지 않습니다. (애들 학교 다닐때는 어쩔수없이 방학때 가려니 여름에 주로 여행을 갔는데 이제는 여름은 피하게 되네요) 너무 더워서 오갈때도 고생스러운걸 가족 모두 참지를 못하네요. ㅋ
저희는 가을에 홍콩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정선~ 참 좋죠. 가을에 멋진 정선의 산을 바라보며 감탄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금도 푸르른 산의 모습이 좋을거라고 생각해요. 좋은 시간 보내다 오세요. ㅎ
질투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네요.
정말 떨치고 싶지만 맘같이 안되는 마음이죠.
전 그 마음이 너무 싫어서 내가 그런 마음이 드는 사람과의 만남은 피하는 편이에요.
그 마음이 다 드는것이 아니라 특정 사람에게만 드는걸 보면 그 사람과 나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질투는 사람에게 드는 자연스런 감정이라고 합니다. 물론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요.
그 마음이 자꾸 들면 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게 전 마음이 편하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