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1권 후반에는
기화 이야기가 나옵니다.
기화가 기생이 되고 아편까지 하면서 딸 양현에게
엄마의 역할도 못하고 오히려 딸의 앞길에 폐만
끼칠것이라 생각하여 떠나려고 합니다.
서희는 이런 기화를 붙잡고 싶은 심정으로
"아무리 몹쓸 계집이라도 자식한테는 어미가
있어야 하느니라. 자네는 그걸 잘 알 터인데 어째
그러느냐"
하고 말하며 기화가 마음을 잡고
딸을 키우며 잘 살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기화는 이미 몸도 마음도 모두
피폐한 상태인가 봅니다.
예전에 기화의 도움으로 선생까지 된 석이도
이런 기화의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설득하고 타이르고 갖은 노력을 하려 하지만,
이 모습을 알고 오해를 한 석이아내 을례가
집을 나가버립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을 간 을례는 자식을
잘 돌보지도 않아서 딸 남희가 사타리에 종기로
열이나고 아픕니다.
석이네가 며느리를 데러러 갔다가 아픈 손녀를
보고 병원에 델고 갑니다.
외과의사 박효영은 어린 딸의 상처를 보고
아이가 이렇게 아플때 까지 냅둔 부모를
원망하며 석이네에게 매일 병원에 와서
손녀의 상처를 치료받으라 합니다.
토지에서 용이와 석이는 결혼을 잘못한
케이스로 대표되는것 같습니다.
용이도 악독한 임이네 때문에 자신도
아들 홍이도 힘든 삶을 살았는데,
석이 또한 질투 많고 무례한 을례 때문에
시어머니와 아이들까지 모두 힘겹게 삽니다.
용이도 석이도 모두 정말 착한 사람들인데,
참으로 마음 아프게 인생을 사는것 같습니다.
임이네는 죽어서 이제는 더이상 문제는 없겠는데,
석이는 을례와 그냥 헤어지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석이엄마는 아이들을 봐서 엄마가 있어야 한다
하며 석이에게 을례를 델고 오라고 하지만,
사람의 성품이 바뀔것도 아니고
계속 이렇게 부부간에 힘들게 살봐에는
헤어지고 아이들도 석이가 키우는것이
나을것 같네요.
길상이 감옥에 갖히게 되고 서희가
면회를 갑니다.
아빠의 구속에 놀랄 아들 환국에게
서희는 기죽지 말라고 타이르며
"그래 넌 아버님 아들이구 내 아들이다.
그러나 무모하게 칼을 뽑으면 안 되느니라.
개죽음은 우리의 손실이고 그들의 이득이
된다. 마음 편히 갖고 명년 진학을 생각해야겠지?
너의 입에서 공부는 해서 뭘하겠느냐 그런
말이 안 나오길 바란다.
안 하는 것은 쉽고 하는 것이 어려워.
사내는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타이릅니다.
근데 서희가 아들에게 한 당부의 말중
마지막 말 사내는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
라는 말이 이번에 아들이 휴가 나와서 제게 한 말
같습니다.
아들이 자대배치 받고 바로 출항하는 바람에
집에 연락도 한번 못하고 일주일을
나갔다가 신병 위로 휴가를 받아서
이번주 목요일에 집에 왔다가 금요일 낮에
갔습니다.
이번에는 군대생활중 가장 힘든 신병시절로
일주일간 생활한 것을 얘기 해 주면서
"군 생활은 편한 길을 가려고 하면 더
힘들어지고, 고생을 각오하면 좀더 편해지는
것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이번 신병 일주일간 정말 군기가 바짝들어서
많이 힘들었던것 같더라고요.
이번 휴가기간 이틀동안에 저도 아들도 몇번은
울었던것 같습니다.
저는 집 현관에 아들이 들어서자마자
눈물이 났고 (일주일간 연락두절 상태로
있어서 걱정이 많았었거든요.),
아들은 저녁 먹을때 제가 평소에 보던
군인부모카페 글을 보여주니 눈물을
흘리고(부모마음을 확인 해서였나 봅니다),
다음날 아침에 아침식사를 준비해두고
기다리는데 화장실 들어간 아들이 계속
안나오다가 나오더니 눈이 빨갛게 해서
식탁에 안자마자 또 눈물을 흘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오늘 군에 다시 들어가야 해서 우는거냐고
제가 물으니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길래,
집에 와서 보니 그동안 너무 좋은 환경에서
살았구나 싶어 우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고생하면 철 든 다더니, 아들이 일주일간
정말 힘들었나봅니다.
그리고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이런 환경을
제공해준 부모도 모두 고마웠나봐요.
그래서 제가
"엄마 아빠도 좋은 부모님 덕분에
이렇게 살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인데,
너도 그렇게 감사한 마음으로 살면 된다"
고 말해 주었습니다.
아들이 이번에 보직이 갑판병인데,
일주일 신병기간 동안 일을 열심히 배우려고
메모장과 필기도구를 휴대하며 적고 익히는데,
갑자기 상관이 지시를 하면서 이거 받아 적을 수
있는 사람을 물었나봐요.
그래서 저희 아들이 제가 메모장과 필기도구가
있어서 적겠다고 했나봐요.
이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보급관 대위님이
저희 아들 이름을 부르면서 보급병으로
오라고 권유했나봐요.
열심히 군생활을 익히려는 저희 아들이
이뻐보였는지...
갑판병보다 보급병이 훨씬 좋은 자리인가
보더라고요.
갑판병은 인원이 많은데, 보급병은 이렇게 큰배에
한명 뿐이라 합니다.
좋은 자리 권해 주셔서 아들도 해 보겠다고 했고
오늘 보직이 바뀌었다고 카톡을 전해 주네요.
어느 자리에서든 열심히 하는 자세로 임하니까
더 고생 안하고 좋은 자리에서 군생활을 하게
되는것 같아,
아들이 고생을 각오하면 좀 더 편해지는것
같다고 말한것 같습니다.
이렇게 책 후기에 개인적인 아들의 휴가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책 후반에 양소림의 혼담이야기
(환국과 예비외과의사 허정윤 둘을 놓고 어디로
혼담이 정해질까?)와
가난한 의사 지망생 허정윤과 이를 경제적으로
돕는 숙희와 박의원이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숙희와 허정윤의 관계는 연인이 될지
아님 그냥 외조만 열심히 하고 버림 받는
비련의 여인 될지?
왠지 안타까운 결말이 될것 같은 예감입니다.
이시절 이런 일들이 많았을테니까요.
누군가 전문직이 되기까지 주변인의 희생이
따라야 하는데, 이것은 비단 이 시절만
그랬던것은 아니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현재에도 일어나는 일이겠지요.
이상 11권 후기를 마칩니다.
5월 마지막 한주도 장미꽃 향 가득한
나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글여행님,,! 언제나 그렇듯 아드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저도 눈시울이 빨개 집니다.
그냥 감정 이입이 너무 잘 되는 것 같아요!
자대 배치 받은지 얼마 안된 아드님과 연락이 안되는 일주일동안 얼마나 걱정 스러우셨을지 짐작이 됩니다,,!
얼굴을 보자마자 눈물이 나왔다니, 그때 부터 저의 마음도 울렁였네요.
그리고, 아드님께서 부모군인카페에 글여행님께서 남기신 글들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니, 그것 또한 너무 먹먹한 장면입니다..
마치 제가 어린시절 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질 때 뜨거운 눈물이 나왔던 그런 기억을 소환시키네요.
사랑이 너무 뜨거울때 느껴지는 그런 감동인 것이겠지요.
아드님께서 아침에 울때의 마음은 또 어땠을까요,,!
아드님, 글여행님 모두 눈물 바다 였을 것 같습니다. ㅜㅜ
(아드님이 왠지 글여행님 따듯한 정서를 많이 닮으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군대를 가기 전에도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감사함을 항상 알고 있었을 분 같습니다.
군대에서 임하는 자세만 봐도 얼마나 마인드가 바른 분인지 느껴지는데,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함을 모르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절실히, 또 강력히 느끼게 된 계기였을 것 같습니다.
아드님과 글여행님의 가정에 이 또한 좋은 과정일 것 같고요.
아드님의 이야기는 마치 성장 소설 같은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정말 제가 다 벅차고 가슴이 두근 두근 하네요..!
같은 좋은 마음, 좋은 자세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리더도 함께 훌륭한 분을 만나야 그것이 시너지가 나는 것일텐데요.
다행히 아드님은 그에 걸맞는, 멋진 됨됨이를 알아볼 수 있는 분을 만난 것 같아서 너무 좋고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보급병은 갑판병과 다르게 큰 배에 딱 한명만 있는 보직이라고 하시니,
그 제안이 어느정도인것이지도 가늠이 되고요.
그냥 막 응원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더불어, 역시!! 이렇게 살아야 하는것이야! 하는 생각과 함께 지켜보는 저희도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엄마 아빠도 좋은 부모님 덕분에
이렇게 살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인데,
너도 그렇게 감사한 마음으로 살면 된다"
저도 언젠가 이런 말을 해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네요.
묵묵히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동스러운 글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후기에는 아드님 얘기가 많이 나오네요. 아마도 지난 한주는 그런 마음으로 사셔서 그러셨나봅니다. 당연한 얘기겠죠. 글을 읽고 아들을 키워보지 못한 딸딸이 엄마의 마음이지만 모두 상상이 되고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주변 중고등학교만 다니다가 대학에 들어가서 전국 각지에서 모인 아이들과 친구를 하다보니 자신이 너무 좁은 곳에서만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아이들이 이제 사회에 나갔으니 아마도 매일매일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있겠죠.
혜쳐나가야할 사회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배울겁니다.
이렇게 나는 나이가 들어가고 아이들은 세상을 배워갑니다. 세상의 이치를 돌아보게 되네요.
아드님이 좋은 태도를 지녔기에 좋은 보직도 얻게 되나 봅니다.
사람은 어디서나 티가 나는 법이니까요. 좋은건 더 티가 나거든요. ㅎ
그만큼 글여행님이 잘 키우셨다는 얘기도 되구요.
군대가서 더 감사에대한 깊은 마음이 생긴것같아 지켜보는 저도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토지는 읽는 내내 아픈 사람들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즐겁고 해피한 얘기는 별로 기억에 없습니다. 소소한 정을 나누는 정도의 행복만 있을 뿐이죠.
삶이 그런거라 저자는 말해주는것 같습니다.
다시보는 토지는 오늘도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후기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