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도 지나고 말복도 처서까지 지났으나 한 낮의 태양은 여전히 기세가 등등하네요
어제는 집안에 일이 있어서 마산에 다녀왔는데 여기보다 남쪽이라 그런가 햇볕이 더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것 같습니다. 우리는 자연앞에 속수 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지구 환경을 위해 좀더 많은 노력을 했다면 지금의 지구 온난화가 없었을까요?
제가 이번에 읽은 책은 오랜만에 산문입니다.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나의 폴라 일지 , 남극 일지 입니다.
작가는 남극에 가기 위해 여러 루트로 문을 두드렸고 몇년의 노력 후에 결국 남극을 가게 됩니다.
이 책을 구입해 둔건 올 1월쯤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읽은 이유는 왠지 한 여름에 더위를 식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책은 아주 술술 읽혔습니다. 남극의 빙하를 떠올리며 귀여운 펭귄들을 그리며
작가와 함께 떠난 잠깐의 여행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남극에 가기 위해서 작가는 여러가지 생존 훈련을 받아야 했고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무사히 마치고 긴 시간 지구를 돌아 남극에 들어 가게 됩니다.
인간과 그것이 만들어낸 문명이 없는 자연 속에서
나는 압도적인 경이로움을 느끼고 싶었다.
파이어맨이 가리키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기 저 나는 고래의 숨소리부터 들었다.
마치 지구의 한 꺼풀이 벗겨지는 듯한 아주 커다랗고 거친 숨소리였다.
바다에서 솟아올라 호흡을 내놓고 다시 물속으로 잠기며
헤엄치고 있었따. 그런 고래의 검고 반질반질한 등과
꼬리와 지느러미를 보고도 나는 믿기지 않았다.
흰 유빙들 사이로 뛰어오르는 고래의 움직임은 '살아있음'그 자체였다
적어도 지금의 내게는 남극이 인간이 인간처럼 살 수 있고 해표가 해표처럼
살수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공간이었다.
우리가 자연 앞에서 느끼는 경이로움은 자연 그 자체의 것이라기보다
그것을 통해 내 안의 무한한 것을 표현내려는 욕망이 깨어나기
때문이라는 어느 책의 말이 떠올랐다.
자연의 경이로움은 보는 사람을 압도하여 숨이 막히게도 합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날 것의 아름다움은 인간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것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입니다.
바람과 물 그리고 그것에 오랜 시간이 더해져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은
무해하며 숭고하기 까지 합니다.
꼭 남극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종종 자연의 위대함을 마주 할때가 있습니다.
지난 1월 가족 여행으로 대만에 갔다가 예류지질공원에서 기암괴석을 본 기억이 납니다.
바람과 파도의 침식 작용으로 여왕의 머리를 닮은 바위와 버섯 바위, 용두 바위 등등
갖가지 모양을 닮은 바위들을 보고 왔었습니다.
여왕의 머리는 점점 깍여 나가 몇년 후에는 붕괴가 될수 있다고 하니
몇년 후면 볼수 없게 되겠죠 자연은 우리에게 아름다고 신비한 것들을 보여 주기도 하지만
그것을 언제까나 허락해 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은 찰나의 순간을 스쳐 지나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남극은 그런것을 느낄 수 있는 지구에서 몇남지 않은 지역일 것입니다.
그래서 남극에 입도 할때는 외부 바이러스나 벌레들이 들어가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자연 그대로를 보호하기 위해 쓰레기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고 인간의 흔적을 최소한으로 남기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인간이 쓰는 샴푸 바디 클렌저 등 세제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남극을 조금씩 오염을 하고 있다니 우리가 있는 여기는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상상 이상 심각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세종기지에 있는 과학자들의 생활 모습도 알 수 있었습니다.
남극의 식물과 바닷속 생물들 그리고 남극의 기후 공기 이동등을 관찰하고 분류하고
당장 우리와는 크게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남극의 기후는 우리에게 바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
특히나 중요한 연구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종기지 근처에 펭귄마을이 있는데 그곳에는 턱끈 펭귄과 젠투 펭귄 두 종류의 펭귄을 볼수 있다고 합니다.
간단히 말해 그들은 살아남은 펭귄들이었다.
지구를 한참 돌아 펭귄들 앞에 서있는 나도 이순간을 손쉽게 얻은 건 아니었다. 살아남기를 잘했다고
나는 해변에서 생각했다. 그건 반대의 순간들 또한 있었다는 얘기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위기들이었을 것이다.
바위에 올라 파도의 세기를 가늠하며 어느 타이밍에 뛰어들지 고민하는 셍체들도 보였다.
어려운 것이다 바다로 뛰어드는 일은.
우리가 세상으로 나가는 일이 두렵고 주저되는 것처럼.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삶이 되고 만다.
이윽고 한마리가 용기를 냈고 그 뒤에 서 있던 녀석
들도 툭툭 뛰어내렸다.
인간처럼 펭귄도 개중 좀 늦된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이 왜 이렇게 고마울까
가장 강한 것만 존속하지 않고 저마다 다른 힘과 속도를 지닌 존재들이
공존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의 질서라는 사실이.
우리에게는 귀엽기만 한 펭귄들도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상상 이상의 추위도 견뎌야 하고 자신들을 노리는 천척들도 조심해야 하고
지구에 살고 있는 어느 종도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저마다 고군분투 하고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됩니다
우리는 극지를 연구하고 있다.
휴머니티를 위해, 미래를 위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극한 지역에서
가족과 떨어져 기초과학 연구와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는 그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강릉은 가뭄으로 제한 급수 중이라고 합니다.
어디는 물난리로 피해를 입고
어디는 가뭄으로 물이 모자라고
인간의 편의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자연 앞에서
우리는 자연이 비를 그쳐주기를
비를 내려주기를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니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수밖에 없구나 싶습니다.
이번 한주만 지나면 벌써 9월이네요
8월의 마지막 한주 잘 마무리 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치악산님, 안녕하세요.
남극 기행일지 책을 사두시고, 일부러 상상하며 더위를 식히실 수 있게 여름에 읽으셨다는 말씀이 인상 깊습니다.
엄청 신선한 생각을 하고 계셨었네요..ㅎㅎ
실제로 더운 여름이지만, 남극을 상상하며 읽으시는 기분이 어떠셨을지, 꼭 저도 느껴보고 싶은 마음 입니다.^^
(펭귄 이야기를 책으로 읽으며 상상하면 더 귀여울 것 같습니다.!)
파이어맨이 가리키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기 저 나는 고래의 숨소리부터 들었다.
흰 유빙들 사이로 뛰어오르는 고래의 움직임은 '살아있음'그 자체였다
적어도 지금의 내게는 남극이 인간이 인간처럼 살 수 있고 해표가 해표처럼
살수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공간이었다.
바위에 올라 파도의 세기를 가늠하며 어느 타이밍에 뛰어들지 고민하는 셍체들도 보였다.
어려운 것이다 바다로 뛰어드는 일은.
우리가 세상으로 나가는 일이 두렵고 주저되는 것처럼.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삶이 되고 만다.
이윽고 한마리가 용기를 냈고 그 뒤에 서 있던 녀석
들도 툭툭 뛰어내렸다.
인간처럼 펭귄도 개중 좀 늦된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이 왜 이렇게 고마울까
가장 강한 것만 존속하지 않고 저마다 다른 힘과 속도를 지닌 존재들이
공존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의 질서라는 사실이.
옮겨 주신 글 전체가 다 가슴 벅차게 다가 옵니다.
그 경이로움이 제게도 온 몸으로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어떻게 글을 이렇게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치악산님께서 유독 좋았던 구절들만 옮겨주셔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저라면, 5점 만점 5점 을 주고 싶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감동이 깊게 다가 오네요,,!
(문득 치악산님께서는 어떤 점 때문에 4점을 주셨을까..?? 궁금해 지기도 합니다,,!)
저는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문 모음집인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책을 읽을 때도 자연 속에서 그 경이로움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사는 그들의 삶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시절 살던 동네도 떠올랐고, 비할데는 아니겠지만, 아버지의 농장에서 열매 하나하나 따며 느끼는 그 감정, 그 감동도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경제 공부에 한참이고 세상 돌아가는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시기임이도 불구하고, 그곳만 가면 모든 걸 다 잊고 평온하게 자연에 감탄하고 감사해 하며, 열매 하나하나 딸 때마다, 그 짙푸르고 반질반질한 녹색 잎을들 볼 때마다 제 마음이 벅차오르는 기쁨을 느겼었거든요.
제가 그런걸 유독 좋아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은퇴후의 삶을 함께 많이 즐기기도 했는데, 항상 잠시 그걸 이해하지 못했던 시기가 이제와서는 많이 걸립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제 [앵무새 죽이기] 후기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고모의 건강 악하를 지켜보는 지금 이 시점에는 정말 더 그러합니다. 우리에게 왜 그렇게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힘들어 했던 시기가 있었는지. 왜 그랬어야 했는지. 그건.. 온전히 저의 생각이 잠시 변한것 때문이었겠지요. '엄마의 삶'이라는 것을 같이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다시는 싫으네요.
그렇다고 저희가 그 기간에 멀어지거나 사이가 정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여전히 항상 자주 만나고 자주 밥을 먹고 여행도 함께 가고. 겉보기에는 비슷하게 지냈지만, 그냥 제 마음이 문제 였던 것 같습니다. 제 마음 하나만 다시 바뀌니 이렇게 평온하고 행복한데요..!
인디언 이야기도 그토록 힐링이 되었는데, 남극 이야기는 더 큰, 요동치는 듯한 감동으로 다가 옵니다.
저도 꼭 한번 어떤 책인지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온난화에 대한 걱정은 저도 많은데요,,
저는 기업의 관점에서도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새삼 제가 부끄럽게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당장은 우리 삶과 연관이 없는 것 같아도, 남극의 생명체들을 관찰하는 것이 온난화를 가늠하는데 지표가 된다는 일념으로 연구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이런 글을 읽을 때마다 제가 많이 작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계속 해서 조금씩 철이 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너무 좋은 책, 좋은 글을 읽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치악산님,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보았던 남극의 이야기를 들으니 또 새로운 것 같습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껴본 적이 거의 손에 꼽을 정도이긴 하지만,
당시에는 넋을 놓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하늘에 구름을 보면서 이런 기분을 살짝 느끼곤 합니다.
아이들 픽업해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신호에 걸려 잠시 창밖을 보면
뜨겁지만 화창한 날씨에 거대한 뭉게 구름들이 줄지어 떠다니는 걸 보면서 감탄하곤 했습니다.
구름이 왜 많은 지 궁금했던 첫 째가 검색을 통해
지구가 따뜻해져서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구름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알려주더라구요^^
맞는 정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럴듯하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오늘 치악산님의 후기를 읽으니 환경에 대해서도 새삼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남극에 입도 할 때는 외부 바이러스나 벌레들이 들어가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이 구절을 읽을 때는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 현실이 안타까우면서도 치악산님의 의문처럼 인간이 좀 더 많은 노력을 했더라도 결국은 시간문제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삶이 되고 만다."
"저마다 다른 힘과 속도를 지닌 존재들이 공존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의 질서라는 사실이"
작은 펭귄들이 험난한 길을 해쳐나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인간들이 본받을 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휴머니티와 미래를 위해 남극에 남아 연구를 계속하는 분들의 사명감이란 또한 대단하구나 싶은 생각도 들면서
그런 마음은 어떤 것일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가장 강한 것만 존속하지 않고 저마다 다른 힘과 속도를 지닌 존재들이
공존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의 질서라는 사실이.
이 글을 읽는데 왠지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다르지만 모두 소중한 존재들이고 누군가를 이겨 올라서야하는 존재들이 아님을 모두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양한 꽃들이 꽃밭을 이루듯이 어느 하나 잘나고 못남이 있는것이 아니라 다를 뿐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그래서 내고 좀 뒤처지면 누군가가 앞에서 이끌어주고 또 때로는 내가 뒤에서 누군가의 등을 밀어줄수 있는 그런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모두가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이겨냐 내가 살아남는 그런 환경은 오래 가지 못할겁니다. 누군가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환경은 행복하지 않을거 같습니다. 제가 너무 감상적인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만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그걸 다 용인해주기는 어렵겠죠.
책을 통해 잠시나마 그런 생각을 공유하는 것으로 그 갈증을 달랩니다.
함께 책을 공유하고 생각을 나눌수 있어 행복합니다.
오늘도 좋은 얘기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치악산님^^
안녕하세요 치악산님!
후기 올려주신 것 보고 바로 책을 찾아봤답니다. 책 표지 너무 귀여운 것 아닌가요.
그나저나 글을 너무 잘쓰셔서 다시 한번 작가를 봤더니 김금희 작가님이시군요. 같은 것을 바라보아도 표현하는 사람에 따라 글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저라면 펭귄 귀여워 라고 끝났을 것 같은데 말이죠.
작가님이 남극에 간 이유와 과정도 궁금해집니다. 몇 년 동안 준비하신 것 같은데,, 분명 거기에 무언가 있다고 느끼신거겠죠.
저도 불가사의 한 것을 보는 감동을 퍽 좋아합니다. 예전부터 마추픽추를 직접 눈으로 보고싶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글을 보니 다시 한번 그런 욕구가 샘솟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작년에는 7월 내내 비가오고, 8월 말쯤되면 선선하다라는 말이 나왔던 것 같은데, 올해는 진짜 비도 안오고 너무 덥습니다. 이 현상이 올만 이래야 할 텐데, 앞으로도 이럴까봐 걱정이 되네요.
다만,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하니, 이 비로 인해 우리나라가 좀 식고, 비가 필요한 지역에 적당히 잘 왔으면 좋겠네요.
후기를 너무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