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9월에 인사드립니다.
저번주에는 시간이 없어서 짧게짧게 읽다가 이번주에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한번 자리잡고 읽기 시작하면 한동안 정신없이 읽게 됩니다. 한 단락만 더 볼까 하다가 보니 수십 페이지가 넘어가 있고 그러네요. 책 표지에 보면 1917년 매일신보에 한국 최초로 연재했다고 했는데, 찾아보니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총 126회 연재되었다고 하네요. 이 책의 한 회가 신문에 하루 연재되는 양이였나봅니다. 그 당시에는 일일드라마 보는듯이 다음화를 기다렸을 생각을 해보니 재미있습니다. 다음날 어떤 내용이 나올지 두근두근 하면서 기다렸을테지요. 지금봐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그 당시에는 이 소설이 얼마나 재미있고 인기가 많았을까요. 시대상을 바꿔 조금만 각색하면 지금 소설이 나온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앞으로도 읽으실 분이 있을 것 같아 내용은 가급적 안쓰고 소감만 적어보려 합니다.
사실 소설 초반부터 해서 중반까지는 답답하면서 안타깝게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 더 해줬으면 좋겠다 했는데, 마무리를 참 잘한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암울했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줬을거라 생각합니다. 만약에 제가 그 시대를 살았다면 도저히 희망이 보이지 않던 시기에 이 소설을 보고 큰 힘을 얻었을 것 같습니다. 나도 뭔가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합니다.
어떻게 보면 참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거의 80년 전 이니까요. 그 당시에는 너무나 당연했던 것이 80년이 지난 지금보면 그게 도대체 뭐가 문제가 되는걸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서 생각해봅니다. 80년 후에 우리 후손들은 우리가 쓴 글을 보면서 그게 도대체 무슨 문제가 될까, 라고 생각하는걸요. 미래를 내다보기는 참 힘들지만, 어쩌면 그 시대는 AI와 치열하게 싸우는 시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더 어쩌면 AI에게 져버린 세대가 될수도 있겠네요. 좀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고 싶습니다. AI 한계가 드러나 어쩔 수 없이 인간의 통제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세상을요. 이러나저러나 지금 우리가 하는 고민들이 그 때 가서는 이게 도대체 왜??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부질없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정수는 영채와 병옥이 기차에서 만나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나는 그것이 죽을 이유라고 생각하지 아니합니다."
이 대목에서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저는 이 소설이 여기서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적절하게 좋은 타이밍에.
소설을 다 읽고 어쩔 수 없이 작가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이 소설은 누가봐도 계몽적인 소설이거든요. 깊은 철학이 있고, 시대를 타파하려는 노력이 있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희망이 있습니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설명을 보면 지금봐도 세련된, 너무나 세대를 잘 파악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 당시에도 이런 사람이 있었구나, 라고 절로 생각하게 됩니다.
근데 어떤 이유로 이 이후에는 그런 길을 걸었는지.. 참 어렵습니다. 어찌보면 사람의 생각이라는건 아주 작은 점하나. 진짜 물 위에 먹을 찍듯이 퍼져나가는 것 같습니다.
참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아마도 오랫동안 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노트북님도 극찬하셨던 이광수님의 무정을 완독하셨군요.
저역시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신문에 게재되었던 소설이었군요.
예전에는 조간신문, 석간신문...이렇게 나누면서 소설을 연재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전 한번도 신문에 있는 소설은 읽어본적은 없지만 간혹 꼭 찾아있는 분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기도 하면서
그게 그렇게 재미있나? 하고 궁금했던 적은 있었습니다.
아마도 무정은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지금 시대의 우리도 이렇게 극찬을 하는데 그때에는 오죽했을까 싶습니다.
우리 옛 소설을 읽다보면 정말 지금 기준으로 보면 별일 아닌일에 목숨까지 왔다갔다하는 사안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접하면서 시대가 주는 기준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한 것인가를 생각해봅니다.
간혹 한국에서 기를 못 펴는 사람이 해외에 나가서는 마음껏 자신의 끼와 재능으로 성공하는 경우를 보잖아요.
좀 다른 얘기 일수는 일겠지만 환경이 주는 규칙이라는 것은 항상 변하는 것이고 그래서 이게 아니라며 좀 기다려보든가 환견을 바꿔본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건 어떨가 생각해봅니다.
후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나중에 무정을 읽고난후 다시 히후님 후기를 찾아보고 싶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