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라미입니다.
날씨가 선선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시금 더위가 찾아왔네요.
배전판 문제로 집에 에어컨을 켤 수 없는 상황이라 요즘은 선풍기로만 더위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아이를 낳고 체질이 달라져서 그런지 예전보다 더위를 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요리하느라 불 앞에 있어보니 너무나도 덥고 기운이 빠지네요.
더우면 무조건 에어컨을 켜고, 잘 때도 켜놓고 지내다가 이렇게 선풍기로만 지내보니 오히려 여름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긍정회로를 돌려봅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 특히 여름을 제대로 맛보면서 지내보니 이 더위에 하루종일 요리를 해야 하는 사람은 얼마나 더울지, 또 땡볕에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지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네요.
이번주에 마담 보바리를 다 읽었습니다.
책의 전반부에는 엠마의 내면 묘사가 주를 이루지만 중반부에서는 엠마의 내면의 욕망과 갈망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고 후반부로 가면 엠마는 극한으로 치닫습니다.
이 책의 첫 장에는 변호사 세나르 에게 바치는 헌사가 나옵니다.
마담 보바리는 도덕 및 종교적 미풍 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피소되었고 세나르는 이 소설이 '비난받아야 마땅한 면'이 있으나 '도덕적 교훈'을 담고 있는 점을 들어 변론하여 결국 무죄 선고를 받게 됩니다.
그만큼 마담 보바리는 발표되자마자 세기의 관심을 받은 문제작이었고 이 재판으로 인해 단번에 유명해지게 됩니다.
몰취미에 따분하고 정열적이지 않은 남편에게 지루함을 느끼는 엠마는 새로이 이사간 곳에서 서기 레옹을 알게 됩니다.
레옹은 보바리에 집에 초대를 받아 가서 엠마와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인생의 온갖 환멸 속에서 관념으로라도 고귀한 성격, 순수한 애정, 행복의 정경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위안입니다. 저처럼 세상 멀찍이 이런 곳에 파묻혀 사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유일한 낙입니다' ... 샤를르와 약사가 잡담을 하고 있는 동안, 두 사람은 이런 식으로 바싹 붙어앉아서 불변의 중심으로 모이게 되는 그런 막연한 대화 속으로 접어 들었다. 파리의 연극, 소설의 제목, 새로운 카드릴 춤, 그들이 알지 못하는 사교계, 그녀가 살았던 토트, 현재 그들이 살고 있는 용빌들...
이제 스무살이 넘은 서기 레옹과 수녀원에서 낭만 소설을 읽고 사랑과 정열, 도취의 환상에 빠져 있는 엠마의 대화는 현실이라는 땅에 발을 대지 않고 구름 속을 오가는 막연한 낭만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경험하지 않았지만 책 속에서 보았던 것, 연극이나 음악에서 나오는 사랑과 운명적인 만남에 환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레옹과 엠마는 마음속으로는 서로를 원하고 사랑하지만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됩니다.
이 시기의 레옹과 엠마는 겉으로는 순수하고 순진한 청년, 정숙한 부인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레옹과 엠마가 서로의 마음을 간직한 채 헤어지게 되면서 로돌프라는 새로운 남자가 등장하게 됩니다.
바람둥이였던 로돌프는 여러가지 사랑의 말과 기교로 늘 낭만적인 사랑을 꿈꿔왔던 엠마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게 되지요.
저는 이 부분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자신과 영혼이 통하고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고 싶었던 레옹과는 마음을 아예 열어보지도 못한 채 허망하게 헤어지게 되었는데 화려한 말들로 꾸민 사랑의 언어에는 쉽게 넘어가 버리는 것을요.
우리에게 달콤하고 쉽게 다가오는 거짓과 알아보기 힘들고 불친절한 진실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얼마나 거짓을 잘 알아보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실한 모습은 우리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에 애를 써서 찾아봐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는 거짓을 분별할 수 있는지, 머리로는 거짓임을 알지만 진실이라 믿고 싶은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떠올려보게 되었습니다.
로돌프와 사랑에 빠지게 된 엠마는 자신이 꿈꿔왔던 사랑이 바로 이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녀는 마침내 저 사랑의 기쁨을, 이미 체념해 버렸던 저 열병과도 같은 행복을 가지게 되는 것이었다 그녀는 지금 황홀한 그 무엇 속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거기에서는 모든 것이 정열, 도취, 광란이리라. 푸르스름한 빛을 띤 광대한 세계가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고 그녀의 상념 저 밑에서는 절정에 이른 감정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엠마의 내면과 행동이 다른 양상을 띄게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 등장합니다. 해설에서 읽어보니 소설 페이지의 딱 절반이 되었을 때 이 사건이 등장한다고 하니 작가가 얼마나 치밀하게 계산하여 소설을 썼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남편 보바리의 의료사고입니다. 파리 의학 저서에서 안짱다리를 고치는 치료법이 새로 나왔다고 약사 오메가 보바리에게 이야기하면서 이곳 시골 용빌에서도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굽은 다리 수술을 해보아야 한다고 부추깁니다. 신중한 보바리는 과도한 수술을 하고 싶어하지 않아하지만 약사 오메는 여러 의학 서적과 신문기사를 내세우며 엠마와 함께 보바리를 설득합니다. 결국 보바리는 이 두사람에게 굴복하고 말지요.
책 속에서 나오는 수술 방법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기괴합니다.
다리의 힘줄을 절단하고 다리를 쇠, 나무, 나사등이 동원된 무거운 상자안에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것이 바로 그 방법이지요. 이 수술은 실패로 돌아가고 환자는 다리 하나를 절단하게 되면서 보바리의 명성은 땅에 떨어지게 되고 이 사건으로 인해 엠마의 행동은 전반부와는 확연히 달라지게 됩니다.
그녀는 사치를 좋아하는 자신의 본능, 채우지 못한 온갖 욕구불만, 보잘것없는 결혼이나 가정 생활, 상처 입은 제비처럼 흙탕 속에 처박힌 숱한 꿈들, 자신이 소망했던 모든 것, 체념해 버린 모든 것, 가질 수도 있었을 모든 것을 마음에 떠올려보았다! 그런데 왜? 왜?...
이 사고 이후로는 엠마는 자신의 욕망에 따르는 것에 대한 합리화가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이 때부터 엠마는 자신의 행동에 거침이 없어지고 더 큰 사치를 하게 되며 엠마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뢰르가 아주 귀찮게 달라붙었다... 얼마 안되는 그의 돈이 마치 요양원에 들어간 듯 의사의 집에서 영양을 잔뜩 섭취하여 언젠가는 몰라보게 살이 찌고 자루가 터지도록 불어나가지고 그에게로 되돌아왔으면 싶었다.
나쁜 행동을 하더라도 그것을 인지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과 이것이 나쁜 행동이라는 죄책감조차 갖지 않는 것은 겉보기로는 똑같을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흐른 후 결과를 보았을 때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엠마의 행동이 매우 대담해지는 것에 비례하여 엠마의 상황이 매우 나빠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음을 돌려쓰며 빚은 쌓여가고, 사랑은 빛이 바래가고, 엠마의 마음은 더욱 허무해집니다.
로돌프와의 사랑이 끝나고 엠마는 돌아온 레옹과 재회하고 다시 만남을 갖게 됩니다. 이 때 엠마와 레옹의 만남은 예전의 첫 만남의 그 순수함과는 다른 면모를 보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바람둥이 로돌프가 아니라 처음의 그 순수한 마음을 나누었던 레옹을 다시 만났으니 둘이 나누는 사랑의 모습도 그 전과는 다르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레옹과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던 엠마는 시간이 흐르자 다시 다른 순수한 사랑을 갈망하게 됩니다.
그녀는 행복하지 않았고 한번도 행복했던 적도 없었다. 인생에 대한 이런 아쉬움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의지하는 모든 것이 한순간에 썩어 무너지고 마는 것은 대체 무슨 까닭일까?... 그러나 만일 어디엔가에 강하고 아름다운 한 존재가, 열정과 세련미가 가득 배어 있는 용감한 성품이, 하프의 낭랑한 현을 퉁기며 하늘을 향해 축혼의 엘레지를 탄주하는 천사의 모습을 한 시인 같은 마음이 존재한다면 그녀라고 운 좋게 그를 찾아내지 못하라는 법이야 있겠는가? 아! 턱도 없는 일! 사실 애써 찾아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다 거짓이다! 미소마다 그 뒤에는 권태의 하품이, 환희마다 그 뒤에는 저주가, 쾌락마다 그 뒤에는 혐오가 숨어 있고 황홀한 키스가 끝나면 입술 위에는 오직 보다 큰 관능을 구하는 실현 불가능한 욕망이 남을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보바리즘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는데요. 헛된 야망과 지나치게 거대한 환상으로 자신의 상황에 불만족하는 상태를 뜻한다고 합니다. 저도 어렸을 적에 어느정도 환상이 있고 제 스스로를 실제보다 더 거대하게 그리면서 현실에 불만족했던 것 같습니다. (시쳇말로 중2병이라고 할까요..)그러한 환상이 점차 깨지고 구름 속에 떠다니던 제가 현실이라는 땅에 발을 딛게 되면서 저는 많은 것들을 체념하고 포기했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엠마의 이 낭만주의의 극한, 소설 속 환상 속에 살면서 현실을 혐오하는 모습을 보니 제가 구름 속에서 땅으로 내려올 때 했던 것이 체념과 포기가 아니라 현실에 대해 만족하는 법을 깨달아왔구나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현실에 발을 붙이지 않는 삶, 스스로를 너무나도 이상적이고 거대하게 그리는 삶이 얼마나 허황되고 허무하게 될지를 엠마의 삶을 통해서 알겠습니다.
마담 보바리를 쓸 때 작가는 한 문장을 쓸 때에도 가능한 모든 단어를 모두 떠올리고 그것을 모자이크처럼 조합하여 리듬에 맞도록 결합시켰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고를 보면 원고에 풀을 붙여 추가한 교정지도 수없이 많고 농사 공진회 연설 때 로돌프가 엠마에게 고백하는 장면만 쓰는데 6개월이 걸리고 7번이나 새로 다시 썼다고 합니다.
마담 보바리의 스토리를 따라 빠르게 읽어가는데도 재미가 있었으나 책의 해설을 읽고 작가가 한 문장 한 문장을 얼마나 공들여썼는지를 이해하니 문장 하나하나를 음미하면서 천천히 읽어보아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마담 보바리 독서를 마무리합니다.
다음에는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되네요.^^
한풀 꺾인 여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라미님, 후기 글 잘 읽었습니다^^
레옹과 엠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잘 이해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로돌프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엠마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레옹이나 엠마, 어느 한쪽이 먼저 용기 내고 사랑을 표현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기적이지만 엠마가 원하는 사랑만을 쫓아간다면
현실적인 제약이 많았기에 가질 수 없는 상황에 욕망이 더 커지고, 덫에 쉽게 빠져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로돌프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저 낭만적인 사랑에 목말라하던 그때 그 모습으로
레옹과 다시 재회를 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생겼지만,
결국 레옹과 엠마 모두 끝에는 현실과 마주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그때, 현실을 받아들이고 깨닫게 될지, 부정하고 더 깊은 욕망 속으로 뛰어 들지,
선택은 그 사람의 몫이 되겠지요.
"미소마다 그 뒤에는 권태의 하품이, 환희마다 그 뒤에는 저주가, 쾌락마다 그 뒤에는 혐오가 숨어 있고 황홀한 키스가 끝나면 입술 위에는 오직 보다 큰 관능을 구하는 실현 불가능한 욕망이 남을 뿐이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결국엔 내 뒤를 바로 추격해오는 어두운 나락에서 얼마나 자유로울수 있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스릴있다? 라는 엉뚱한 생각이 문득 들어 웃음이 났네요 ㅎ
라미님 후기르 잘 읽었습니다.
에어컨 고장으로 여름을 느꼈다는 말씀이 좋네요
저는 너무 덥고 습하다고 불평만 했지 여름을 제대로 느껴볼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이 갑자기 생각나면서
너무 불평만 하지 말고 이 더운 여름을 느끼고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엠마의 선택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엠마(그당시 여성들)가 좀더 적극적으로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좀더 현실적으로 살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남편에게 의지하고 누군가의 부인으로만 살아야 했기에
남편이 채워주지 못하는 것을 스스로 긍정적인 방법을 찾기가 어려웠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그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 여성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되기도 합니다.
그녀는 행복하지 않았고 한번도 행복했던 적도 없었다.
애써 찾아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같은 여자로 그리고 인간으로 한번도 행복한적이 없었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네요 엠마의 잘못된 선택들을 모두 엠마만의 잘못이라고 말할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듭니다.
다음주에는 라미님께서 어떤 책으로 후기를 가져오실지
몹시 기대가 됩니다.
남은 여름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라미님,
완독 축하드립니다. ^^
책 한권을 끝내고 다음책을 고르는 기쁨이 또 쏠쏠하자나요..^^~!
다음주에는 다들 어떤 책을 가져 오실지 기대가 되네요.
주말에 요리를 좋아하셨다니, 저도 요리를 무척 좋아합니다. ^^
아침에 뛰고 와서 샤워를 하고는 바로 요리를 시작하는데, 또 그때의 활기찬 기분이 참 좋습니다.
저도 아이가 있기 때문에, 좀 더 맛있는 밥을 먹이고 싶어서, 거의 매끼 요리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맛있어서 더 먹게 되고, 아이는 그러 하여도 잘 안먹고, 그럼 이미 빠른 속도로 다 먹은 저는 또 아이 것을 먹고,
그런 악순환(?)이 있기도 합니다. ^^:
"나쁜 행동을 하더라도 그것을 인지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과 이것이 나쁜 행동이라는 죄책감조차 갖지 않는 것은 겉보기로는 똑같을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흐른 후 결과를 보았을 때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이 참 와닸네요,,! 저도 죄책감이 상당히 많은 편인데요.
생각해보니, 제가 죄책감을 느끼든 아니든, 겉보기에 달라지는 것은 없는 것이었겠네요,,
다만, 미래의 어느 순간에 비슷한 상황에 똑같이 그런 죄책감을 가지는 행동은 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목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아니고, 그냥 저의 성향상 나오는 감정이지만요.
저도 꿈꾸는 것도 좋아하고, 그런 것에 설렘을 갖고 사는 성향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저의 현실을 혐오 하거나 그런 것들로 불행했던 적은 다행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말씀 하신대로, 자기 객관화를 받아들이는 시점에서도, 현실에는 그 현실에 맞는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많으니까요.
"Everyday isn't always hpaay. But happy things are always here."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말이고, 매번 이 말을 읽을 때면 너무 공감이 되어 저절로 행복해 지는 느낌입니다.
이말이 생각나네요. ^^
돌아오는 한 주도 활기차게 보내시고요..^^!
담주 책을 기대하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라미님~ 에어콘 대신 선풍기로 여름을 느끼고 계시다는 말씀이 뭔지 알것같네요.
맞아요. 에어콘 덕에 집에만 있으면 여름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기는 합니다. ㅋ
사실 전 마담 보바리를 처음 읽었을때 도데체 여기서 뭘 느끼라는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모든 소설이 교훈적일 필요는 없지만 반전도 없는 누구나 예측할수 있는 결말을 가지고 우리가 뭘 생각해야하나.. 하는거였죠.
하지만 작품이 쓰여졌던 시대를 보면 그당시 프랑스의 여자들이 가지고 있던 막연한 환상을 깨주려는 의도가 있었던것이 아닐까 싶어서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당시 유행했던 낭만주의가 얼마나 여자들 머리와 가슴을 지배했었는지를 알수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20대를 전후해서 세상을 아름답게 보고 싶은 한편의 마음이 있었기도 했지만
세상을 너무 사실적으로 보는 것은 너무 메마른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어서 저 역시 어릴때는 이런 생각에 취해있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현실로 돌아왔을때의 실망감이 더 크기도 했었죠.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라면 적절한 아픔을 딛고 현실에 적응하기도 하지만 엠마는 그런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된것을 보고 그당시 여성들에게 경종을 울리려던 작가의 의도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작품을 볼때 작가와 시대의 배경을 보는 일은 그래서 중요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네요.
후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지금쯤은 에어콘이 다시 작동이 됐기를 바래봅니다. 라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