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번주에 글을 올리고 벌써 일주일이 지났네요. 말머리를 좀 고민했는데, 독서보다는 필사에 좀 치중되어 있는 것 같아서 일단은 제목만 넣었습니다. 필사가 끝나면 저도 제목을 넣을께요.
그간 저는 하루에 2~3장씩 꾸준하게 필사를 하고 있습니다. 글을 읽고, 글씨를 써보고, 쓴 글씨를 천천히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에요. 그리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왠지 지금 제 시기에 꼭 필요한 일이라는게 직감적으로 느껴졌어요. 제가 이번주에 주로 필사한 부분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인데, 여기서는 ‘화’가 주된 화두입니다. 그래서 저 자신의 ‘화’에 대해서 들여다보고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제 자신에 대해 깊에 생각해보려고 시도한게 너무 오랜만인 것 같아요. (예전에 군대있을 때 쓴 일기를 보면, 저 자신에 대해 거의 박사논문 급으로 써놨더라구요. 그때 참 저에대한 객관화가 잘 되었구나 생각한 적 있습니다.)
책을 덮어놓고,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 화를 냈던 순간이 언제인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친구들에게나 최근에 누군가에게 화를 낸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니 어느 순간부터 저는 화를 잘 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니, 순간적으로 화가 날 때는 많은 것 같은데, 그걸 분출을 잘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네 저는 화는 있지만 그건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는 사람인 것 같네요. 어렸을 때는 꽤 상대방에게 화를 내고 했던 것 같은데, 근 10년안에 상대방에게 화를 낸 기억을 찾으려 시간이 꽤 걸리는 걸 보면 화를 입 밖에 꺼내지 않는 사람으로 되버린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왜 화를 분출하지 않는(못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걸까요.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난 것인지, 부모님의 영향을 받은건지, 아니면 커가는 환경에서 그렇게 자란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 화가 날 때가 있는데, 그걸 즉각적으로 반응을 하지 않는 스타일 인 것 같아요. 일단 침묵. 참을성이 있는건지, 어쩌면 좀 감정적으로 무딘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어쩌면 착한 사람으로 살고싶은 것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그 순간간 지나가면 또 아무렇지도 않게 되어버리는 걸 알기에 그냥 넘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어쨌든 저는 앞으로도 이렇게 살 것 같습니다. 벼락을 맞지 않는 이상 제 성격이 변할 것 같지는 않거든요. 가끔가다가 자기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시원하게 쏟아내는 사람들을 보면 내심 부럽기도 하지만, 그러다가도 예전에 상대방에게 화를 냈던 기억을 떠오르면 그 상황에 대한 후회와 상대방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같이 따라오거든요. 어떻게보면 그 뒤따라 오는 감정이 싫어서 분출을 안하는 걸 수도 있겠습니다. 그 순간에는 화를 내면 다 풀릴 것 같지만, 사실을 저를 더 힘들게 할 뿐이라는 걸 체득한 것 같아요.
결국 저는 그 순간이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 화를 분출할 때 함께 오는 후회와 미안함이 싫은 것. 이 두가지 이유로 화를 내뱉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필사하면서 꽤 인상깊었던 구절이 있었는데,
“누군가가 화를 내며 당신을 공격해 온다면, ‘화’라는 독이 차려진 저녁식사에 당신을 초대한 것과 같습니다.
만약 당신이 냉정함을 잃지 않고 화내지 않는다면 화라는 이름의 요리를 먹지 않고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화를 낸 사람의 마음속에는 당신이 손도 대지 않은 독이 고스란히 남게 됩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은, 화는 아무 이유없이 생기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즉 화를 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고, 이 무언가는 대부분 상대방이라는 한 인간일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그런 상대방을 봤을 때 독이 차려진 음식이라고, 나는 먹지 않고 그냥 돌아가겠다고 생각하며 살아봐야겠습니다.
저는 이제 곧 준비해서 아이들과 캠핑수영장에 가야합니다. 정말 더울 같네요. 하하. 그럼 주말 잘 보내세요^^
히후님의 글을 읽고 있자니 저또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저도 히후님처럼 화를 잘 내지 않는 사람이라서 히후님 글이 편안하게 읽혔습니다. ㅎ
어릴적 화는 언니와 옷 가지고 싸웠던 기억이 다고, 나이들어서는 남편의 행동때문에 났던것이 다 인것 같습니다. (그외에는 친구를 비롯해 누군가에게 화를 낸 기억이 거의 없는것 같아요)
아이들에게도 화를 낸 기억이 거의 없어요.
다들 믿지 않는데 정말 그래요. 아이들에게 소리 높여 말한 기억도 거의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하기는 하네요. ㅋ
아이들이 제 말을 잘 따라준 덕분도 있지만 제 안에 화가 많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덕분에 지금도 딸들과는 잘 지내는것 같구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게 딱히 장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왜 나는 다른 사람의 행동에 비판적이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함께 들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그냥 수용하는 쪽을 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너무 줏대가 없나 하는 생각을 한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이런저런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불교에 입문하면서 이런 저의 성격이 나쁜건 아니구나 하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 입장에서 보면 말이죠.
우선 화를 내면 내가 속이 상합니다. 그리고 흥분되고 기분이 나빠지죠. 그걸 회복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그화가 상대에게 다시 돌아가고 그럼 상대하고의 문제를 풀려면 또 에너지가 필요하고...이런 식으로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쓰고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무지 허탈해집니다.
가끔 저도 화가 날때가 있었지만(거의 남편에게 ㅋ) 이제는 스님 말씀을 새겨들으며 이해하려고 합니다.
화가 나는건 내가 만든 상(생각) 때문이라걸 알게 되었거든요. 내 기준으로 상대를 보니 이해가 안되고 화가 나는 거죠.
그런 사실을 깨달으면서 제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아졌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것이 내게 좋은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죠.
전 언제나 평화롭게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누구나 그렇겠지만요)
이렇게 살아도 짧은 인생인데 힘들지 않게 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오늘 히후님의 글을 읽으며 나의 모습을 돌아본 시간이 되었네요.
색다른 주제로 이야기하니 이또한 재미있네요.
필사의 느낌도 잘 전해주셔서 참 따뜻하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히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