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라미입니다.
이번주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기분도 일정도 오락가락했네요.
구름만 잔뜩 끼고 비는 오지 않길래 섣불리 우산 없이 나갔다가 몇 분후에 비가 왕창 쏟아져 낭패를 볼 때도 있었고, 하루종일 우산을 들고 다니다가 정작 써보지도 못한 날도 있었어요.
든든하게 늘 우산을 챙기고 다니면 별 문제가 없으련만..언제나 유혹이 찾아옵니다.
나는 운 좋게 비를 맞지 않고 손이 가볍게 후딱 다녀올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믿음말이죠..
피아노 학원에 있는 아이를 데리러 가는 불과 5분 사이에 그저 흐리던 하늘이 쏟아지는 폭우로 바뀌는 순간..
아뿔싸.. 5분전의 저의 선택을 사무치게 후회했답니다.(그래도 아이가 우산이 있어서 그거라도 쓰고 차로 후다닥 왔습니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학교 일도 그렇습니다. 문서를 처리하는 방식이나 일을 진행하는 방식이나 모든 것을 원리 원칙대로 형식상 다 맞게 해놓으면 사고 날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일을 하는 와중에 이런 생각이 듭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놓아야 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데 이것대로 다 진행한다고 시간을 낭비해야 해?'
'이런 문서처리나 일 진행에 힘을 빼는 것보다 실제 내용에 더 충실해야 하는 것 아니야?'
저는 원리 원칙대로, 형식상 완벽하게 다 해두는 저 왼쪽 지점과 적당히 넘어갈 건 넘어가고 선택과 집중을 택하는 .. 그렇지만 누군가에겐 요령을 피우는 것처럼 보이는 반대 끝쪽 사이 어느 지점에 제가 있습니다. 제가 판단하기에 저는 살짝 왼쪽에 더 가깝다고 해야 할까요? 그러나 작년에 정말 형식의 완벽성을 추구하는 사람을 만나서 함께 일을 했을 때 제가 무척이나 괴로웠던 경험을 떠올려보니 그리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놓는 것도 제 스타일은 아닌 듯 합니다.
그 분과 함께 일할 땐 속으로 항상 외쳤죠.
'뭣이 그리 중헌디!!'
서론이 길어졌네요.
제가 읽고 있는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첫 번째 규칙 : 자산과 부채의 차이를 알고 자산을 사라.
부자가 되고 싶다면 이것만 알면 된다. 이것이 바로 첫 번째 규칙이자 유일한 규칙이다. 터무니없을 정도로 단순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법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른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금전적으로 고생하는 것은 자산과 부채의 차이를 모르기 때문이다.
"부자들은 자산을 취득한다. 그렇지만 가난한 이들과 중산층은 부채를 얻으면서 그것을 자산이라고 여기지."
...(중략)
자산은 우리의 지갑에 돈을 넣어 주는 것이다. 부채는 우리의 지갑에서 돈을 빼 가는 것이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은 이게 전부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자산을 사라. 가난한 사람이나 중산층에 머물고 싶다면 부채를 사라.
...(중략)
젊은 신혼부부는 소득이 증가하자 그들이 꿈꾸던 집을 사기로 결심한다. 일단 새 집을 사고 나면, 그들은 이제 재산세라는 새로운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런 다음 이들은 새 차를 사고, 새 가구와 살림살이를 구입해 새 집을 단장한다. 그러다 어느 날 눈을 뜨면 부채 부문에 주택 융자나 신용카드 빚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즉 부채가 쌓여 있는 것이다.
...(중략)
부자 아버지와 가난한 아버지가 집에 대해 얼마나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한 분은(가난한 아버지) 집을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한 분(부자 아버지) 그것을 부채로 여긴다. 집을 소유하는 데 수반되는 부수적이 지출에 대해서도 알려 주었다. 집이 클수록 지출은 늘어나고, 현금은 지출을 통해 계속 밖으로 흘러나간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주택을 가장 큰 투자 대상으로 생각하며, 내 집 마련을 꿈으로 여기고 있다. 만일 우리 부부가 더 크고 근사한 집을 산다면 그것은 자산이 아니다. 우리의 지갑에서 돈을 빼 가기 때문에 자산이 아니라 부채인 것이다.
우리 집이 부채이며, 그것이 가장 큰 투자가 되면 곤경에 처하게 된다.
이 내용에서부터 저는 나가지 못하고 딱 막힙니다.
독서 후기에 이런 내용을 써도 되나 고민이 되긴 합니다.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라 이제 어디에 살아야 할지 어디에 집을 사야 할지가 저희 가족에게는 제일 중요한 문제입니다. 요 몇년간 집을 사기 위해 남편과 함께 참 많이도 돌아다니면서 보고 지금도 계속 주말에 가보고 주중에도 부동산에 전화하면서 알아보고 있으니까요. 아직 남편과 의견 조율이 잘 안되서 결정을 못하고 있지만 계속 남편을 설득하고 있고 빨리 집을 사자고 얘기하는 중입니다.
조금 무리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저희 부부 경제상황에서 갈 수 있는 최대한의 좋은 곳으로 가려고 하는 중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저 내용을 읽으니 조금 혼란스럽더군요.
저는 분명히 자산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로버트 기요사키의 입장에서는 부채를 사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으니까요.
간단하게 말해서 내 지갑에 돈이 들어오면 자산, 내 지갑에서 돈이 빠져나가면 부채라고 하는데 직관적으로 봤을 때 일단은 대출금이 계속해서 제 지갑에서 빠져나가니 부채이지요. 하지만 다른 부동산 관련 책들에서 읽었을 때나 몇 년동안의 경험에 의해서나 그래도 인플레를 방어하고 내 자산가치를 올려주는 것이 바로 좋은 곳의 부동산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에겐 책의 이 부분을 읽는 것이 조금 어렵고 힘이 듭니다.
내 생각에 확신을 갖는 것을 경계하고 사고의 유연성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책의 역할이고, 게다가 이 책은 몇 십년간 인정받아온 투자의 고전 책 아닌가! 그러면 내가 생각을 잘못하고 있는 것인가?
하지만 지금까지 위험회피를 하면서 머뭇거리다 놓친 것들이 많기에 경험치가 어느 정도 쌓여있고 나름대로의 확신이 있다면 초보지만 한번은 용기있게 선택을 해보는 게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내 생각이 맞아! 이 사람의 의견을 나에게 맞게 적용해야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돼!
왜냐하면 아직 끝까지 정독하진 않았지만 뒷부분의 내용을 보니 로버트 기요사키 또한 부동산 투자를 통해 현금흐름을 만들고 자산을 키운 것으로 나오니까요.
제가 독서모임 두번째 글에서 너무 개인적인 부분을 쓰는게 죄송하기도 하고 혹시 논쟁적인 부분이 될까봐 이 부분의 내용을 조금 피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책에서 이 부분이 제일 생각이 나면서 계속 고민이 되는 지점이라 이 내용을 쓰고 말았네요.
아마 이번주에는 이 책을 완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때에는 조금 더 저의 생각이 정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가 많이 내립니다. 다음 한주도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미님~ 안녕하세요,,!
저 또한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와중에, 빨리 실행하지 않았던 이유로.. 앞으로 아이 학령기 시기 내내 거주하려고 했던 동네가 달라지게 된 사람입니다. 충분히 지금 얼마나 큰 고민을 하고 계실지 이해가 갑니다.
또한 저 역시 로버트 기요사키의 현재 모습은 모르겠지만, 과거 그 시절 썼던 이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경제 자기개발서의 고전이 될 만하다 생각합니다.
저도 꽤 재밌게 읽었었는데, 로버트 기요사키가 그런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저는 제가 경제에 눈을 뜬 이후부터 계속해서 보아왔던 현상이 고 인플레 시대의 산물이었기 때문에, 사실 인플레이션이 제일 두렵습니다. 그것이 서서히 세상에 녹여졌던 것이기 때문에 인플레를 간과하고 너무 늦게 깨달은 댓가가 그 어느때보다 큰 시기인것 같습니다. 노동의 가치가 바닥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사실 가슴이 아픕니다.
제가 사랑하는 분들 중에서도 그 인플레이션에 올라타지 못한 분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그런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와 같이 기가막힌 책을 썼던 기요사키는 왜 그런말을 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만약 우리가 본 세상, 그리고 그 세상에서 경제적 생존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가 생각한 것과
그가 말하는 것이 너무 다르다면, 서로가 보아왔던 시대가 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습니다.
통화량, 주거비용에 대한 인플레이션, 미국 기준 금리를 놓고 그래프를 그려봤습니다. (좀 더 이쁘게 꾸미지 못해서 아쉽지만..)
이 책이 처음 출간 되었던 1997년 전에 10년과 현재 우리가 사는.. 2012(제가 부동산에 직접적인 관심을 가졌던 첫 시기)~ 2025년 까지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기요사키가 이 책을 출간(1997년)하기 전 10년동안은 주거 인플레가 점점 감소하던 시기였네요,,! 다시 반등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매우 미미한 속도로 올라가던 시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역시 지금 보다도 평균적으로 높았습니다. 꽤 높은 금리와, 코로나 전에 안정적인 수준으로 적정한 인플레를 유발할 수 있는 정도의 통화량 증가만이 있었네요.
반면 저희가 어른이 되어 살았던 시대는 저금리, 통화량 급증, 인플레 급증인 시대 입니다.
22년 전 세계가 심각한 인플레를 극복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예고했던 그 때 일시적으로 주거비 감소가 있었지요.
우리나라도 있었고요. 그 짧은 시기 수준의 미미한 인플레가 기요사키때는 계속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금리를 이미 미국보다 먼저 계속 해서 낮춰왔고, 또 이번 정부에서는 복지에 신경을 쓰면서 계속해서 돈을 시장으로 흘려보낸다고 하니, 통화량은 증가 속도는 빠를 것 같습니다.
이 지긋지긋한 인플레가 제발 좀 식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앞으로의 미래를 우리가 예측할 순 없지만, 이번 정부가 지금의 기조라면 대충 가늠이 가는 방향이 있습니다.
아무리 규제를 한다고 해도.. 돈을 그렇게 흘려보내며 규제를 하면 그냥 누르는 것이고 돈을 회수하지 않는 한 또 시기를 봐서 폭발하는게 아닐까 괜히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5년 후에 다른 누군가가 어떻게 정책을 펴는지, 또 그때는 미국과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이 인플레 앞에서 어떤 정책을 펼지가 변수가 되겠네요.
딱 작년 봄에, 내년에 아이가 7살이 되면 이 동네를 임장해서 맘에 드는집을 계약하고 겨울쯤 이사해서 초등학교를 보내자 계획했는데. 작년 여름 이후 이미 날아가기 시작하더니, 올해 봄에는 영영 빠이빠이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후로 고민을 해 본 것이.. 그 전에는 충분히 사고도 남았을 24~5평이 이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자가의 유일한 집이니 이걸 선택할까? 했는데, 남편이.. 도저히 그렇게 작은 집에서는 살기 힘들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 역시도 그게 젤 고민이었고요. (저희는 한사람만 벌기 때문에 맞벌이처럼 집에 완전히 올인할 수 없어서 그 상황을 감안해서 그 작은 평수를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동네를 바꿔서 넒은 집에 살자. 저희 아이에게도 그 동네가 훨씬 잘 맞을 것 같다 해서 다른 곳에 집을 구입했는데, 왠걸요.. 얼마전에 뉴스를 보니.. 이제는 이전에 살고자 했던 동네는 불과 몇 달만에 24~5평도 살 수 없는 동네가 되었습니다.
더 웃긴건.. 지금 새로 이사를 갈 집은 저희가 신혼때도 (지금 사는 동네에 자가로 살면서도) 갭투자를 충분히 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ㅎㅎ 그 안에 맞벌이를 한 기간도 꽤 되고, 저희가 투자로 돈도 벌었는데.. 결국 그 동네를 이제서야 다시 사게 되었습니다.
그때도 살 수 있었는데, 그 안에 돈도 벌었는데.. 결국 저희의 노동의 시간을 인플레가 다 먹어버린 꼴이었네요.
이러니 제가 인플레를 두려워 하게 된 건 당연하게 된 것 같습니다.
로버트 기요사키가 집에 들어가는 세금이나 부수 비용 이야기 했지만, 지금의 인플레는 적지 않은 연봉의 맞벌이 연봉의 그 긴 시간도 다 먹어버리는 인플레이니. .누가 그런 비용을 지갑에서 나간다고 손해라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시대마다, 상황마다 다르니.. 또 앞으로의 세상도 모르니, 항상 두렵고 신중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너무 글이 길어져 버렸네요.
이런 이야기는 끝도 없는 것 같습니다.
라미님께서 시간이 지나서도 후회 안하실 좋은 선택을 하시게 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