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스 에게
보아스라는 인물이 성경에서 다윗의 아버지라고 하더구나
부모님이 유대인이니 너에게 아마 의미 있는 이름을 지어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처음 너의 생물학적 어머니(일라나)가 생물학적 아버지(알렉)에게 쓴 첫편지에서 너의 모습은
폭력적이고 불량적인 아이로 묘사 되어 있어 너에 대해 오해를 했었어
하지만 그 뒤에 여러 사건 들을 보면서 네가 너의 부모님이나 새아버지(미쉘) 보다 훨씬 어른 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부모님이 이혼하기전 아버지가 어머니를 폭행하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고
끝내 이혼으로 너는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받지도 못했고 보살핌을 받지도 못하면서
공동체 시설에서 홀로 자라야만 했던 환경을 생각하면
네가 부모님들에게 또는 사회에 불신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너를 너무나 사랑하기는 하나 감정적인 어머니
돈을 많은나 세속적이고 냉정한 아버지
너를 이해하는 듯 하나 종교적 강요가 심했던 새아버지
네 주위에 모든 어른들이 네가 기대기에는 부족했던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나는 네가 살았던 이스라엘이라는 나라 그 시대의 배경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해
하지만 너의 부모님들의 편지글을 보면 그 시대 이스라엘은 인종적으로 종교적으로 서로 화합되지 못하고
너의 가족이 분열 된 만큼 종교적으로 인종적으로 갈들이 있었던것 같아
너의 친 아버지는 유럽계 유대인으로 많은 재산과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대표적인 인물이었고
새아버지는 아프리카계 유대인으로 어두운 피부색과 작은 키로 아랍인이라는 오해를 받으며
육체적 노동을 하면서 살아야 했던 유대인으로 그 둘은 대립적인 인물들이라
그 둘 누구도 너에게도 정서적으로 의지를 하기에는 많은 결핍들이 있었지
어쩔수 없이 너는 스스로 강해져야 했고 너만의 인생을 어릴적 부터 만들어 가야 했었지
물론 그 과정에서 시행 착오도 있었지만
너는 훌륭하게 해냈다고 생각해
나중에 너의 생물학적 아버지 소유의 대 저택에서 너만의 공동체를 만드는 모습은
흡사 유토피아 같은 이상적인 곳이 었단다
어른들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것을 네가 해낸거지
별을 사랑하고 농사에 진심이었던 너는 하늘과 땅에게서 위로를 받았던게 아닌가 짐작을 했어
물론 편지를 쓸때면 철자가 틀리기는 했었지만
그것은 배우면 되는 것이고 어른들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너의 생각대로 인생을 꾸려나가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했어
너의 친아버지는 암에 걸려서 자신의 삶의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안 후에야
선심을 쓰듯 너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주기는 했지만 너는 괜한 오기를 부리지 않고
그것을 너를 위해 잘 썼다고 생각해
너에게 지나친 종교적인 생활 양식을 강요한 새아버지와도 적당하게 거리를 유지하며
너만의 철학을 굽히지 않았고
특히나 아버지는 다르지만 동복 동생인 이프앗을 아끼는 모습은
이프앗에게도 너에게도 서로 의지할 존재가 되어주고 지켜주는 가족이 될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점점 성장해 나가기는 하나 미숙하고 불안한 너의 모습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에 숙제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었어
이스라엘은 아직도 여전히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인들과 전쟁중에 있단다
나는 어떤 종교도 사람 목숨보다 더 중요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종교의 이름으로 군인이 아닌 민간인 지역에도 폭탄을 투하하는 모습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단다
네가 지금 이스라엘에 있다면 너 역시 그런 전쟁에 반대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너의 어머니 일라나에게 창녀라고 하거나 아줌마라고 부른 너의 모습은 너무나 안타까웠어
나중에는 관계가 조금 회복되기는 했으나 너의 어머니를 완전히 이해하거나 용서를 한것 같지는 않았어
어머니가 너를 사랑하지 않은건 아니었으나 너를 오롯이 감당하기에는 감정적이나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
너나 네 동생 이프앗을 생각하는 마음은 진심이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지만
그 당시 여성으로 아이를 경제적 활동을 하면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지금 보다는 여의치 않아
네가 충분하게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단다.
너의 어머니는 너무나 감정적인 사람이라 자신의 감정을 감당하기도 때론 힘들어 보이더구나
너의 어머니가 좀더 진취적인 여성이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단다
너의 새아버지는 그나마 네가 기댈수 있는 사람이었지
너를 세상속으로 이끌어 주고 또 네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진심으로 네가 잘 되기를 바란 사람이었으니까
훗날 점점 너에게 종교적인 생활을 강요하는 모습은 나 역시도 많이 안타까웠단다
새아버지는 시온주의자 였으니 어쩔수 없는 결말이기는 했겠지
이처럼 극단적이고 분열된 어른들 사이에서 그래도 네가 있어서 희망적이었단다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네 공동체에 들어가 함께 자연과 어울리며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무리 없이 이끌어 가는 모습이 다행이다 싶었어
너를 버린 부모들이지만 그들과도 함께 지내며 보살피는 모습은 감동적이기도 했단다
너는 마지막 까지 너의 임무를 잘 완수해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만 이 편지를 마무리 하려고 해
비록 책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멋진 어른이 되어있을 너를 상상하며 작별 인사를 전한다
이책의 제목의 블랙박스의 뜻은
항공기에 실린 블랙박스를 뜻하는 말로
책속의 인물들이 서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그들의 진심과 과거가 하나씩 하나씩 들어 나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편지로 시작해서 끝까지 편지로 끝나는 소설이라 1인칭 시점으로 각자의 시점으만 써내려간 편지내용들의
사실 여부와 인과관계는 독자가 스스로 퍼즐을 맞추듯 찾아 내야하는 것이 이책의 흥미로운 점이었습니다.
이책의 주요 인물은 일라나 알렉 그리고 미쉘(일라나의 현재 남편) 알렉의 변호사와 알렉과 일라나의 아들 보아스가
서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스토리를 이끌어 가고 있고 모든 인물중에 가장 안타깝기도 하고 정이가는 보아스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후기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아랍국가)간의 전쟁이나 대립은 다들 알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자세히는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책을 계기로 그들의 역사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임의로 지역을 갈라버린 영국과 프랑스가 이 문제의 시초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아프리카와 인도 파키스탄 분쟁 역시도 영국과 프랑스가 한 몫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지금의 가자지구 같은 경우는 거의 고립되다 싶히 해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구요
전쟁에서도 지켜야 할 도덕 윤리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무엇이 아무 죄없는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정당성을 만들어 주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여기는 비가 오려고 그러는지 몹시 후덥지근해 생활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돌아오는 주말이 말복이니 조금만 더 견디면 좀 선선한 바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여기서 늦은 후기를 마무리해야겠습니다.
회원님들 모두 편안한 밤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치악산님~저야말로 댓글이 늦었습니다. 글이 밀리면 뒤에 있는 글을 잘 살펴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네요. ㅜㅜ
후기의 시작이 편지문이어서 이건 책에서 발췌하신 거겠지 했었는데 치악산님이 직접 쓰신 글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습니다. 그만큼 글이 탄탄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토지 모임에서 이런 식의 후기를 쓰신적이 있으시다니 그것도 참 독특하구나 생각했습니다.
읽고보니 편지글 특유의 다정함과 상대가 정해진 상황이라 다른 글들과 다르게 쓰이고 읽히는구나를 깨달았어요.
재미있었습니다.
보아스라는 인물의 자라온 환경과 일구어나가는 삶의 모습이 한 눈에 보이는 훌륭한 편지글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의 글안에 그 모든것이 너무 잘 담겨있구나 감탄했습니다.
역시 치악산님의 필력이 대단하시구나 싶었습니다. ㅎ
친아버지께 물려받은 재산으로 자신이 원하는 공동체를 꾸렸다는 이야기가 신선했습니다.
어릴적에는 철없는 행동을 했었는지 모르겠지만
공동체를 꾸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지를 갖고 해야하는 일인지를 상상할수 있기에 자신의 삶을 자신있게 이끌어가는 모습에 부럽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내의 이야기였다니 매우 흥미롭습니다. 저도 역사를 잘 모르지만 이런 책을 만나면 그 역사에 관심이 가고 저역시 제가 모르는게 너무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됩니다.
이런 전쟁중에도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꾸려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왠지 모를 뻐근함이 느껴집니다.
색다른 책과 색다른 후기를 만난 시간이었어요.
좀더 다양한 책에 눈을 돌려야겠다 생각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ㅎ
치악산님..^^..! 넘 반갑습니다.^^!!
무슨일 있으신건지,, (연락을 개인적으로는 최대한 안 드려서, 부담 없이 이어 나가려고 하지만,,)
왠지 궁금해서 안부 연락을 드려보고 싶었는데요~~!
항상 오실 분이신건 알고 있지만, 바쁘셨던거면, 그냥 댓글로라도 근황을 함께 나눠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분들도요..^^..!!)
후기를 읽으면서, 이 편지는 아마 치악산님께서 주인공한테 쓰신게 아닐까? 하면서 읽었는데, 여전히 맞네요..ㅎㅎ
정말 신기한게, 꽤 많은 분들과 독서 모임을 하는데, 모두가 각자의 스타일이 있다는게 참 신기합니다..ㅎㅎ
얼마 전에 라미님의 이번 후기는 꼭 제 글을 보는 것 같아서, 글 스타일이 이렇게 겹칠 수도 있는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요. ^^
이번의 이런 편지형식의 후기는 처음 겪는 거라서 매우 신선하네요..!
저는 작가나 번역가님께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은 해봤지만, 소설속의 주인공에게 편지를 쓸 생각은 해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저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제제를 애틋하게 생각했었는데, 어린 시절 제제가 밍기뉴에게 편지 같은 독백을 남긴 글을 보면서.. 저 역시 그런 말을 혼자서 중얼 거렸던 기억은 납니다,,! 삼십 몇 년 전 일이네요..^^..! 그 소설이 제게 얼마나 뜻 깊었는지 아직도 알 수 있는 기억입니다.
소설을 읽으니,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 생각나네요,,! 왜 인지 제가 실제로 읽어도 그 때 당시 느꼈던 감정을 비슷하게 느낄 것 같습니다. 전쟁 소설을 읽으면서는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당시의 상황과 그 당시 일반인 의 삶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소설이 일제 시대 일본 오사카 시절을 읽으며, 조선인이라 일제 치하에 그렇게 살았던 것이 아니고, 그 당시 일본도 말도 못한 지옥이었구나.. 했는데, 유럽도 그 시기에 똑같이 그런 힘든 시기를 겪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 시절 삶이 실제로 누군가들에게는 인생 전체였다는 것이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아픕니다.
시대의 영향까지 있었는지, 별개로 개인 적인 성향인진 모르겠지만, 전쟁과 부모님의 이혼과 계부의 종교적 성향으로 어찌 보면 온전히 성장하기 힘들었을 어린 아이가 그려내는 삶이 소설이지만 너무 대견하네요,,!
치악산님도 그러하셔서 편지를 쓰셨겠지요.
저는 성인이 되었음에도. .전쟁만큼은 납득도 안가고, 이해 할 수가 없네요.
개인의 분노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에 무력감도 함께 느끼고요..
나는 왜 이리 평범한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이럴 때 드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주중에 뵈어서 반가웠고요.!
정성스런 후기 감사합니다.
정말 습해서 어제는 혼자서 에어컨 안틀고 버텼더니, 하루 종일 옷을 몇 번을 갈아입었는지 모르겠습니다. ^^;
에어컨인지, 빨래감인지 어느 것이 환경에 더 해로운지 따져봐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조금만 더 참고 더위를 견뎌 보아요..^^!!
노트북 드림.